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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 - 사토 마나부

by librovely 2009.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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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                            사토 마나부                    2003                         북코리아



읽은지 몇 주 지나서 기억이 안난다
책을 읽고 나서 몇자라도 끄적여야 그래도 뭐가 좀 남는데...
이 책은 내 책이 아니다...빌려달라고도 안 했는데 빌려주기에 읽었다...ㅡㅡ;
일본의 유명 교육학자 사토마나부가 쓴 책인데...사실 난 그가 누군지도 몰랐다...
읽어보니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겪고 있는 교육 문제는 유사해 보였다...
아이들의 학력이 낮아지는 추세이고 방과후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책 제목처럼 배움으로부터 도주...



교육문제
사람들은 자신이 몸담은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독 교육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이 매우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왜 그런걸까?
일단 학교 교육을 모두 받았기에 경험을 했기에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 아닐지...
그러나 각자의 머리에 담긴 교육에 대한 생각은 일반화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넓은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각자의 경험만으로는 좀...게다가 시대도 변하고 교육 정책도 변하고..



사실 사람들이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중매체의 시각과 비슷한 것이 아닐지...
나도 그런 사실을 잘 몰랐는데 이 책을 보니 그게 와 닿았다...교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학생들은 어떻고
교사들은 어떻게 교육 행정가들은 어떻고 교육 정책은 어떤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란 사실 객관적 정보를
토대로 고찰한 결과라기 보다는 매스미디어에서 몰고가는 방향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게 아닐까???
(하긴 뭐 그게 비단 교육 문제에만 적용될 것이겠는가...미디어는 참 중요하다는 초딩적인 깨달음이 밀려든다)



사토 마나부는 일본 공교육 상황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읽은 지 오래 되어서 가물가물하지만...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앞서 말한 매스컴에 의해 교육을 바라 보는 왜곡된 시선...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는데 특수한 사건 사고를
놓고 그게 교육 문제의 전부인양 착각하게 만드는...그리고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실패한 교육철학인 신보수주의
와 신자유주의 교육개혁...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는 이걸 지금 적극 도입하려 시도하는 것 같은데...음...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미국이 했다가 망한 교육개혁을 따라하기로 유명한건 알았는데 지금도 여전하다니 참...



그리고 웃긴건...그렇게 신문과 뉴스에서 교육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는 많이 내보내면서 망해먹은 교육 흐름인
신보수주의 신자유주의 교육에 대해서는 왜 언급이 없는지...그리고 수준별 교육이 별 효과도 없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교육 방법이라는 것도 왜 아무도 다루지 않는 것인지...(내가 뉴스를 안 보는 무식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우유 생각이 난다...우유의 칼슘은 별 소용이 없다는 내용을 책에서 봤는데...인이 들어 있어서 그렇
다나? 자세한 이유는 기억이 안나는데 하여튼 우유는 오히려 칼슘을 빠져나가게 한다던데...그래서 세계적인
낙농국가들에서 골다공증 환자 비율도 높게 나타난다던데...이 내용은 이미 연구 결과로 발표되었으나 이에
대해 어떤 우유회사나 낙농업자들도 뭐라 반응을 안 보인다던데...매스컴도 마찬가지고...아마 그게 진실이니까
말해서 시끄럽게 만드느니 그냥 묻히게 하려는 속셈이 아닐까?  사실 아직도 난 잘 모르겠다...우유의 진실?을..ㅋ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보수주의자들이 기초학력 강조를 운운하며 학습내용 삭감에 앞장선다는 것....
지금 우리나라가 딱 그렇지 않은가? 기초학력 미달자를 판별하겠다며 국가수준으로 일제고사를 치르겠다고
하지 않았나...뭐 그 제도 자체에 대해서 생각 안하더라도 하여튼 기초학력이 문제다...라는 식으로 몰고가는
분위기가...사실 기초학력 미달 문제도 물론 문제지만 그보다도 대다수의 학생에게 다가가는 문제점은....
단편적인 교육 내용과 잘못된 교육 방법이 아닐지...현시대에서 요구하는 고도의 사고력을 키우기에는 문제가
많은 교육과정이 아닌가...이는 국제 평가에서도 드러나는 문제점이고...



근데 왜 보수적인 사람들은 기초학력을 강조하고 그걸 문제점으로 대두시키려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도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지만...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런다고 하던데...
교육을 역이용하는 것일까? 사고력을 말살시켜서...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 안하고 순종하는 그런 인간을??
아님 돈 있는 사람은 양질의 교육을 차별적으로 받을 것이니까 대다수의 일반 가정 자녀들은 멍청한 상태로..
유지? 시켜서 나중에 좋은 자리를 자기들이 다 차지하려는 것일까?  너무 극단적인 생각인가?..그렇지??
설마.. 그럴려고 그러는거겠어...정말 곱하기 나누기 못하는 사람이 생겨날까 걱정되어서 그러는거겠지..뭐...



