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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미구

by librovely 2007.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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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미구        1998'       해냄

 

 

 

이 책은 어떤 블로그에 쓰여 있는 글을 보고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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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시의 사람들이 눈이 멀어버린다는 소재가 너무

흥미로웠다.구체적으로 상상은 안 해 보았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설정이라는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책을 몸담고 있는 곳에 신청해서

읽게 되었다.

 

 

 

주제 사라미구... 저자의 이름이 특이하다...이름이 주제라니.. ^^

어느 나라 사람일까?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어서 좀 궁금했지만

그냥 모르는 상태로 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소설은 소설 자체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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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것들은 일단 책을 읽은 후 찾아서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뒷부분의 해설도 아직 안 읽은 상태로 남겨 두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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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시에서 갑자기 한 사람이 눈이 멀고 그와 접촉한 사람들의

눈이 먼다. 그러다가 결국 도시 전체 사람들의 눈이 먼다...

단 한사람 의사의 아내만 눈이 멀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 아내의

시각으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의사의 아내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고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눈이 보이는 의사 아내의

역할이클 수 밖에 없다. 시점...참 오랫만에 쓰는 말이다..

이거 맞게 말하기나 한거야?? ㅡㅡ;

 

 

처음에는 눈이 먼 남자는 운전 중에 갑자기 눈이 멀게 되는데...

이유도 모르고 마지막까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는다...

눈이 먼 상태가 좀 특이한데 검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유처럼

희뿌연 상태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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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악하고 어떤 남자가 이 사람을

집까지 데려다 주고는 그의 차를 훔쳐서 도망간다. 그런데 그 남자

아니 도둑도 눈이 먼다. 그리고 처음 눈이 먼 사람을 진찰한 안과

의사도 눈이 멀고 처음 눈이 먼 사람의 아내가 눈이 먼다.

결막염을 앓고 있어서 안과를 방문한 검은 색안경을쓴 매춘부도

눈이 멀고 그녀와 호텔에서 시간을 보낸 남자도 눈이멀고

안과를 방문한 꼬마 남자아이도 눈이 먼다. 검은 색안경을

여자가 약을 구매한 약국 여직원도 눈이 먼다....이런 식이다...

처음에 눈이 먼 사람의 이유는 알 수 없고 그 다음부터는 눈이 먼

사람과 접촉한 사람의 눈이 먼다는 요상한 전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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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눈이 먼 사람은 국가 기관의 명령에 따라 빈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된다. 전염을 막기 위해 격리된 것...

그리고 그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병실의 침대를 하나씩 맡아서

생활하게 된다. 군인들이 수용소(?)를 지키고 음식을 던져준다...

안과 의사의 아내는 눈이 멀지 않았으나 남편을 따라가기 위해

눈이 멀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수용소에 함께 들어가서 계속 눈이

먼 척 하면서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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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대단하구나...과연 남편이 눈이멀어서 수용소에 갇힌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따라갈 아내가 얼마나 될까?

아니 존재하기나 할까?

뭐 그런 것이 옳다는 건 아니다... 그냥 그럴만큼 남편을 사랑할

부인이 얼마나 될까가 궁금... 사실 의사의 아내가 수용소에 따라

간 것은 사랑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뭐라고 해야 하나..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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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여자의 행동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의 성향과

좀 다르다... 상식적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여자들이란...??

약하고 남자에게 의지하고 때로는 멍청하고 질질 짜고...ㅡㅡ;

생각해보니 이 소설에서는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현명한 부류로

등장하는 것 같다...일단 눈이 멀기 시작한 것도 남자...부부사이도

일단 남자가 먼저 눈이 멀고 그 다음 여자가 눈이 머는 것으로

나오고 의사의 아내는 눈이 아예 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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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남자들은 비열하고 이기적이고 용기없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물론 그나마 의사는 괜찮은 인격을 지닌 사람

으로 보여지지만 이 의사도 나약한 면을 여실히 드러낸다...

