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

내 사람이다 - 곽정은

by librovely 2013. 12. 9.

 

내 사람이다                                                       곽정은                       2012                     달

 

출판사가 또 달이다

달 출판사 책은 소소하게 읽기 좋다...재밌고 디자인도 좋다

 

곽정은의 사진이 그 전의 책보다 훨씬 예쁘다...

나랑 동갑이지만 글을 보면 속은 나보다 더 언니같고 사진의 그녀는 나보다 동생같다....ㅜㅜ

나이가 어릴 때는 다 비슷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외모로 나이 판단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러니까 관리된 인간과 막 산 인간은 동갑이라도 외모는 그렇게 안 보이기도 하고 그 격차는 크레센도처럼

점점 벌어질 뿐이고... 책의 내용 중 곽정은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운동을 한다는 말도 있다

기상 시간이 4시고 뭐 5-6시에 운동하러 간다는 말이겠지? 아침 운동이 지방연소에는 좋다던데...음...

물론 곽정은이 아침 운동을 하는 이유는 저녁 약속이 많거나 야근이 잦아서 이기도 할 듯..

 

마녀사냥으로 인기가 많아진 것 같은데 단지 그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긴 한

느낌이 든다...책을 보니까...이 책은 곽정은이 무슨 생각으로 사는 지 구경할 수 있는 그런 솔직한 생각이

가득찬 책이다 오랜 기간동안 기자로 일해서 글을 쓴 내공이 쌓인 탓도 있겠고 어릴 때부터 독서에 심취한

사람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고 그냥 타고나길 머리가 좋아 글을 잘 쓰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심오한

내용은 아니라도 글을 참 잘썼다는 생각은 든다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당연한거겠지만...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요새 감정노동 어쩌고 납작 엎드리기 뭐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내용도 있고 도처에 사이코패스가

깔렸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소리도 해주고...대부분 공감가고 재밌게 읽었다...남자 이야기 부분만

빼고...그 부분에 한해서는 그녀와 나는 다른 세대고 다른 시대에 살고 있었다는 비극...

직업 탓에 그녀는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그것도 멋진 남자들을...그리고 그런 가운데 그녀의 매력으로

다양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시고 그랬던 모양이고 또 다루는 분야도 그 방향이기도 하니...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나는 직장에서 남자를 찾아볼 수도 없고...대학 때도 그러하였고...

주변에 남자가 아예 없는데...곽정은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별별 멋진 남자들을 수두룩하게 만나는

모양이다...훈남 만나는 그게 일이라니요...글쓰는 게 일이라니요....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이제 어느정도

독보적인 사람이 되기도 했고... 다양한 방향으로 부럽다...물론 많이 만난다고 이 책 속의 이야기같은 일이

다 벌어지는 건 아니겠지만...아니 난 그냥 구경이라도...해 보고 싶...

 

동료 직원으로는 일하기 싫은 이미지...였다...무슨 소리냐면 인상이...일 잘 하고 뭐 사람이 정직해 보이고

기본 예의는 있어보이지만 뭔가 사회성도 매우 좋아서 사람들과도 되게 잘 지낼 것 같다는 이미지...

근데 왜 싫으냐고? 난 내가 그렇게 못하기에 그런 사람들이 근처에 있으면 부담스럽고 왠지 밉기도 하고 ㅋ

어쨌거나 자기 밥 되게 잘 챙기면서도 예쁨 받는 그런 캐릭터같아...사회성 터지는 성격같아...했는데

타고난 성격이 그렇게 사교성 좋았던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어릴 때는 공부 열심히 하고 책 열심히 읽는

그런 모범생이었고 잡지회사에 들어오면서 성격을 좀 바꾼 모양인데...그러니까 TV 출연도 하겠고...

하지만 글을 보니 그녀의 원래 본성? 그 예전의 성격이 여전히 드러난다...멋지구나....

책을 쓸 때마다 누군가를 진지하게 만나고 계시던데...어쨌거나 곽정은의 마음을 뺏은 그 남자들은 제대로

검증된 남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똑똑한 곽정은이 마음이 흔들렸다면 보통 남자 아닐듯...

그 남자들을 모아 훈남 기사 쓰면 정확하겠다는 생각이 드네...