내 생각은 기초학력은 기본으로 강조하고 더 나아가서 고차원적인 사고력 신장에 걸맞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물론 사토 마나부도 마찬가지일 것(그런데 지나치게 기초학력만 강조하고 여유교육이랍시고
얕고 넓은 교육의 일부를 삭감하고 앉아있으니 답답해서 기초학력 문제는 별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겠지)
이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ㅎㅎ



매우 명쾌한 책이다....
사토 마나부는 교육학자이니 당연한 것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교육 상황에 대해 제대로 꿰뚫어보고 있다...
일본 교육에 대한 책이지만 우리에게도 매우 유의미한 내용이 많다...우리가 시도하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들
혹은 현재 많이 강조하는 것들에 대해 그건 이렇다....그건 이미 이런 결과가 나와있다...라고 알려주니까....
근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은...도대체 우리나라 교육학자들은 뭐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점...
대체 뭐하고 계신가요?   비꼬는 게 아니고 정말 궁금해서 그런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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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TV는 이지메(따돌림), 부등교, 학급붕괴, 소년범죄 등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사항들만 중심으로
보도해왔다  이런 현상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모든 것이 일부 아이들의 현상이라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이지메가 원인이 된 자살은 청소년 자살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청소년을 자살로 몰아넣는
고민의 99%가 무시되고 있다



부등교 학급붕괴 소년범죄도 마찬가지이다
매년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일본의 학교 전체가 질식상태인 것처럼 논의하거나 학교교육 전부가 막다른 길에
와 있는 것처럼 논의하는 것은 잘못이다 



일본의 학교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998년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93% 
중학생의 92%가 학교는 즐겁다고 대답하고 있다



부등교의 학생수가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학령 아동의 1%에 불과하며 그 중 80%는 중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다  부등교 자체는 심각하지만 일본의 취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부등교 아이들이 다니는 자유학교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풍조 또한 현상을 단면적으로 보는 견해
원래 일본의 자유학교 또는 홈스쿨이란 미국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본의 자유학교는 학원이지만 미국의
자유학교나 홈스쿨은 당당한 학교이다  다시 말해 교사자격증이 있는 교사가 소정의 교육과정을 다루는 사립학교



학급붕괴를 표제로 내건 많은 책들...
10권을 읽고 서평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놀라운 점은 그 책의 저자 중 누구도 실제로 학교붕괴 교실을 본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  모든 저자들이 매스컴의 소문을 기초로 작문한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학급붕괴를 다루는 TV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학급붕괴 현상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주로 대도시와 교외와
지방의 신흥 주택지이고 그런 일이 벌어지는 학교도 특징이 있다   교장이 책임을 떠맡지 않고 교사에게 책임을
돌리고 교사 한 사람 한 사람 뿔뿔이 흩어져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맡기는 학교  학급이 붕괴되기 전에 교무실이
먼저 붕괴된다  학급붕괴가 일어나는 학급의 교사에게도 특징이 있다  학급붕괴는 옛날 방식의 학급경영을 고집
하는 나이든 교사들의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학급 붕괴는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가 심각하다  왜 사립학교는 고학년과 중학교에 학급붕괴가 빈발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기로 한다  (ㅡㅡ;)



소년범죄도...
전체 소년범죄의 85%가 절도와 횡령
횡령 중 대부분이 점유이탈물 횡령 즉 자전거의 무단차용으로 인한 검거이다
전체가 흉악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변한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보는 어른들의 시선이다
고베 어린이 연쇄살상사건 무렵부터 어른 사회 전체가 아이들의 언동에 대해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고 있다
저 녀석들을 어떻게 좀 해라...는 식이다
아이들을 적대시하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냉엄한 시대일수록 아이들의 하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 한 명을 감싸고 격려하는 어른들의 식견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매스컴들이 떠드는 위기는 만들어진 위기며 학령아동의 1%의 위기인 것에 비해
적어도 70-80%의 아이들을 엄습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가 있다  바로 배움으로부터의 도주
이다  
지금 일본 아이들의 학습시간은 세계최저 수준이다 
이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되고 방과후 학습시간이 0인 아이가 27% 이른다



