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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 미국 독일

by librovely 2009.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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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라...예전 영화 중 책 읽어주는 여자 (제목이 맞나?)가 떠올랐다...
그 영화를 본 건 아니고 집에 OST CD가 굴러다니는 것을 본 일이 있어서 거의 클래식이었기에...영화 볼 마음이
전혀 안생겼는데...ㅡㅡ;;



케이트 윈슬렛
별로 흥미롭지 않은 배우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냥 그렇다... 생각해보니 이터널 선샤인에도 나왔구나...
그 영화도 곰플레이어에서 봤었는데 여기에 글도 안 썼구나...사실 본 영화를 모두 쓰지는 않는다...



이터널 선샤인은 좋은 평이 많지만 난 뭐..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닌 모양...
하여튼 그랬지만 뭔가 지루해 보이는 제목과 포스터가 좀 끌린다...그리고 내가 가장 믿는 평인...
평론가들의 별점이 꽤 괜찮다...봐야겠다....슬쩍 줄거리에 눈을 돌리니 사랑이야기라..는 분위기...뭐 나쁘지 않지
그래서 보자고 하니 이미 봤다고 한다...그럼 딴 거 보자고 하니 괜찮다고 다시 봐도 상관없다고...



그래도 미안해서 그냥 딴거 보자고 했는데 자기 아는 사람은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6번이나 갔다고....
급기야 혼자도 가서 반복 감상을 하였다고 그리고 자신도 한 번 더 볼 생각이 있다고 하는 말을...
그래서 음 전혀 미안해 할 필요가 없겠군이라고 생각하며 극장으로 향했다...



이 영화로 케이트 윈슬렛이 상을 많이 탔구나...전혀 몰랐다...보고 나서 사진 찾다가 알았다...
그럴만하다...슬럼독은 좀 의아했지만 이 영화는 그럴만하다...



보기 전 사랑이야기야? 라고 물어보니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한다...그럼 아니야? 라고 하니 그것도 아니란다
뭐야....하며 보기 시작...초반부에는 자꾸 딴생각에 빠져들어 좀 놓치고 지나간...눈은 영화를 보고 있었으나
정신은 엉뚱한 생각을...이러기도 오랜만이다...계란...계란과 커피가 나왔는데...그게 왜 나온거지??



마이클은 15살 한국나이로 16,17이니까 중3이나 고1정도구나...
한나는 분명 죽은 후 묘비에 찍힌 연도가 내 기억으로는 1922년이니까 마이클과 만난게 1943년이니까...
마이클과 만난 시기가 22살인건데...근데 영화 설명의 줄거리를 확인해보니 30대라고 나오네....뭐지...



하여튼 10대 중반의 있어보이는 집안의 자제인 마이클은 어느 날 구토 증세로 길바닥에 주저 앉고 그걸 우연히
본 30대의 블루칼라이자 가난한 한나는 도움을 준다...그 후로 마이클은 다시 한나를 찾아가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러 왔다는 식으로 찾아온 이유를 말한다  한나는 별로 친근하게 대하지 않는다 무뚝뚝하며 어찌보면 좀
째려보는 눈빛까지...


그런 마이클에게 한나는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잠시 나가있으라고 하고 다림질하던 속옷을 비롯하여 옷을 갈아
입다가 마이클이 자신을 살짝 열린 문 사이로 보고 있는 것을 알아챈다..사실 굳이 눈이 마주치지 않았을 때
이미 한나는 마이클이 자신을 쳐다보는 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거다  그리고 그걸 내가 인식했음을 알리려고
마이클의 눈을 쳐다본 것일테고...마이클은 그런 행동을 한 자신이 싫어진건지 상황이 민망해서 그런건지
뛰어나가 버린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다시 그녀의 집에 찾아온다
한나의 집은 가난한 집...허름하고 낡고 그렇다...그런데 난 그녀의 집이 너무 보고 있기 즐거웠다....?
하여튼 마이클은 다시 찾아오고 그런 그에게 한나는 불을 피우기 위해 석탄?을 가져오라고 한다
석탄을 퍼담는 장면에서 대강 한나의 속이 짐작이 되었다...왜?  당연히 묻게 되니까 씻어야 할테고 뭐...
역시 그녀는 마이클에게 더러워졌으니 씻으라며 순간온수기인지 뭔지 소리가 대단히 큰 그것을 틀어서
욕조에 물을 담고 잠시 후 마이클에게 타월을 가져다 주겠다고 하고는 진짜 타월을 가져다 주는데 그걸 들고
있는 장면을 멀리서 잡은 걸 보고 살짝 경악...


