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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서울시립미술관]제7회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너에게 주문을 건다'

by librovely 2012. 10. 2.

 

 제7회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너에게 주문을 건다'

Spell on you

9.11-11.4

 

그냥 그 근처에 갈 일이 생겨서 가면서 찾아봤는데 이런 좋은 전시가...

1층부터 3층까지 전시를 하고 있고 난 1층만 보고 2층 조금 보다가 말았다..너무 한꺼번에 보면 다리도 아프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어차피 무료인데 기간도 많이 남았으니 한 번에 한층씩만 보기로...

 

 입구에서 딱딱 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오는데 그건 저 원숭이님이 글자 자석을 칠판에 붙이는 소리

무슨 의미지?

그냥 인간이 저 원숭이처럼 훈련받은대로 틀 안에서 살아간다...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집에 와서 미술관에서 집어온 설명 종이를 보니 원숭이가 쓰는 단어는 투치와 후투

르완다에서 50만명의 사망자를 만든 두 부족의 이름이라고 한다...

거기에 대한 평가는 내리지 않고 다만 글자 붙이는 딱딱 소리만으로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고...그렇군...

 1층 입구에 쓰여있던 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좋다... 이해가 안가서 재미있고 좋다...

너는 원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넌 나의 것이니까 난 너에게 주문을 건다...뭐지?

네가 나의 것이라는 게 공리같이 말하여지고 있고 그래서 너를 사랑하고 너도 그렇게 되도록 주문도 건다는 말인듯

설령 네가 바라지 않더라도...그런거겠지...모든 시작은 그렇게 되는걸테지...

 

 타이핑으로 대화를 나눈다...

대화 내용도 그런대로 재미있지만 무엇보다도 타이핑하는 설정이 아주 인상적

그냥 글이라면 그 글이 쓰여지는 그러니까 말하여지는 시간을 느낄 수 없다...대화가 오고가는 시점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기에...얼마나 빠르게 대답이 나오는지 가끔은 대화가 끊기는 것도 의미가 있는거고...

점점점이 왜 채팅용어가 되었겠는가..ㅎ

 

사랑과 상실 어쩌고 하는 내용이라는데 사실 12분을 다 본 건 아니고... 어떤 연인이 의자를 꿰차고 있어서 불쌍하게

벽에 기대어 보다가 다리 아파서 그냥 나갔던...하여튼 저 녹색광선이란 쥘베른 소설 녹색광선에서 따온 것인데

해가 뜨거나 지기 직전에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섬광인데 그걸 보면 주문을 건듯 사랑의 행운이 온다고...

내일부터 해 뜨거나 질 때 눈을 부릅뜨고 기다려봐야겠다...

...

 

 

 정연두는 전시에서 많이 봐온 이름...

뉴욕의 6개의 지역의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정지된 사진들을 연결하여 보여주는 분위기로 매우 현실적인

사진인데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6개의 지역에는 코리아타운도 나오고 차이나타운도 나오고...뉴욕 하면 떠오르는

세련된 지역이 아닌 비주류인들의 거주지...그리고 거기에 덧입혀진 독백...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대본을 가져왔는데 아직 안 읽어봤다...나중에 다시 보러가야겠다 정말...

 

 

보는 것을 보는 것이라는 시선 추적을 하는 기계도 재미있었다...시선이 가는 것을 선으로 보여주는...

김정한의 EMC도 재미있었다...검색어를 넣으면 그에 관련된 동영상이나 뉴스가 옆에 또 뜨고...설명에 의하면 집단지성

감정 네트워크...라는

 입구의 글씨...

어쩌면 저렇게 정확한 글씨체로...글씨체가 주문을 이미 걸고 있는 느낌...

 네...걸어주세요...

 2층에서 본 파리가 사는 투명 구 안의 키보드,,

파리트윗

파리가 날아다니듯 부유하는 트윗을 이야기하는건가?  잘 모르겠지만 뭔가 막연한 느낌이...있긴 하다..

2층에서는 이것만 보고 다시 내려왔다...더 보는 건 무리라는 생각에...

누가 그랬더라 하루에 영화를 2편 이상 보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뭐 나도 그런 이유로 아껴두기로...

 

 벽면에 떠 다니던 글...

뭘까?

 초점 나간 사진이 더 어울린다...번진 글씨체처럼

나오는 길에 비 때문에 더 많이 떨어진 은행...

동행인이 은행을 밟으면 아주 재미있다길래 그걸 뭐하러...라고 얘기하다가 실수로 밟았는데 그 느낌이 아주 좋다

경쾌하고 새침하게 톡 터지는게...

다만 그렇게 밟고 다니니 나중에 뒷수습이 안되더라...

 

 

꼭 보러가볼만한 전시다...

보고 나서는 꼭 설명이 빼곡하게 쓰여있는 미술관 신문(?)도 챙길 것

오디오 가이드도 무료긴한데...오디오 가이드보다는 일단 그냥 보고 나중에 미술관 설명 종이 보고 공부하는 게 나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