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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강신주의 다상담 사랑 몸 고독편 - 강신주

by librovely 2013. 11. 12.

 

강신주의 다상담 사랑 몸 고독편                                                             강신주           2013                동녘

 

강신주가 벙커에서 했던 상담들을 책으로 펴낸 것

고독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벙커에 가서 직접 들었던 내용

그 때 들으면서 답답하게 혹은 무의미하게 질문을 하는 등 뭔가 속터지게 만들던 것들은 쏙 빠지고 나름 핵심적인 것들만

쓰여 있어서 벙커에서 직접 듣는 것보다 책을 읽는 편이 훨씬 낫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또 고민을 토로하던 누군가는

뭔가 자랑하려거나 혹은 자기연민에 젖어들은 느낌을 주어서 가뜩이나 꼬인 내 심사를 더 꼬이게 만들었는데 책은 그런

느낌도 걸러지고...역시 강연보다는 책이 내 취향

 

고독은 그 날 들었던 내용이기도 하고 답변도 매우 획기적이지는 않게 느껴졌는데(물론 좋았지만)

사랑과 몸에 대한 이야기는 나 같은 인간이 좀 들어야 하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머리가 띵~해지는 충격을 줬다...

조건보는 것 타인의 시선을 염두에 둔 연애나 결혼은 다 헛짓이다...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대놓고

그 사람 하나만 봐야한다 다른 게 눈에 들어오는 건 진짜 사랑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 처음 본 것 같다

그런게 진짜 사랑이라면...정말 희박하겠는걸...가능할까 싶긴 하지만 정신이 번쩍 들긴 했다...그런거구나...

 

몸에 대한 것은 대부분이 예상하듯 남녀 관계에서의 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뭐 사람이 이성간에 호감이 있는 건 그러니까 끌리는 건 결국에는 서로의 몸에 대한 어떤 느낌? 직감? 이라고

하던데 그건 맞는 말 같다...다른 책에서도 본 이야기기도 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왜 사냐는 질문은 현실도피스러운 질문이다...라는 이야기 또한 충격적

보통 왜 사는가라는 대책없는 질문을 피하기 위해 자잘한 문제나 즐거움으로 도피한다고 생각했지 오히려 거꾸로

현실이 시궁창이니까 그런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고 어쩌고 하면서 나는 왜 사는가? 따위의 질문으로 도망간다니

그 또한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재밌구나...

내 옆의 누군가가 진짜 사랑이 아니고 그저 적당한 사람이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하루 하루 별다른 행복감이 들지

않는 이 난감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딴 건 중요한 게 아니고 그저 인간이란 무엇이고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답을

구할 수 없는 질문으로 도망간다는 이야기...는 정말 맞는 것 같다...반대로 왜 사는가 혹은 삶의 유한성 그러니까

죽음의 두려움을 잊기 위해 자잘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저런 질문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 또한

맞는 말이고...인간은 여기 저기로 도망다니기 급급한 불쌍한 존재인건가...ㅜㅜ

 

뭔가 극단적인 감이 없지 않다...

사랑의 경우 타인에 대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게 진짜라면...만약 각자 연인이 있는 상태에서 정말 끌리는 경우

답이야 뻔하지 헤어지고 둘이 만나~ 그게 진짜니까...뭐 이런걸까? 근데 그렇게 마냥 끌리는 것 어찌보면 몸이 끌리는

그것이 사랑인걸까? 아 물론 몸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전 존재가 다 들어오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긴 했지...음...

하여튼 강신주는 그냥 본능이 이끄는대로 가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좀 위험한 발상 아닌가?

사람 본능이란게 어찌보면 상당히 일시적이기도 하고 착각을 일으키기도 쉽고....돌아서면 왜 그랬지? 하기도 하는데...

물론 그런 경우 실패 혹은 좌절의 경험일 뿐이라고 하겠지...꽃이 진다고 해도 일단 한 번 피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지...세상의 기준은 다 니체처럼 부셔버리고 나만의 기준대로 사는 게 맞다고도 말하는 것 같은데...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좀 극단적인 예를 썼다가 지웠다...음....

 

이전에 읽은 사랑은 종종 과대평가 된다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강신주는 사랑이 중요한 게 이 세상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주는 환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말하는데...

근데 그게 과연 건강한 생각일까?  그런 느낌을 위해 사랑을 해야하는걸까? 주인공은 무슨 주인공이야...

인간은 잠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조연일 뿐 아닌가? 근데 거짓으로 단지 상대방에게만 주인공인 그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나? 근본적인 무언가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그런 감정이라도 느껴야 끝 부분에서 말했듯 오늘 하루 즐겁네~ 할 수 있는건가?

미친듯이 몰입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고독을 극복할 수 있기도 하고...

