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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광화문] 카페 아모카 cafe AMOKKA

by librovely 2013. 5. 19.

 

오랜만에 광화문

미술관도 예술영화관(?)도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만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려고 일부러 찾아왔는데 뭔가 피곤해서 바로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원래는 미술관을 본 후 여기에 들러 와플이나 스콘 혹은 샌드위치를 먹으려고 했는데 먼저 들렀다

 

점심을 먹고 바로 와서 음식은 먹을 수 없고 아쉽지만 음료...

미련한 선택이었다

아이스 마끼아또는 미련한 선택...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어야 했다...

 

커피를 마시는 동행인에게 물었다 커피 맛 어때? 괜찮다는 답이...이젠 여기 커피맛 괜찮더라...라고 이야기하고 다닐 수

있겠다...ㅡㅡ;  아이스 마끼아또 맛도 괜찮다고 했다...마셔보니 역시 멀쩡한 맛...안 멀쩡한 곳도 있냐고 묻는다면...

있긴 있다....

가격은 살짝 비싼가? 아메리카노 5500  아이스 마끼아또 6000     셀프 서비스는 아니다

하지만 공간이 좋고 위치도 좋고 체인보다는 훨씬 좋다는 생각이...그러나 홍대 Aa가 더 좋다...

 여길 좋아할거라고 생각하고 동행인에게 물어보니

너무 쿨하려고 애쓴 티가 나서 덜 쿨하다는 묘한 대답이...ㅎㅎ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어쩌다 보니 인테리어가 멋져진 것과 의도적으로 여긴 이래야 멋지고 여긴 이래야 멋져...

그런 계산의 결과는 좀 덜 멋지지...무슨 말이냐면...너무 정형화된 무언가가 느껴질 수 있다는 것...어떻게 보면 개성이

떨어질 수 있는거겠지...라며 내 방을 둘러보니 내 주제에 지금 무슨 소리를...ㅜㅜ

 

하여튼 바닥이나 노출 콘크리트나 천장의 배관이나 서로 다른 의자들이나 통유리나 뭔가 쿨함의 공식은 다 지켰으나

그러나 개성이 없다는 것...이 또한 10여년 전에는 개성이 있게 느껴졌겠지만 이젠 좀??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 디자이너 고태용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인가 류승범이 좁은 폭의 흰색 면바지를 롤업하여 입고 발목을 드러낸 채 시상식에 등장했다가 농부냐...하며

각종 채널에서 워스트로 뽑혔다던데 3년 후 다들 그 롤업을 따라하기 시작...그게 쿨한 게 되었다고....

여기까지가 고태용의 말이고...

그 후로 이제 4년이 흐른 지금...여의도 IFC나 기타 등등의 쿨터지는 남자들이 종종 출몰하는 곳에 가면 다 똑같은 모습

롤업한 바지 아래로 드러나는 발목과 그 뻔한 로퍼나 스니커즈 그리고 그 위로는 자켓 그 안에는 스트라이프 티셔츠....

이젠 더 이상 쿨해 보이지 않음...이라며 내 평소 옷차림을 생각해보니 내 주제에 지금 무슨 소리를...ㅜㅜ

하여튼 이상해 보이던 게 그 다음에는 쿨해 보이고 그 다음에는 식상해 보이는 것이 아닐까?? ㅎㅎ

그래서 그 식상함을 견디다 못해 새로운 유행이 나오고 뭐 그렇게 돌고 도는건가?

 

어쨌든 그냥 저냥 카페를 운영하다보니 벽이 낡았고 문이 낡았고 여기 저기 부서진 의자 채우다 보니 의자가 제 각각..

그런 것고 낡아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긁어놓고 다른 나라의 오래된 문짝을 떼다 붙이고...한 것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

프렌치 시크...라는 게 멋지게 느껴지는 건 멋부리려고 한 것 같지 않은데 무심한데 멋이 나는 것 같아서 그런 건 아닐까?

하여튼 뭐 그런 느낌이 들었다 동행인의 말을 듣고 보니...

그래도 좋네...

사진에 찍힌 옆 테이블 여자들의 교보문고 종이봉투... 저게 명품 백보다 훨씬 있어보이게 만든다는 것...

참고로 책을 잘 안 사고 사도 이너넷으로 할인받아 사는 난 저 멋진 봉투를 들고 다닌 일이 없구나...에서 알 수 있듯

저 종이 봉투는 멋진이라는 증명을 해주는 셈....

근데 낮인데 긴 컵으로 노오랗고 시원해보이는 맥주같은 것을 마시고 계셨다...

 

간혹 떠들다가 내 목소리가 커지려고 하면 동행인이 뒤에 공부하는 것 같으니 조용하라는...

흡연석 말고 공부 혹은 작업석도 따로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되었든 좋았는데...심히 깨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일단 주말이라 사람들이...평일과는 다르다...나...나같은 사람이 온다는 것...모름지기 카페의 분위기는 평일에

방문해봐야 안다는 게 내 생각...주말에는 나처럼 구경꾼들이 온다는 셈...패피 아니아니 카피? 들이 아니라...

그리고...연인 비율이 너무 많고...연인 혹은 어색한 개링이 중인 분들?

난 카페에 연인 많은 거 별로 안 좋아한다...그들도 너 안 좋아해...아 네~

 

뭐 저건 웃자고 한 하나도 안 웃긴 이야기들이고...

이 날 정말 거슬리던 게 있었는데...음악...

어찌 이런 분위기에 틀어놓은 음악이 고리타분한 시절의 락발라드냐는 말....내가 정말 싫어하는 곡들이

계속 흘러나왔다...질질 짜는...뭔가 허세 가득하여 듣기 거북한 그 음악들...내 취향이 전혀 아님....

차라리 클래식을 틀던가 꺼버러던가...90년대 커피숖 분위기의 음악이 주구장창 흘러나와서 황당했다...

모르지..그들은 나같은 방문객을 위해 8090 음악을 일부러 선곡한 것일지도...ㅡㅡ;

창 밖은 보이면서 또 실내 인테리어를 다 조망하면서도 나름 처박힐 수 있는 자리에 동행인이 앉았구나....

 

한참을 떠들면서 물을 4잔은 마신 것 같다...

여기 레몬향이 나는 물 정말 맛있다...

여름이 다가오는데 물 많이 마셔야 하는데...레몬을 사서 넣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이제 슬슬 미술관에 가볼까 하며 시계를 보니 6시가 넘었고 서울시립미술관은 7시에 문을 닫고 문닫기 한 시간 전까지만

입장이 가능한거고...그렇게 여기에 온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오는 길에 혹시나 하며 광폰지에 내려가보니 보고싶은 영화도 없었고...

스폰지 하우스 다 사라지고 이젠 여기 하나 남았나? 언제 한 번 영화보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