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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 대니얼 클라인

by librovely 2013. 10. 24.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대니얼 클라인          2013         책읽는 수요일

 

미국의 철학자가 쓴 책이다

책 표지나 제목이나 뭔가 가벼울 것 같아...의 느낌이었는데 책 표지에 뉴욕타임스 어쩌고 써 있기도 하고 또 저자가

하버드 대학도 나오고 교수고 뭐 그래서 내용이 또 마냥 뻔하지만은 않으리라는 기대감에 빌려서 읽었는데 역시

좋았다

아주 재미있게 즐겁게 읽었다

 

나이 드는 것...은 사실 그다지 긍정적인 것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가끔 아주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져서...그러니까 오늘과 같이 나 자신이 너무 싫어지는 때에나 그게 긍정적이고...

(사는게 징글징글해...라는 느낌이 들때는 언젠간 죽는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혹은 벌써 인생의 반은 살았다는

사실...이 정말 진심으로 위로를 줄 때가 있다... 마음 같아선 바로 인생 종을 땡땡 치고 싶지만 어쨌거나 끝이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다~ 하는 때가 있긴 있다..근데 그게 너무 가끔이라는 것..무신론자스러운 이야기네...

회개 기도 해야겠다 ㅡㅡ;)

 

어쨌든 나이가 든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그렇지 않나

그리고 그 나이 드는 사실과 그와 함께 다가오는 몸과 마음의 변화 아니 몸의 변화와 그것을 따라가거나 감당하지

못하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나의 특기이자 단점은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그게 뭔가 꿈을 갖고 어쩌고의 의미가 아니라 미래의 걱정거리들을

다 현재로 끌고 들어와 열심히 하나 하나 걱정하고 투덜대며 현재를 시궁창으로 만든다는 그런 의미...

그런 맥락에서 나는 늘 노년과 죽음을 걱정해왔다...

막연하게 마음 어딘가에 노년과 죽음을 걱정하는 공간이 있는 느낌...

 

얼마 전 읽은 책에서 그 똑똑하다는 (사실 나는 그의 글이 잘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가 도대체 얼마나 똑똑한건지는

잘 모르겠음V ㅋㅋ) 움베르토 에코 조차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뭔가 명쾌하지 않고 쿨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과연 이 비슷한 노년을 보내는 중인 작가는 뭐라고 이야기 했을까?

 

저자의 노년 극복 아이콘은 바로 에피쿠로스...

학교다닐 때 에피쿠로스 쾌락 이렇게 연결지어서 외우고 바이바이한 에피쿠로스에 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대니얼 클라인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그러니까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가방에

철학 책을 싸들고 그리스로 날아간다...아 되게 부럽네...그야말로 럭셔리..한 여행이구나...정신적으로...

그렇게 철학 책을 그리스 섬의 카페에 앉아 들춰보며 짤막짤막한 생각들을 쓴 책이다

 

역시나 공부에는 왕도가 없듯 나이 드는 법에도 명료한 방법은 없어 보였고 그가 결국 하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되게 뻔해.... 그러나 철학의 존재 이유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저자가 말했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노년을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 생각해 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사실 노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혹은 어떻게 나이가 들어가야 할 것인가는 그냥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하게~ 가 답인거다...쾌락을 추구하는 삶...에피쿠로스가 말했듯

그런데 여기에서의 쾌락은 그저 말초적인 수준의 쾌락이 아닌거다...정신적인 쾌락...절제와 도덕적인 뭔가 그런 쾌락?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쾌락은 부유하여 이것저것 신나게 먹고 신나게 춤추고 신나게 마시고 신나게 사고 신나게~~~

그런 것일텐데...저런 쾌락들은 어느 정도 이상 추구하면 왠지 허무해지는 시기도 오고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면도

있고 후회를 하게 되기도 한다...그리고 아주 찰나적인 쾌락이지....미친듯이 먹어대면 순간은 행복하지만 그 이후로는

오히려 괴로움이 찾아드는 것이고 카사노바처럼 사는 것도 마음을 제대로 채워주지는 못할 것이고...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이란 앎의 즐거움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 절제하며 말끔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그런 즐거움...

