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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가재걸음 - 움베르토 에코

by librovely 2013. 10. 9.

 

 

가재걸음                                                                                움베르토 에코               2012      열린책들

 

책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눈에 보이길래 뽑아온 책

물론 진중권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썼던 기억도 어렴풋 작용했고...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 남...

하여튼 내가 과연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하며 뽑아 들었는데...그래서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한 번 놓으면 안 읽게될 것 같아서 계속 읽었다... 근데 읽다가 자꾸 잠이든 나를 발견함...ㅡㅡ;

솔직히 말하면 읽으면서 3-4번은 30분 정도 얕은 잠을 자다 깼었다...그것도 초저녁에...

 

아주 어려운 책은 아니다...소설처럼 상징이 숨어있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주석도 소설에 비해서는 장난(?) 수준으로

많지 않으니까...(물론 그 주석을 읽어도 난 그게 누군지 전혀 모르겠더라...)

 

앞부분은 전쟁에 대한 이야기...미국과 이라크...당연히 명분을 억지로 만들어 내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 대해 비판

그리고 이탈리아에 어떤 독재자가 집권하고 계셨나보다...우리나라 정치도 잘 모르니 내가 이탈리아 정치를 어떻게

알겠어...근데 내용이 상당히 흥미롭다...어느 부분은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ㅎㅎ

이탈리아 수준이 이런거였구나...의아했다...복지 정책 터지는 북유럽쪽과는 수준이 다르구나...

움베르토 에코의 나라가 고작 이랬다니...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해 검색해보니 가관이었다...

일단 사생활도 제대로 지저분하고 그는 언론 매체를 갖고 계신 모양이었고 사람들은 텔레비전의 노예였고...

그에게는 환상적인 상황이었고 그래서 상당히 오랜 기간 장악했었던 모양이고 움베르토 에코는 그 양반을 잘근잘근

씹어주신거고...물론 그 분만 씹지는 않지...그를 뽑은 대중매체 노예들도 욕해준다...뭐 어디나 다를 게 없는거구나...

나같이 신문 안보는 사람을 자주 욕해주는데...난 심지어 뉴스도 안본다우...오히려 안 보는게  잘하는걸지도...??

하여튼 그가 시도하는 다양한 내 맘대로 방법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고 요즘 뉴스에서 본 어떤 것들과

상당히 유사한 상황일세~ 하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하고...내용 자체도 재미있고 의미도 있고 좋았다

 

진짜 놀이를 모른 채 몽유병 환자처럼 쓸데없는 것을 사고 멍하니 TV만 보고 불안하게 휴대폰이나 수시로 확인하는

나같은 일반 인간들의 불쌍함에 대해서도 지적해주신다...다 맞는 말...

특히나 개인 사생활을 인터넷에 노출해대는 신종 노출증 환자들에 대해 하는 쓴소리는 아이고 내 이야기네...ㅜㅜ

얼굴 맞대고 마음 나누고 관심 가져줄 누군가가 없는 불행이들은 이젠 아예 치부까지 드러내며 인터넷 상에서의

관심병 환자로 등극하고 계신다는데...여 환 추~ 여기 환자 하나 추가요.... 그렇다...나도 병신미 돋는 이야기까지

여기에 써대는데...음...이게 다 외로워서 그래요... 맞는 말이다

 

멜깁슨의 영화를 보고 비판하는 글을 쓴 움베르토 에코에게 스포일러 남발을 원망한 누군가...너무 웃김...

수준이 나에게 기쁨이 되었네...뭐 저런 바보가 다 있나...ㅋㅋ  너무 어이없어서 웃음이...

저런 수준의 사람에게 대체 어떤 글이 어떤 의견이 제대로 먹히겠는가...이탈리아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일부겠지만...솔직히 우리나라도 인터넷에서 어떤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웃자고 쓴 글도 아닌데 웃음을

유발하는 바보 수준의 댓글 상당히... 그 중 내가 쓴 게 있을지도 모름...

 

사립학교에 대한 것...

교육을 받을 자유...양질의 교육을 선택하여 받을 자유...라고만 은근슬쩍 넘어가지만....그건 분명 부의 재생산...

계급 재생산... 우리나라는 사립학교는 재벌을 위한거고 일반 계급에서는 사교육의 문제...

분명 이건 정당하지 않다....물론 나에게는 어찌보면 위안이 되는 제도이기도?

내가 이 정도밖에 대학을 못 간 이유는 사교육을 못받아서야~ 라고 핑계를 댈 수 있으니까...

(물론 받았다 해도 별 차이가 있었겠는가...ㅎㅎ)

하여튼 사교육 문제....게다가 돈 들인 티가 가장 많이 나는 영어가 점점 대입이나 취업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

이건 더 문제지...솔직히 취업...난 잘 모르지만...취업할 때 이력서에 부모 직업과 학벌까지도 기입하던데...

그런 걸 보고 뽑는 그런 경향도 있는 거 같다...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아닌가? 아니라고 하지 뭐...

 

십자군 전쟁을 요즘에 일어난 전쟁인 것처럼 중계방송하는 그런 글도 있는데...

