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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리 블루 - 김영숙

by librovely 20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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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블루                                             김영숙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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ㅐ 플북스

 

 

이 책은 책 이름이 확 잡아당겼다...

그리고 북커버...퍼펙트~~

책을 열어서 휘리릭 넘겨보니 오...역시 편집도 최고~

술술 읽히게 적절한 사진이 삽입되어 있고 글씨 간격이나 크기나

뭐 하나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없었다.

 

 

그런데...

정작 책을 펴서 읽어보니 내용이 내가 기대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난 파리를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명랑한 문체로 서술한 그런

책으로 생각했는데...즉 여행기로 생각했는데...파리를 만날 수 있는 그런...

 

 

하지만 이 책은 여행기라기 보다는 수기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듯...

하긴 여행기도 일종의 수기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파리를 느끼기 보다는 김영숙이라는 미술을 전공한 자칭

가방끈이 긴 40대 여인의 개인사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뭐 어땠냐고....?

 

 

그거야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무미건조한 인간이라서 그런지 글쓴이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솔직히 별로였다...다른 사람이야 좋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무조건 개인적인 이야기를 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뭐랄까..코드가 맞지 않았다고나 할까?

 

 

나는 우울한 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울한 내용은 나 하나로도 족하다? ㅡㅡ;

사실 알고보면 사람마다 약한 부분은 다 있는 것이고....

다만 그 약한 부분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의 문제...

난 자기 자신의 약점도 웃어넘기는 그런 글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탄산고양이 전지영...그녀처럼 자신의 실상?을 유머러스하게 드러낸

글이라면 너무 재밌게 읽는데....(사실 전지영의 실상은 훌륭하지만...)

 

 

파리 블루의 내용은...

심하게 말하면 질질짜는듯한 느낌이 든다....신파....??

그러면서도 은근히 스스로를 높이는 듯한 느낌도 들고...

가방끈...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는 음...별로였다...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저자가 스스로 우울증이 있음을 고백한 것은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하지만...그리고 그것을 고백했다는 것 자체에서 이미 그녀는

그 병에서 많이 치유되었다고 느꼈지만....

하여튼 자기 감상에 심히 젖어든 내용이 거슬렸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중간 중간 가~아끔 등장하는 미술이야기는 재밌었다.

특히 로댕과 카미유 끌로델의 이야기....

사랑이 뭔지...대체...ㅡㅡ;;

예술은 또 뭐길래...

 

 

지금 생각해보니...

이 책을 읽으며 좀 불편한 느낌이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이 엄마인 저자가 사랑 운운하며 끄적거리는 내용이....

거슬렸던 모양이다...일단 그 방면에 아무 감정이입이 안되는

일차적인 문제와 더불어...한 가정의 어머니 위치의 그녀가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이들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 생기는 연애감정은 모두

역겨운 감정이라는 말인가? 난 참 이상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구나...

얼마전 열심히 봤던 유치찬란하지만 내 수준이었던 가십걸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고등학생 딸을 둔 어머니가 아들과 딸에게 자신이 요즘 사귀는 남자를

이야기하면서 덧붙이는 말...'너희들이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지만...'

음... 사실 이게 맞는거지...그렇지만....그래도....으으음....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블루1..블루2...이런식으로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빼면 나머지 부분의 글은 좋았다.

저자가 글솜씨있고 또 미술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다른 미술관련 책을 쓰셨다는데....그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

 

 

 

무엇보다도 말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다.

나는 얼마나 이 순간을 기대했던가.

 

 

헤르마프로디테

인간세상을 익히려고 내려왔다가 한 님프의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를 온전히 갖지 못할까 두려워하던 그녀의 광기는 그를 내 몸과

한 몸이 되게 해주세요 라는 소망을 낳았다.

세상은 다 아는데 자신만 모른다

세상은 다 집착이라는데 자신만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현실의 나는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감'시'하고

아무리 고독해도 뻔뻔스레 슈퍼마켓 아줌마에게 사은권을 왜 안주느냐고

따져야 했고 유서를 써 놓으면서도 암웨이 하는 친구가 가져다 준 영양제를

복용했고 정작 인생이 허무해서 미칠 지경인데도 내 아이들이 울면 이 좋은

세상에 니들이 흘리는 눈물 따위는 아무 의미 없다며 매를 들곤 했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일회성 인생에서의 탈출과도 같다.

 

 

그 때 그렇게 죽도록 파쇼타도를 외치던 이들이 저마다 삶의 궤짝을 지고서는

파쇼보다 더 파시스트처럼 변질하여 나를 실망시키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만 마르크스 대신 베토벤을 김일성 대신 슈베르트를 이야기했고

화염병 대신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세상을 소통하는 것만 달랐을 뿐이다.

(저자가 남들 데모할 때 클래식 악기 동아리 활동을 했다면서 자신들도

제 몫을 해낸듯한 뉘앙스로 쓴 부분인데...이건 아니지...억지 아닌가..이건...)

 

 

매달리는 카미유를 두고 조강지처에게로 끌려가는 이가 로댕

그리고 사랑보다 더 지독한 것이 일상이라는 평범한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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