정신적인 쾌락이라는 표현이 적당할까? 육체와 본능이 아닌 정신과 절제...에 초점을 둔 그런 쾌락?

추구할수록 그 쾌락은 더욱 깊어지며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 그런 쾌락

 

하여튼 쾌락을 추구하며 즐겁게 사는 그런 행복한 삶...을 누리라는 것

인생을 놀이처럼 살아라...자유롭게

그 구체적인 모습은 제각각 다를 것이다 사람마다...그러니까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찾아

즐겁게 살라는 이야기이고 여기서 꼭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인간...친구가 될 수도 있고 연인이 될 수도

있겠지...가족이 될 수도 있고...물론 책에서 말한 인간은 대화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말하는 것

같다.... 친구가 상당히 중요한 것인 모양이다...행복한 인생의 키워드 중 핵심이 사람인 모양이다...

난감하구나...난 친구 별로 없는데...ㅜㅜ 물론 그 수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관계의 깊이가 중요할 것이다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이야기 중 그 옛날 사람들이 여자나 심지어 창녀까지도 함께 대화를 나누며 놀 수 있도록

평등하게 생각하고 대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노년 우울증은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노년에는 늙음으로 인해 어느 정도 우울해 지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는 이야기를 하는데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게 피부에 주름이 죽죽 가고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겠는가...

또 요즘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처럼 왕성한 활동과 각종 시술 과도한 운동 등으로 젊음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 이야기도 한다...그러면 안된다고 그냥 나이들어 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그렇게

조금씩 나이들면서 자신을 수용하는 것이 건강한 자세라는 이야기일까? 아무리 젊음을 유지하려고 발버둥쳐도

기력이 쇠하는 시기는 분명 오는 것이겠지...작가가 말하는 그런 노력이란 건강한 삶 정도가 아니라 지나친 집착을

말하는 것이겠지...

 

저자가 결국 하는 이야기는 이런 저런 철학자들의 책을 읽고 그들이 노년에 대해 해주는 조언을 받아들이라는 것

뭐야...그게 궁금해서 읽었는데 알아서 찾아 읽고 연구해보라니...ㅎㅎ

이 사람 진짜 철학으로 책을 끝내시는구나....질문을 던져주고 끝냄...

 

뭔가 신나는 주제가 아님에도 유머러스하고 쉽게 그러면서도 적당히 골똘해지게 만드는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다

읽어볼만하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플라톤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사르트르 러셀 에릭슨 같은 철학자들이 쓴 책을 또 읽어야만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ㅡㅡ;

 

아니 어쩌면 저자는 답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

저자처럼 철학 책이나 짊어지고 그리스 한적한 섬에 찾아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면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

따위의 밥벌이와는 무관한 생각을 몰입해서 하며 삶을 카이로스로 채워가는 것

물론 그 옆에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

나처럼 살아 이것들아~ 하며 이미 몸소 보여준 것일지도 모른다...ㅎㅎ

 

 

 

 

 

 

 

 

나는 식당 차양 아래 자리를 잡고 <행복의 기술 에피쿠로스의 교훈>을 읽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소설<전락>에서 남자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만족스러운 노년을 보내려면 의식이 온전할 때 이성적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남은 시간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그 시간을 가장 적절하게 이용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몇 가지 더 있었다 그래서 여행 가방에 철학 서적을 가득 챙겨넣고 이 그리스 섬을

찾아온 것이다

 

에피쿠로스의 주요 관심사는 우리에게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그는 내세를 믿지 않았다

그의 질문은 가장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인 것 같다

 

에피쿠로스의 기본적인 신조 중 하나

즐겁게 살지 못하면 지혜롭거나 바르게도 살 수 없다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철학대로 살았다

아테네 외곽에 정원이라는 원시적인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고 자신의 철학에 동조하는 친구들과 함께 살면서 정원에서

채소를 가꾸고 끝없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대화의 주제는 물론 에피쿠로스주의였다

정원에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라 이들의 공동체는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이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에피쿠로스 시대의 그리스 관습과는 달리 여자들도 이 정원에서 환대를 받았으며 철학 토론에도 남자들과 동등하게

