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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인간과 그밖의 것들 - 버트런드 러셀

by librovely 2012. 3. 4.



인간과 그밖의 것들                                                               버트런드 러셀              2005               오늘의 책


러셀이 좋다
명쾌한 문체가 좋았고 나같은 인간도 무리없이 끄덕일 수 있게 쉽게 써서 더 좋았다
인간애가 넘쳐서 좋았고 멍청한 사람과 똑똑한 사람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해서 더 좋았다
신체 노동의 신성함을 강조해서 좋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알려줘서 더 좋았다


무조건 끄덕거리게 만드는 작가가 몇 명 있는데...
알베르 카뮈
버트런드 러셀
에리히 프롬
그리고 진중권!
뭐 하나 동의할 수 없는 게 없고 공감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런 사람의 수를 100명 정도를 댈 수 있다면 나는 훨씬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을텐데...책 읽자...)


내용은 그렇다 치는데...사실 같은 내용도 그걸 어떤 문체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즐거움에 차이가
생기는데... 난 러셀의 문체가 너무 좋다...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핵심을 찌르는 정확함
번역본이나 읽고 앉아있지만 어쨌든 그렇게 느낀다...카뮈의 문체도 좋은데 카뮈는 좀 더 장문이었나?
하여튼 내 취향의 글쓰기는 몇 번 읽지도 않았으나 역시 러셀~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러셀의 또 다른 장점을 하나 찾아냄...이건 어쩌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웃기다....


글이 어찌나 유머러스한지...이런 면이 있는 건 또 몰랐다...읽으면서 자주 소리내어 웃게 만든 책...
이 책은 신문이나 뭐 그런 곳에 기고했던 혹은 기고하려했던 에세이들인데...칼럼이 에세이랑 같은 말인가?
하여튼 그런 글인데...왜 신문이나 잡지의 칼럼이라고 해서 읽어봤다 사실 우리들 머리 속에 이미 있었던
이야기를 그냥 단지 정제된 단어로 좀 다시 회상시키는 정도 혹은 거기에서 약간 더 나아가거나 자세하게
파고드는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지 않나? 그런데 러셀의 에세이는 아주 새롭다...읽는 내용마다 그가 본 특이한
관점이 우리에게 제시되고 또 그 말의 대부분이 옳고...게다가 그걸 유머러스하게 비꼬면서 던져대니 얼마나
재미있는지.... 당연히 내용은 어렵지 않다...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는데도 그 안의 내용은 골똘하게 만들어
주니 이건 정말 참 좋은 책~~


러셀은 오래 살았다...그리고 살면서도 다작을 했다고 한다 노벨 문학상도 탔고...그는 수학자인데...철학자
논리학자 과학자 사회사상가 이기도 하다고 책 날개에 써 있다...그가 <행복의 정복>에서 강조했듯이
관심 분야를 넓히기...를 인생을 통해 실천하셨구나...


이 책은 그가 거의 100년을 살았는데...60년을 산 이후에 쓴 글들이다 대부분...
그런데도 글이 어찌나 재미있고 신선하고 예리한지...할아버지가 쓴 글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그의 외모는 할아버지였을지 모르나 머리 속은 아주 젊은...
나이가 들면 보통 고지식해진다고 하는데...그게 다른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의미겠지?  근데 그것도 개인차...멍청한 사람들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이나 고지식해지는거지...
러셀과 같은 사람은 그야말로 고지식...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생각의 폭과 깊이가 커지고...그런 것 같다...
어디서 봤더라...설득...설득 당하기 쉬운 건 멍청한 사람보다는 오히려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물론 그 설득이
온당한 설득이냐에 따라 말이 달라지겠지만 하여튼 제 생각을 바꾸는 것도 뭔가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무신론자라는 사실만 빼면 너무 맘에 드는 버트런드 러셀....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는데...
사실 가장 궁금한 건 그가 무신론에 대해 쓴 그 책인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고...좀 더 미뤄두었다가 읽어야...


