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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세종문화회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전

by librovely 2012. 7. 29.

 

 바쁠 때 한참 바쁠 때 시간을 내서 갔는데... 가기 전에는 집에서 쉬는 게 나에게 더 필요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생각은 내가 너무 전시회에 안 가서 하게 된 생각 같다... 전시를 보고 나면 머리가 상쾌해지는 것을

잊었던 것...?

 

아무리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라서 머리가 상쾌해지는 면도 있지만...

하여튼 미술이건 사진이건 별로 아는 것...그러니까 사전 지식도 없고 또 특별한 감성을 지니지도 못한 나지만

보고 나면 머리가 시원해지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왜일까?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평소 살면서 사용하지 않는 부분의 뇌를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

일상에서 지지고 볶는 그것과는 사뭇 다른... 톨스토이가 쓴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도 비슷한 말을 하며

예술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던 것도 같은데...

어쨌든 전시회 관람도 여행처럼 파묻혀 지내던 일상에서 한 걸음 멀어져 다른 눈으로 뭔가를 조망(?)하게 만들어

주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9월 초까지 한다...9월 2일

 꼭 보러가면 좋을 전시...사진도 상당히 많아서 나중에는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대강 봤는데도 1시간 넘게 걸렸다... 중간에 재즈 공연도 하는데 어찌나 좋던지...이런 게 사는거지..이렇게 살아야

마땅하지 하며 즐겁게 감상했다...재즈 공연이 끝나도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와서 더 좋았다...원래 배경 음악은

전시회에서 틀지 않았던 것 같은데...

 

 5개(?) 정도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고 주제마다 글이 쓰여져 있는데 그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중간 중간 벽에 쓰여진 카르티에 브레송의 말도 인상깊고... 무슨 예술을 하든 철학이 뒷받침되어야만...

 

여러 주제 중 역시 찰나의 미학이 가장 좋았고 내면적 공감도 괜찮았고 거장의 얼굴도 좋았다

다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가 찍은 시대의 진실에서 그다지 인상깊은 무언가를 느끼지 못했고 휴머니즘도 그냥 그랬다

그러니까...내가 느끼기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회적인 뭔가 비판적인 메시지 전달보다는 그냥 추상화처럼

각자 알아서 느껴야 할 사진들...찰나의 미학 범주에 들어간 그런 사진들이 훨씬 작가의 특징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2차대전 때 포로로 잡혀가기도 하고 탈출하고 또 여러 사회 참여를 많이 한 삶을 살았는데

왜 난 시대의 진실에 들어간 사진은 그냥 그랬지?  그건 그 사진들이 별로여서 그런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찰나의 미학

사진이 너무 좋았기에 그런 것 같다... 찰나의 미학 사진 중 몇몇 사진은 정말 마음을 울리는 사진도 있었다...

나처럼 감정 메마른 사람도 그랬으니... 대단한 사진 작가가 맞는 것 같구나...

사진에서 느껴지는 묘한 울림도 그렇고 사진 자체의 구도나 이것 저것도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어린 시절 사진도 같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릴 때 여자아이같이 정말 귀엽고 예뻤다...

 

 

 브뤼셀, 벨기에 1932

설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무슨 상황인지...저 안이 궁금한데 젊은이는 그냥 들여다 보지만 체면 때문에 노신사는

망설이는 표정이라는데...

생- 라자르 역 뒤에서, 파리 1932

사진이 그냥 예쁘다...끗

 아길라 마을 아브루치 산지, 이탈리아 1951

멋진 구도의 사진

빵을 잔뜩 옮기는 것도 조그만 소녀들의 모습도 좋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1946

잘 찍은 인물사진은 모델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사르트르...지금 읽고 있는 살인자의 건강법에서 아멜리 노통브는 사르트르를 극중 작가의 입을 빌어 욕하던데...

일단 몇년 째 읽다 말다를 반복하는 구토나 다 읽고나서 이야기를...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1961

자코메티에 대한 호기심을 강하게 불러 일으킨 사진...

이런 성격이구나...ㅡㅡ;

 트레일리, 아일랜드 1952

동물과 같이 쉬고 있는 모습...저 개가 쉬고 있는 모습이 아주 좋다..아주 보기 좋아...

마른 강변에서, 프랑스 1938

이 사진 옆의 사진이었나?

첫 번째 유급휴가를 보내는 뭐 그런 사진이었는데 그 아래의 설명에 프랑스는 1960년대였나? 하여튼 수십년 전에

이미 일년에 30일이 넘는 유급 휴가제도를 만들었다는...음...우리나라는 며칠이나 되지?

게다가 그 나라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날짜를 붙여쓰거나 할 수 있나?

어쨌든 일할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놀고 쉴 권리도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둘 다 좀...

 

 

내가 보면서 아 이 사진 좋다...했던 건 홈페이지에도 팜플렛에도 없다...

 

전시...는 무조건 많이 보러 다니는 게 좋겠다는 생각...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미술관 덕수궁미술관 예술의 전당 안의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는 무조건?

리움은 비리 어쩌고 이후로 예전보다는 큰 전시는 기획하지 않는듯...? 성곡도 그런가?

 

사진전이라서 그런지 어린이들이 없어서 편하게 봤는데 그래도 컵흘들은 전시 관람 방해...

떨어져 다니든가 뒤로 물러서서 보든가...

둘이서 사진을 철통수비하고 서 있으면...좀 그렇다우...

무슨 불꽃놀이 구경하러 온 것도 아닌데 서로 비비적거리며 돌아다닌 것도 보고 싶지 않다고... 난 사진 보러 왔어...

난 정말 전시보러가서 누군가와 함께 다니는 게 이해가 안간다... 각자 보고 싶은 시간이나 감동 받을 작품이 다를텐데

어찌 붙어다니는게지?   그래도 간송 미술관처럼 나 이만큼 알아요~ 모드로 떠드는 사람이 없었으니 다행인건지도...

 

 

보고 나오니 안그래도 피곤한 몸이 축축 늘어졌지만

머리만은 상쾌했다

그리고는 좀 걸었는데... 그 좋은 전시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나눈 대화는...심한 뒷담화...

뒤늦게 서로 우리가 그 날 왜 그랬지? 했는데... 그러게... 난 정말이지 남 욕 좀 그만하고 살아야겠다

그 관심을 좀 건설적인 방향으로 넘기는 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