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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 문지혁

by librovely 2013. 11. 24.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문지혁                             2012             쉼

 

저자는 서울대 영문과 출신

이게 의미하는 것은 많다 우리나라에서 서울대 영문과 출신이라면 여러모로 살기 편하다

저자가 밝혔듯 그는 남들이 한 번이라도 입사해보기나 하고 싶다...라고 생각될 그런 곳을 들락거리다가 다 그만두고

글을 쓰겠다고 한예종 서사창작과에 들어가고 졸업 후 뉴욕대학으로 유학을 간다 그 전에도 뉴욕에 갔던 일이 있었고

그 때 다시 꼭 와보겠다고 생각했는데 5년 만에 유학을 위해 다시 오게된 것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이 겹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그 간극을 취미생활로 채우는 것 같다...직업은 생계를 위해 혹은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기 위해

그리고 정말 했을 때 행복한 그 일은 취미생활로....하고 싶은 것을 잘 하는 경우에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지

 

저자는 작가가 되고 싶었고 그걸 위해 잘 할 수 있을 일들을 그만두고 새롭게 시작했다

물론 너무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잘 할 수 있을 일이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지도...

그래서 학교도 새로 가고 유학길에 오르기까지...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내 생각에...

저자는 일단 먹고사니즘에서 자유로운가보다...물론 난 글 쓰는 일도 잘 할 수 있어의 자기 효능감(?)도 큰 몫을

했겠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 별로 부럽지 않아...라고 하지만 그들의 자유로운 여행 따위를 구경하노라면

되게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 말고도 이런 것도 부러운거구나... 경제적 안정에 대한 계산 없이 그냥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들어 볼 수 있다는 점...그걸 과연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아볼 기회도 없이 그냥 포기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는가 반면에 먹고사니즘에서 자유로운 영혼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그게 큰 거구나... 특히 누구나 어느정도 흥미를 느끼는 창작 분야의 것들은 일단 잘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라도 하려면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히 발생한다...괜히 능력도 없으면서 부러워서 핑계대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뭐...ㅎㅎ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학원 과외 핑계대는 것이지 정말 똑똑이들은 혼자서도 잘해요...겠지...

글을 쓰는 것도 사실 배워서 잘쓰나? 물론 배우면 당연히 얻는 게 있겠지만 유명 작가 중에서 글 쓰는 법을 배워서

잘 쓰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어찌보면 다 핑계인 것일까? 다만 저자처럼 뭔가 확 놓지 못하고 뭔가를 간절히 바라지

않아서 엉뚱한 분야에서 일하며 인생을 소모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글이 많지 않은데 쓰여진 글은 간결하고 뉴욕의 그 특정 분위기를 잘 포착해내서 뉴욕으로 돌아가 그 안에 서 있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고 살짝 과장해본다...그러나 글을 쓰는 데 들인 노력에 비해 책 값이 좀 비싸다...며 태클...

책도 빌려본 빌어먹을 독자 주제에...ㅋ

돈...이게 다 돈 때문이야...내가 돈이 많다면 책 다 사서 읽고 다 읽은 책은 도서관에 기증할텐데...라며 검증 못할테니

아무 소리나 던져본다

 

뉴욕

누군가는 허세 터지는 소리로 듣겠지만 뉴욕에는 뭔가 독특한 공기가 있긴 한 거 같다...

그게 왜 느껴지는 건지 알 수 없지만...그 도시에도 독하게 계층이 나뉘어져 있기도 하지만...그래도 뉴욕에는 뭔가 있다

사람들 기분 좋게 설레게 만드는 뭔가 시도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뭔가 본연의 창작열을 불러 일으키는 그런 게 있다는

느낌이 든다...나야 구경꾼으로 한 달 지내다가 와서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숱한 책에서 했던 그 이야기들이 과장이나

거짓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하다못해 뉴욕에서 웨이트리스를 하더라도 그녀는 밤에는 재즈바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글을 쓸 것만 같다는 그런 생각...현실은 시궁창이라도 뭔가 바라는 것이 있고 그래서 생기있는 기운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 아닌지...뉴욕에 대한 책에서는 하나같이 비슷한 뉘앙스를 이야기하고 그런 게 분명 있긴 한 것 같다

 

소소하게 읽기 즐거운 책이다

문정혁의 책이 또 있을까? 그가 그렇게 원하던 작가가 되었을까?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따라간 것...그게 참 부럽고 자극이 된다

뉴욕스러운 사람이 쓴 뉴욕에 대한 책

그렇다고 뭔가 획기적이고 새로운 책은 아닌 느낌...그러나 적절한 내용의 책...ㅡㅡ;

 

작가 이름이 문정혁...

에...에릭...?

 

 

 

 

 

 

 

 

 

다시 돌아올 거라고

반드시

 

그러나

금세 돌아오리라 다짐했던 뉴욕에 다시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5년 후였다

그 사이 나는

정부기관 광고회사 외국계 은행을 전전하며

어디에서도 마음을 붙이지 못한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현실은 시시하거나 궁색하거나 버거웠고

진짜 삶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것만 같았다

인턴으로 일하던 마지막 회사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던 날

나는 오랜 꿈으로 간직해오던 작가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말을 하던 날

이제는 꿈을 닮은 현실이 아니라

꿈 자체를 좇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대학원에 원서를 넣고

거기서 또 다른 삼 년을 보내는 동안

나는 수많은 소설을 썼고 고쳤고 버렸고

그러는 사이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다

그리고

이미 두 번이나 실패했던 유학에 다시 도전했을 때

오직 하나의 대학만이 내게 응답했디

그리하여 2010년 1월 7일

나는 마침내 뉴욕으로 향했다

 

링컨센터의 레스토랑의 지붕

길 건너 줄리어드 학교를 마주보는 이곳엔 계단식으로 구성된 작은 쉼터가 있다

 

늘 어울리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이 뉴욕이란 도시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공간을 바꾸는 힘은 사람에게 있다

 

뉴욕을 배경으로 추리소설을 쓴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뉴욕 그 자체가 추리소설이니까

애거사 크리스티

 

센트럴파크에서 무엇을 하든 그건 당신의 자유다

고백하자면 내가 센트럴파크에서 가장 즐겨했던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를 만끽하는 그 사람들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것

 

미국의 소설가 커트 보네거트는 뉴욕을 한 마디로 정의했다

고층건물 국립공원

 

첼시마켓의 나인스 스트리트 에스프레소

여기서 아웃라이어 블링크 티핑포인트 같은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쓴 칼럼니스트 말콤 글래드웰을

만난 적이 있다

 

뉴욕만이 오직 하나의 진짜 도시다

트루먼 카포티

 

백 번쯤 나는 생각한다 뉴욕은 재앙이라고

그리고 오십 번쯤 더 생각한다

뉴욕은 아름다운 재앙이라고

르 코르뷔지에

 

평생을 살면서 몇 번 마주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붙잡고 싶은 그러나 결코 잡히지 않는 찰나의 시간들

그것들은 사라지기에 아름답고 자주 볼 수 없기에 귀하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가에게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

 

두 번 만나면 우연 세 번 만나면 운명이라 했던가

그녀를 두 번째 보았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제 딱 한 번 남았다고

어디서든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 순간 말을 걸어야겠다고

환상적인 몸매도 빛나는 외모의 소유자도 아닌 그녀와 마주쳤을 때 내가 느낀 것은 어떤 흔들림이었다

걸어오는 한 존재가 온 지구를 울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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