일류 대학의 10명 중 2명이 분수계산을 못한다는 충격적인 결과
대학입시 과목수의 삭감과 고등학교의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폐해
문과계의 20% 학생만 이과와 수학을 입시과목으로 선택하고 이과계 수험생은 20% 정도만 사회과목을 선택
지나친 고등학교에서의 선택과목....그 결과 교양이 해체되고 있다
대학생의 학력저하 문제는 학력편중 교양해체라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학력의 질
국제 수학 이과 교육 조사 결과...일본 학생들은 단순 계산 문제는 최상 수준이나 창조적 사고와 과학의 본질을
묻는 질문에서는 세계평균을 밑돈다



아이들에게 번지는 허무주의
배움으로부터의 도주에는 중요한 문제가 숨어있다
교육에도 빈익빈부익부  고학력 사람들은 고학력 가족의 아이들로 채워지고 저학력 사람들은 점점 저학력
가족의 아이들로 채워지고 있다...계층 격차를 교육이 확대 재생산
무엇을 배워도 소용없다 무엇을 배우든 인생은 어차피 변하지 않으며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 니힐리즘(허무주의)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  배우는 것의 의미를 모르겠다 세상이 어찌되는 내 알 바가 아니다
- 시니즘(냉소주의)



동아시아에서 교육은 경쟁이 주요동기가 되어 추진되어왔다  교육에서의 민주주의 원리도 왜곡되어 있다
교육의 자유란 경쟁의 자유이며 교육의 권리란 경쟁에 참가하는 권리이며 교육의 평등이란 경쟁 기회의 평등인
것이다....(이렇게 왜곡되어 인식되었다는 말..)


주입식...시험지향 교육은 동아시아형 교육의 특징
40여명의 아이들이 칠판을 향해 줄지어 앉아있는 교실 풍경  교과서를 이용하여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수업 풍경은
지구 대다수의 나라에서는 박물관에 들어가 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완고하게 기능하고 있다


내셔널리즘과 공교육
교육의 공공성이 미성숙


배움으로부터의 도주는 동아시아형 교육의 압축된 근대화의 종언과 그 파탄에 의해 생긴 현상
이젠 교육을 통해 부모보다 더 좋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 없고 학교는 일부의 성공팀과 다수의 실패팀을
가르는 장치로 변모  학교는 아이들에게 실패와 좌절을 체험하는 장소



1980년대 이후 교육개혁은 내셔널리즘과 가부장제 도덕을 고집하는 신보수주의와 시장원리를 기반으로
하여 공교육의 슬림화와 민영화를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정책
에 의해 추진되어 왔다 
이는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과 부시가 추진한 개혁,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파탄이 명확해지고 있다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은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의 쌍방에서 일부의 승리그룹과 다수의 실패그룹
낳았다  그 결과 소년 범죄의 증가를 초래하여 사회보험 의료와 복지 제도에 파탄을 가져오는 등 사회질서나
재정지출에서도 유효한 정책이 될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   미국에서 작은정부를 내걸고 신자유주의를 적극 추진한
결과 소년 범죄가 격증하여 교도소 지출 예산이 고등교육 전체 비용을 웃도는 결과..아이러니하게도 작은정부의
전형인 경찰국가가 실현



일본을 비롯한 한국 타이완 등 동아시아 나라는 아직까지도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 개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아니 오히려 미국과 유럽 이상으로 과격하게 침투되고 있다



신학습지도요령은 배움으로부터의 도주를 한층 가속화시킬 위험이 있다
우선 내용 30% 삭감과 기초학력중심의 교육은 선진국의 교육개혁을 역행하는 것
선진국은 종래의 교육내용 수준을 높여 고도의 지식과 복합적 지식으로 조직된 포스트 산업주의 사회에 대비



교육 내용은 넓고 얕게에서 적고 깊게 배우는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학습지도요령은 적고 깊은 것으로 교육의 질적 전환은 수행하지 않고 종래의 얕고 넓은 내용의 일부를
가위로 잘라낸 것



학급규모는 20명 이내여야 한다
작은 집단으로 구성된 아이들은 테이블에 모여 앉아 협동학습을 해야 한다
세미나와 같이 탐구적이고 협동적인 배움이 실현되어야...



수준별 학습 지도로 학력이 향상되는가
수준별 지도는 별 성과가 없다....그 결과 오늘날 세계 많은 나라들이 학교에서 수준별 교육을 폐지하고
서로 다른 능력과 흥미를 가진 아이들이 혼합되어 서로 배우는 교실 조직으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수준별 학습지도는 저학력인 아이를 저학력인 채로 묶어둘 위험성이 있기도 하다



공부가 아닌 배움
배움에는 만남과 대화가 있다
세계만들기
친구만들기
자기만들기
가 삼위 일체가 되어 의미와 관계를 엮어가는 영속적인 과정



교실에서 협동적이고 활동적이고 반성적인 배움을...



