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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보다 - 김영하

by librovely 2016. 2. 11.

 

보다                                                                                              김영하              2014            문학동네

 

예리하다

잘 보네

그래서 잘 쓰는거구나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짤막한 에세이(?)들이 묶인 쉽게 읽히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좋은 책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마케팅이라는 것은 고객이 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던 것도 필요하다고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면 고객에게 이미 있을 것이다

 

만약 그녀 역시 비포 미드나잇을 보았다면 비엔나에서 스쳤다가 부다페스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아테네까지 함께 여행한 자기가 쓰고 있다는 이상한 소설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던 한 남자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비슷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녀를 다시 만나리라는 확신도 없이 무작정 부다페스트행 기차에

다시 오를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행동은 스물여덟 살에게나 어울린다

 

 

서연은 왜 승민에게 너와 살고 싶다 그러니 우리가 함께 살 집을 지어다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않는 말할 수 없는 것일까 라캉이라면 서연을 전형적인 히스테리자라고 불렀을 것이다

라캉은 히스테리자를 자신의 욕망을 만족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려는 주체로 정의한 바 있다

서연의 진짜 욕망은 타인의 욕망으로 은폐돼 있다 은폐돼 있는 욕망이 어찌 만족을 알겠는가

 

심리학과 교수인 프레일리와 셰이버

연인이 서로에게 하는 행동은 어렸을 때 엄마에게 했던 행동의 모방이라는 것

(음...나는 어렸을 때 엄마가 없었는가....ㅋㅋㅋㅋ)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안정적이었던 남녀는 이별의 의식을 덜 요란하게 치른다(공항 등에서...)

어려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했던 사람은 연인의 사랑을 끝없이 확인하려 들 것이다

 

남의 위험이 더 커 보인다 반면 자기가 처한 위험은 무시한다 그게 인간이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그렇게 결합돼 있다

 

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에서 좀더 나아가야 한다

보고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해 쓰거나 말하고 그 글과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는

다시 말해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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