그걸 보니...십자군 이야기를 읽고 아이고 멋진 전쟁 영웅님들~ 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짐...

아주 비합리적이고 잔인한 전쟁이었지.... (합리적인 전쟁이란게 존재하냐? )

그래서 요즘 일어나는 이상한 전쟁에 대해서도 십자군 전쟁인가... 뉘앙스를 쓰기도

 

글이 솔직히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그러니까 종종 잠들어 있었겠지...ㅋ

그러나 글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그래서 나는 중간중간 번역자 이름을 노려보고 경력을 보며 의심하고

번역자에게 내가 어려워하는 이유에 대한 영광을 종종 돌려댔다... 번역 요상하게 한 거 아냐? 난해하게?

물론 그런 거 아니다... 움베르토 에코가 이건 이래서 나빠 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설명하기

힘든데 뭔가 독특한 방식이 있다...그게 어떤 방식인지는 설명 못하겠음...ㅡㅡ;

그게 뭔소리냐... 하여튼 책장을 잘 넘어가나 내용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무관심 분야인 정치 이야기도

국제 정세 이야기도 조금은 섞여있고 그래서...그러나 뭐 이해를 못할 그런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은 그가 이탈리아 신문에 실었던 기사를 모아서 펴낸 책이니까...즉 대중을 독자로 놓고 쓴 거니까...

(장미의 이름은 대중을 독자로 놓고 쓴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면 ...푸코의 진자는? 그건 읽다 진작에 던짐)

신문에 나온 글이 뭐 그렇게 어렵겠어요... 라고 넘어가자~

 

읽어볼만한 책이다

이탈리아 신문에 실린 글이지만 한국 신문에 실린 글처럼 뭔가 유사한 상황이 수두룩하다....

나처럼 얕게 읽어대도 그래도 읽기 전보다는 뭔가 조금은 더 잘 볼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

움베르토 에코처럼 똑똑이들이 어떤 상황을 보고 머리 속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그 과정을 구경하고

따라해보며 나도 조금은 똑똑해질 것 같다는 착각...도

 

이 책은 사서 꽂아놓아도 인테리어 효과 괜찮음.... 지식인 코스프레에 적절함....

 

아, 마지막 글도 인상적이었다...웃자고 쓴 글 같은데 본인은 진지하게 쓴거라고도 한다..ㅎ

죽음에 대한 글...움베르토 에코도 이제 나이가 많으니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인간들이 모두 바보라고 생각해버리는 것...그 생각은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 해야한다는 것...

죽음이 가까이 오면 모든 게 헛되다는 확신을 점점 가지는 것

그리고 혼자 오래 살 경우 남의 죽음을 목격하고 외로움을 감당해야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계속 누구나 오래 사는 경우 모든 게 권태로워질거라는 이야기도 하고...

결국 그냥 죽음을 기다리듯 남은 시간을 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글 중 가장 공감이 덜 되는 글...ㅎㅎ

죽음을 잘 맞이하는 방법에 한해서는 움베르토 에코도 별 수 없는 듯...

 

 

 

 

 

 

 

-사담은 잔인한 독재자이고 그의 백성은 피로 얼룩진 그의 통치 아래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많은 독재자의 발꿈치 아래에서 사는 나라는?

물론 우리는 그들을 생각해야 한다

정치에서는 언제나 현실을 직시해야 하듯이 가능한 피를 흘리지 않으면서도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내가 무언가 억지로 강요할 수 있다면 수사학 기술을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늑대는 양을 잡아먹기 위해 전쟁의 명분을 찾는다

다시말해 양이 그에게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를 잡아먹는다는 논리를 양이나 관중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 펼치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독재 체제는 독재자가 내린 결정에 대중적인 동의를 얻기 위해 그가 지배하는 국민 전부를 대상으로 음모를

꾸미는 어떤 국가 어떤 집단 어떤 인종 어떤 비밀사회가 있다고 선언한다

 

이탈리아 저널리스트 작가인 스테파노 바르테차기가 말했듯 우리 시대의 진정한 라이너스의 담요는 휴대폰이다

휴대폰은 하루에 한 번 많아야 두 번 사용돼야 하는 도구이다

안락함을 주는 라이너스의 담요를 귀에다 밀착시키며 보내는 99퍼센트의 시간은 놀이의 시간이다

우리가 슈퍼마켓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보내는 시간도 놀이의 시간이다

당신은 대부분 쓸모없는 사물들의 다채로운 천국을 보여주는 이곳에 커피 한 봉지 사러 들어가서는 결국 한 시간을

머물다가 개가 먹는 비스킷 네 상자도 함께 사서 나온다 당신은 개를 기르지도 않는데 말이다

노동자 계급은 카니발화된 산업의 일반적인 이용자이자 피고용인이 되었다

이것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속박이나 다름 없게 되었다

이제 노동자는 파업으로 정전사태가 된다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빅브라더 에피소드를 놓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맘껏 보게 해 주는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며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자에게

잉여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동을 계속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기아로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우리의 가짜

양심은 아프리카 아이들과 장애인 병자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위대한 박애의 광경에 의해 다소 진정될 것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단일민족 국가나 다름없어졌다

모든 독재 정권은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국민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차단할 수 없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가 시민의 활동에 행사하던 엄격한 감시가 기술적 단계에 있는 다른 힘의 중심으로 아동됐다는

것이다 국가는 우리가 누구에게 편지를 썼는지 무엇을 샀는지 어떤 여행을 했는지 호기심은 무엇인지 성적기호는

어떤지 감시하게 되었다  인터넷 쿠키...

