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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적당히 가까운 사이 - 댄싱스네일

by librovely 2021. 10. 2.

 

적당히 가까운 사이                            댄싱스네일                  2020             백도씨

 

읽은 지 몇 달 지났고 발췌만 해놓고 공개를 안했던 글

발췌를 다시 읽어봤는데... 아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을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인듯

나는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살아온 날 그리고 살아갈 날들이 엇비슷하게 남았으리라 생각되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랑 인간관계랑 무슨 관계 냐고 할지 모르지만...뭐 대충 말하자면 남은 삶이 그리 많지 않은데

불안정함 투성이인 인간에 큰 기대를 하며 낭비하지 않고 싶다는 뭐 그런... 말이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뭐 나 스스로를 보고 내린 결론이라고 하면 좀 괜찮으려나 ㅋㅋㅋㅋ  괜찮은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런 사람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별로이다 ㅋㅋㅋㅋ 그러니 나오는 결론이 사람을 곁에 두는

것에 신경쓰기 보다는 이상한 인간을 쳐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어떤 책에서 그런 글을 본 것 같다

행복이 뭔가 이루어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황인거라고...이건 인간관계에도 잘 적용이 된다고 봄 ㅋ

너 자신을 생각해봐 어떻게 그런 말을 당당하게 하니? 라고 한다면...네 알죠...그래서 저는 인간들에게 쉽사리

다가가거니 치대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도 존중하는 존엄성이 있는 인간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대가 지나면서 연애에 대한 기대를 자연스레 놓게 되는 것처럼 40대가 지나니 인간에 대한 기대가 슬슬

사그라드는 것 같다 멀쩡한 인간이 특이 케이스고 이상한 인간이 노멀임을 깨달을만한 현명함 내지는

살므 지해를 얻었기 때문이겠지? ㅋㅋㅋㅋ 이래서 나이 든 사람들이 절므니 시절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음...30대로 돌아가는 건 나쁘지 않...ㅋㅋㅋ 20대는 별로... 그때의 나는 지금과 다르다

특히 20대 초반의 나는 너무 다르다.... 그 때의 나는 정말 약속도 잘 깨고 ㅋㅋㅋㅋㅋ무슨 생각으로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대학 들어가고 공부는 열심히 했...알바도 열심히 했....(공부는 그 이전에 그렇게 했다면

참 좋았을텐데... 항상 타이밍이 글러머금) 30대로 돌아가면 음... 영어공부 열심히 하고 싶...이라고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써보고 싶...

 

내가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쓴다면 그 내용은 이렇게 요약될거다

멀쩡한 사람은 최선을 다해 잡아라 그런 사람을 다시는 못 볼 수도 있 ㅋㅋㅋㅋ

이상한 사람은 최선을 다해 내빼라... 노답...인간은 못 고쳐쓴다....이상한 애들은 나이 먹으면 더 심해짐...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좋은 방법은 내가 좋은 인간이 되는 것...끼리끼리다......인간관계는 끼리끼리임

(내 몇 안 되는 지인들에게 참 미안해지는 밤이구나 ㅋㅋㅋㅋㅋ)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고 난 뒤 해소법을 찾는 것보다 애초에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내 정신 건강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관계는 적당한 선에서 끊어 내는 관계 미니멀리즘

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는 착한 사람도 인기 있는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내 기준에서 더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 쓰고 싶은 글 그리고 싶은

그림을 더 중시하면서 해야하는 일 만나야 하는 사람 써야 하는 글 그려야 하는 그림에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나에게 더 맞는 삶인 것 같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편안할 수 있는 관계의 종류와 너비는 다르다

어떤 관계에서 물 흐르듯 섞이지 못한다면 기름방울인 채로 살면 되는 것이다

나를 바꿔 가면서까지 그 무리에 섞이는 데 애쓰지 않을 생각이다

 

사람은 정체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자율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독일말로 슈필라움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슈필라움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개념이 없다면 그 개념에 해당하는 현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중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일 역시 그의 정신세계 즉 마음의 공간을 침범하는 격이다

그게 아무리 상대를 걱정해서 하는 소리라도 말이다

타인의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침범하는 말과 행동 역시

조심해야 한다 조언은 타이밍이다 상대가 먼저 요청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인생의 진리일지언정 말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

 

세상만사 내 마음 같기만 한 일은 좀처럼 없고

사람에게 실망하기도 지쳐 갈 때쯤에는

그러려니와 아님 말고 정신이 필요하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귀찮은지 아닌지 생각하기조차 귀찮다면

