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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지적 쓰레기들의 간략한 계보 - 버트런드 러셀

by librovely 2013. 11. 13.

 

 

 

 

지적 쓰레기들의 간략한 계보                                                       버트런드 러셀             2013          함께 읽는 책

 

버트런드 러셀

좋아하는 학자고 그가 쓴 책은 대부분 쉬웠고 재미있었다

그가 무신론자라는 점이 좀 걸렸고 거기에 대한 책은 아직 뭔가 두려워서 읽지 못했는데 이 책에 그런 부분이 살짝

보이긴 하는데...하여튼 이 책은 쉽지는 않았다 특히 앞 부분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는 사전지식이 전무해서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헤겔이 누군가요...

 

그리고 마르크스에 대해서도 교조주의라고 별로 긍정적이지 못한 반응을 보이는데... 결국 러셀이 긍정하는 건

경험론....근데 그게 뭐지? 하여튼 자유와 관용을 바탕으로 하는 경험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몇 가지 주제로 나뉜 글들을 묶은 책인데 제목과 같은 소제목의 그 부분이 가장 재밌고 쉬웠는데...

바로 그 부분에서 기독교에 대해서 살짝 꼬는 부분이 나와서 이걸 어째야 하는지...

사실 그가 언급한 어떤 것은 나 또한 생각했었던 것...그러니까 인간을 애초에 죄 짓지 못하는 존재로 만들었다면

좋았지 않았겠는가 혹은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왜 죄를 짓지 못하게 안 하느냐 왜 누구는 구원받고 누군가는 구원

받지 못하는 존재로 만들었는가...따위의 해결 안되는 생각들....을 러셀이 또 끄집어내니...이걸 어찌해야하는지...

아마 이런 생각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한 번 정도 해봤을 그런 것들인데...난 해결 안되는 생각들을 만나면

그냥 인간이 신을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넘어간다...그리고 사실 지금의 종교 교리도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내가 이해할 수 없는 그 부분들이 어쩌면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

이런 소리하면 교회에서는 저 이단...그러겠지만...사실 많은 부분이 변해오지 않았는가...어쨌거나 신은 존재한다

는 믿음은 굳건하니까...사실 뭐가 뭔지에 대해 골똘할만큼 교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제대로 성경책을

읽거나 생각해본 일도 없으니까...근데 어떻게 믿느냐고? 그러게...믿기 위해서라도 성경을 일단 읽어봐야...ㅡㅡ;

 

러셀이 되게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헤겔에 대해서도 궁금해졌고...

서문에 소개된 러셀의 그야말로 열정적인 인생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는거군

그는 영국 수상 집안 출신...뭐 출신성분은 최상급인데...질펀하게 바닥으로 내려와 고생을 사서 했던...

거의 100년을 살다가 죽었던데 그동안 많은 책을 쓰고 여기 저기 잘도 쑤시고 다닌 인생...

종교에 대한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어쨌거나 그가 지금 믿지 않았던 곳이었을 그 어떤 좋은 곳에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러셀 좋다

 

 

 

 

 

 

 

서문

그는 반전운동가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한편 관료들과 교섭을 벌였고 신문을 편집하고 징병 반대 동맹을 조직했으며

그 와중에 짬을 내어 강연을 하면서 전쟁의 원인을 알리고 재건의 희망을 설파했다

그러한 노력에 대중이 보인 반응은 지독히도 차가웠다

러셀은 예전의 벗들에게 경멸을 받았으며 교수로 일하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해임되었고 1918년 봄에는 결국 구속되어

감옥에 갇혔다

 

지칠 줄 모르고 강연을 했고 산더미같은 원고를 써 냈으며 이와 동시에 짬을 내어 하원 선거에 출마했고

재혼을 했다가 또 이혼하고 세 번째 장가를 드는가 하면 그 와중에 아이를 셋이나 낳고서 평화로운 시대의

자녀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모범을 제시하려고 학교를 열기까지 했다

 

그가 얼마나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또 그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얼마나 다양했는지

 

 

 

 

경망스럽게 쓴 까닭은 엄숙하고 오만한 자들을 상대로 더욱 엄숙하고 오만하게 싸워봤자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과학과 종교를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철학이 과학과 구분되었던 까닭은 철학의 본질적 목적이 인간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데 있었기 때문

 

플라톤의 국가론이 정치적 측면 때문에 찬양받았던 것은 인류사를 통틀어 가장 당혹스러운 속물근성의 사례

 

헤겔의 철학은 너무나 이상했기 때문에 그가 제정신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철학을 받아들이게 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헤겔은 해냈다

설명을 어찌나 모호하게 했던지 사람들이 그만 그의 철학에 심오한 구석이 있으리라 여기게 되었던 것

 

헤겔이 큰 빚을 진 헤라클레이토스

모든 가축은 채찍으로 때려야 풀을 뜯으러 간다

 