 

우리는 종종 많은 사이트가 주인장의 비정상적인 상태나 적어도 황폐한 정신 상태를 보일 목적으로 개설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언젠가 나는 결장 사진을 올려놓은 여전히 올려놓고 있을 한 남자의 홈페이지를 본 적이 있다

분명 그는 인생이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후계자들도 배우자도 여행사진을 보여 줄 친구도 없는 그래서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받기 위해 마지막 절망적인 노출에 매달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는 자신의 사생활을 유쾌하게 포기하는 사례들을 계속해서 나열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하기....

니그로를 블랙으로 변경

죄수는 사회적으로 분리된 자

카우보이는 소를 관리하는 직원

지진은 지질학적 보정

노숙자는 거주지가 일정치 않은 자

대머리는 모공의 퇴화

백인은 멜라닌인 부족한 자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이따금 글을 쓰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생각을 집중시키는 방법이다

 

민주국가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립학교를 설립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 페라리를 사서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킬로미터로 달릴 권리에 대해서는 어떨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노이다

민주주의에서는 다른 이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자유를 행사할 권리를 갖는다

내 친구는 딸을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보냈다 학비는 당연히 비쌌다

공립학교에서는 기껏해야 조지 워싱턴까지만 가르치지만 그 학교에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 가르치는

교육을 보장하기 떄문이다

미국에서 돈이 없는 사람은 반문맹자의 운명을 지녀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베를루스코니가 헌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우선 그들은 헌법을 읽어본 적이 없으며 그 반대편의 울리보 진영도 헌법을 개정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부분이 개정될 것인가는 더더욱 그들의 관심 밖이다

새로운 대중

이들은 더 이상 소득의 정도로 분류되지 않고 대중매체라는 우주에 공통으로 소속되어 있는 자들이다

이들은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호소에는 무덤덤하며 포퓰리스트의 호소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포퓰리즘 추종자들은 신분과 관계없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베를루스코니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는 부자이기 때문에 도둑질하지 않는다

그가 이익을 추구하든 말든 나와 무슨관계가 있는가 그가 무얼하든 내게 득이되면 그만이다

갑부는 자기가 다스리는 국민에게도 이윤을 나눠줄 것이다

텔레비전 중독자들

 

폭탄효과

타락한 권력이 언론에 이틀 안에 비리가 폭로될 위기에 있다면 역이나 은행 또는 광장에 폭탄을 설치하여

신문 1면을 채우는 것

 

텔레비전 시청자에 비하면 이탈리아에서 발간되는 모든 신문의 발행 부수는 사소하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그 신문의 일부만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텔레비전 채널 즉 국영 방송인 라이와 베를루스코니 소유의 메디아셋은 권력의 소리를 대변하게

되었다

 

베를루스코니는 텔레비전을 통해 그가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나중에 자신은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

대중캐체의 장점 중 하나는 그것을 추종하는 사람들(신문을 읽지 않는)은 하루만 지나면 그 전날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베를루스코니가 기분좋은 말을 했다는 인상만 간직하고 있다

 

선거운동은 연극과도 같다

여기에서 후보자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본질을 능가하는 위장술을 얼마나 잘 구사하느냐

 

정치적 논쟁의 부재는 독재정치나 불완전한 민주주의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비판은 금지되고 정부를 정중하게 다루지 않는 언론은 폐간된다

평범한 독재주의는 미치광이가 정부의 수장을 암살하려는 시도 이후 선동의 책임을 물어 언론사를 폐쇄한다

완벽한 독재 체제는 반대편을 전멸시키기 위해 직접 암살 음모를 조작한다

 

셰익스피어의 글에서

장미를 다른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장미는 영원히 향기로울 것이다

 

역사의 과정에서 교회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나브로 여러 번 자신의 입장을 바꿔왔으며

 

내 아들한테 손대지 마 (멜깁슨의 The passion of the christ 에 대해 비판한 글)

신학보다는 해부학적으로 접근한 마지막 부활 장면....

이 영화는 유혈이 낭자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제공하여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스플래터 영화에 가까웠다

아무튼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긴 독자에게는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

<친애하는 움베르토, 영화 내용을 미리 알려준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다빈치 코드는 자가 복제를 계속하는가

사람들은 미스터리를 갈망하기에 이를 제공하는 실마리만 있어도 그 이상을 생각하기 때문

바로 이것이 교회가 걱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신을 더 이상 믿지 않을 때 사람들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믿는다>

라고 체스터턴은 말했다  심지어 대중매체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