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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탈리아 패션과 문화를 말하다 - 정인희

by librovely 2014. 1. 5.

 

이탈리아 패션과 문화를 말하다                                               정인희                2008                        푸른솔

 

저자는 2006년 여름에 이탈리아에 가고 1년 정도 체류한다 그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담아낸 책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그러니까 1달에서 1년 정도 체류하거나 아예 몇 년 동안 외국에 살면서

한국과 비교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여행자의 시선과도 비슷할 수 있을 여자가 쓴 그런 책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는 그 어떤 나라보다 자랑할만한 것이라고 느껴지지만 이 책을 보니 현재의

이탈리아인들은 뭔가 좀 무식한 느낌이...우리나라의 치부와 비슷한 것들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느낌도 든다...움베르토 에코 책을 읽고 이탈리아 좀 요상해...했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않는다고...이런 건 내 머릿속의 유럽과 너무 다른걸...근데 일반인들의 도덕성이나 예의? 뭐 그런 것도

역시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 시민들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흠...뭐 우리나라도 비슷하고 나도 한국인이니까

내 수준과 다르지 않겠구나...흠

 

저자는 방문교수로 이탈리아 밀라노에 체류했던 것이고...

글이 유머러스하지는 않지만 예리하다 보통의 이탈리아 책에서 들려주지 않는 부분을 건드리는 책

그래서 좋았다 마냥 좋아 좋아 분위기도 아니고 객관적인듯한 거리 유지도 좋고...

재미있게 읽었다

 

 

 

 

 

 

 

갈레이아 이 건축물의 바닥에는 밀아노 토리노 피렌체 로마의 문장 모자이크가 있는데

토리노를 상징하는 황소 문장에 발 뒤꿈치를 대고 한 바퀴 돌면 밀라노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즉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아침 8시 45분까지 운행하고 파업에 들어간 후 3시부터 6시까지 잠깐 운행하다가 다시 중단하는 식

모든 길이 자동차로 마비되고 지하철은 오히려 한산할 정도

밀라노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어난다

 

이탈리아 남자들이 꽃미남이라는 낭설의 기원이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탈리아에 잘 생긴

남자들이 정말 많으냐고 물으면 글쎄요 하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솔직히 키가 작거나 뚱뚱하거나 못생겼거나 셋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90%인 듯하다

그렇지만 잘 생긴 것은 선천적인 것이고 멋진 것은 후천적이라는 측면에서 좀 다르니까 멋진 남자들은 꽤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스타일리쉬한 남자들이 많은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밀라노에서 멋진 남자들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여기가 내 하루죙일 관광지가 될 예정)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옷가게들이다

옷집들이 서서히 문을 닫을 저녁 무렵이 되면 밀라노의 온갖 멋쟁이들이 몰려드는 장소가 있다

바로 아르마니 카사 안에 있는 일본식 리스토란테 겸 바르 노부라는 곳

지하철3호선 몬테 나폴레오네역 바로 앞이다 아르마니도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고 한다

노부 역시 해피아워가 있다 12유로

 

몇 가지 음식을 뷔페식으로 준비해두고 주류 혹은 음료를 주문하면 음식도 함께 먹을 수 있다

보통 해피아워 가격은 6유로나 8유로다 저녁 6시30분 정도 시작 7시 전에 안가면 자리도 없다

신기한 건 자리가 없어도 들어와 서서 먹는다

 

일본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자기네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는 반면 현지인들이 보는 일본인과

한국인에 대한 시선은 무척 다르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이되 EU국가보다 더 이탈리아 사람들의 마음에 가깝다

한 조사에 의하면 이탈리아 사람들의 소망 1위는 사랑에 관한 것이고 2위는 일본에 가보는 것이라고 한다

 

남녀노소 모두 길거리에서 담배를 핀다 식당에서는 철저히 금지

 

우리도 가끔씩 그리고 다른 유럽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니까 하면서 이탈리아를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하곤 하지만 금연법의 경우 유럽 국가 중 선두에 서서 실시

 

이탈리아 사람들의 출근 시간인 오전 8시 이전부터 점심시간이 시작될 때까지 줄곧 바르들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아침 식사는 크루아상 하나 그리고 카푸치노 주로 출근길에 회사 근처 바르에서 아침 수다를

떨거나 신문을 읽으며 간단히 해결한다 점심 식사는 샌드위치나 파니노 또는 피자 한 쪽이나 파스타 한 접시

간단한 샐러드 한 접시로 때운다 오후 6시쯤에는 아페테리보라고 하여 와인이나 맥주 한 잔 하거나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수다를 떤다 그리고 저녁은 8시가 넘어서 먹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풀코스는 안티파스토 프리모피아토 세콘도피아토 콘토르노 돌체