그리고 그 다음이야 뭐...
그래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었다...영화를 보면서 사실 마이클이 15살이라고는 생각 안했다...
18살이나 19살 정도? 그래도 좀 충격적...미성년자를...물론 요즘 우리나라건 어느나라건 미성년자라고 뭐...
안 그렇겠느냐만은 그래도 나이든 여자가 미성년자에게 그러는 건 좀 무서운 일이라고 여겨졌지만...
내가 사이코인건지 이상하게 영화 속 장면을 범죄로 느껴지거나 더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의 느낌이 들어서 그런 나 자신이 이해가 안되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머리는 놀라고 있으나 마음은 놀라지 않고 오히려 감동을 받고 있었다고 해야하나?
그랬던 이유는 아마도 나이건 뭐건 둘이 진심에서 우러나는 행동을 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
나이 상관없이 더럽다 범죄다...라는 느낌이 드는 건 일방적일 때 혹은 사랑의 감정이 없는 상태일 때가 아닐지...



갑자기 장자연이 생각난다
그녀가 언급한 사람 두 명이 이젠 좀 알려지는듯 하던데...
음...어째 실시간 검색 순위에는 장자연이 안 오르나...말이 안된다...어떻게 그 두 사람이 실시간 검색에 안올라?
게다가 이 때 마침 강호순 사형 구형은 또 뭐람.... 이젠 이것 저것 다 연결된  같은 착각인지 뭔지 상태...
난 장자연 리스트 중 공개된 사람의 얼굴이 궁금하여...사실 강호순 얼굴보다 난 이 사람 얼굴이 더 궁금했다..
강호순보다 더 나의 말초적인 궁금증을 자극하신 그 두 분...공인?이신지라 사진이 떡 하니 뜬다...



지저분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다시 아름다운 영화 이야기로...
마이클은 사랑에 빠진다  한나를 좋아해서 아무때나 생각나고 그래서 달려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사실 처음에는 마이클이 처음 만난 여자라서 좋아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냥 그녀와 처음 몸을 섞어봐서 그러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를 정말 좋아했던 것...
왜냐면 대놓고 유혹하는 같은 부류의 젊고 발랄한 학교 여학생에게 그는 아무 관심도 없으니...
한나의 태도는 여전히 좀 쌀쌀맞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마이클은 한나에게 빠져든 것일까?
일단 마이클 스스로 뇌까렸듯이 그녀의 외모가 아름다워서 그리고 또...곤란한 상황이던 자신에게 무뚝뚝하지만
진심어린 도움을 주던 그녀의 모습과 그걸 통해 엿볼 수 있는 그녀의 내면? 뭐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들어왔던게
아닐까?  사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게 이거 이거 이거 때문이야...라고 설명하는 것 자체가 곤란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느 날 한나는 마이클에게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묻고 언어 이야기가 나오다가 마이클은 책을 한 권 뽑아 읽는데
그 읽는 것을 들은 한나는 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한다...그리고 아예 책을 먼저 읽고 나서 놀자고 제안을 한다
열심히 책을 읽어주는 마이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나는 작품 속으로 빠져든다...
한나의 순수한 마음...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그녀의 모습 자체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제목이 왜 더 리더인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나도 책을 좀 읽는 편이긴 하다?...올해에는 자의는 아니었으나 하여튼 많이 못 읽었지만 아마도 남은 삶은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책을 읽으며 보내게되지 않을까...물론 내가 즐겨 읽는 책은 한나가 좋아하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난 의외로 소설 쪽은 잘 안 읽힌다...아니 재밌는 소설도 좋지...하지만 성격이 급해서 그런지 뭔지..
빙빙 돌려서 의도한 바를 제시하는 방법이 좀 나와 맞지 않는다?  그래도 소설도 싫은 건 아니다...



