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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생각

이른바 비판에 대하여 - 진중권

by librovely 2009.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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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비판에 대하여
진중권, 2009-02-19 02:35:59 (코멘트: 39개, 조회수: 6588번)
이 게시판의 몇몇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낙태반대'는 교황청의 공식 입장입니다. 그건 추기경 개인이 선택할 견해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이게 답답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황우석 사태 때 우리 사회에서 카톨릭이 거의 유일하게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지요. 그 역시 교황청의 공식 입장입니다. 신부들 개개인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요. 이런 측면이 있는가 하면, 저런 측면도 있고, 원래 종교란 그런 겁니다. 그들은 인간의 생과 사를 주관하는 것은 오로지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근데 그것도 문제 삼아야 하나요?

좌파라면 종교에 반대해야 한다고요? 저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대단히 많이 덜 떨어진 좌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무슨 칼 맑스가 살던 시대입니까? 종교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삶의 유한성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답하는 방식 중의 하나지요. 죽음 앞에서는 과학도 무력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알량한 정치의식이 그 물음에 해답을 줄 수 있다고 믿으세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도, 심지어 과학자들까지도 BC 4년의 기술 수준으로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처녀생식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거죠.

비판할 것은 하자구요? 비판은 심심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거기에는 화용론적 맥락이 있어야 합니다. 추기경이 살아계셨을 뭔가 잘못된 언행을 했다면, 그때 비판을 했어야 합니다. 그것도 그의 발언이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크게 오도한다고 판단될 경우에 말이지요. 지금 돌아가신 분이 또 뭘 할 수 있다고 비판을 합니까? 93년 이후의 발언들이 맘에 안 든다구요? 비판은 그저 맘에 안 든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의 견해에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근거를 들고 그 견해만 반박하면 그만입니다. 그것도 그 견해가 표명된 바로 그 시점에서 말이지요. 

결국 님들이 하는 비판은 무슨 화용론적 맥락이나 사회적 유의미성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한 마디로 그냥 인물평이지요. 그 인물평일랑은 일단 장례부터 치르고나서 전기 작가들에게 맡겨두십시요. 그의 인생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신문기사 쪼가리 몇 개 들어 그의 인생을 통채로 평하겠다는 겁니까? 그러는 당신 인물은 얼마나 잘 났습니까? 굳이 인물평을 하겠다면, 천세를 누리다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여러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시면서 하셔도 안 늦겠네요. 그러는 여러분은 김 추기경만큼 살 자신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분만큼 살 자신 없습니다.

도대체 김수환 추기경이 무슨 잘못을 그렇게 많이 해서 추모를 해야 할 시기에 비판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까? 70년대 80년대 그 엄혹한 시절에 운동권 끌어안아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박정희한테 짓밟힐 때, 전두환한테 짖밟힐 때, 그나마 우리에게 보호막이 되어준 것이 김 추기경과 카톨릭 교회 아니었나요? 그때 저도 카톨릭으로 개종을 해서 영세를 받았습니다. 명동 성당에서 정부 비판하는 마당극 하고 나서 신부님들이 보호해주는 가운데 두 줄로 늘어선 형사들 사이를 빠져나오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에 대한 감사를 벌써 잊어야 하나요?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그저 자신들의 이념에 100% 드러맞지 않는다고 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렇게 가볍게 취급하는 것이 정말 소름끼치네요. 국가보안법 존치에 찬성하는 사람의 삶이라고 가치가 없는 게 아닙니다. 설사 입에 조중동의 논리를 물고 다니는 사람이라 해서 그 사람의 삶 전체가 가볍게 취급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늘나라에 있다는 영혼저울의 한쪽에 허접한 이념 서적 몇 권 읽고 형성된 머리와 입을, 다른 한쪽에는 김추기경이 몸으로 살아온 인생을 올려놓는다면,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웬만큼 머리가 안 도는 사람도 알 것이라 믿습니다.

ps.

