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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실내인간 - 이석원

by librovely 2013. 10. 20.

 

 

 

실내인간                                                                                      이석원                   2013              달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 책은 자전적 에세이(?) 하여튼 소설이 아니었고 이 책은 소설이다...소설을 쓰는 것과 수필(?) 에세이(?)를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 난이도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좀 이상한 짓 같긴 하지만...어쨌든 창작의 고통 면에서 보자면

소설 쓰기가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쓰기도 여렵고 쓴 것을 읽고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어렵다... 아닌가?

 

하여튼 정말 즐겁게 읽은 책을 쓴 작가가 또 다른 책을 쓴다니 좋았는데 그게 소설이라니 살짝 갸우뚱했지만 알게뭐야

재미만 있으면 된다...라고 생각했고 보통의 존재를 읽으면서 사서 읽어도 괜찮았겠어...했기에 책도 샀다...

사실 그런 이유만은 아닌데 작가가 개인 블로그나 트윗이나 하여튼 그런걸로 돈이 없다 책 팔아야 한다 어쩌고 하며

글을 써대면 그때부터 그 작가의 책을 빌려보는 일에는 엄청난 죄책감이 유발된다...어쩌면 그런 의도로 그런 걸 운영?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하여튼 먹을 거 사먹을 돈은 있어도 책 사 볼 돈은 없는 내가 이 책은 샀다...

 

그 결과는?

다른 책은 몰라도 이 책은 남의 블로그 후기를 좀 읽어봤는데 다들 좋았다고 하네...근데 나는 별로였다

그 작가가 이 작가와 정말 같은 작가인가요?

보통의 존재에서 봤던 개성 넘치고 예리하던 그 글은 보이지 않고 그냥 습작과도 같은 뻔하기도 하고 애매하기도 한

이 이야기에서 별반 감동을 받지 못한 건 내 망가진 감수성 탓일까? 라고 하기에는 이 책 이후 바로 읽은 박범신의 책이

너무 흥미 진진했기에 내 잘못이 아니야...로 넘어가고 싶다...은교 말고 그 다음 책도 좋더라...물론 신인(?)작가와

박범신을 비교한다는 게 뭔가 공평하지는 못한걸지도 모르지만...하여튼 이 책 난 참으로 (기대에 비해)별로였다...

내가 잘못 읽었나 해서 있을 수 없는 일인 2번 읽기까지 했지만...결과는 더 굳어짐...재미도 감동도 별 것도 없어...

 

조금 더 재수없는 말을 써보자면....

이석원이 이 책을 4년(?) 하여튼 장기간 썼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그게 무슨 소용일까?

일주일이 걸렸든 10년이 걸렸든 나온 작품이 좋으면 되는거다...거기에 작가가 투자한 시간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음

그리고 자꾸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음...어렵게 쓸 수는 있는건가? 이 내용을 뭘 어떻게 어렵게 쓰지...?

 

평소 그의 언니네이발관 홈페이지의 일기를 읽어보는 걸 좋아하는데...

얼마 전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위한 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걸 우연히 찾아 보게 되었다...근데 다른 사람같다...

보통의 존재의 이석원은 홈페이지 일기와 닮아있고

실내 인간의 이석원은 네이버 블로그의 글들과 뭔가 닮아있다...

웃긴 건 전자는 완전 내 취향...후자는 내 취향이 전혀 아님....

묘하구나...

 

그래도 문장 자체는 실내인간도 말끔해서 좋았다...

기대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냥 뭐 되게 나쁘지는 않았다  ㅡㅡ;

그냥 그래...정도였다

누군가 이 책 읽어볼까? 한다면 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셔...라고 할듯...

 

워리의 사형식은 꼭 사랑에 빠질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는데 무슨 의미일까

용우가 실연 후 정신 못차리는 부분은...음...마음이 식은 상대를 잊지 못한다는 것...

날 좋아하지 않는 누군가를 어떻게 그렇게 좋아할 수 있는걸까...

이야기가 약간의 미스테리를 갖고 있지만 그게 그다지 흥미진진하지도 않고 옥상 어쩌고도 뻔하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성북동 어쩌고..부자 동경 모드는 이젠 음...아름답게 보이지 않네...