한나는 오디세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무슨 고양이인지 개인지 아니었나? 기억 안나....
하여튼 그런 책들을 마이클의 목소리를 통해 감상한다...채털리 부인의 사랑에 다소 야한 내용이 나오자 그녀는
부끄러워하며 뭐 이런 책이 다 있느냐고 화를 내고 마이클이 그만 읽을까하니 아니 그냥 계속 읽으라고 한다...
이 장면 하나 웃겼던 것 같다...30이 넘었고 마이클에게 심지어 스스로 가르치던 내용이 나오는데도 굳이 한 번
내숭?을 떨어주는 모습이 가소롭다기 보다는 마이클에게 순수해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여서 좀 귀여웠다...



그런 문학작품을 통해서...그걸 함께 감상하는 시간들을 통해서 둘은 더욱 더 가까워졌을 것 같다...
왜 연인들은 영화도 같이 보고 그러지 않나...같은 작품을 같은 시간에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일테니...
한나가 마이클에게 책을 읽어달라는 것을 처음에는 뭔가 성적인 것으로 생각했다...일종의 성도착증?
그런데 알고보니 그녀는 글을 모른다...그럼 그녀는 무식하고 열등한가?  유수의 문학 작품을 읽고 아니 듣고
그 내용에 빠져들어가는 그녀를 보면 무식한게 아니다...? 단지 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을 뿐...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너무 부끄러워한다...끝까지 그녀의 입으로 사실을 말하지 않고 위기의 순간마다
은근슬쩍 넘길 뿐이다...다 티가 나는데도 어쩌면 그걸 알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그녀는
마이클에게 그 사실을 밝힐 수 없었던 모양이다...사랑이란 그런게 아닐까...별거 아닌게 확대되어 버리는 것..
그걸 굳이 끝까지 그렇게 밝힐 수 없었던 건 그녀가 마이클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닐까...실망할까봐...
물론 그녀가 그걸 그에게만 숨기는 건 아니다...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는다



그런 그녀이기에 버스 안내원?으로 일한다...육체 노동...피곤해하고 퇴근 후 바로 욕조에 몸을 담글 만큼
성실하게 일한다...그런 그녀는 승진한다...사무직으로...그녀는 당황한다...그 날도 마이클이 오고 별 거 아닌
것으로 그녀는 마이클에게 화를 낸다...그 장면을 보며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했는데 나중에 동행인에게
말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단다...그와 헤어져야 할 상황이 왔으니 화가 나서 그랬다는거다...그래서 내가
그래도 그걸 왜 화를 내냐...차라리 사실을 말하지..라고 하자 동행인 말로는 그럴 수 있단다..본인이 화가
나는 상황이면 연인에게 과민할 수 있단다...음...뭐 그러냐....



이 전 장면에도 그가 마이클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있는데...
버스로 찾아온 마이클...그는 두 번째 칸에 있고 그녀는 첫 번째 칸...아무도 없는 그 칸에 서있는 마이클을 보고
한나는 불같이 화를 낸다...그런 그녀는 마이클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은 한다...맘에도 없는 말을...
내가 너 때문에 기분나쁠 이유는 없어... 넌 나에게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참..심한 말이다....
난 이 장면도 이해가 안가서 나중에 물어보니...동행인 설명에 의하면 그녀는 마이클이 자신을 부끄럽게 여겨서
피했다고 오해해서 화가 난거고 마이클은 단지 그녀와 애정행각에 용이해 보이는 빈 칸에 탔을 뿐이고...음



그 별 것도 아닌 일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한나나...그녀의 반응에 심히 상처받는 마이클이나....
모두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에...뭔가 우중충한 둘의 이야기가 이상하게 마음에 파고든다...이게 더 현실적일까?
물론 둘의 나이나 신분상의 차이는 비현실적이지만 쉽게 오해하고 자신의 약점으로 인해 혼자 상처받고...
사랑함에도 종종 비수를 꽂고...그런게 더 현실적인게 아닐지...연인들이 많이 싸운다는 게 영 이해가 안갔는데
좀 이해가 갈 것도 같다...많이 좋아하니까 사소한 것이 사소하게 안 느껴지고 과민해지는 것이겠지...