남자들은 몽둥이를 들고 음식을 독점하고 팔기 시작하며 나중에는

음식을 무기로 여자들의 성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상황에서 여자들은 자신과 남자들을 먹이기 위해 현실적인 

행동을 하며 반란(?)을 일으키는 것도 여자들이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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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도시 전체가 눈이 먼 상태에 이르러서도 역시 눈이 보이는

의사의 아내가 주축이 되어 움직이고 생명을 유지시킬 음식을

찾아온다... 이 소설에서 영웅은 여자다...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면

여자가 주인공이다...의사의 아내...현명하고 현실적이고 용기있고

의리있는 여자...그리고 이야기 안에서 남자들이 의리를 다지며

뭉치는 이유는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서고 여자들이 뭉치는 이유는

그 폭력에 일단 당할 수 밖에 없지만 어쨌든 다함께 살기 위해서다.

이 상황에서 처음 눈이 먼 남자는 실명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이불을

뒤집어 쓰는 행동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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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눈이 먼 남자의 행동에 빈정이 상한 이유는...

일단 당장 먹고 살려면 다른 도리 없이 여자들이 음식을 독점한 

폭력 집단에게 자신의 성을 제공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처음 눈이 먼 남자는 자신의 부인만은 거기에 동참하지 않기를

바란다...아마도 다른 여자들은 가서 음식과 맞바꿀 거래를 해오길

기대하였을 것이다...그러면서도 자신의 부인은 빠지길 바라는...

바로 드는 생각은 비양심 내지는 이기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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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드는 생각은 요즘 남자들의 이중성... 왜 남자들 중 그런

사람 많지 않은가...? 사귈 때는 매우 개방적(?)인 여자들을 실컷

사귀다가 결혼은 너무나 참한(?) 여자를 고르려는 남자....

(사실 뭐 여자도 이런 경우가 나름 많다고는 생각한다...)

뭐 그건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여자가

나가요~하는 유흥업소를 생각할 때... 음 참 짜증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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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좀 안맞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지만..어쨌든 역겨운 현실

 

 

 

하여튼 의사의 아내는 너무 괜찮은(?) 성격을 지니고 계신다...

내가 남자라면 아마도 이런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까?

남자들은 보통 여자의 외모만 심하게 따지는데...

안타깝다...근데 나는 멋지게 생긴 남자가 좋다...ㅡㅡ;

(속물같으니라고.... 미학적 관점이라고 억지를 쓰고 싶다...)

외모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다가 종종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이 아무도 안 보인다면 무엇으로 이성을 판단할까?

사실 책에 답이 나와있다... 뭐냐면 그건 촉감이다...

피부와 머리칼 따위가 부드럽냐의 의미가 아니라...

안 봐도 만져보면 실루엣이 나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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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눈먼 자들의 도시가 되어도 다이어트 내지는 운동을

피할 수는 없겠구나...인종차별은 사라질까? 아니... 인종별 특징이

느껴질테니 그것도 피할 수 없는거지...눈뜬 세상이 차라리 낫네..

 

 

 

눈이 먼 사람들의 집단 수용...

이 상황에서도  벌어지는 일은 세상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침대 보유 싸움... 그 다음 음식 챙기기...이런건 현 세상의

물질로 인한 경쟁 내지는 분쟁(?) 뭐 그 정도로 생각...

총을 가진 자가 왕이 되어 그의 종들과 함께 음식을 독점하는 건...

총... 요즘으로 말하면 핵무기? 군사력이겠지...

음식은? 물질...석유...기타 등등~

너무 심하게 단순한 해석이구나...음...

 

 

 

하여튼 무기로 인해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주체는 역시나 남성...

아주 오래 전부터 무기로 인한 전쟁은 있어왔던 일...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이런게 다 무기랑 관련이 있으니까...

(초딩적 단순함이 돋보이는 해석)

그리고 전쟁이 있을 때마다 성적인 착취도 동반되는 일이 태반...

요즘도 미군이 어쩌고 저쩌고 뉴스에 가끔 나오지 않는가...중동..

가깝게는 우리나라 위안부 문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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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눈이 멀고 또 시설이 열악하여 수용소의

바닥에는 오물이 널려 있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엉망

으로 사용하고 심지어 도그처럼 바닥에 아무렇게나 일을 보기도

하는... 게다가 음식도 없어서 배도 고픈 그 상황에서 그 끔찍한

상황에서도 한 병실의 남자들은 그 병실안의 여자들로 자연스럽게

성적인 욕구를 해소한다는 내용... 기가 막히구나...소설이라서

그런가? 아님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실제로도 그럴까?