 

내가 너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도 있고 또 강신주가 그렇게 진짜 사랑 어쩌고 몸이 가는대로 어쩌고 하는

이유는 현재 그 반대방향으로 헛가고 있기 때문일거다...이 세상에 사랑은 사라지고 거래만이 남은 것 같기도 하고

몸의 끌림을 정신 그러니까 이성으로 너무 제어하는 경향도 있고...(요즘 애들은 안 그런 것 같지만...) 그래서

그러지 말자...라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연애 면에서만 보자면 허지웅 곽정은 강신주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예전처럼 첫눈에 반해 한 평생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비현실(?)적인 사랑을 전문가(?)들은 권하지는 않는 것 같구나

그런 건 정말 문학책에서나 찾아봐야 하는 것일까?

왠지 씁쓸하지만 이게 현실이겠지...

(알게뭐야...뭐가 되었든 나는 항상 모든 연애를 책에서 배우고 책에서 했지...ㅎㅎ)

 

재미있게 읽었다

좋은 책이다

사고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바뀐 사고방식을 써먹을 일이 없다는 게 문제구나)

 

 

 

 

 

 

 

행복하다는 것은 놀라지 않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 발터 벤야민 <일방 통행로>

 

김수영<죄와 벌>

제대로 미워하면 타인의 시선 돈 우산이 눈에 들어오면 안 돼요

사랑과 미움은 똑같은 거예요

사랑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요

 

알랭 바디우

사랑은 둘의 경험

나머지는 다 조연

기적적인 감정

둘의 경험을 한다는 건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것

정치적 상황 졍제적 조건 오만 가지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야 해요

 

외모 나이 돈 이런 것들이 들어오면 안 되는 거죠

상대방이 한 사람으로 다가와야 하는 거거든요

 

결혼과 사랑은 별개인거죠 문인들이나 인문학자들은 다 알아요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것을요

사랑과 부합되는 결혼 딱 하나 말씀드릴게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유전적으로 40-50세가 넘으면 실명

이혼 후 돌봐주는 비서와 사랑에 빠지고 죽기 6개월 전 저작권과 재산을 주고 싶어서 결혼을 함

사랑하는 사람과 그냥 사세요 그냥 살다가 상대방이 사랑스러우면 내가 죽은 다음 편하게 살라고 혼인신고를

하는 거예요 보르헤스처럼 하실 수 있겠어요?

여러분들은 거꾸로 하죠 혼인신고 해야 저 사람의 돈이 내꺼다 시댁 비호를 받아 나도 유학간다

그 정도 되면 사랑이 아니라 거래죠

 

집안이 불행한 사람은 빨리 사랑에 빠져요 집이 개판이면 너무 힘들잖아요

집이 너무 행복하면 그 이상으로 해주는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 안 움직여요

아직 연애 못하고 결혼 못하고 마흔 넘으신 분들 있으시죠 이분들은 부모님을 원망해야 됩니다

부모님이 자존감과 행복의 기준을 너무 많이 높여 놓은 거예요

 

잔인해져야 자기 사랑을 한다

빌미를 주지 말고 그냥 완전히 밟아버려야 한다 안 그러는 건 상대방을 두 번 죽이는 것

 

사랑으로 극복할 수 없는 현실적 조건이 있지 않느냐

그렇다면 현실적 조건으로 살아요

죽었다 깨어나도 영원히 사랑은 못할 거예요

 

사랑에는 놀라운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타자를 알아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면서 타자를 알아 가게 됩니다

 

몸과 정신은 함께 갑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무언가를 의심하거나 우울한 증세가 있다면 일차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해결

 

정신은 보수적이고 몸은 래디컬합니다

몸은 그 사람을 원하는데 정신은 하지 말래요

 

정신적 사랑이라는 말은 당연히 개소리죠

우리가 정신적으로 저 여자 저 남자 괜찮다 라는 게 뭔지 아세요?

저 남자 저 여자는 연주를 잘할 거라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 느낌이 물씬 드는 거예요

 

조르주 바타유

인간은 금지된 걸 욕망한다

 

정말 진지하게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최선을 다하고 그런 관계에서 좌절하는 경험이 쌓여야 된다

 

꽃지 피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죠

(사랑에 끝이 있기 마련이라는 이야기...?)

 

니체 <선악을 넘어서>

자신의 감정에 따라 판단 자기 삶의 주인

 

**는 사랑에 이르는 관문이지 종결점이 아니다

그 뒤에도 같이 있다고 싶다고 느낄 때 사랑에 빠진 것

 

고독은 몰입하지 않은 상태

 

이게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어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여러분은 결정을 못 해요 평생

그러니까 결정을 하고 거기서 실패도 하고 또 거기서 배워야 합니다

 

삶의 문제가 안 풀리면 정치적 문제에 집중해서 삶의 문제를 잊으려는 경향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요? 길게 보지 마세요

오늘 마신 커피 맛이 좋았는지 별로였는지 표현하는 거예요

왜 사나? 라고 질문하지 말아요

그런 막연한 질문들에 대해 사람들이 얘기 하잖아요 다 개소리예요

우리에게 남는 건 오늘 이 순간 이 시간이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 이거예요

길게 봐서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그건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그 막연한 질문들은 대개는 지금 내가 좋은지 내 느낌이 어떤지를 은폐하기 위해 던져지는 질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