하여튼 처음에는 나이의 색안경을 끼고...그래도 그렇지 저러면 쓰나...하며 보다가 나중에는 나이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냥 둘은 사랑하는 사이인거고...그게 끝...사실 나이가 대체 뭘 얼마나 말해줄 수 있는
것일까...개인적으로 나야 워낙 연하 취향은 아닌지라...물론 그들도 너 싫어한다...아~네 잘 알고 있지요....
어쨌든 능력있는? 여자들은 연하도 사귄다던데 난 연하는 물론 동갑도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사실..
생각이 어린 남자 딱질색...좀 나보다 생각도 깊고 뭔가 배울만한? 점이 있는 사람이 아마도 좋아질거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근데 이 영화를 보니 그게 나이랑 뭐 밀접하겠느냐...한나와 마이클은 잘 맞지 않느냐....
내면의 성숙도가 문제일까?  근데 뭐 한나와 마이클의 관계에 뭘 얼마나 알고 얼마나 깊이 생각할 수 있느냐가
영향을 미친 것도 아니다...?




하여튼 그렇게 싸우다시피하고 한나는 짐을 싸서 사라져버린다...
다시 마이클이 찾아왔을 때 그녀의 집은 텅 비어있고 마이클은 단념하고 학교에 다니고 대학 진학을 한다...
마이클은 그 사이에 누군가를 다시 사귀지 않는다...역시 마이클이 무슨 젊은 혈기에 여자를 만난다는 의미로
한나를 만난 게 아니었던 것...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



대학 진학 후 또 한 여학생이 대놓고 꼬시지만 그는 여전히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운명적인 사랑이란게 정말로 있다면 이렇겠지? 잠시지만 그 일로 인해 마음이 전혀 다른 이성에게
끌리지 않는 것...그는 법대에 진학했는데 무슨 세미나를 추가로 신청하여 듣고 그 모임에서 한 재판을 보러
가는데...그 재판에서 한나를 다시 본다...그녀는 많이 늙었다...그가 20대이니까 그녀는 43살? 아...그 재판을
받던 연도가 1943년이 아니고 그녀의 나이가 43살이었던걸까?  기억이란 참 믿을게 못된다...제멋대로다....
아..8년 후 재회니까..마이클은 23살이고 그녀는 43살이면 20살 차이였구나...처음 만난 때가 그럼 35살이구나...



그녀는 승진해서 사무직으로 간 게 아니라 직업을 바꿨다...어쩔 수 없는 것이...그녀는 글을 모르니까...
근데 간 곳이 친위대...유태인 수용소 감시원으로 간 것...그 수용소에서 생존한 한 유태인의 책으로 인해 그녀는
재판을 받는 중이다....그녀는 감시원으로 일하고 그 와중에 때가 되면 죽어야 할 10명을 고르는 일도 했단다
그리고 불이 난 교회 안에 갇힌 유태인들을 풀어주지도 않았다...왜 그랬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면 다 도망갈
것이라서 그랬다는 대답을...어떻게 죽을 10명을 풀어주느냐는 질문에도...새로 들어오는 사람의 거처를 마련해
주려면 어쩔 수 없었다...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느냐...난 감시원이고 내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대답한다



난 글을 몰라도 생각은 있는 여자겠지 했는데...음...뭐라고 해야할까...이런 사람은...
수용소 감시원...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생각 안하고 그냥 주어진 일이니까 열심히 한다....으으음...
단순하다고 해야할까? 뭐가 모자란걸까? 음...전형적인 유형이라고 본다...교육을 못받아서 판단력이 바닥을
치는 그런 유형의....그녀는 거짓 증언도 안하고 사실 그대로 이야기한다...이런 그녀를 사람들은 비난한다...