이 책에 등장하는 글의 특징 중 하나는...
어떤 묘한 일상적인 상황을 하나 제시한 후 그게 그렇다면 이것도 이래야 하지 않겠느냐~ 하며 약간 진지한
진짜 주제를 던진다는 것...그게 참 개성있으며 재미있다고 생각되었다...문체와 글의 구성 모두 개성이 있음...
글만 봐도 그 사람을 어느정도 알 수 있는거다...외모 지상주의자는 아니지만(미쳤어...내가 내 무덤을 파게...)
어쨌든 외모만 봐도 그 사람의 어느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에서도 가능하지만 글에서도
그게 파악이 가능하다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강하게 느끼며 책을 덮었다














오늘의 세상은 두 가지의 불행으로 고생하고 있다
자신이 살 수 없는 재화를 소망하는 사람들과
팔 수 없는 재화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아담과 이브가 타락하자 그 벌로 그들에게 **가 주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오늘날 그것의 작용을 지켜본 바로는 이 견해에 동의하고 싶어진다
내가 아는 청년남녀들은 거의 전부가 **의 작용 때문에 이런저런 고통을 겪는다
만약 사람들이 **에서 불행을 기대한다면 그 불행이 닥쳤을 때 좀 덜 실망하게 될 것이다


우리 현대인들의 고민의 많은 부분이
감상적이고 무정부적인 충동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제도인 결혼을 뒤섞어놓은 데서 비롯되었다
현대의 결혼이 남편과 아내에게 행복을 제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결혼이란 제도의 목적으로 여겨지는
자녀의 생산면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현대의 결혼이 생산하는 자녀들은 일단
수적으로 적다


새로운 윤리가 요청된다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에 존재하는 그대로의 사실들을 고려하는 현실성 있는 윤리여야 한다


관광객 - 집을 떠나면 매력을 잃어버리는 우리
희한한 일이다
우리가 집에 있을 때는 더 할 수 없이 매력적인 사람들인데 해외로 나가기 무섭게 대다수가 끔찍한 사람들로
변해 버린다


기묘한 타부의 가장 큰 희생자 집단은 바로 교사들이다
영국에서는 매력 없지 않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교사는 누구든 곤경에 처하기 마련이다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는 부류의 여자는 자신의 매력이란 주제에 진심으로 무심해야 한다는 얘기


현대의 세계에서는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평균적으로 과거 어느 시절보다 가변적이다
이런 불확실성의 결과로 사람들은 과거 어느때보다 돈에 열중하고 있다


현대의 세계에는 여가란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옛날보다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오락도 일처럼 애를 써야 하는 분야로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영리함은 증가했으되 지혜는 감소했다
지혜란 것은 천천히 생각하는 가운데 한방울 한방울씩 증류되는 것인데 그 누구도 이처럼 천천히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폐와 동전의 보상이 전혀 없는 자기도야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일정 비율 존재한다
이런 남자들이 결혼을 하면 자신의 여가가 사라졌음을 깨닫는다 설령 여가가 나더라도 여유 돈이 없다
여자의 경우 이른바 지적이라는 여자들이 결혼하여 이 부분에서 느끼는 상실감은 남자들의 경우보다 훨씬
더 심하다 무자식으로 살지 않는 한 말이다 즉 남녀 모두가 결혼에 대해 일정한 반감을 가지게 된다
이 고충은 국가가 육아비용을 전액 맡아주지 않는 한 아니 맡아주기 전까지는 결코 완벽하게 치료될 수
없지만 우리 시대에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잘 알지만 따뜻한 가슴이 없는 사람보다는 무지하지만 애정이 있는 사람이 아이에게는 저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두 경우보다는 제대로 알면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낫다


몇몇 특이한 철면피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모가 제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그 사랑이 거절과 비딱한 책망의 형태로만 나타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말을 해도 안되고 안절부절해도 안되고 공원의 풀밭 언덕에서 굴러내리기를 해도 안된다
아이가 해도 말썽이 나지 않는 유일한 일은 꼼짝 않고 앉아서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살 부터는 보육학교에 다니도록 조치했으면...
아이가 귀가하는 저녁이면 부모도 아이가 반갑고 아이도 부모가 반가울 것이니 만사가 잘 풀릴 것이다
아무리 애정이 넘치는 아내도 남편이 일한다고 하루종일 나가 있으면 좋아한다
휴식이 필요한 것으로 말하자면 어머니들도 결코 아내들 못지 않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은 우리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의 수준이 곧 우리 정치인들의 수준이다