보통의 존재를 읽으면서 와 되게 솔직하다...했던 것들이 이 책에서 반복되어 보이는 순간 이제는 그게

솔직한 게 아니라 집착...내지는 다소 찌질함으로 다가왔다....여자를 잊지 못하는 건 아름다운 사랑이구나 했다가

집착 혹은 잊지 못하는 자신의 지고지순함 자체에 빠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성북동 부자집을 보며 자란

그래서 그들을 동경하곤 했던 것들이 이젠 좀 그만하지...라는 생각도 들고...이 소설에서 꿈꾸던 성북동 부자집 출신

여자를 만난다는 설정이 참 별로였다... 그리고 난 특별한 존재가 되고싶다는 욕망에 휩싸인 용휘 캐릭터도...

이제 그만~ 의 느낌으로 다가옴.... 뭐랄까 이 책은 이석원 본인에게 힐링~으로 다가갈 수 있을 책 같기도 하다...

난 뭐 어떤 부분은 어떻고 따위를 이야기할 그런 것도 잘 찾지 못하겠다....음...내가 멍청해서 그런건지도 모르지...

내가 뭘 이해 못하고 어딘가를 빼먹고 본건지도...어쨌거나 이러쿵 저러쿵 생각할 부분도 별로 없게 느껴진다...

 

솔직히 이 소설이 이석원이 쓴 게 아니라 일반인이 쓴 거라면 이렇게 팔렸을까?

그런 정도의 리뷰들이 쓰여졌을까?

작가의 인기 내지는 이래저래 쌓인 묘한 분위기들을 등에 업고 이 정도 인기가 있었던 게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석원의 네이버 블로그를 보니 이 책이 몇 년 전부터 나온다 어떻다 말이 있다가 연기되고 연기되었던 것 같은데...

그럼 그렇게 손을 본 결과물이...음...

 

 

어쨌거나

난 이석원의 팬이다

보통의 존재 작가 이석원의 팬

(근데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석원이 정말로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긴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통의 존재를 읽을 때는 마냥 솔직한 사람이구나 했는데....이젠 솔직한 부분이 있긴 한데 어떤 부분은 아예

언급조차 안하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애초부터 이 사람들은 워리가 왜 사형을 당해야 하는지

자기들이 무슨 권리로 그걸 집행하는지에 대해 한마디도 해준 적이 없다

 

처음엔 충격으로 한 달간 병가를 냈었다

그런데 회복이 되질 않았다

누구도 내게 실연의 상처가 이렇게 오래갈 거라고 일러주지 않았기에 나는 당황했다

 

동아리 선후배 사이였던 우린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첫 데이트를 했다

 

자네는 인생이 달콤하지 않은가봐 빵을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보니

 

나는 그에게 점점 더 많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누가 좋아지면 그 사람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 특별한 일은 일생에 한 번 정도밖엔 일어나지 않는 법이니까

 

우린 칠 년을 만났는데 작년 9월 새벽에 그애한테 헤어지자는 문자를 보냈어요

-우리 이제 그만하자. 부탁이니까 연락하지 말아줘

너는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우린 그냥 만날 수밖에 없어서 만났구나

그러다 헤어져도 헤어질 수밖에 없어서 헤어졌구나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

 

누구든 목숨보다 더 소중한 사람에게서 버림받을 수 있으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얼마든지 나약해질 수 있고 두려움에 떨 수 있다고 니가 특별히 못나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었었다 그리고 그건 나를 위해 먼 곳에서 날아와 준 친구조차 해주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글을 쓰게 된 것은 한 여자 때문이었지

그녀는 아름다웠어

 

실내인간?

자기가 정해놓은 틀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믿지 않으면 진심도 진실도 없어 결국 진심이란 건 증명해 보이는 게 아니라 믿어주는 거라고

 

기대의 대상이 된다는 거

난 너무 오랫동안 아무것도 아니었지

난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견딜 수 있는 놈이 아니었고

 

처음엔 당황했었지

어릴 때부터 누굴 만나면 무조건 성북동 언덕길에 산다 그랬는데 진짜로 거기 사는 여잘 만났으니

 

그녀가 택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 평생 멋어나려고 몸부림쳤던 바로 그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사실

 

묻겠다

당신에게 어느 날 절대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긴다면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갖겠는가

 

잊지 못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누굴 좋아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는 없다고

 

정말 사랑했던 사람하고는 영원히 못 헤어져

누굴 만나든 그저 무덤 위에 또 무덤을 쌓는 것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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