요즘은 다이어트 때문에 1-2접시만 골라먹는 경우가 많다

늦은 밤 시간까지 먹고 다음 날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하는 사람들

 

식사의 마지막 순서는 카페  커피주세요 하면 당연히 에스프레소가 나온다

카페가 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카페 룽고  보통 커피보다 물이 많아 약간 연함

한국식 밀크 커피는 마키아토

우유에 커피를 섞은 것은 라테

바르에서 마실 때 카푸치노 값은 1.2유로 나머지 커피는 0.8유로

 

 이탈리아는 독일처럼 까다롭지 않고 프랑스처럼 잘난 체하지 않으며 영국처럼 지나치게 정중하지

않은 나라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겁고 어찌보면 만만한 느낌을 주는 그런 나라

 

호칭의 과대 사용

지금 어디를 가건 한국인의 대표적 호칭은 사장님 혹은 회장님

이탈리아에서는 박사님이라는 호칭이 상당히 보편화되어있다  대학만 졸업하면...

 

로마식페이

먹고싶은 것을 각자 주문하고 총합계 금액을 인원 수로 나눠서 내는 것

 

믿음은 가지되 종교적 전례를 따르지는 않는 이른바 냉담자들

가톨릭 교리에서는 법으로는 혼전동거가 금지되어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동거가 성행하고 있다

이혼하려면 서류를 제출하고 3년 동안 별거하며 기다려야 하고 이혼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일 수도

결혼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이 어렵기 때문

취업문제가 심각하여 젊은이들이 임시직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여자 평균이 35세라고 할만큼 결혼 연령이 매우 늦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여성들은 대체로 키가 작은 편에 매우 마른 체형부터 한없이 뚱뚱한 체형까지 존재한다

자신의 체형과는 무관하게 배의 노출은 예사롭다

반면 밀라노의 한국 유학생들은 극히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는 것으로 가슴과 배의 노출을 대신한다

체형과 사회 관습에서 영향을 받았을 노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새삼 흥미롭다

 

가을이 오면서 검정색 옷을 많이 입는다

입술 화장은 거의 하지 않는다 아마 입맞춤 인사인 바초 때문이 아닐까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는 이상 밀라노에서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친절을 기대하기 힘들다

서울내기 하면 쌀쌀맞은 이미지를 연상하듯이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네제가 그렇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친절한 이미지의 이탈리아 남자들은 로마와 같은 남부 지방에만

해당될 뿐이며 북부지방의 밀라네제들은 차갑고 냉정한 편이어서 이탈리아 내에서도 그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007 카지노 로얄 후반부에 나오는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

 

2.5유로에 가이드북을 묶어서 지도를 판매 무료지도는 없음 관광도시다운 베네치아의 상술

 

극장 영화가 대부분 더빙되어 상영됨

 

같은 일을 해도 남자 소득이 더 많음  누구나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함

너 참 예쁘다는 벨라라는 말은 애교스러운 거짓말

이탈리아 사람의 빈말 습성  우리나라보다 더 심하다

이번 주말에 같이 저녁식사해요 전화할게요 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는것도 빈말

그래놓고 다시 만나면 얼마만이냐며 정겹게 군다

친한 친구에 들지 않으면 빈말 수준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반면 친한 친구와는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 문자

친구 모임에 꼭 끼어야 하고... 모임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연락...이것이 사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

하는 생활양식이다

 

조금이라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밀라네제들은 승용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노인 학생 가난한 이민자

버르장머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아이들 역시 밀라노의 특징 중 하나

공공장소에서 아무리 까불고 나대더라도 타인에게 결례를 하더라도 타이르거나 나무라지 않는다

고등학생과 함께 지하철을 탄 엄마는 자리가 나면 아이를 앉히고 학생은 주저않고 앉는다

결혼한 아들이라도 가능하다면 손수 점심을 집에서 마련하여 먹이고 여름이 되면 남편은 도시에서 일하고

부인은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몇주간 바캉스를 간다

여하튼 자식간의 애착관계가 강하고 자식이라면 꼼짝 못하는 이탈리아 엄마들

 

결국 선진문화를 가늠하는 척도란 노인과 약자를 얼마나 고려한 사회 인프라인가

거주자나 여행자가 얼마나 안정감과 안전감을 느끼는가

외국인이나 외국 문화를 차별하지 않고 개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들이 성장할 기회를 주는가

개개인이 노골적이거나 적대적인 말과 행동을 자제할 수 있는가

타인을 배려하고 친절을 베푸는 분위기가 얼마나 조성되어 있는가 하는 것들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