그와의 인연을 과감히 놓아줄 때가 되었다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

어느 곳에든 일정 비율의 또라이가 반드시 존재

만약 아무리 봐도 내 주변에는 또라이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바로 본인이 또라이일 확률이 높다는 것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과 타인을 대하고 바라본다

그래서 특히 배려받는 데 익숙한 사람일수록 상대방의 불편감을 놓치기 쉽다

단순히 내가 편안하니 상대방도 편안할 거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배려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은 스스로가 자주 불편감을 느끼는 만큼 타인의 불편감에도

민감하기 마련이라서 점점 더 배려하게 된다 그러니 속칭 또라이로 일컬어지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일수록 타인의 배려도 불편감도 잘 알아채지 못할 수밖에 없다

또라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해야 한다면 이왕 하는 거 티도 좀 내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자

 

다시 안 볼 사람에게는

비난의 에너지를 아끼자

 

상실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검색창에 이별에 대처하는 법을 아무리 두드려 봐도 딱히 뾰족한 수를 찾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마음은 소중한 것을 쉽게 잃어버리지 말라고 또다시 그랬다가는 지금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될 거라고 혹독하게 가르쳐 준다

잔인한 말이기는 하지만 상실감으로부터 쉽게 괜찮아질 수 있는 방법은 특별히 없는 것 같다

그저 괜찮지 않은 시간을 흘러 보내야만 한다 아직까지는 이보다 나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만나자고 불러 놓고 휴대폰만 보는 사람

나에게 무례한 사람

일부러 무례할 필요는 없지만 친절할 필요도 없음

 

연애는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거라던 어느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난다

심리적 안정 즐거움 유대감 등 연애에서 기대하는 가치와 우선순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바라는 건 아마도 재미 아닐까 그렇다 연애는 재밌으려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잘 대해주고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라도 함께 있을 때 재미가 없다면 연애 관계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 하다 못해 개그 코드라도 맞아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미와 흥미로움의 다른 이름은 불안정성이고 안정감의 반대면에는 지루함이 있다

 

무리한 용서보다는 건조한 위로를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조금 덜 고통스럽게 직면하는 방법은 가능한 한 온몸의 감각을 닫고

건조한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내 경우엔 사람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다독이고 싶을 때 소설이나 에세이보다는 주로 인문서를 읽는다

상대를 나와의 연결고리를 배제한 채 제3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이 아닌 결함이 있는 한 사람으로 바라봄으로써 머리로나마 이해하는 것에 가깝다

 

감정에는 이유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시작할 때 그 이유를 정의하려 하고

이별할 때는 끝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든다

한편  더 빨리 끝맺지 못한 게 후회되는 지난 관계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진즉에 끝냈어야

마땅한 수많은 징후를 도처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럴듯한 이유가 없더라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그 자체로 늘 옳다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더 아픈 이유는

상처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믿었던 나 자신마저 싫어지기 때문이다

 

피상적인 관계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할수록 외로움과 공허감은 증폭된다

 

일전에 혼자 떠난 제주 여행에서 나는 마치 이마에 혼자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평소 군중 속의 고독에 취해 있기를 즐기기도 하고 상대적인 외로움을 느껴본 적도

있지만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절대적 고독 상태에 놓여 있었다 물론 일상이 환기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온전히 혼자가 된다는 건 생각보다 그리 멋지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혼자임을 뼛속 깊이 느낀 며칠 동안 나는 빠르게 방전되었다

우리 뇌는 사회적 유대감의 상실이 주는 고통에 대해 실제로 물리적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무리 지어 생활해야만 살아남기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유전자를

지닌 인간에게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태연해지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가끔은 의도적으로 자신을 절대적 고독 상태에 두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혼자를 온몸으로 느껴 본 후에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필요한 적정량의 고독이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곁에 두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세상에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은 없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을 걸러낼 수 있어야

그 자리에 더 좋은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

 

세상은 오랜 인연을 소중히 하는 일을 미덕이라 하던데 그런 면에서 인생 헛살았나 싶은 의구심을

거두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나이를 먹고 저마다 사는 모습이 달라지면서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가끔 이유 모를 의무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우정의 깊이가 꼭 흘려보낸 시간과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다

들인 시간 함께 보낸 세월에 너무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어떤 관계를 소중히 여길 것인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