이 재판에 연달아 마이클과 학생들을 데려간 법대 교수는 중간 중간 말한다...
법이란게 도덕적인 것이 아니다...맞나? 기억이 벌써 가물거린다..
법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이런 일도 있다...법에 의해 인간이 휘둘리는...
어떤 경우 그 사람의 범죄 여부는 그 당시의 법에 따른다...즉 같은 행동도 위법일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황당함...
그만큼 법이라는 게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게다가 법은 그냥 단지 그 법조항에 의해서만 판단을 내린다는
것...음...과연 한나가 저지른 그 일들이 정말 그녀의 잘못인걸까? 그녀가 그들을 죽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



언제던가...독일인의 나쁜 짓...유태인 몰살 어쩌고 관련 내용을 볼 때면 그 때 그 일에 동참한 독일인들은 어떻게
떳떳하게 살 수 있는가...하는 생각을 했었다...물론 눈앞에 있다면 그들을 막 욕하고 싶을 것 같았다....
너희는 인간도 아니다....이 영화에서도 마이클의 대학 학생이 수용소 감시원들이 자살도 안하고 살아왔느냐며
극단적으로 비난을 하기도 한다...근데 과연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걸까...



이런 그녀에게 다른 감시원들은 죄를 덮어 씌운다...어떤 문서가 그녀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고...모함을...
그녀는 아니라고 한다...그러자 필적 대조를 해본다며 펜과 종이를 내밀자 그녀는 아니다 내가 쓴 거 맞다...라고
말을 한다...그녀는 그런 극단적인 순간에조차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장면을 보고 마이클이 일어나 이야기를 하려다가 그냥 말아버리고 다른 감시원들은 몇 년의 짧은 형량을
그리고 한나만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다...이 장면에서 마이클은 눈물을 흘린다...



이 때까지도 난 그냥 영화 내용만 따라갈 뿐 별로 크게 슬프지는 않았다...
동행인은 이 때부터 눈물을 계속 흘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감옥에 갇히고...
마이클은 결혼을 하고 아기도 하나 얻는다...딸 하나...
여자는 쳐다도 안 보던 마이클이 처음 한나가 아닌 여자와 몸을 섞었던 건 재판받는 한나를 보고 나서다...
왜일까?  수용소 감시원을 했던 그녀에게 정이 떨어져 버린 것일까?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그녀는 사랑했지만 그런 일에 몸을 담고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무슨 짓을 한건지 크게 생각 못하고 뭔가
멍 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난 내 일을 했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끔찍함을 느낀게 아닐지...



세월은 3년 후? 하여튼 그렇게 비약하고 마이클이 이혼 후 딸 아이와 함께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마이클의 어머니...안 되었던 모양이다...한나가 아니면 안되었던 모양...
빠질 것 없던 동료 법대생도 안되었던 모양...마이클은 변호사로 일한다...집으로 돌아가 그는 짐을 정리하다가
책을 발견한다...그녀와 함께 감상하던 책들...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녹음을 하기 시작한다...그 많은 책의 글들을
읽어 녹음하여 그녀에게 보낸다...아무런 개인적인 편지도 없이 그냥 녹음한 테이프와 재생기만 보낸다...



한나는 그걸 듣고 행복해한다...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그 책의 앞부분을 혼자 외워서 읽고 있다가 그녀는 문득
도서관으로 가서 그 책을 빌리고 그렇게 녹음 테이프를 들으며 독학?을 시작...더디게 조금씩 글을 익히고
마이클에게 작은 메모를 보내기 시작한다...그러나 냉정한 마이클은 녹음한 테이프는 보내면서 그녀의 어렵게
쓴 편지에는 전혀 답장을 하지 않는다...이런 장면들이 나오면서 마음이 두서없이 심난해졌다....어지럽다....
슬프다...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는데 난감하다...



이런 일이 없는데....
뭐가 이상하냐면 대체 뭐가 슬픈지 모르지만 너무 슬펐다는 것....이게 도대체 뭘까...
단지 그녀에게 그가 정성스럽게 녹음을 해서 테이프를 보냈다는 게 그렇게 슬픈 것도 아니고...
이유를 딱히 꼬집어 말하지는 못하겠고 그러나 너무 너무 슬프다.....슬픈 것도 참 요상하게 슬프다....
눈물이 주룩주룩 쏟아지는데 정말 왜 이렇게 슬픈건지 모르겠다...흠...



친구 중 한 명이 30여년 만에 한 번 남자를 사귀었다가 몇 개월만에 헤어졌는데 그 때 힘들다면서 아무런
조언을 못해줄 나에게 말하기를 너무 이상하단다...가만히 있는데도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나...들으면서
호응은 해줬지만 속으로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했는데...그 상황이 좀 이해가 간다...꺼억 꺼억 울만큼
감정이 복받치는건 아닌데 눈물이 주룩주룩 쏟아져 흐르니 황당하기 그지 없고 그렇다고 그 장면이 막
감정을 자극할 것도 없다...



