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벌써 4년... 보고싶은 강아지

by librovely 2021. 2. 8.

 

 

자기 밥이 들어있던 상자에 스스로 들어가서 앉아있던 송이  하필 털도 자를 때가 되어서 가난이 여러모로 묻어남

하지만 정말 귀엽다 내 눈에는 세상 제일 귀여운 강아지

 

 

이 사진은 다른 날 다른 상자 사진 ㅋㅋㅋ  미용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시점이라 또렷한 얼굴

이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지 이 사진을 영정 사진으로 사용하게 될 줄은.... ㅜㅜ

평소 죽음에 대해 늘상 생각하는 편이고 강아지도 분명 죽을거라는 걸 항상 되뇌이곤 했는데 물론 예상보다 2년 정도

빨리 죽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아무리 미리 생각하도 대비한다고 해도 대비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4년 동안 변하지 않고 휴대폰 잠금화면에서 살고 있는 송이 사진 개토끼 사진

거실 마루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때는 몰랐지 그게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그냥 옆에 앉아만 있어도 좋았는데 귀여워서 좋았던 것도 있지만 더 못생기고 덜 귀여웠어도 별로 달라질 건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죽은 후에는 답이 없다는 게 비극임 도대체 방법이 없다 죽음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전혀 없다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찍어둘 걸... 남아있는 게 없는데... 그런데 또 그게 많으면 더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냥 직접 만나고 싶.... 한 번만 더 눈을 마주쳐봤으면 한 번만 더 발을 잡아볼 수 있다면 한 번만 더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오는 걸 볼 수 있다면 한 번만 더 물과 밥을 먹는 것을 볼 수 있다면... 13년 동안 그게 행복인지도 모르고 대충

순간순간을 흘려보낸 게 너무 아쉽다 지금이라면 더 잘해줄 수 있는데 아무래도 옛날보다는 경제적 여유가 생긴 편이고

물론 그래봤자긴 하지만 하여튼 지금 키운다면 훨씬 좋은 밥과 좋은 간식... 그리고 산책도 잘 시켜줄텐데... 산책도

안시킨 나는 동물 학대...를 한 것 같다... 몰랐다 무조건 산책이 필요한 줄을... 그래서 일찍 죽은걸까...

 

 

대청소 기념으로 찍은 사진...

문득 혼자 앉아있다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송이가 여기에 와보지도 못하고 죽었어 이런 생각....

독립하기 전에 엄마가 송이가 옆에 있을 때 얘 데리고 가라고 해서 못 데리고 간다고 했는데 그걸 들었나 그래서

독립 즈음에 죽은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하여튼.. 나는 싫어서 그런 게 아니고

혼자 있을 거 생각해서 못 데려간다고 한거고 주말마다 데리고 가려고 했던건데... 이젠 데려올 강아지는 없다 ㅜㅜ

 

 

쟤 이름도 송이다 저 멀리 보이는 반려견인형 ㅜㅜ 얘는 죽지 않아서 좋지만 살아있지도 않다 (뭔소리 ㅜㅡ)

동물은 영혼이 없다고 하는데 동물이 영혼이 없으면 누가 영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도 영혼이 있는데 강아지가 영혼이 없을까..... 이해가 안 가면 애니멀봐를 보면 된다 ㅜㅡ

우리 송이는 천국에 가 있을거다 송이를 만나려면 착하게 살아야겠다 집 나간 양심과 예의를 데려와야겠다

칸트스러운 나를 되찾아야지.....

 

2017. 02. 06. 새벽 00: --

몇 분에 눈을 감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제 정신이 아니었어서 시간도 잘 모르겠다...자정은 지났던 것 같....

 

4년이 지나니 예전에 환장파티로 초대하던 그  죄책감과 후회는 좀 옅어진 것 같다

하지만 본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많이 보고싶다

송이가 정말 많이 보고싶다

해피송이 모드로 잘 지내고 있어 천국에서 만나자 천국에 네가 없다면 그게 무슨 천국이겠어 분명 있을거야

라고 남이 보면 오글 내지는 도랏...의 반응이 나오겠지만 나는 너무나 진심인 말로 마무리...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 말  (2) 2021.04.11
아무거나 쓰겠지...  (0) 2021.02.18
Happy Holidays -  (0) 2021.01.28
길게 쓴 잡글  (2) 2021.01.21
2021년  (0) 2021.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