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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 성유미

by librovely 2022. 5. 11.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성유미 2019 인플루엔셜

인간관계
인간은 저마다 상식이 다르기도 하고 또 이기적이기도 해서 관계 맺기가 쉽지 않다 라고 쓰고 있지만 사실
난 인간관계가 특별히 어렵다거나 뭐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단 인간에 대한 욕심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나도 가끔 힘이 드는데 그건 익숙해진 관계 매우 친밀해진 관계 오래된 관계인데
그 관계가 예전같지 않고 점점 엉망으로 치닫을 때 ...
내가 변한걸까 상대가 변한걸까

어쨌거나 소중한 관계였기에 다시는 안 그럴지도 몰라 하며 일단 지켜본다
그러다가 계속 반복되고 도저히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들 때 알아들을 수 있게 말을 슬쩍 꺼내본다
그런데도 수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정리가 방법인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과정이 짧으면 며칠만에...길면 수년 동안....

그렇게 안 그래도 협소한 인간관계를 매우 협소하게 만들어왔던 거 같다 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신중하게 끊어낸 관계인 경우... 보통 깊은 후회를 했던 거 같다
아.... 진작 끊어냈어야 해.... 이런 후회...

삶은 길지 않다
남의 꼬인 마음 해소용으로 나를 소모시킬 필요는 없다








우울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데는 커다란 심리적 비용이 든다
한 번 만나고 오면 정신이 쏙 빠질 정도로 힘든 일이 바로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이다
상대의 편의를 위해 영혼이 털린 경험이 있는가 한두 번이야 그렇다 해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면
이 관계는 그렇구나 하고 정리하는 게 맞다

초자아를 다른 말로 슈퍼에고라고 한다 상대에게 착취당하면서도 그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초자아가 강하다고 보면 된다(이기적인 사람은 이드가 강한 사람)
초자아가 강한 사람은 노상 상대에게 이용을 당함에도 분노를 잘 느끼지 못한다
여기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아예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 분명 10 정도의 레벨로
화를 내야 함에도 2에서 3 정도만 내고 게다가 자신이 화를 냈다는 사실에 대해 자책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호구는 범의 아가리란 뜻으로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상대가 나 외의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매너와 나를 대하는 태도에 확연한 차이가 있을 때
확연한 차이란 편한 관계라서 다르게 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상식선 이하로 대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온종일 시간을 내어주면서 내게는 잠시 비는 시간이나 약속이
취소됐을 때만 시간을 내준다면 그렇다

인생은 좋은 사람을 붙잡지 못하는 것보다 보내야 할 사람을 제때 보내지 못할 때 더 크게
훼손되는 법이다

해피엔딩까지는 아니어도 최악의 비극으로 정리하지는 말자
좋은 기억은 그대로 두는 것 미움으로 추억을 덮지 않는 것
그리하여 과거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을 존중하게 될 때 내 마음과 시간 역시 허무하지 않게 된다

가족인데 어떻게 안 보고 살아요가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 잘 보면서 살기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 몫에 맞는 짐을 짊어지는 것 나의 짐을 메고 함께 길을 가는 사이
이것이 가족의 진정한 의미이며 화목으로 가는 최우선 조건이다

오랜 친구는 오랜 습관과 같다
바꾸거나 끊어내는 데 당연히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오늘 너무 힘들었는데 전화해서 수다나 떨까 아 참 우리 절교했지
10년 넘게 그래왔는데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화나는 순간도 있었겠지만 그 친구 덕에 즐거운 순간도 많았을 테니까
지금껏 그래왔던 대로 참고 버티면 될 테니까
하지만 나는 그런 관계를 권하지 않는다 껍데기만 있고 속이 텅 빈 관계는 언제고 금이 가거나 깨지거나 부서진다
오래 만나왔다고 해서 많은 것을 공유해왔다고 해서 모두 친구인 건 아니다 진짜 관계인 것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가 서로를 그것이 아닌 너와 나로 바라볼 때 그것이 진정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모든 관계를 끌어안을 순 없다 나를 지키고 나를 살리는 좋은 관계는 가져가고 나를 아프게 하고 주저앉게 하고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관계는 접는 것이 맞다
새로운 사람을 내 안에 들이기 위해서라도 나쁜 것을 비운 후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빨간 머리 앤과 다이애나 같은 운명의 친구 영원히 함께하는 단짝이란 존재가 현실에 항상 존재하는 건 아니다
친구 또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존재일 뿐이다 친구도 선택이다

상대의 행동에 대한 당신의 반응은 당신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당장 정리하는 게 어렵다면 그 사람을 인생의 중앙부에서 주변부로 밀려나게 한다
(주말 친구를 평일 친구로 만드는 전략...)

화난 이유를 가려내어 그에 걸맞게 화를 잘 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화를 다루는 능력은 자신을 배려하고 자신을 믿는 데서 나온다

냉정하게 들리겠으나 떠난 마음은 되돌리기 어렵다
어찌 보면 내가 그동안 시달렸어 내가 피해가 컸어 라는 인식을 먼저 하는 쪽이 조금 더 강한
쪽일 수 있다 이별하는 순간에서만큼은 먼저 결심한 쪽이 강자다
헤어짐을 먼저 결심한 사람이 관계의 방향을 주도하고 이끌어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