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페

후쿠오카 카페 산책 - 코사카 아키코

by librovely 2013. 1. 21.

 

 

후쿠오카 카페 산책                                                              코사카 아키코               2011                  아이비라인

 

후쿠오카...가 어디지?

어쨌든 일본의 어느 지역...의 카페라...재미있을 거 같았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라서...그리고 왠지 혼자서도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안전한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 살면서 도쿄 말고 여기 저기 가게될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나이 들어서 할머니가 되어서 가기 좋은 여행지가 아닐지...일단 그 힘든 비행 시간이 없으니..고작 2시간?

 

카페 하면 파리도 떠오르지만...일본의 카페 문화도 상당히 발전한 것 같다...사실 우리나라 홍대의 카페도 일본의

그것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니겠는가... 가로수길 쪽은 유럽을 본 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역사책으로 배울 때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문화 수준이 떨어지는 우리에게 뭔가를 배우는 상대였는데

지금 보면 이것 저것 문화적인 나라라는 느낌이...하다못해 뭔가에 심취한 오타쿠... 오덕을 들여오기까지 했지..

나도 살짝 오덕인가? 여자용 세미 오덕? ㅡㅡ; 나쁜 뜻으로 쓰이지만 그래도 아무 취미나 심취한 것 없이 맹~하고

사는 것 보다는 차라리 무언가에라도 빠져든 게 행복하지 않을까? 물론 중독...되어서 사회 생활은 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집에서 틀어박혀 하는 건 문제겠지만 어쨌든 그런 오타쿠가 생기게 된 배경에도 일단은 심취할 어떤

문화가 먼저 존재해줘야...

 

다시 카페로...일본은 차 문화가 발달한 것 같다....녹차? 아닌가 중국이 차 문화인가?

그런데 같은 차를 마시는 문화라도 그 차를 어떻게 마시느냐는 다르겠지? 중국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차를 아예 입에

달고 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물 마시듯 마시는 것 같고 일본은 그런 문화라기보다는 그냥 차를 마시는 행동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문화가 발달한 것 같은데...이건 순전히 아무 근거 없는 나의 느낌일 뿐...

근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 문화를 무시하게 된거지? 중국인도 뭔가 무식하게 느끼는 것 같고...나만 그런가?

어떤 나라나 국민에 대한 모종의 편견은 어떻게 생기게 되는걸까?

 

하여튼 일본은 카페가 발달했고 워낙 문화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어딘가에서 본 바에 의하면 어떤 시골의 카페에

가도 재즈가 흘러나오고 분위기가 좋다고 하고...그래서 궁금했다...어떨지...사실 아무 생각없이 예쁜 카페의

사진만 봐도 행복할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뭔가 일본은 음식문화가 믿음직하다...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나라의 경우 파는 음식에 잘 믿음이 가지 않지 않나? 나만 그런가? 중국도 좀 그렇고...물론 중국에 다녀온

지금은 중국의 음식이 이상한 게 아니라 가장 저급의 식재료만 외국으로 내보내는 즉 수출하는 것 같다는 게

더 정확한 생각...하여튼 우리나라의 경우 솔직히 유통기한이나 이것 저것 좀 믿을 수 없는 마음을 갖고 음식을

사먹고 그렇게 되지 않나? 그런데 일본은 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최소한 인간이 지켜야 할 것은 지킬 것

같다는 근거없는 믿음이...내가 먹을 수 없을 것을 남에게 팔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사실 선진국이 다른

것이겠는가? 국민소득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겠지...국민 개개인의 양심...?? 남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 것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봐도 수준이 나오는 것 같다... (내 수준은 바닥이구나...)

 

어쨌든 우리나라와는 안좋은 100여년 전의 일로 인해 껄끄러운 나라이지만 그러면서도 난 일본이 싫지 않다...

아니 좀 좋다...근데 이 시점에서 아주 예전에 읽은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라는 책이 생각나는 건...뭔지...

그 내용이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아주 이상한 내용이 많던데...그게 다 맞는 말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이 책을 보니 내가 갖고 있던 그 일본에 대한 그 생각들과 어느 정도 통하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좋은 곳만 소개한거겠지만...

신뢰...장인정신...아기자기함...깊게 자리잡은 카페 문화...그런 게 느껴졌다...

반면 내가 기대한 예쁜 인테리어나 소소한 읽을거리는 좀 약했다...생각보다 내용은 감성적이지 않았다

사실 위주의 전달이었다... 그래도 일본 후쿠오카에 간다면 이 책을 한 번 보고 갈만한 카페를 골라도 좋을 것

 

저 커피 추출 기구가 사이펀??이었나? 배웠는데 기억이 안나네...

하여튼 일본에서 커피 내리는 기구가 많이 개발되었지...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저렇게 카페에 술집처럼 바 좌석이 있다는 것...혼자 들러서 커피를 마시고 빨리 나가는 사람들이

일본에도 있는걸까?

예쁜 커피잔

흰색...이 역시 색을 살려준다...커피건 케익이건...

생크림 식빵을 자른 센스...

계란 담는 그릇이 예쁘다

우아한 커피잔

 

 

저런 노년은 괜찮겠구나...오전에 카페에서 창으로 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보는 여유...

 

 

일본 카페에 가서 와플도 샌드위치도 먹어보고 싶다...

정직한 맛이 눈으로 보인다...

 

 

인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타주신 한 잔의 차이를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다보면 정신이 맑아지는 듯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혼자 떠난 불안한 여행 내내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왜 카페가 아니고 깃사텐인가?

나는 깃사텐은 혼자 조용히 자신과 대화할 만한 여백이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일컫는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발산하지도 동료가 생기지도 만남을 요구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

그런 시간이 허락되는 장소가 내가 생각하는 깃사텐이다

 

저희는 청결함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종이 필터를 고수합니다

여기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오로지 그분만을 위한 커피 한 잔 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가게를 나올 때 영수증을 부탁하니 서랍에서 무언가를 잔뜩 꺼내 준비했다

만 엔짜리 지폐 크기에 맞춰 만든 영수증 중국 인주 만년필 제도용 독일제 연필 작은 칼 등 애용하는 문구세트를

꺼내서는 차려 놓더니 영수증을 정성껏 만들어 준다

그러한 것이 귀찮지 않느냐고 묻자

이러한 모든 과정이 저는 즐겁습니다 저를 자랑하거나 나타내고 싶어서 이런 귀한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저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소한 것에도 성의를 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훨씬 풍요로워지니까요

 

나는 가능하면 동경 향수 애달픔 고독 등의 풍요로운 정서를 가까이하며 살고 싶다

일이나 인간관계 세상의 굴레에 지쳐 문득 여유를 잃고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단 15분이라도 카페 안으로

자취를 감춰보면 어떨까

 

깃사텐은 점점 사라져 갑니다 폐쇄적이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고 그 안에 개성적인 고객이 있어 일본의 독특한

향기가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그런 곳은 사람들의 공허함 같은 것을 메워줍니다

 

모든 메뉴에 냉동 고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소스도 손수 만든다

이곳 주인에게는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할 때 얼렁뚱땅 대충 넘어가지 않고 성실하게 대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평소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물품들을 보면 그 카페 주인의 인품이 저절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후쿠야 서점의 커버를 씌운 문고판 책과 담배 그리고 커피 두 잔 정도를 마실 만한 잔돈을 호주머니에 넣고

나는 흡연자는 아니지만 이런 것을 카페 3종 세트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커피를 맛보는 것은 아주 근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