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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 노지혜

by librovely 201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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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노지혜                 2010            바다봄



반납일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
요즘 아니 거의 두 달을 엉망으로 보냈다
엉망으로 보냈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담을 수 있는데 이번의 경우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는 의미
책을 대출받고 2주 동안 침대 옆에 쌓아두었다가 다시 챙겨서 재대출 받고 다시 방치...
이 짓(?)을 근 두 달 째 했더니....마음이 피폐해졌다



퇴근 후 적당히 시간을 보내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체험을 한 요즘이었다
도대체 난 그 시간을 뭘하며 보냈던거지..... TV를 많이 본 것도 아니고....
하여튼 그랬고 어제 또 반납일에 임박하여 밤 9시가 넘어서 미친듯이 도서관으로 향했다
10시까지 문을 열기에...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멋지다...어떻게 10시까지 대출이 가능할 수 있는걸까~~
일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나만 생각하면 완벽한 제도...



스페인 여행 책자를 빌릴까 했는데 역시 의무감에 의한 독서는 안될 것 같았고...
신간 코너에 가서 스캔을 해 봤는데~~ 
난 스캔을 참 잘한다... 남자 외모와 책은 한 번 딱 찍으면 바로 답이 나온다...
3초가 뭐야....0.5초면 충분하다
둘 중 하나
맘에 든다 / 안 든다



이 책은 보자마자 맘에 든다의 답이 튀어나왔고
그건 책 표지와 책 내부의 편집상태에 의한 것...
그야말로 외형만 보고 고른 결과....
ㅡㅡ;
그래도 눈에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을 어느 정도는 설명해 주기에 괜찮....




사진이 많고 내용도 그냥 부담없이 읽을 정도
물론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더 걸릴 수도 있겠다
생각할 것이 많은 사람들은...
내 경우에는 이런 연애 후 앓고 있는 이야기는 아무런 생각 거리를 던져주지 못하니까 금방 다 읽을 수...




저자는 방송작가
정말 재밌을 것 같은 직업들이 있다
즐기며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 방송작가와 잡지사 에디터... 가 나에게는 놀며 일할 수 있는 직업처럼 느껴진다
책 읽고 생각하고 쓰고 뭐 그러는 일 아닌가...하여튼 그녀는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그리고 연애도
많이 했던 모양이다...아니 많이는 아니고 한 번 하면 제대로 했던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는 연애도 대강 하는 사람이 있다....그렇게 들었다...
남자건 여자건 혼자 있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은 헤어지면 바로 또 사귀고 또 헤어지고 또 사귀고
맘에 쏙 들지 않아도 그냥 적당하면 일단 사귀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던데...솔직히 참 매력없는...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한 번 연애를 하면 제대로 빠져들고 헤어지면 제대로 상처받고...심한 경우 그 상처로 인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시작조차 하기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책을 읽으면서 도통 어떻게 인간과 인간 사이에
그런 감정이 샘솟는가 신기하면서도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저자가 부럽기도 하면서 그렇다고 그런 일을 겪는 건 또
무섭기도 하고 그랬다  감정 소모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이 책은 여행지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던 남자를 잊지 못하는 뭐 그런 감정에서 비롯된 주절거림으로 가득하다
그 남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분명 둘은 정말 좋아했던 것 같고....하지만 여자는 지난 상처
때문에 자기 감정을 두려워하고 그러다가 결국 사귀게 되었지만 여자는 남자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게 되고
그 의심은 해서는 안될 독한 말로 남자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고 그래서 현재는 헤어진 상태...




방송작가이지만 이 책은 저자의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쓰지 않았으면 버티기 힘들었을 거라는 말도 이해가 간다
그만큼 이 책은 개인적인 주절거림...솔직히 크게 와닿지도 않았고 흥미진진하지도 않았다
다만 저자가 아주 힘들었구나...하는 생각만 들어서...그래도 멋진 사진을 구경하는 건 즐거웠다



그래도 딱 한 문장 마음에 쏙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그건
당신의 일상이 되고 싶어요
멋지다...
이 문장을 보면서 떠오른 문장은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 나왔던 그 유명한 대사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내가 남자라면 사귀자고 고백할 때에는 후자를 프로포즈를 할 때에는 전자를 써먹겠다.... ㅡㅡ;




감수성이 예민한 저자의 글은 신기하다가도 가끔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뒷걸음질치게 만들었지만
나같이 무미건조한 인간도 있고 저자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도 있는거고....
근데 너무 예민한 사람은 연애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너무 예민하니까...
물론 너무 무미건조한 인간도 역시 연애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이 경우에는 연애 자체가 시작이 안된다...



실연의 상처로 힘든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동병상련....의 위로를...
솔직히 나에게는 위로라기 보다는 이런 가진자들의 배부른 소리 같으니...라는 생각만 둥둥....
여행가서 누구는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구나...하는 생각...난 일상에서도 여행지에서도 항상 열외당하고 있었구나..













아주 사적인 고백
당신의 일상이 되고 싶어요




하릴없이 골목 길을 돌아다니다 한적한 카페에 들어가 책을 읽고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
여행자라면 가봐야 할 곳은 애초에 관심 밖의 일이었다




저는 오늘 17킬로미터밖에 걷지 않았는데....
아 그래서 우리가 만난 거군요




랭보가 청춘 시절 말했다
인생은 다른 곳에 있다



내게 오고 있는 사랑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스러워
진짜를 만들어내는 건 상대방이 아닌 나라는 것을 알면서도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우리가  삶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면서도
평온함을 유지한다면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