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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교 2012 한국

by librovely 2012. 5. 6.

 

 

지금 포스터를 보고 알았다

박범신의 소설이 원작이었구나...음 그 소설부터 빨리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시네큐브에 자주 가서 그런지 씨너스 메가박스 VIP... 그래서 받은 쿠폰....중 평일 조조 관람권 두 장...

그래서 동행인에게 조조 보여줄게~ 하며 동대문 메가박스에 갔다...여긴 조조가 11:20...이게 조조 맞나?

하여튼 좋구나~ 해서 갔는데 하루 1회 사용이라고 쓰여 있고 망할...했는데 직원이 아무 말 없이 두 장 다 바꿔준다...

그래서 공짜 팝콘도 먹으며 공짜로 즐겁게 영화를 봄...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좋았다 이 영화

사실 처음에는 그냥 뻔한 상업영화라고 생각했다...나이든 작가가 소녀를 좋아하는 설정은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뻔하다...그러니까 뻔하게 이상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평론가 평점이 7점대인

것을 확인하고는 음 괜찮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해일이 나오는 것도 좋았고 또 알 수 없는 김고은이라는

배우도 마음에 들었다...

 

김고은을 보자마자 떠오른 여배우가 한 명 있는데...그녀는 바로 윤진서...윤진서랑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하다...

올드보이에서의 윤진서 이미지는 전혀 좋아하는 이미지가 아닌데...잠깐 본 드라마 도망자에서의 캐릭터는 아주

귀여웠지만...하여튼 그랬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외모는 비슷한 느낌이나 일단 어린 은교의 역할 때문인지 김고은은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가..올드보이에서의 회색빛 윤진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작가이자 교수님...

나이든 그러니까 거의 70은 넘은듯한 분장을 한 박해일...

첫 장면에서 박해일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나오는데...분장인건지 뭔지 하여튼 그의 나이든 몸이 잠깐 나온다....

나이든 몸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장면...이게 복선일까?

나의 정신과는 상관없이 점점 소멸되어 가는 육체...로 인해 나중에 박해일은 힘들어한다...

20대 중반이 지나가면...누구나...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육체가 점점 나이들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 묘한 슬픔(?)을 겪으며 살아야만 하는 법...아무리 운동하고 식이요법으로 자기관리를 한다고 해도 그 속도는 어찌

줄일 수 있을 지 모르나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

결혼을 안한건지 어쨌든 박해일은 혼자 지낸다...아예 혼자는 아니다...그를 존경하며 함께 지내는 김무열이 있다...

 

 김무열이 누군지 몰랐다...얼굴은 참 반듯하게 잘 생겼구나...

그런데 작가라는 설정 때문인건지 옷이 뭔가 답답해 보이려고 작정을 한듯한...

이 옷 말고 종종 입고 나오는 베이지색 면 바지와 군청색 점퍼 비슷한 옷을 볼 때마다 웃겼다...

아무리 그렇게 입어도 옷 속의 잘 단련된 근육들이 외모에 신경 잔뜻 쓰는 것을 본의 아니게 티를 내고 있었기에...

뭐랄까 자꾸 작가인척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좀 웃겼는데 그게 어쩌면 그의 캐릭터와 더 맞아떨어지는 게 아닐지...

공대생...뭐를 모른다고 했더라? 별이 다 같은 별이 아닌 것을 모른다고 했나? 기억이 안나는데...

하여튼 그는 너무나 박해일같은 작품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지만...스스로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다...

 

 그리고 은교

어느 날 박해일 집의 의자에서 햇살을 받으며 잠들어 있는 은교...

면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맨 몸을 드러내고 앉아서 자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아기같고 어떻게 보면 여자같고...

애매한 분위기...여자인 내가 봐도 너무 예쁘고 깨끗해 보였다... 저렇기에 남자들이 젊은 아니 어린 여자에 그렇게

집착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여튼 예쁘고 건강해 보였고 모든 성욕을 유발하는 이유가 된다는 임신 잘 할 가능성

이 다분히 높아 보였다...젊고 건강해 보였다는...