압축된 근대화의 종언으로 사태가 역전하여 학교교육을 통해 높은 교육수준과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 없다
즉 학력이라는 통화의 폭락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논의는 언제나 교육의 혁신적 실천을 억압하는 보수세력의 담론에서 나온다
영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 노동당이 추진하는 아동중심 교육에 대한 공격으로
미국에서는 1980년대 초반에 오픈스쿨과 다문화교육을 억압할 목적으로 보수세력의 '기초로 돌아가기' 운동이
일어났다   학력 논쟁의 특징은 항상 보수세력에서 비롯된다는 것


과연 읽고 쓰고 셈하기가 기초학력일까?  읽고 쓰는 능력은 단순한 식자 능력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저자는 기초학력을 리터러시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고등학교 졸업정도의 교양을 기초학력 = 리터러시(공통교양)



미국의 '기초로 돌아가기'  운동의 교훈
복고주의 이데올로기를 학교교육에 침투시킨 점에서는 정치적으로 성공한 셈이지만..
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청년실업을 증가시킴
실패 이유는...기초적 지식이나 기능일수록 반복적 연습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기능적으로 습득된다는 점을 인식
하지 못해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기초학력 중시 교육은 고도의 지식으로 조직되는 사회
변화에 역행...


포스트 산업주의 사회(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기초학력 철저가 아니라
지식의 고도화와 복합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질높은 배움을 실현하는 교육


수준별 학습지도는 공립학교가 입각하고 있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차별적인 교육
하나의 교실이나 집단에서 각 학생이 진도나 능력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과 학습 이해도나 능력에
따라 집단이나 반을 나누어 아이들을 조직하는 것은 결정적으로 다르다
수준별 학습지도를 도입하려는 사람들은 이 차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 정도로 민주주의 감각이 희박하다는
말이다  공립학교는 교과를 배우는 곳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각이나 개성을 배우는 곳이며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배우는 장소다


무엇보다도 수준별 학습지도법이 학교에 도입되지 않는 최대 이유는 그 지도방법이 그리 효과가 없다는 점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나 실효성이 있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도입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가진 학생들에 의한 학습의 협동화가 추세이다...



아이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창조적 탐구적인 배움의 주체로 키우는 것
학력위기의 바탕에는 배움에 대한 니힐리즘과 시니즘이 있으며 또 그 바탕에는 일본사회 전반적인 교양의
해체가 있다  아이들의 학력저하보다 일반시민인 성인들의 교양해체가 더 심각하다



공부의 세계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것에도 부딪치지 않고 스스로를 깨닫지 못하는 세계이며 쾌락보다는
고통을 존중하고 비판보다는 순종을 창조보다는 반복을 중시하는 세계였다 공부의 세계는 장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세계이며 그 희생의 대가를 재산이나 지위 권력에서 찾는 세계였다 또한 공부는 사람과 사람의 끈을
끊어버리고 경쟁을 부추겨 사람을 지배와 종속관계를 몰아가는 세계였다 지금의 아이들은 공부세계의 이런
바보스러움을 잘 알고 있다



배움의 세계는 대상이나 타자 그리고 자기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세계  자기를 내면에서부터 허물어뜨려 세계와
확실한 끈을 엮어가는 세계  보이지 않는 땅으로 자신을 도약시켜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자신의 것으로 연결하는
세계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행복으로 이어지는 많은 타자와 함께 행복을 탐구해 가는 세계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배워가는 것  그 실천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서로 협동하여 깊이 있게 탐구하고 배우기
교과서는 질이 좋을 뿐 아니라 배움으로 이끌고 배움을 촉진할 수 있는 과학이나 예술의 에센스가 넘쳐나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평가도 개선 더 나아가 아이들에 대한 평가를 폐지해야 한다
배움에 대한 평가는 배움의 경험 자체에 대한 충실감과 배움의 희노애락을 공유하는 친구 교사와 부모의 승인과
격려로 충분할 것이다  



상호 배움을 보다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서로 배우는 관계는 교사의 지도력 보다 5배 이상의 힘을 발휘
교사보다 아이들이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인내심이 강하고 관용적이다



고등학교 입시를 폐지
고등학교 입시는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포기하고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마이너스 기능밖에 없다
원래 대학입시 경쟁은 동아시아형 교육의 특수한 산물이다



대학은 교양교육의 충실을 꾀할 필요가 있다
학교 교사가 대학원에서 공부할 기회를 대폭적으로 확충시켜야 한다
아이들의 배움을 촉진하고 학력을 향상시킬 최대의 추진력은 교사의 교양이며 교육전문가로서의 식견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평생에 걸쳐 몇 번이라도 재출발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지식사회에서는 아이들의 학력보다도 성인의 학력이 더 중요하다        평생교육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