참여했다 창녀들도 이따금씩 합석하는 바람에 에피쿠로스와 그의 제자들이 방탕한 향락주의자들이라는 소문이

퍼졌으나 그런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은 야생적인 쾌락보다는 마음의 평안을 훨씬 더 좋아했다

그 시대의 헬레니즘 철학과는 달리 에피쿠로스주의는 성별이나 사회 계층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급진적인 평등주의를 지지하고 실생활에서 실천했을 뿐이다

 

에피쿠로스의 저술은 대부분 사라지거나 훼손되었다

그는 300권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저술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단 세 편의 편지와 경구 모음집

몇 편만 온전히 남아있다

 

남아 있는 삶을 제대로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에피쿠로스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막고 있는 것은 자본의 유혹에 스스로 속박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에피쿠로스는 충분한 것이 거의 없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라는 경구로 소유욕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승무원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각 역을 지나갈 때마다 커피 잔을 창밖으로 내밀면 역 구내

카페에서 일하는 웨이터가 달려와 그에게 커피가 가득 든 새 잔을 준다고 한다

 

태평스러운 에피쿠로스의 유산은 여전히 그리스에 잘 보존되어 있다

도시보다는 전원 지대에 더 완벽하게 그의 유산이 남아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에게 해 여기저거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 주민들은 어느 그리스 출신 미국 부자의 이야기를 농담삼아 곧잘 끄집어 낸다

올리브 열매를 왜 따지 않으세요?

-필요한 때만 따지요

내다 팔면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을텐데요

-그 돈으로 뭘 하겠소?

집도 크게 짓고 하인도 고용해서 부려먹고

-그 다음에 또?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지금처럼 야외에 앉아 우조를 홀짝거리며 석양을 바라보는 것 말이요?

 

의식적인 철학의 한 가지 특징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의식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철학의 주된 목적이다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명쾌하게 정의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이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제시하는 것이 철학의 주된 목적이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에피쿠로스에 관한 책을 펼치고 앉아 노년을 잘 보낼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누군가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면 그 사람도 우리를 똑같이 대할 것이다

친구로서 함께 있어주는 것

대화를 나누고 함께 웃고 카드 놀이를 즐기는 것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함께 침묵하는 것이다

에피쿠로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자연스러운 침묵이 진정한 우정의 표시라고 생각했다

 

에피쿠로스는 동료나 친구와 함께 어울리는 것이 인생의 쾌락 중 가장 큰 쾌락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지혜로써 얻을 수 있는 평생동안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정을 나눌

 친구들이다."

 

에피쿠로스는 무슨 요리를 먹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먹고 마실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라

  친구가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처럼 사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늙게 보이니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낯선 사람들에게 접근하기게 훨씬 쉬워진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최근에 그 이유를 깨닫고 한바탕 웃었다

늙은이들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쁜 짓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나쁜 짓을 할 만한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먼저 말을 걸어도 우리를 수작부린다고 조금이라도 의심하는 여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입맛이 씁쓸하기도 했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려니 가슴이 아프지만 여자들의 생각은 언제나 옳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죽음에 관하여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에겐 죽음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아직 이 세상에 있을 때에는 죽음이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고

 죽음이 우리에게 다가왔을 때에는 우리가 이 세상에 없으니까 말이다

 생명이 없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태어나기 전에도 아무것도 없었으니 죽음이 출생보다 더 두려울 것은 없다."

 

시계에 따른 시간과 실재 시간

고대 그리스어에는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하는 낱말이 있었다

크로노스

카이로스

카이로스는 한 사람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시간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시간

 

지루함은 노년에 질병과 죽음 다음으로 두려운 존재다

노인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다

 

스벤젠에 따르면

지나치게 활동적인 사람은 견디어낼 수 있는 지루함의 수준이 매우 낮다

텅 비어 있는 시간과 맞붙어 싸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필사적으로 갈망한 새로운 것에는 숙명적으로 실망이 내재되어 있다

아랍의 유목민 베두인족에게는

열망하는 것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있어라 열망하는 것은 꼭 얻게 마련이니까 라는 격언이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말 중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는 단 두 가지의 비극밖에 없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가 훨씬 나쁘다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배우 스티븐 라이트

열심히 일하면 미래에 보상을 받지만 게으름을 피우면 지금 당장 보상을 받는다

 