딱 인간이 동물처럼 느끼지는 부분이었다... 추하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인생이 그렇게 처참한 지경에 이른 시점에서

동물적 본능에 매우 충실한 모습이..아니 그게 정상이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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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보통 우아하고 아름답게 보지만

사실 육체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천박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편견일까?

예를들면 성적인 욕구 혹은 식욕을 충실하게 추구하면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니까... 근데 종교 혹은 지식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충족시키는 경우에는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육체적인 욕구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고 그것을 절제하는

데에 미덕이 있는 것이고 정신적 욕구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추구해야 하기에 그것을 구하는 것에미덕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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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충격적인 장면은...

나름대로 상당히 인격이 괜찮아 보이는 남자였던 의사가 어느 날

검은 색안경을 쓴 젊은 여자의 침대로 들어가는 장면...

하필 또 그 장면을 의사의 아내가 두 눈으로 조용히 지켜본다.

그리고는 의사나 젊은 여자를 탓하지 않고 그들을 불쌍하게

바라본다... 이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아....짜증난다....

현실에서 이런 일은 사실 나는 본 일은 없지만 비일비재하다고

하는 것 같다... 외도..?  외도를 그냥 못본척 눈감아 주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이를 계기로 갈라서야 하는 것일까?

인간의 외도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걸까? 아니면 속물들만 그런

마음이 생기는걸까?  세상 경험이 너무나 미약해서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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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요상한 관계는...

검은 색안경의 여자와 늙은 안대를 한 남자...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 여자는 늙은 안대를 한 남자에게

스스로 다가간다. 그리고 나중에는 살며시 다가가 목욕도 도와주고

그리고 더 나중에는 아예 서로의 사랑(?)을 대놓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눈을 뜨고 나서는 애매한 말을 흘릴 뿐...

주름과 대머리가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 그걸 받아들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젠 눈이 보이니 못봐주겠다는 말인지 잘 파악이

안된다... 이건 무슨 의미로 등장시킨 스토리일까??

주제 사라미구는 나이들어서 문단에 등장한 사람이라는데...

그렇다면 이 소설을 썼을 때 나이가 꽤 많은 할아버지였을텐데...

사실 소설 초반부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뭔가 있어보이는...

뭐 돈이 있다는 게 아니라 뭔가 아우라가 있어 보이는 나이든

남자를 등장시키는 것을 보고는 이 작가가 자신을 소설에 넣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그리고 나중에 젊은 여자와 잠시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보고는 음... 이런게 꿈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물론 완전히 개인적인 추측이지만...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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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색안경을 쓴 여자가 매춘을 하던 여자긴 해도 이 소설에서는

상당히 어린아이에게 따뜻하게 굴고 의리도 있게 묘사된다.

작가는 검은 색안경을 낀 여자 캐릭터를 좋아하는 모양...??

 

 

 

수용소에서 나와 몇 명이 무리를 지어 생활할 때 마주치는 사람..

동물과 식물도 가꾸며 살아가는 자기만 생각하는 노파...

그 노파도 사실 겉으로는 매정해 보였으나 마음 속으로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남을 배려해주기도 하는 다분히 인간적인 사람...

작가가 노파를 통해 뭘 이야기 하려는 지는 대강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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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사 아내가 수퍼마켓 지하에 음식이 있음을 알고도 자신의

것만 챙기고 나온 후 다음에 다시 갔다가 사람들이 그 곳의 입구에

많이 죽어있는 모습을 보고 도덕적으로 괴로워 하는 장면은....

뭐 이것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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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수용소에서의 첫 날...

처음 눈이 먼 남자의 차를 훔친 도둑이 음식을 찾으러...맞나?

하여튼 앞사람의 어깨를 잡고 어디론가 전진할 때 도둑은 검은

색안경을 낀 여자의 몸을 더듬고 여자는 도둑의 다리를 하이힐로

찍는다...그래서 상처가 생기고 변변한 치료도구도 없는 상황에서

도둑은 상처가 감염되어 생명을 잃는다...이 이야기를 왜 넣었을까?