원시인이 기원전 4천년 전 쯤 이집트로 갔다면 사람들이 선조들처럼 부싯돌로 만족하지 않고 금속을 가지고
이상한 짓을 하면서 습관들을 바꾸어 가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런 짓은 중단되어야 한다 차세대가 모조리 건방지게 변하고 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은 인간의 지능을 점차 낮아지게 만들어 발명품의 수를 줄여가는 것
나는 세계의 교육제도들이 이런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희망해본다 (--;)


속물근성이 심각한 해악으로 변하는 경우는 그것이 잘못된 가치기준과 사회불평등의 허용으로
이어질 때이다
단순히 자기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존경받는 사람이 유용한 노력을 자극하는 정상적인 동기들
중 하나를 상실하게 된다 자기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믿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좀 더 못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누구의 존경을 얻고 싶은가?
평균적인 아줌마는 다른 아줌마를 감동시키기 위해 산다
자기 남편이 그들의 남편보다 부자이고 자기 아이들이 더 성공적이라는 점을 설득하고자 애쓴다
부유하다면 집안 관리와 장식면에서 이웃들보다 나은 취향을 과시하려고 애쓴다
이웃들도 똑같은 게임을 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대단한 기술과 많은 사고가 요구된다


사회적 성공을 항상 손쉽게 얻었던 줄리어스 시저는 보다 힘든 과업을 스스로에게 부과하고 역사적 인물이
되기 위해 알렉산더를 경쟁상대로 노력했다
고대와 르네상스 시대의 이름난 사람들은 내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사후의 명성을 위해 살았다


어떤 멍청한 사람이 진정한 천재는 항상 겸손하다는 생각을 세상에 뿌려 놓았다 사실은 정반대다
청년들이 품을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은 모든 개개인이 위대한 업적을 남길 능력이 있다고 믿어주는 분위기
따라서 그들의 자부심이 질투에서 비롯되는 조롱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분위기에서 사는 것이다
청년에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기대하라
그러면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교훈이다
더 적게 기대하면 정말 당신이 기대하는 정도만 얻게 된다


교육자들이 독창적인 것보다는 올바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올바른 것은 선생님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가르침으로써 자기 학생들의 독창성을 죽여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비일비재하다
뿐만 아니라 교육은 사람들에게 뭔가를 알아보내려면 실제 세계에서 사물을 관찰할 것이 아니라 책을 찾아
보라고 가르친다


밀턴
도주하여 수도원에 틀어박힌 미덕 
이라고 비난한 개념


예를 들어 인간의 뇌를 공부하는 남학생이 남자의 두뇌가 여자의 두뇌보다 우수하다는 생각을 사전에 주입
받는다 뇌의 평균적 무게가 여자보다 남자가 더 큰 것으로 밝혀지자 남자가 지적으로 우월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뇌가 훨씬 무겁다는 점이 지적디자 저명한 과학자들은 머리를 긁적였다
유전에 대해서도 과학을 사칭한 처튼소리가 엄청나게 많다
결국 북유럽 민족이 최고의 인종이며 그 인종 내에서도 전문가 계층이 최고의 집단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왜 글을 읽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인류의 과반수가 아무것도 읽지 않는다 
그리고 그 나머지 가운데 과반수는 그림이 들어간 종이만 읽는다
그림 종이보다 나은 것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과반수도 절대로 책 수준까지는 가지 못한다
아무튼 책-심각한 책 가벼운 책 깊이 있는 책 피상적인 책 과학도서 문학도서 소름끼치는 책까지 모두 통틀어-을
읽는 사람들을 몽땅 합쳐도 인구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들끼리도 온갖 잡다한 방식으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정보를 얻기 위해 읽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로 아주 어린 사람들이다
자기의 편견을 확증받기 위해 읽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른바 다 자란 사람들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독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지식이나 자기 소견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위로 받기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 짜릿한 흥분도 얻고 싶어 한다
내 경우에도 바로 이 후자의 욕구가 독서의 대부분을 지휘한다
나는 내가 쓰는 유의 책들은 절대로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내가 읽는 유의 책을 쓸 수 있었다면 내가 썼을 테지만 그 재능은 받지 못했다
내가 즐기는 독서는 탐정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내가 탐정소설을 쓸 수 있었다면 오늘날처럼 의문상태인 인간의 행복에 기여한다고 나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자살은 살인이며 따라서 자살기도는 살인기도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삶을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여 자기를 죽이고자 하면 삶이 보다 즐겁다는 것을 깨닫도록
가르치기 위해 감금형이 주어진다


