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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가로수길] 머쉬룸

by librovely 201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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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이 있었다
에그솔져 무료 쿠폰
에그솔져가 뭔지도 모르지만 가보기로 했다
에그솔져란 반숙 달걀과 식빵 구운 것이 함께 나오는 것을 말하는 모양이었다




브런치 메뉴 하나를 주문하고 에그솔져를 먹기로 했다
브런치 메뉴는 가격이 부가세 없이 12000원...가로수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온 모양을 보니 좀 부실하다는 느낌이 살짝...물론 커피가 함께 나오긴 하지만...그래도 차라리 가격을 좀 올리고
더 양을 늘리는게 나을 것 같기도 했다...아님 커피를 따로 주문 받도록 하고...확실한 건 식사 대신 먹기에는 좀
양이 적다...남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그래도 가격은 저렴~한 편이니...다이어트 중인 여성에게는 강추~~



흐르는 음악도 괜찮고...인테리어도 뭐 괜찮고...벽에 붙어있는 파리 지도나 지하철 노선도 그리고 파리 관련
각종 종이 나부랭이?들이 보고 있기만 해도 뭔가 설레이게 만들었다...처음에는 우리만 있었는데 나중에 손님이
들어왔고...처음에는 주인 언니?만 피아노를 연주했는데...듣기 좋았다~ 끝나면 박수라도 치려고 했는데 수다떨다
타이밍을 놓쳤고 다시 보니 이미 민망한 표정으로 피아노를 덮었고...잠시 후 손님 중 한 명이 또 피아노 연주 시작
나중에는 노래도 부르고...보고싶다~ 였나? 나 그 노래 되게 싫어하는데...ㅎㅎ



하여튼 간만에 피아노 연주도 듣고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좋았다~
그러나...대화 내용이....
음...
어쩜 우린 그렇게 다른가...
참 잘 맞다고 생각해왔지만...서로 낄낄대고 농담 따먹기는 잘도 하는데...조금만 심각한 혹은 진지한 대화가
나오면 이내 서로의 의견이 너무나 다름에 서로 당황할 지경이다...왜 이렇지??



이를테면...(동행인이 이 블로그의 존재를 모르니 맘대로 지껄여?보자....)
난 내 직업에서 이런 일을 당할 때 난감하고 회의가 느껴지고 어쩌고 저쩌고 주절주절대면...
누구나 그런 회의는 느낄거라고 여기기에 상대방이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래도 열심히 하자..는
그런 소리를 듣고 싶은건데 들려오는 대답은...왜 그런 생각이 드느냐...난 오히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해서
보람을 너무 느끼고 나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여긴다...는 대답...난 그 대답을 들으면 더 추락하고 추락한다...
심지어 나중에는 나보고 이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 거 같으니 다른 분야를 찾아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소리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꼭 이런 이야기를 꺼내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상처받는다...



물론 나도 상처를 주긴 한 거 같다...
난 우리 직업군의 사람들이 상당히 답답한 것 같다...뭐든 너무 가볍게 인식하고 그렇게 다루는 것 같다...
우물안의 개구리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잘났다고 무슨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을 보면 자기 의견 조차도
확실하게 핵심을 찌르며 말하지 못하고 질질 끌어서 속이 터질 것 같다...교육에서도 이 직업군 사람들의 강의는
정말 답답하다...반면에 일반 전문가 집단의 일원이 강의를 하는 경우 속이 시원하다~ 뭐 이런 소리를 주절댔고...
아마도 동행인은 이 말이 자신에 대한 공격처럼 느껴졌던 모양이고...그 속상함이 또 나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났다
뭐라더라... 나 같은 사람은 이 직업군에서 일반적인 스타일이 아니니까 본인이 그만 두는 게 나은 거 아니냐고
그래서 나는 또 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내가 틀렸다는 의미는 아닐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하여튼...쓸데 없는 소리를 꺼내서 또 이 꼴이 되었다는 생각....
이 아이와는 절대 이런 내용의 말은 꺼내서는 안되는데...동행인은 또 이런 말도 했다...나이가 들면서 점점 자신이
진보가 아니라 보수적임을 느끼고 더 그렇게 변한다고...그래서 나랑 다르다...난 완전히 보수였는데 이제서 좀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그러자 동행인은 자신이 살기에 이 나라와 이 사회는 별로 나쁘지 않다고...
그래서 나는 비정규직이나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꼭 그런 건 아니지 않느냐고...했고...동행인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 대한 생각은 잘 못하겠고 비정규직은 본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잘 와닿지 않는다고...



여기서 깨달았다...
우리는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스스로의 뭐랄까 계급의식?? 이 완전히 다르다....
나는 지독한 프롤레타리아고 동행인은 약간 부르주아...?  아니 그게 달라서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난 무슨 준비를 하는 건 아니지만...자꾸 여기저기에서 부담 내지는 압박을 가하는게 느껴지고 거기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하지만 동행인은 그런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내가 왜 못해?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결론은 내가 무능력해서 그런건가?? 심지어 동행인은 이런 압박은 진작 필요했었다고 말했고
음... 그런가보다...내가 멍청하고 무능력해서 혼자 걱정하고 있고 죄책감도 느끼고 회의도 느끼고 그러는듯...




하여튼 결론은....
다시는 이런 대화를 시작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리고...
으휴.... 잘 모르겠다...
생각 좀 해 봐야겠다.....
생각.....




요즘 좀 심리적으로 힘들다...
상당히 왔다갔다 한다...
나도 흉한 내면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타인에게서 확인할 때 지독한 실망과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물론 그 흉한 내면은 동행인에게서 느낀 건 아니고...다른 곳에서 느꼈고 그래서 주절대다가
저 지경의 대화가 오간 것이고.... 그래도 뭐 아주 속상한 건 아니다...나쁜 의도라기 보다는 어쩌다 보니 저런 말이
왔다갔다 한 것이니...



뭘까? 내 내면은 흉칙하면서 그걸 남에게서 발견하면 또 지독하게 오바해서 속상한건...
나만 인간말종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타인도 그렇고 그럼을 알게되면 충격을 받는건가?? 모르겠다
일단...나를 보호하는 길은...기대하지 말자는 것...큰 기대하지 말자....그들도 나와 별다를 것이 없는거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아니...그보다는 나에게 집중하자...난 너무 남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게 문제이고...또 너무 부정적인 것도 문제인듯...너무 걱정만 앞서는 것도 문제....
완전 문제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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