눈이 안 보이는 그 끔찍한 상황에서도 여자 몸을 더듬을 수 있는

도둑의 긍정적 세계관(?)이 참 대단하기도 하고...

그랬다고 하이힐로 찍어서죽음에 이르게 한...

물론 그럴 의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하여튼 검은 색안경을 낀 여자도 그렇고...

사실 나도 여자면서 이 경우 여자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난감했다... 결과가 죽음이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원래 직업이

매춘인데 뭘 그까짓걸로 상처를 내느냐는 다분히 남성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서 그런걸까?  가끔 뉴스에 나오는 정당방위... 생각이...

성폭력(자꾸 이런 경우만 나오네....)의 상황에서 어느 선까지가

정당방위이고 어디부터는 정당방위를 넘어선 행동인걸까?

애매한 문제다...그 선이 결정되려면 일단 성폭력이 어느정도

수위의 폭력인지가 결정되어야 할텐데...그게 어떻게 정해질 수

있을까... 뭐 확실한 건 이러건 저러건 여자는 죄없는 피해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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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야기가 이리 단순해....뭘 생각하라는 거야...라고 토로하며

읽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뭐 이것 저것 많은 질문을 던져준

것 같다... 물론 작가가 던진 질문과 내가 받아들인 질문에는

완벽한 괴리가 있을 것으로 대강 예상이 되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긴 했던 것 같은데...

워낙 장기간...그러니까 일주일 정도의 긴 기간동안 끊어 읽어서

사실 많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젠 뒷부분의 해설을 읽어보고 다른 사람의 리뷰를 찾아 보고

제대로 의미를 이해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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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 책에 대해서는 식상한 표현을 하자면 숲은 못보고 나무만

아니 나뭇가지만 들여다 본 좁은 이해를한 것이 분명하다...

저자의 의도를 꿰뚫지 못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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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나치게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억지로 갖다붙인 해석~

눈 뜬 자들의 도시라는 책도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맞나?

그건 대체 무슨 내용일까?

이 책의 끝부분에서 의사의 아내가 한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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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눈을 뜨고 책을 읽었지만 눈이 먼 것처럼 책을 이해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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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리뷰와 책의 뒷부분에 실린 교수님의 설명을 읽어보았다...

역시나 내가 좀 이상하게 이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맞았다...

 

 

주제 사라미구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포르투갈 작가라고 한다.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고...

주제 사라미구는 원래 소설을 쓰는 스타일이 이런 모양이다...

그는 환상역사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하니...

도시 전체가 눈이 먼다는 다분히 환상적인 소재를 생각해낸 것이

원래 그의 성향과 맞는구나...

 

 

주제 사라미구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현대사회에서

잃어가는 인간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종교적인 색채의 소설을 썼다가 조국에서 추방당하고

스페인의 란사로떼 섬에서 산다고 한다. 

그는 무려 30살(?)정도의 나이 차이가 나는 여자와 함께

산다고 한다. 음...역시 이건 내가 제대로 파악했구나...

이 소설에서 늙은 안대를 한 남자는 역시나 저자의 모습...

젊은 매춘부는 30살 연하의 부인? ㅡㅡ;

갑자기 요즘 시끄러운 신정아와 변양균의 치정사건(?)이

생각난다... 그들도 아마 대충 이 정도 나이 차이지?

행정고시를 어린 나이에 패스하고  고위 공무원인 ...

매우 이성적일 것 같은 변양균이 무엇 때문에 그래야 했을까?

신정아의 미모? 지성? 60이 다 된 나이에도 연애감정을

느끼는 것은 변하지 않는걸까? 

 

 

책의 설명에도 나오는데 사실 이 소설 문체가 특이하긴 하다.

문장부호의 과감한 생략... 그리고 누가 이야기를 하는 건지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줄줄 이어져 있는 문장들...

이런 문체가 긴장을 유발하고 집중력을 요구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 사실 읽는 속도가 좀 오래 걸린 편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인간을 억압하는 우상과 권위에 대한

개인의 의로운 싸움이나 윤리관이 파괴된 사회  체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를 주제로 한다고 한다.