그녀가 감옥에 갇혀서?
그가 녹음해서 보내는 행동이 기특해서?
둘이 다시는 만날 수 없어서?
아니다...물론 그런 것도 슬픔을 유발하지만 이럴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건 그냥 둘의 관계가 사랑이 감동적이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슬프긴 슬픈데 그게 뭔가가
안타까워서 느껴지는 슬픔도 아니고...슬프다는 말 말고 뭔가 다른 단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글을 배워나가는 장면이 감동이었나? 그럴리가....도대체 뭘까?
나는 왜 울었고 동행인은 또 왜 울었던걸까?
영화를 보고 나서 이상하게 슬프다...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슬프다라고 하니 동행인도 비슷한 느낌이라는...



그렇게 그녀의 문자해독 능력은 조금씩 나아지고 그는 그녀에게 열심히 녹음을 해서 보내고...
그녀는 로맨스를 더 보내줘 키드...이런 식으로 요구까지 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메모 비슷한 편지지만 하여튼
그래도 답이 없는 그에게 답장을 좀 달라고 대놓고 부탁하지만 그는 그녀의 편지는 고이고이 잘 모아두면서도
답장은 보내지 않는다...글 몇 자 쓰는게 그렇게 어렵나? 그는 왜 그랬을까?
아무 설명없이 사라져버린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답답하게 했는지를 너도 느껴봐라~라는 식으로? 그럴리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여전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녀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용서가 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까?  그녀를 재판장에서 다시 보고는 바로 그 동료 법대생과 잠을 자고 또 그 수용소에 가서 죽은 이들의
신발이 엄청나게 쌓여있는 것을 확인한 걸로 봐서 그는 그녀를 쉽사리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한게 아닐지..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명색이 법대생이 아닌가...



그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감에도 그걸 막지 않고 오히려 조용히 성실히 동조한 그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걸까?  근데 사실 마이클도 한나가 자신의 죄보다 더 심하게 뒤집어쓰고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되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지 않았는가? 음...이건 좀 다른가? 그녀가 문맹임을 스스로 밝히지 않기 위해
무덤을 판거니까 좀 다른가?  법대 교수는 그녀가 문자를 몰라서 그랬던 거라는 마이클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던 너는 평생을 죄책감에 살거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데...



어쩌면 그 죄책감에 그녀에게 녹음테이프를 계속 보낸건지도 모른다...근데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
그녀는 할머니가 다 된 나이에 가석방 선고를 받고 감옥 관계자는 그녀와 유일하게 연락을 하는 마이클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주라고 말한다...마이클은 그녀 앞에 나타난다...아주 쌀쌀맞고 사무적으로 대한다...
집도 알아봤고 일자리도 구해놓았다.  전혀 반가운 기색 없이...그리고는 묻는다...예전 일을 기억하냐고...
한나는 행복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나 차가운 표정의 마이클은 그 예전 말고 수용소 일을 말한다며 제대로
상처를 준다...외모상 그는 나이든 중년 그녀는 완전히 할머니...하여튼 그렇게 뭔가 차가운 대화를 마치고
일주일 후 석방될 때 찾아오겠다며 인사를 하는데 그에게 한나는 뭔가 이상한 기색을 보이며 잘 가라고
이야기한다...뭔가 체념한 표정이 읽혔다...자살할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어쩌면 그를 만나서 함께 여생을 보낼 수 있으리라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버텨온 게 아닐까?
생각해보니 마이클을 만나기 전의 그녀는 무표정...거친 인상...노동하고 생활하고...감정이 제거된 삶을 산듯
느껴졌던 것 같다...이상해보이리만큼...그러다가 그를 만나고 여행하며 웃기도 하고....그러다가 수용소에서
다시 생존을 위한 생존을 하다가 감옥에 갇히고...그래도 다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삶의 의미를 찾고
글도 배우고...그러나 석방될 즈음 나타난 그의 쌀쌀맞은 태도에...더이상 삶에 의미를 찾을 수 없었는지 모른다



그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몰아세워질 때도 그녀는 담담히 받아들였는데...
마이클 한 명이 자신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함을 느끼고는 죽음을 택했다는 게...