 그렇게 자다 깬 은교는 집안일 돕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하고 하기로 한다...

책상도 정리하고 바닥도 닦고...

그런 은교를 박해일은 지켜보고...힘든 일이 있을 때는 스스로 그걸 대신해주려고 하고...

진심으로 그런 마음이 샘솟았던 거겠지...알바시켜 놓은 그런 사이지만 어려운 일은 시키고 싶지 않고 대신 하고 싶다...

뭐 그런 마음...

 

어찌보면 이 영화의 스토리는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난 그렇지 않았다...

그 어떤 로맨스보다 순수해 보였다...이유가 뭘까?

목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수단이 아니라는 것...사랑이 수단이 아니라는 것...

 

박해일은 은교를 좋아했지만 뭔가를 바라지는 않았고 은교도 마찬가지...

그냥 좋은 것...이게 제일 어려운 일...

네가 돈이 많아서 아는 게 많아서 혹은 네가 나랑 뭔가를 해줘서....가 아닌...

아니 생각해보니...음...네가 예뻐서는 맞구나...

그럼 외모를 보는 게 가장 순수한 것일까? ㅍㅎ

어쨌든 그냥 너는 너니까 좋아...모드...

햇살 받아가며 한껏 봄내음을 뿜어내는 은교...의 창문 닦기 장면...

이 장면에서 박해일은 젊은 시절로 돌아가 은교와 장난을 치는데...그건 다 상상이겠고 또 불가능한 바람이겠고...

박해일이 영화를 위해서 몸의 실루엣을 버리려고 살이 좀 찐건지 젊은이로 돌아갔을 때 얼굴이 좀 이상하긴 하다..

그래서 보다가 웃기긴 했는데...

 

 

처음에는 단지

은교의 투명한 외모와 젊음을 좋아하던 박해일...

그냥 거친 엄마와는 달리 따뜻하게 대해주는 할아버지~로 좋았던 은교...

둘은 대화를 해가며 마음이 더 깊어져간다...어떤 대화를 했더라...

 

시에 대해 물어봤나? 그러자 박해일이 뾰족한 연필심이 슬프다...어쩌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엄마가 줬다는 안나수이 공주 거울을 떨어뜨리고는 울어대는 은교에게 그걸 주워주러 낭떨어지로 기어 내려가는

박해일...둘은 서로의 생각을 읽은 것...공감... 모든 거울이 같은 거울은 아닌거다...그걸 이해 못하는 김무열이

왜 좋은 작가가 될 수 없는지 알 수 있기도 하고....

 

비오는 날 엄마에게 쫓겨나 박해일을 찾아온 은교의 옷을 빨아 말려주고 같이 잠 든 그 날 둘은 더 친밀해진 것

같기도 하고...하여튼 호칭이야 할아버지~ 은교야~ 였지만 속은 둘 다 뭔가 이성으로 끌리는 분위기...

둘의 로맨스가 어색한 건 단지 나이...나이가 이유다...나이는 무슨 의미일까?

 

나이차가 많이 나는 커플에게 이런 말을 흔히 한다...

아빠뻘이네...음...2-3살 차이나도 오빠뻘이잖아...그렇다고 남자친구를 친오빠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을까?

나이차이가 똑같으나 사람이 다른데 말야...나이는 어떤 사람의 특성이 아니다...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것...게다가 누군가가 30살일 때와 40살 일 때 둘은 다른 사람으로 대해야 하는 걸까?

22살의 나는 괜찮은 사람이었으나 35살의 나는 이상한 사람인가? 훨씬 못한 사람인가?

그럼 너는 나이든 남자 좋아하니? 글쎄요...ㅋㅋ

 

하여튼 누군가를 판단할 때 나이를 기준으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물론 나이가 중요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외모를 놓고 누군가를 판단하자면...