그런거였구나..주제가....

사회와 개인의 갈등이나 독재 혁명... 이런 것에 주제 사라미구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포르투갈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역시나 역사를 알아야 뭐가 보인다니까....

 

 

눈이 멀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소유하고 있는 것을 잃었다는 의미

일상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 하는 문제...

물질적 소유에 눈이 멀어 인간성조차 쉽게 말살하는 장님 상태의 현실...

내 목소리가 나다...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소설 속의 말은

진정한 자신을 의미한다는 것...

 

 

의사의 아내가 하는 행동들은 인간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연대의식을 의미한다고 한다. 진중권이 자주 강조하는 것이구나...

국가주의가 아닌 시민들의 연대의식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나는 왜 이 책을 읽을 때 이런 큰 그림을 보지 못하도 자잘한

인간 관계만 신경을 쓴 걸까... 그것도 인간관계 중 성적인 문제만...

난감하다... 내 머리 속이 난잡해서 그런가? 그건 아닌데...그럴리가...

 

 

사실 이 소설에서 눈이 먼 사람들을 나라에서 존중해주지 않고

강제로 정신병원에 격리 수용하고 그들을 군대가 감시하면서

기회가 될 때 마다 총탄세례를  퍼 붓는 것... 그리고 눈 먼자들

사이에서도 음식을 독점하고 댓가를 요구하는 것...이런 것들...

또, 사람들이 눈이 안 보이자 어쩔 수 없이 더러워지고

눈이 보일 때에 비해 체면을 차리지 않고 자기의 이익에만

안달을 하는 것... 이런 것은 충분히 상상이 가는 것들 이었다..

안 그런가? 당연히 그럴 것이다 라고 예상할 수 있는 일들...

그래서 뭐 그게 크게 와닿지 않은 것이다...

 

 

내가 너무 냉소적인 인간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이방인이나 변신에서 단련이 되어서 그런가?

솔직히 말하자면 이 소설에 사람들이 눈이 멀면서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예상보다 수위가 낮았다...

더 심한 경우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눈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만 생각하고 사는가...

 

 

이 소설에서는 이런 내용은 없는데....

아마도 내 생각에는... 눈이 먼 사람과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이

공존하는 그 시기에 인간말종같은 범죄가 아주 심하게 벌어졌을 것 같다...

그 시기가 이 소설에서는 수용소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 도시의 상황을

건너뛰게 되어 있지만... 아마도 수용소의 상황보다 훨씬 심각한 일이

도시에서 많이 벌어졌을 것이다.  처음 눈이 먼 남자의 차를 도둑질 한 것은

귀여운 정도의 범죄가 아니었을까...

성악설... 너무 인간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음... 선한 것과 악한 것이 섞여있다고 생각할 뿐이지 인간을 나쁘게만

생각하는 건 아니다...근데 과연 나만 눈이 보이고 도시 전체 사람들이

눈이 안 보인다면... 내가 정말 무리를 이끌고 그들은 연대의식에

기반해 도와줄 것인가?

 

 

그런데 눈이 먼 상황 말고도 전쟁이 난 경우에도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온다...당연히 음식도 부족하고 (물론 옛날의 전쟁 상황에 맞는

말 이겠지만...) 그럼... 전쟁이 났다고 사람들이 서로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는가? 물론 다급한 상황이니 어느정도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리 심하지는 않을 것... 그러나 눈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면 전쟁과는

비교도 안 될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보인다는 것...그게 도대체

뭘 의미하는 것일까? 보일 때와 안 보일 때... 그게 왜 그렇게 달라지게

만드는 것일까?

 

 

주제 사라미구의 [수도원의 비망록]을 읽어보고 싶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요.

 

 

눈이 먼 남자의 차를 훔친 남자는 처음에 돕겠다고 나섰을 때부터

악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는 단지 관용과 이타심이라는 감정을 따랐을 뿐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 두 감정은 인간 본성 가운데 가장 좋은 두 가지

특질이며 이 남자보다도 훨씬 고질적인 범죄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이제 곧 우리가 누군지도

잊어버릴 거야. 우리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지도 몰라.