1960년대 초 파리에서 나는 소르본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으며 철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대학원 과정은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나는 뒤늦게 사춘기를 맞은 것처럼

고독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다소 낭만적인 파리의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어딜 가든지 700페이지나 되는 장-폴 사르트르의 저서 <존재와 무>를 옆에 끼고 다녔다

 

순수한 놀이에는 신의 뜻이 담겨 있다는 플라톤의 말을 이제는 완전히 이해할 것 같다

플라톤의 <법률>에서 자주 인용되는 구절 중에는

인간은 신이 놀이에 쓰려고 만든 장난감이다 그것이 인간이 맡은 최상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남자든 여자든 그 역할에 합당하게 가장 고결한 놀이를 하면서 일생을 보내야 한다

옳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 그건 인생을 놀이처럼 사는 것이다

 

로마 시인 루카누스

여가는 다양한 생각을 창조한다

 

몽테뉴는 에세이 <나태에 대하여>에서 기사의 손아귀에서 도망친 말처럼 한가로이 공상에 빠지면 엄격한 규칙에

따라 생각할 때보다 훨씬 진취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세기 독일 철학자 요한 하만

게으른 사람이 학구적인 사람보다 철학 사상에 대한 안목이 훨씬 높다

게으른 사람은 자질구레한 부분에 얽매일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는 정신적 즐거움이 육체적 쾌락보다 더 좋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간은 자유롭게 살라는 벌을 받았다

일단 세상에 내던져지면

인간은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장 폴 사르트르

 

에피쿠로스는 *스가 고통을 안겨주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렸다

그것은 욕정으로 시작하고 열의로 발전하여 첫날밤의 *관계로 절정에 이른 뒤 질투나 지루함 또는 이 두 가지

감정 모두로 직행한다 에피쿠로스는 그런 것에서 안락함을 찾을 수 없었다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원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자신의 참모습 그대로 산다

 

테스토스테론 패치를 붙이거나 가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영원한 청춘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만 볼 수 없다

이런 행위는 늙은 나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상징이다

실존주의자나 현대 심리 치료 전문가들에게는 인생의 진실을 부정하는 것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다

자신을 부정하면서 사는 사람은 완전히 그리고 진실하게 살아있다고 말할 수 없다

 

실존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자신이 언젠가는 죽어야 할

존재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베커는 이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종교적 믿음이 희박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을 운명을 부질없이

거스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여러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아직 철학을 생각하기에 이르다거나 이미 늦었다고 말하는 것은

행복을 찾아 나서기엔 너무 젊거나 늙었다고 말하는 것고 같다

에피쿠로스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은 노년기에 독특한 자유를 얻는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년기에는 젊은 시절 너무 겁이 나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정신적 위험도 감수할 수 있다

철학적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무엇을 한다는 말일까?

예를 들면 카뮈가 <시지프 신화>에서 언급했던 것이다

카뮈는 그 책에서 "참으로 심각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키르케고르는 철학적 정신적 위험을 감수하라고 우리를 사정없이 몰아세웠다

"위험에 도전하면 잠시 안정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위험에 도전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잃을 수 있다"

 

우리의 의문을 궁극의 지점까지 몰고 가는 것 그러한 질문이 바로 철학이다

 

노인 우울증 문제라면 내가 오히려 정신과 의사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

노인 우울증은 정신 질환으로 보기가 어렵다

노인 우울증은 대개 환경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철학적 소양이 적은 사람은 무신론에 빠지기 쉽지만

철학적 학식이 깊어지면 종교에 귀의하게 된다

프랜시스 베이컨

 

             영원

                                              윌리엄 블레이크

한 가지 기쁨에 집착하면

훨훨 날아다니듯 자유로운 삶이 파괴되지만

날아다니는 기쁨에 입을 맞추면

영원히 아침을 맞이하며 살리라

 

플라톤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사르트르 러셀 에릭슨 같은 철학자들이 점검하고 우리에게 권고한 노년기를 제대로

보내는 방법만 염두에 두고 있어도 우리는 이 노년기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 그들의 사상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자신의 가치관과도 잘 부합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철학적으로 원숙하게 노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