그러고 보니 제정구씨 생각나네요. 학생 시절 카톨릭 학생회 행사에 그 분이 연사로 오셨었지요. 그때 우리들은  대학3학년의 설익은 이념으로 그를 마구 질타했습니다. 변혁의 전망이나 혁명의 전략도 없이 그저 빈민을 돕는다는 알량한 휴머니즘 뒤로 숨어버린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야말로 얄팍한 개량주의자일 뿐이다....  철 들고 나서 얼마나 미안하던지. 다시 만나면 꼭 사과를 드리려고 했는데, 그만 돌아가셨지요. 내가 죽고 나서 행여 다시 뵙게 되면, 꼭 사과를 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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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글...
진보신당 게시판의 진중권의 글...



예전에 TV에 진중권이 나오자 동생이 엄마께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을 하길래
"나는 저 사람이 틀린 말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라고 말했었는데...



음...
내가 멍청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리고 진중권을 답답하게 만든 추기경 비판 글을 전혀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살짝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있는 글이다...
사전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서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낙태에 대해 나도 반대이지만 하여튼 교황청 공식입장도 반대고 그래서 추기경도 낙태를 반대했는데
여기에 대해 누군가가 비판을 했다면 그래...교황청 공식입장이니 추기경에게 화살을 돌리면 안된다 정도는
맞다고 여겨지지만... 그 공식입장 때문에 좋은 측면도 있었다는 말은...ㅡㅡ;


돌아가신 분을 비판한다는 것에 대한 말도...
물론 추기경의 죽음을 애도할 시기가 맞긴 하지만 그의 생애에 대해 뭐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그건 자유 아닌가... 죽기 전에 비판해야 한다고?  그게 물론 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하여튼 추기경은 일반인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위치에 있었고 그러니 그의 행보에 사람들의 관심이 가는건 당연한거고
그가 죽은 후라도 그에 대해 사생활이 아닌 이상 좋든 나쁘든 생각해보는 건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당신 인생은 얼마나 잘났습니까?
음...ㅡㅡ;;
내가 누군가 비판하고자 할 때 내가 완벽해서 그럴 수 있는건 아니지 않은가...
추기경처럼 훌륭한 분에 대해서는 살짝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도 무조건 내가 도그판으로
살았기에 입을 다물어야 하는건 아니지 않은가... 인신공격으로 대응한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누가 당당하게...



허접한 이념서적을 읽었건 허접한 지적능력을 가졌건 하여튼 그렇다고 우리가 추기경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면
안되는 것인가? 추기경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 내지는 비난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상관없겠지만...
단지 너는 추기경만한 사람이 못되니까 그냥 입다물어라...는 좀 아닌 것 같은데....
(근데 좀 이해가 가기도 한다...남에게 10원도 못 베푸는 사람이 백만원을 낸 사람에게 좀 더 못냈다고 비판하는
모양새로 느껴질테니?? 추기경에 대해 잘 모르지만 뭐 인생을 남에게 내놓은 자 아니었겠는가.... 뭐든 돈으로
환산하는 나는 좀 명박스러운 사람?...ㅎㅎ)








하여튼
그래도

무조건
진중권이 좋다 



사실 진중권이 좀 화?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왜 진중권이 그답지 못하게 일반인에게 넌 그럴 자격 없어~ 라는 식의 글을 쓰신건지도 이해가 좀 간다...
왜?



가끔 아니 자주 진보신당의 게시판 글을 구경하는데 진중권 글이 없으면 남의 글도 마구 클릭해서 보는데...
요상맞은 글이 좀 많은 편이다...내가 쓴 글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 지경이니 말 다했지...ㅍㅎ
왠지 나도 거기에 글을 써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읽기 민망한 글도 있고...
아마도 그런 글을 읽다보니...음
너무 심한 너희들은 제발 허접한 글 그만 올려줘~~ 이젠 그 허접글로 추기경에 대해서까지 떠드는거니...
이젠 못 견디겠다....그런 마음이 아닌지...



솔직히 읽기 민망해지는 그런 글로 인해 진보신당 이미지마저 좀 실추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의 결심
난 절대 공식적인 어느 단체 게시판에 섣불리 글을 올리지 않으리라...
그게 단체를 위한 일이다...ㅋㅋ


오늘의 지식
진중권이 기독교가 아니라 천주교 신자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