분명 20대 때의 피부보다 30대 때는 못할 것이니... 그러고보니 외모지상주의 시대라서 나이 많은 여자들이

죄인이 된 것인지도...예쁘다 보다 어려 보인다가 더 듣기 좋은 말이 되어버린건지도...

 

은교를 향한 샘솟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는 박해일...은 작가니까 작가답게 해소한다...

글을 쓴다...은교를 향한 마음을 글로 쓰며 해결한다...그런데 우연하게 그 글을 김무열이 보고 자기 이름으로 발표

이미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심장도 사실 박해일이 대신 써 준 것...어찌보면 그건 윈윈~ 그런 상업적이고 가벼운

소설도 쓰고 싶었으나 평소의 명예가 있기에 제자의 이름으로 발표...인세도 제자가 받았던 듯...?

 

그런데 그 은교라는 소설로 김무열은 상을 받게 되고 명성을 얻는다...따지는 박해일에게 울며 김무열이 대답한 말은

너무 아름다워서....

은교를 향한 박해일의 마음이 녹아든 그 은교라는 소설이 너무 아름다워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그 은교라는 소설을 읽은 은교는 김무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차에서 만난 은교에게

다가간 김무열에게 내가 좋냐고 물었나?  하여튼 그러자 김무열의 대답...외로워서 그랬어....

이건 음...진심은 아니라는 말이겠지...

 

나중에 시간이 흘러 박해일의 생일이 된 어느 겨울 날...

은교가 놀러오고 김무열도 놀러오고 셋은 오랜만에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다...

그리고 은교는 돌아가는데...가다가 다시 돌아오고 박해일의 침실로 가려다가 머뭇거리고는 뒤돌아서 김무열이

있는 곳으로 간다...둘을 박해일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엿보게 되고 상처를 받는다...

김무열에게 은교가 하는 말...자신이 이러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외로워서...

즉 마음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라는 의미겠지...둘은 몸은 아주 가깝지만 마음은 멀다

아마 이때도 은교는 그 소설을 박해일이 썼다고 생각을 못한 것 같다...

 

박해일은 불타오르는 질투로 김무열이 차사고가 나도록 하고....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박해일의 사는 모습이 나온다... 집은 엉망....그렇게 엉망인 장소에서 자는 박해일을 찾아간 은교...

는 그 소설을 쓴 게 박해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 거울이 다른 거울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하는 그가

그런 소설을 썼을리 없다고 박해일에게 다가간다...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정말 셋의 미묘한 감정의 꼬임이 재미있다

자신이 경외심을 갖고 대하는 작가 박해일의 마음을 휘두르는 은교에게 질투를 느끼는 김무열

김무열의 젊음...그래서 은교와 몸도 가까워질 수 있는 김무열에게 질투를 느끼는 박해일

따뜻하고 감성적인 박해일을 좋아하는 은교

은교는 박해일을 꿈꾸고 박해일은 김무열의 젊음을 바라고 김무열은 박해일의 마음을 사로잡은 은교를 질투한다

 

이런 미묘한 감정 선을 잘 느끼면 이 영화는 아주 흥미진진할 것이고...

누군가는 지루하다고도 한 것 같은데...원인은 아마 저런 자잘한 감정을 잘 못 느꼈기 때문일 것...

 

아주 아주 흥미롭게 봤다...

나름의 생각할거리...도 있고 오락영화로 봐도 괜찮은 여러모로 적절한 영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박해일이 김무열이 은교를 발표해서 상을 받는 자리에 가서 한 축사...

젊음이 너의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듯 나의 늙음이 나의 잘못은 아니다...라는 그런 말....

나이...들었다고 예쁜 소녀를 좋아하는 감정이 샘솟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닌거겠지...

사실 누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갖는 것 자체가 죄는 아닌거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라면...

 

 

책이 쌓인 박해일의 서재? 지하실?

이 영화는 화면도 예쁘다...

영상을 잘 찍기도 했고 또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인테리어 소품인 책이 잔뜩 나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