자살이란 주제를 다룰 때 그 장단점을 따지기 보다는 이른바 인간생명의 신성함과 연결시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어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불법이라고 본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전쟁에 대해서도 비난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당시 전쟁을 비난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어떤 종류의 불행에 처했든 필요한 것은 감정적 쾌활함이 아니라 건설적인 사고이다


역사교육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민족의 위대함이란 것도 주로 정복이나 지배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인류 전체의 영광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들이다
인류 출현 이전의 지질학적 기록과 현생 인류의 초창기 투쟁 세계문명 전체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이 과거 기록 속에서 하나의 보편적인 운동이 식별될 것이고 따라서 학생들은 미래를 향하는 이러한 상승운동을
잇고자 하는 소망을 무의식적으로 품게 될 것이다


톨스토이가 어느 지면에서 결혼하고 처음으로 저녁파티를 여는 한 신혼부부를 묘사하고 있다
파티가 끝나자 두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정확하게 똑같은 저녁파티가 되었다는 사실에 서로를 축하한다
이런 것이 최고의 야망인 사람들은 존경을 바라는 마음보다 경멸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게 분명하다
혹시 존경을 바란다고 하더라도 어떤 진정한 본질적 특성이 아니라 성공적인 모방을 통해 그것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런 사람들은 필요한 수고를 마다 않는 사람들이 깨칠 수 있는 취향을 습득할 수는 있겠지만 
남들의 생각에 관계없이 내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사물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법을 결코 습득하지 못한다
내 이웃을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고질적인 감정들 중의 하나이며 모든 성취의 적이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우리는 서로를 우둔하게 만들 뿐 아니라 활력 넘치는 개성이 자유롭게 표현된 것을 구경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스스로 박탈한다


염세주의
내가 볼 때 열정과 보람된 목적의 결핍 그 자체는 생리학적 원인들에서 나온다
나는 우리 시대의 염세주의자들에게 육체활동과 소박하지만 건강에 좋은 식사 장시간의 수면으로 짜여진
엄격한 요봅을 처방하면 해볼 가치가 있는 온갖 것들을 발견하고 그런 것들을 자기가 직접 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쓴다든가 각종 형태의 설교나 선전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침식사 전에 의무적으로 한 시간씩 괭이질을
하거나 야외에서 육체노동을 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침밥이 그야말로 꿀맛이어서 
그날 하루 종일은 허황한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요법에 반항하면서 계속 염세적으로 구는 자들에겐 좀더 가혹한 방법을 써야 한다
이를테면 아침식사로 사과 한 알과 우유 한 잔만 허용하고 정오가 될 때까지 야외에서 계속 신체활동을 하게 한다
점심을 먹고 나면 그들 대부분은 잠으로 빠져들 것이며 혹시 깨어 있는 사람도 읽을 만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중한 정서와 중요한 생각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을 조용하게 보낸 후에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지난 날의 정서적 철학적 시야에 담겨 있던 이런 요소들이 이제 힘을 잃어가고 있다