영화를 보고 나서 도대체 마이클은 그렇게 마음이 없으면서 왜 녹음은 해서 보낸거냐고 하니...
동행인 말로는 마음이 없던게 아니다...그녀가 살 집을 섬세하게 꾸미고 있던 장면이 기억나지 않느냐...는
말을...듣고보니 그랬구나...  어쩌면 이런 것도 같다...그런 나쁜? 행동을 한 그녀를 미워하고 비난해야 마땅
하지만 마음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그래서 그가 더 자기 자신이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식으로 행동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속과는 다르게...



이상하게도 계속 슬프고 흐르던 눈물이 그녀가 자살을 한 장면부터는 딱 그쳤다...
어쩌면 한나에게 감정이입을 했던걸까?  그녀의 삶이 종료되자 슬픔이 사그라드는...



난 파악을 못했는데...초반부 정신산란으로 인해 그런지도 모르지만...하여튼...
이 내용 전개는 마이클의 회상으로 시작되었다던데...그는 이런 이야기를 자신의 딸에게 들려준다...
딸...딸은 그에게 아빠는 저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을 중간에 했는데..그는 자신이 뭐에
정신을 쏟으며 살아왔는지 들려주고자 한건가? 아님 왜 이혼을 해야만 했는지를?  왜...이걸 굳이 딸에게
이야기하는건지 좀 의아...그 딸이 한나의 딸도 아니고...무슨 상관일까...



인상적이었던 대사 중 하나는...
할머니가 다 되어 가석방되려는 한나가 수십년만에 만난 마이클에게 대뜸하는 말이 결혼은 했느냐....
나이가 들어도 누굴 좋아하고 뭐 그런 마음에는 변화가 없는 모양이다...
어린 나이의 마이클이 한나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처음에는 거부감이 일다가 나중에는 아무 느낌이 없었듯
할머니가 다 된 한나가 끝나가는 중년인 마이클의 결혼 여부에 관심을 갖다니...그런데 그 장면이 주책 혹은
이상해...라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그냥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될 뿐....



초반부에 문학수업을 받는 장면에서 교사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모든 작품에는 비밀이 있다고...이 영화에서의 비밀이란 한나가 글을 모른다는 것이겠지...
음...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일까? 
뭔가 뒤범벅되며 종종 스쳐지나간 생각거리들이 있긴 했지만 참 묘한 영화였다...뭔가 확 드러나지가 않는...
사실 끝부분은 좀 별로였다....무덤가에서 별 상관없어 보이는 딸과 마이클의 모습이라...음...



유태인에게 한나가 모은 돈을 주는 장면도....
그 유태인이 자신이 수용소에서 잃어버린 그 추억이 담긴 통과 비슷한 돈이 들어있던 통만 받겠다고 가져가고
그 돈은 문맹퇴치 단체에 한나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것도 좀 억지스러운 느낌이...흠..
뭐...그렇게 유태인과 독일인이 화해한다는 의미인가? 아울러 세계 문맹 퇴치의 필요성 각성 효과?
하여튼 이 부분이 좀 생뚱맞았다....




영화감독이 스티븐 달드리...
디 아워스 감독....
생각해보니 그 영화와 뭔가 비슷한 느낌이...내용이야 완전 다르지만...
슬프긴 한데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느낌도 그렇다...
디 아워스에서는 줄리안 무어가 자살 시도?를 할 때 눈물이 주룩주룩...자살 시도 자체가 슬픈게 아니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그게 뭔지 좀 알거 같은 기분....줄리안 무어가 왜 죽음을 택하고자 하는가 하는 그 이유가
슬픈데 그걸 뭐라고 말로는 명확히 표현 못하겠고....



원작 소설이 있다는데...읽어볼까?
보통 영화가 소설만큼 좋기는 힘든데...이 영화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그 캐릭터의 글로 표현 못할 것들을 케이트 윈슬렛이 잘 표현해내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에...
아마 그랬기에 여우주연상을 탄 것 같기도 하다...





정말 마음에 드는 영화다....
두 번 봐도 괜찮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