 

곽정은은 어릴 때 바쁜 부모님에게 사랑을 조금은 부족하게 받은 것이 자신이 가끔 힘들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하던데...그 부분을 읽으면서 내 요상한 기분이나 성격의 근원은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확실한 건 엄마의 애정 결핍은 아닌 것이고...내 어릴 적 상처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상처가 지금의 어떤 부분을 만들었을까? 어쩌면 내가 겁이 많고 두려움이 많아서 그 무엇도

새롭게 시작하거나 도전해보지 않으려 하는 것 회피 방어 기제가 심각한 것이 어떤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물론 남자 이야기다...근데 웃긴 게 청소년기에는 또 쓸데없이 이성에 관심이 많았었다...

관심은 많았는데 무척이나...근데 역시 그 당시에도 외모나 기타 등등이 받쳐주지 않아서 화려한 연애 경험을

만들 수는 없었을 뿐이고...그래도 그 때 참으로 선구적(?)으로 채팅 번개가 대중화? 일반화? 되기 전에 나는

이미 열심히 하이텔 나우누리 따위에서 채팅을 하고 겁도 없이 번개도 몇 번인가 했었고 그것도 고등학생

대학생 가리지 않고 만나댔고 소개팅 미팅도 어떻게든 끼어서 몇 번인가 해 보았고 또 실제로 중학교 때 한 번

고등학교 때 한 번 그러니까 두 번 정도는 몇 달인가 만나기도 했었고 하여튼 남자를 만나보고자 나름대로 꽤나 

적극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ㅎㅎ 누군가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는 성적도 순식간에 곤두박질쳤었고...

그런데 왜 그게 본격적으로 이성과 만남을 시작할 20대에 접어들자 확 식었을까

게다가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되니 아예 남자고 뭐고 관심이 사라져버렸을까? 

시기에 문제가 있다... 물론 어느 시기에건 별 인기가 없었음은 그대로임..그러니까 나 같은 종류의 여인네들은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만 연애라는 걸 할 수 있는 셈인데...내 의욕이 없어지면 그냥 제로가 되어버리는 것이지

(자랑이다...쯧...ㅜㅜ)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금지된 것에만 의욕이 생기는건가? 뭐야 이게....

종종 떠오르는 그 화장에 대한 것도...난 고등학교 때 그렇게 화장품 구경을 열심히 하고 화장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는데...근데 역시 대학에 들어가니 화장이고 뭐고 세수하면 된거지...마인드가 생김...

 

쓰다보니 갑자기 내 연애에 대한 엄마의 반응이 생각난다...

엄마는 항상 나의 이성문제로 화가 나 계신 셈이구나...

어릴 때는 가끔.... 남자를 만난다고 화가 나셨었고

20대 중반 이후로는 줄곧.... 남자를 안 만난다고 그렇게 화가 나 계심 ㅎㅎ

같은 짓도 시기에 따라 반응이 완전 다른거구나...

 

근데 나도 이미 기성세대(?)가 된건지 내 눈에도 청소년의 이성교제는 아름답게 보이지 않고 뭔가 뜯어말려야 할

무언가로 보인다...음...이렇게 늙어가는거겠지...

 

 

꼭 이런 식이다... 깔대기야...뭘 쓰든 꼭 결혼으로 가는 건 남들이 그러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를 그 방향으로

옥죄고 있다는 증거...하여튼 지금 나의 가장 큰 문제로 보이는 부분이 그것이기에 그런거겠지...어쨌든 어릴 적

어떤 것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을 수도 있고 또 곽정은의 표현처럼 현재의 나는 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즉 나는 변한다는 것 지금의 나도 변해온 결과고...정말 맞는 표현이다...성격이 나도 참 많이 변해왔다

물론 성격이 아무리 변해도 저 깊은 곳의 나는 그대로이기도 하다...그게 무슨 말이냐면 남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달라졌고 그게 성격이 달라졌다는 표현을 사용하여 말할 수도 있지만 또 내 속은 그렇게 변하지 않는다는

곽정은도 직업상 필요에 의해 사교적인 인간으로 살았으나 저 깊은 곳의 그녀는 역시 타고난 내성적이고 생각이

많은 책 좋아하는 꼬마인 것이고...나 또한 과거보다는 뻔뻔하고 쉽게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해도 저 깊은