구식교사는 아이가 불복한다고 말했지만 현대의 여교사는 아이가 비협조적이라고 말한다
결국 같은 얘기다 아이가 선생님이 바라는 것을 하지 못한다
고분고분함 무비판적 수용 패거리 본능 인습존중이 권장되고 그리하여 필연적으로 독창성과 주도력 
비범한 사고력이 저지당한다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이루어낸 성인들이 협조적인 아이였던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보면 그들은 고독을 즐겼다
책을 끼고 슬며시 구석으로 기어들어가곤 했고 야만적인 동시대인들의 주목에서 벗어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꼈다
예술가나 작가 과학자로서 명성을 떨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린 시절에는 학교 친구들의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었고
교사들도 패거리 편드는 경우가 너무나 흔했다 조그만 게 남다르게 구는 것이 불쾌했기 때문이다
아동에게서 남다른 사고력의 징표를 읽어내는 법과 너무 남다른 것이 교사에게 불러일으키는 짜증을 자제하는 법
이 두 가지를 배우는 과정이 모든 교사들의 훈련 과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나만을 위해 살지 않고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 사는 것을 옳다
그러나 공동체를 위해 산다는 것이 공동체가 하는 대로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대체로 볼 때 자연스러운 행동이 허용되는 직업들은 수준 높은 허튼 소리가 요구되는 직업들에 비해 돈벌이가
덜 된다
법인 변호사나 부패한 정치인 인기좋은 정신과 의사는 도덕적 견해를 아주 진지하게 아주 자주 표명하도록 
기대받지만 이 고된 일을 하는 대가로 적절한 보상이 허용된다


결혼을 하는 신랑신부는 이제부터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두 사람의 의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사랑은 하나의 감정이기 때문에 의지로 통제될 수 없고 따라서 의무의 영역에 넣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신중한 행동은 의무가 될 수 있지만 사랑은 하늘이 내려주는 은총이다
그 은총이 철회되었을 때 그것을 상실해버린 사람을 욕할 것이 아니라 동정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인류의 어떤 집단이든 일단 권력을 독점하게 되면 나머지 인류는 삶의 좋은 것들을 누리지 않고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을 입증할 목적으로 각종 이론들을 고안해내게 되어 있다


내가 하나의 형용사로 요약되는 순간 나의 개성이 너무 안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동적으로 화가 치밀게 된다
오 러셀 선생님 책을 그렇게나 좋아하신다면서요
-마담 나는 시간을 무익하지 않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때는 절대로 책을 읽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분류의 차원을 뛰어넘는 존재라고 느낀다
일부 철학자들 예를 들자면 베르그송은 이 감정에 호소하여 인간 개인의 내면에 담긴 흥미로운 것은 언어적 분석으로
포착되지 않는 어떤 것이라는 관점을 지지하는 이론적 논거를 발전 시키기도 했다


인간을 고양시키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면 사람들은 거기서 하는 얘기를 자기자신에게 적용하여 기쁨을 맛본다


낭만적이니 현대적 사고 방식이니 과학적이니 하는 형용어구로 사람을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뭔가 실례되는 것을 가정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자기 자신은 신비롭고 불가해한 심오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타인들은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우월성을 믿는다는 얘기의 연장이다


고등동물은 모두 기쁨을 표현하는 수단을 가졌지만 기쁘지 않을 때도 기쁨을 표현하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
유아들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당혹스러운 사실 중 하나는 그들이 기쁠 때만 웃는다는 점이다
손님이 오면 아이들은 휘둥그래 심각한 눈으로 빤히 쳐다본다
손님들이 그들을 재미있게 해주려 하면 어른들의 어리석은 익살에 놀라움을 표한다
그러나 조만간 부모가 그들에게 가르친다
전혀 관심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도 즐거워하는 척 하라고 말이다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들이 전쟁에 대해 명백한 진실을 외치고 있지만 귀기울이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슈타인이 이해하지 못할 얘기를 할 때는 그를 현명하다고 하고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얘기를 하는 순간
그 사람에게서 지혜가 떠나버렸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볼 때 모든 문명의 진보에는 처벌 강도의 완화와 신체적 응징의 감소가 동반되는 법이다