헤겔과 오늘날의 마르크스 추종자들이 주장하는 독재 체제는 오로지 맹목적인 교조주의를 토대로 삼을 때 이론을 정당화

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어울리는 철학은 오로지 경험론뿐이다

로크는 경험론이라는 철학이 자유와 관용을 존중하고 전제 군주제에 반대하는 태도와 얼마나 밀접한 지를 스스로

보여주었다

 

상업과 자유주의를 연관 짓는 이유는 명백하다

교역을 통해 자신과 상이한 민족적 관습을 마주하며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신념이 무너진다

 

자유주의적 견해의 본질은 어떠한 의견을 주장하느냐가 아니라 의견을 어떻게 주장하느냐에 달려있다

독단적이지 않고 잠정적으로 주장 새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 주장 철회 가능

 

스콜라주의나 마르크스 주의 파시즘 등 경험론적 기초가 없는 교조주의 체제는 추종자들 속에서 강력한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내는 장점이 있다

 

과학은 우리가 아는 것이고 철학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다

진실이라고 하기에는 손색없는 농담이지만 한 가지 덧 붙일 것은 바로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에 대한 철학적 사변이

엄밀한 과학적 지식의 소중한 전제였다는 점

 

철학 탐구는 설령 알게 되는 대상이 고통을 준다 할지라도 앎 자체는 선이라는 믿음을 토대로 삼는다

 

철학은 여러가지 문제를 사려깊게 사고 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철학은 삶의 목적이라는 개념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폭 넓은 지평을 제공한다

사고의 대상을 넓힘으로써 철학은 현재의 불안과 고뇌에 해독제를 제공한다

 

인류의 뿌리 깊은 망상 가운데 하나는 어떤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을 칭찬하는 사례 중 흥미로운 형태가 있으니 바로 억압받는 자들 즉 피지배 민족 가난한 사람

여성 아이 등이 대단한 미덕을 지닌다고 믿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처음으로 명쾌하게 주장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가 이러한 견해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오늘날에는 그다지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데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덧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 근거였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독실한 신자로 여기는 이들의 신성모독행위를 보고 가끔 충격을 받곤 한다

어떤 수녀들은 늘 목욕 가운을 입고 목욕을 한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세상에 하느님이 계신 걸 잊으셨군요

그들은 분명 하느님을 관음증 환자로 여기는 것이다 그분께서 전능하신 능력으로 욕실 벽을 꿰뚫어 보시는데

정작 목욕 가운 한 장으로 그 시선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명령에 불복함으로써 죄가 성립한다고 배우지만 동시에 하느님이 전능하다고도 배운다

만약 하느님이 전능하다면 그분의 뜻에 어긋나는 일은 그 무엇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죄인이 하느님의 명령을 거역할 때 하느님께서 틀림없이 그렇게 되도록 의도하셨을 것이다

죄가 하느님에 대한 불복종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은 하느님이 전능하지 않다고 인정해야 하는 부담을 진다

 

우리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을 믿는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간에 종교적 신념의 근원은 대개 자만심이다

 

나는 정부가 행동에 나서서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믿게 할 수 있는 헛소리의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고 확신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누리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허튼 소리를 한가득 남겼다

그는 아이를 가지려면 바람이 북쪽에서 부는 겨울에 잉태해야 한다고 했으며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하면 딸을

낳는다고도 했다 불면증으로 괴로워하는 코끼리는 소금과 올리브 오일과 따뜻한 물로 어깨를 문질러줘야

한다거나 여성은 남성보다 치아 개수가 더 적다거나 하는 말도 남겼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절세의 현자로 여긴다

 

확신이 편견인지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

당신 의견과 상반된 의견 때문에 화가 난다면 이는 곧 당신이 자신의 견해에 합리적 근거가 없음을 무의식적으로 인식

한다는 증거

 

특정 독단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당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을 벗어나 다른 집단이 지닌 견해를

알아보는 것

 

거대한 공포에 짓눌릴 때면 거의 모두가 미신에 매달리게 된다

 

집단적 공포는 사람들의 집단 본능을 자극하며 그 집단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만행을 촉발하는

경향이 있다

 

국가 교육은 명백히 필요한 것이지만 거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해악이 지배하는 곳에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독단적인 사상에 동의해야 하는데 자유로운 지성의 소유자라면

누구도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모든 문명국가의 국가 방위는 군사력만큼이나 교사들의 손에 의존하고 있다

 

교사들은 자신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다 대부분 과로에 시달릴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정신

훈련을 시키기 보다는 시험 준비를 시키도록 강요당한다 성직자들은 날마다 몇 시간씩 설교하라고 요구를 받지

않지만 교사들은 이와 비슷한 노고를 요구받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사들은 자신의 견해에 대해 입을 다물 것을 요구받는다는 것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 선동으로 취급당하는 반면 옳다고 인정받는 견해를 밝히면 건전한 교육으로 간주된다

교사들에게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가르칠 자유가 없다

 

교사는 예술가 철학자 학자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외부의 권위에 비재당하고 간섭받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창조적 충동에 조종당하는 사람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자기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