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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책과 여행과 고양이 - 최병준

by librovely 2013. 3. 18.

 

 

책과 여행과 고양이                                               최병준                                  2011                   컬처그라퍼

 

책을 많이 못 읽고 있는데 읽은 책도 여기에 쓰지 못하고 있고 그렇게 읽었던 내용들은 날라가버리는 중...

이 책도 한 달은 지났나... 읽은 지..

 

별 기대 안하고 집어든 책인데 여행과 관련된 키워드를 골라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여행 기자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내용이 아주 좋았다 공감도 되고...정제된 문체로 정말 그렇지...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게 읽었고 읽는 동안 행복했다

그러나 좋은 책은 발췌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 게 문제구나...

 

 

 

 

 

시작과 끝이 따로 없는 그런 책

여행할 때마다 수속을 다 마치고 떠날 때만 기다리며 책을 읽는 것은 그냥 좋다

나는 미셸 투르니에의 책이 좋다

 

낯선 베개냄새를 맡았을 때 여행지라는 것을 비로소 실감한다

 

호텔은 공항과 함께 여행지의 첫인상이다

이불은 까칠하고 비눗물은 생각보다 잘 지지 않아 매끄럽고 다른 향기의 샴푸향이 머리에 남는

그런 낯섦이다

따지고 보면 여행이란 낯섦을 즐기는 태도다

 

낙원과 고통받는 세상의 차이는 간단했다

고해를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곳이 곧 낙원이다

 

개는 사실 한 나라의 풍경을 보여주는 척도다

간디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문명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한 나라의 한 도시의 DNA가 건축 속에 있다

그래서 좋은 건축물은 겉보다는 정신을 봐야 한다

 

롤랑 바르트

카메라 렌즈 앞에서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나, 사람들이 나라고 생각하는 나, 사람들이 나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 사진작가가 나라고 생각하는 나가 서로 교차한다

 

담배는 한나라의 경제 수준뿐 아니라 복지 수준을 들여다보는 잣대이기도 하다

복지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담뱃값이 비싸다

흡연권도 천차만별이다

유럽은 담뱃세는 높지만 흡연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네덜란드는 마리화나 카페도 있다

네덜란드 사회의 폭 넓은 관용성을 두고 더치 톨레랑스라고 한다

 

크리스토퍼 라무르 <걷기의 철학>

헨리 데이빗 소로우 <산책>

바깥의 풍경이 황량할수록 나의 영혼은 확실히 고양된다

 

열차 여행이 가장 발달한 곳이 스위스다

스위스 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다 놀라울 정도로 시간을 맞춘다

스위스에서는 뭐든지 1분 단위로 맞춰서 여행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 듀드니 <밤으로의 여행>

밤은 더할 나위 없이 아늑하다

시각이 쇠퇴할 때 우리는 보다 내밀한 존재가 된다

우리의 행동 반경이 어둠 속에서 제약을 받을 때 우리는 집에 틀어박히거나 자기 안으로 침잠한다

밤과 함께 개인의 시간이 찾아든다

저녁은 자기 성찰의 시간이며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다음날을 기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밤은 잠과 꿈을 위한 은신처다 또한 밤은 익명의 존재다

그래서 밤이 되면 우리는 낮에 두려워서 못하던 일을 과감히 해보곤 한다

밤은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한 낭만적 왕국이다

햇빛보다는 달빛이 더 열정을 자극하는 법이다

 

핀란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질병은 우울증이다

겨울이면 광로 같은 얄궂은 기계까지 가져다놓고 아침마다 비춘다

태양의 땅 지중해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핀란드나 노르웨이에서는 명품 매장을 찾기 힘들다

노르웨이는 1인당 GDP가 8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룩셈부르크에 이어 2위

 

대만작가 황스자는 <북유럽의 매력>에서 명품을 입고 다니면 오히려 이상한 시선을 받을 지 모른다고 썼다

북유럽 사람들은 프랑스 남부의 햇살과 이탈리아의 찬란한 태양은 부러워하지만 루이비통이나 아르마니를

부러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