인간의 이익이 동물들의 이익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이유가 전혀 없다


이를테면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나 소득이 일정한도를 초과하는 사람들에겐 특유의 장점이 있다고 보는 따위
대중들에게 올바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면 이러한 믿음들이 훼손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니 가르칠 필요가 없다
만약 이런 믿음들이 퇴색된다면 인류는 재앙을 면할 테지만 정치인들은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계속 어리석어야만 한다


무엇이든 진실이 아이들의 귀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자 안간힘을 쓰는 저 교육가들은 아이들이 장차 정치를
업으로 택하기를 바라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불편한 것을 모르는 법을 가르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닐까?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백년 전의 사회는 자선을 독립보다 우위에 놓고 보았다 
바로 이런 관점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업자들에게 당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보다는 민간의 선행으로 실업자들을 생존시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정의로운 세상이라면 자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전적으로 공감...가난하고 비참한 삶을 사는 사람을 보며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가 문제다...
그런건 개인의 죄책감 내지는 자비심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세금으로...)


상반된 내용의 속담이 나란히 존재한다
속담의 지혜로 여겨지는 것은 주로 가상적인 지혜다
머리 둘을 보태는 것이 낫다 - 요리사가 너무 많으면 죽을 망친다


수준을 조금 더 높이더라도 지나치게 남용되는 유머는 대단히 지루해지기 쉽다


낭만주의 운동이 처음의 열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시절
그 시절의 소설에서는 무일푼으로 보였던 여주인공이 알고보니 대단한 상속녀라는 사실이 마지막 지면에서
밝혀지면서 이 딜레마를 교묘히 해결했다


그녀 덕분에 그는 성공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냉소적인 세상은 당연히 그가 그녀보다 돈을 더 사랑하리라 보았지만 그것은 세상이 잘못 안 것이었다
그는 결혼생활 내내 그녀에게 깊이 진심으로 헌신했다
당시 그녀가 가난했더라도 그가 그녀를 사랑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녀의 자상한 관심이 도움이 되었고
그 도움에 대해 그가 느끼는 고마움이 성실한 애정으로 쉽게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의 본능적 뿌리가 이기주의에 박혀 있다고 해서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가정하는 것은 대단히 얄팍한
심리학일 것이다
(뭔가 상당히 씁쓸하네...조건보고 사랑에 빠지는 그 사랑도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랑일 수 있다는 말이군...)


부는 사랑의 시늉뿐만 아니라 사랑의 실체도 종종 살 수 있다
공정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이다
(내가 부자였다면 아...날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가 여럿 존재했을지도...ㅠㅜ)


자유경쟁에도 교정하지 못한 거대한 불의가 있으니 재능이 고르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불공평이 바로 그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장점들을 가진 사람은 빈곤상태로 남게 된다


요령과 위선의 경계란 것이 아주 폭이 좁다
나는 그 둘의 차이가 동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친절한 마음에서 남들을 즐겁게 해주고자 한다면 이것은 올바른 요령이다


철학의 위안을 논하는 것은 6세기 보에티우스의 시대 이래로 거의 관습처럼 되어버렸지만 나로 말하자면 역사를 
공부하여 얻을 수 있는 위안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우울해지면 시야가 온통 자신의 불행에 갇혀버리면서 자기 삶의 앞부분과 뒷부분은 희미해져 버린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치통이 오더라도 통증이 영원히 가지는 않는단 것을 기억해낼 수 있게 된다
(지금 미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는 건 정말 살다보니 깨닫게 된 진리...이자 삶의 위안...ㅡㅡ;)


이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의 과거 경험에서 얻는 것과 같은 위안을 과거 인류의 역사에서는 훨씬 더 많이
얻어낼 수 있다  작금의 세계가 나쁜 길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역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전에는
이런 상태가 결코 없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런 관점이 절망과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어느 곳을 보더라도 토지에 대한 권리는 검의 힘에 의지하며 이 힘이 최후의 수단이다
따라서 무력으로 재산을 차지했더라도 법을 제정하여 그들의 소유권을 승인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