곳에는 소심하고 후회와 걱정 덩어리인 내 본질이 그대로 버티고 있는 것이고...그러니까 살면서 성격이 변한다는

건 어찌보면 일종의 사회화 과정일지도 모른다...적응하기 위해 보이는 면이 달라지는 것이다...그러나 속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게 아닌...그런 식으로 생각하자면 TV속의 곽정은은 사회화된 결과물이고 이 책 속의 곽정은은

원래 본래의 그녀가 많이 나타나있는...이래서 난 책이 좋다....물론 글로도 얼마든지 가식을 떨 수는 있겠지만

 

재밌는 에세이다

특히 20-30대 여자들이 즐겁게 읽을만한 책이고 얻을 것도 분명 있을 책이다

(가끔 훈남 대시 세례에 힘겨워했던 곽정은의 경험담 부분만 아픈 배를 잘 다스려가며 읽을 수만 있다면)

 

 

참 읽으면서 자꾸 허지웅이 떠올랐다

둘은 정말이지 잘 어울린다

둘의 책을 모두 읽었는데 둘은 대화가 잘 통할거다

뭔가 상황을 보는 통찰력? 그런 것도 있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사고의 면에서? ㅎㅎ

 

 

위에 쓴 글을 읽어보니 개인적인 내용이 정말 뭔가 추하다...

블로그에 부디 오프라인에서 아는 사람이 들어오지 않기를...

들어와도 내 블로그인지 눈치채지 못하기를...

눈치 챘어도 나에게 아는 척 하지 말고 조용히 다시 들어오지 않기를...

그렇게 소망하며 글을 마무리...ㅡㅡ;

 

 

 

 

 

 

 

 

 

 

 

서른 살이 훌쩍 넘어 결혼하는 것보다 서른 즈음에 결혼하는 게 낫고 남들이 적어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는

있어야 한다기에 그런 조건 정도는 갖춘 남자와 결혼하면 사는 게 별로 어렵진 않겠구나 했으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받고 사는 게 맞다고들 해서 또 그 말을

따랐던 게 나였다

 

 

어떤 사람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 잘 만났다는 소리를 들을까? 어떤 사람이 나한테 잘해줄까?

연애란 그리고 사랑이란 지극히 내밀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제 삼자의 시선에 의해

이 관계가 어떻게 보일 것인지 재단해 보는 과정에 지나치게 골몰한다

 

 

그와 나는 몇 평짜리 집에서 무슨 차를 굴리고 한 달에 얼마씩 저축해 몇 년 뒤 어떤 집에서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했지만 정작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작가의 글에 열광하며 어떤 상상을 할 때 가장 행복

해지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듣지 못한 채로 결혼했다

 

결혼이 숙제가 되는 순간 사랑은 구차해지고 진심은 치사해지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고도근시

 

나에게서 일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나는 그렇게 나의 작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내 안의 또 어떤 것들이 나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까?

 

그러니까 내게 있어 섹시한 사람이란 곧 그런 사람이다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잘 알고 그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지만 또 그렇다고 으스대지 않는 사람

겸손을 아는 사람

겸손하다는 건 그러니까 자신의 매력을 과신하지 않고 구태여 그걸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 않아도 된다는

거니까   스스로에 대한 적당한 자존감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사람이 섹시하다

복근 따위야 매뉴얼대로 식사조절하고 운동하면 어떻게든 만들어지지만 이런 부분의 내공은 많은 경험과

사색이 필요해서 절대 쉽게 얻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딱 2%만 더 나가면 사이코패스가 될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

 

연애는 가장 좋은 점들을 드러낸다

결혼은 그 외의 나머지 것들을 드러낸다

하이타워

 

 

귀국하는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난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다시는 그녀와 여행을 떠나지 않을테야 라고

 

서울에서 두세 시간씩 만나 수다를 떨고 쇼핑을 하는 것과 두 사람이 모두에게 낯선 땅에서 같은

동선으로 함께 다닌다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었던 거다

(하여간 사람은 여행을 함께 떠나봐야 어떤 사람일 줄 제대로 알게 되는 것만은 확실하단 결론까지

덤으로 얻었다. 쩝)

 

 

럭셔리는 빈곤함의 반대말이 아니라 천박함의 반대말이다

코코샤넬

 

바뀐 것은 없다 

단지 내가 달라졌을 뿐이다

내가 달라짐으로써 모든 것이 달라진다

마르셀 푸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