사실 이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개는 이름을 가지고

다른 개를 인식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개들의 이름을 외우고

다니는 것도 아니잖아.

 

 

사실 기쁨과 슬픔은 물과 기름과는 달리 섞일 수 있는 것이니까

 

 

의사의 아내는 그곳에 도착한 뒤 처음으로

자신이 현미경을 통해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인간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그런 행동이 경멸스럽고

외설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볼 수 없다면 나도 다른

사람들을 볼 권리가 없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그 결과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 머리에 처음 떠오른 생각에 가로막혀 절대 어떤 한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리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누구나 약해질 때가 있죠

우리가 울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예요

때로는 눈물이 우리를 구해주기도 하거든요.

울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을 때도 있는 거죠.

우리한테는 구원이 없어요.

 

 

우리가 눈이 멀지 않았다면 이런 혼란은 생기지도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는 거요.

여기에 온 세상이 다 들어와 있어요.

 

 

젠장, 정말 속담 이야기는 그만 좀 하시오.

그 놈의 속담 때문에 신경질 나 죽겠네.

우린 정직한 사람들이오.

그것도 속담이오?       (웃긴 대화...ㅍㅎㅎ)

 

 

저 바깥  도시에 눈먼 사람은 얼마나 괴로울까

어머니의 사랑, 자식의 사랑, 그런 것은 이미 전설이 되었을 것이다.

집에 있었다 해도 나는 아마 이곳에서 받는 것과 비슷한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가족은 나를 방에 가두었을 것이고 운이 좋다면

문 밖에 음식 접시를 갖다 놓았을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과 유사하네...)

 

 

우리가 완전히 인간답게 살 수 없다면 적어도 완전히 동물처럼 살지는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합시다.

 

 

사실 우리가 이기주의라고 부르는 그 제 이의 살갗 없이 태어난

인간은 없으며, 제 이의 살갗은 너무 쉽게 피를 흘리는 원래의

살갗보다도 훨씬 오래 지속되기 마련이다.

 

 

언제 살인이 필요할까 그녀는 생각하면서 현관 쪽으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직 살아 있는 것이 이미 죽은 것이 될 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그게 무슨 뜻일까, 말이야, 그저 말일 뿐이야.

 

 

만일 우리가 인간 정신의 복잡 다단함에 대한 경험이 충분치

못하다면 우리는 그녀가 그렇게 자유분방한 여자가

이렇게 애통해 할 정도로 부모를 사랑한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그러나 그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그 둘 사이에는 어떠한

모순도 존재하지 않으며 또 존재한 적도 없다는 것을 이미

인정한 사람이 있다. 의사의 아내는 그녀를 위로하려 했으나...

 

 

둘 다 눈도 멀고 감정도 멀었을 거야, 우리가 전에 지니고 살았던

감종, 과거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규정하던 감정은 우리가 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눈이 없으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버려

 

 

눈과 감정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존재하는지 아니지

책임감이 멀쩡한 시력의 자연스러운 결과인지 아닌지

 

 

우리가 심한 고난을 당해 통증과 괴로움에 시달릴 때

그때는 우리의 본성이 지닌 동물적 측면이 가장 분명하게 부각된다.

 

 

말이란 것이 그렇다. 

말이란 속이는 것이니까과장하는 것이니까.

사실 말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우리는 갑자기 튀어나온 두 마디나 세 마디나 네 마디 말

그 자체로는 단순한 말, 인칭대명사 하나, 부사 하나, 동사 하나,

형용사 하나 때문에 흥분한다. 그 말이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살갗을 뚫고, 눈을 뚫고 겉으로 튀어나와 우리 감정의 평정을

흐트려놓는 것을 보며 흥분한다.

 

 

그런 일들을 결정하는 것은 삶이오.

그럼 삶은 이미 한 가지 결정을 했어요.

 

 

기댜려봐야 해요. 시간을 줘봐야 해요.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시간이예요.

시간은 도박판에서 우리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상대예요.

그런데 혼자 손에 모든 카드를 쥐고 있어요.

우리는 삶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들이 어떤 것인지 추측할 수밖에 없죠.

그게 우리 인생이예요.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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