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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카페를 사랑한 그들 - 크리스토프 르페뷔르

by librovely 200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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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사랑한 그들                                              크리스토프 르페뷔르               2008            효형출판



책표지에 이렇게 쓰여있다
고흐 고갱 피카소 모딜리아니 마네
르누아르 보들레르 랭보 지오노 사르트르
삶과 예술과 사랑이 싹트고 무르익었던 곳
파리 카페 그리고 에스프리



에스프리
esprit
정신 또는 기지(機智)라는 뜻으로 근대적인 새로운 정신 활동을 이르는 말
특히 문학에서는 자유분방한 정신 작용을 이른다



카페라는 말은 관심을 끈다 왜 내가 카페 중독자라도 되어서 그건 아니다 카페를 간다고 해봤자 친구와 수다나
떨 목적이 있을 때나 가지 혼자서 카페에 가 시간을 보낸 일이 전혀 없다  그럼 왜 카페에 관심이 생기는가
그 이유는 일단 카페는 공간이 예쁘고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고 여유라는 것과 밀접한 그런 장소라서 그런것 같다
이건 우리 일상에서의 카페에 관한 이유이고 이 책처럼 프랑스의 카페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좀 다르다 뭐가 다르냐면 프랑스의 오래된 카페를 떠올리면 카페에서 생활하다시피한 미술가와 작가가 생각나고
뭔가 감상적인 이야기가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걸 좀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



이 책을 쓴 사람은 역사학으로 석사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의 빨래터를 찍은 사진으로
관광문학대상을 받기도 했다는 잘생긴 남자 프랑스인



책을 읽은지 이 또한 너무 오래지나서 기억이 통 나지 않는다
다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카페가 흔히 알고있던 파리의 상류층이 드나들던 카페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
이 책에서는 빨래터 사진을 즐겨찍었다는 저자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서민적인 카페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동의 힘겨움을 허름한 동네 카페에서 보내는 즐거운 시간으로 해소할 수 있었던 하류층 사람들



그리고 카페라고 하면 보통 커피가 떠오르는데 이 시기에는 술도 많이 팔았던 모양이다
압생트라고 부르는 그 독한 술이 꽤나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프랑스인들은 너무나 카페중심적인 삶을 살았기에 일요일에 종교생활마저 포기하고 카페의 즐거움을 찾아나서
종교계에서 예배시간에는 카페 문을 닫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술을 나누며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토론도 나누며 카드 게임도 하고 당구도 치고 글도 썼으며 연인과의 노닥거림도 아니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찍이 여자는 카페 출입이 금지되었었다고 한다 카페에 드나드는 여자는 보통 돈을 벌려는 그런 여자들
그러나 나중에는 여자들도 카페에 출입하며 카페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의 수준높은 예술 그리고 의식 등에 어찌보면 프랑스의 카페 문화의 공이 지대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가를 보낼만한 장소의 중요성  그 장소의 성향 
우리나라 성인의 여가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장소는 어떤 곳들일까 그 장소에서 이뤄지는 여가 생활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의 여가 생활이 이뤄지는 장소는
자주 내 방
가끔 헬스장
가끔 극장
가끔 카페
가끔 미술관
가끔 옷가게
가끔 도서관


적다보니 인생이 너무 단조롭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단조롭다
단조로와

그리고 압생트를 꼭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 이 책에서 느낀 색다른 점 하나는 우리는 생각하기 힘든 그런 상황
그러니까 파리의 카페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말을 섞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정치적이든 뭐든 성향에 따라 카페가 좀 나뉘기도 했단다
정말 재밌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것도 다 예전 이야기겠지 요즘이야 그럴까














프랑스인처럼 카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들은 카페에 가기 위해 카페에 간다
혹은 술 마시기 시합을 벌이기 위해
때로는 애국심을 불어넣는 노래를 친구들과 부르기 위해 카페를 찾는다
<파리의 산책자> 레옹 폴 파르크



삼류 문인의 집합소
카페에서 사람들은 연극과 문학에 대해 토론을 벌였고 나름의 생각을 기탄없이 개진할 수 있었다
예술가들은 카페에서 명성을 얻었고 잃기도 했으며 작품의 성공 여부도 카페에서 결정되었다


카페의 손님들은 정치 현안을 아주 자유롭게 토론했다
이는 정부 당국을 긴장시켰고 곧이어 엄격한 규제가 하나씩 획책되기 시작하였다
루이 14세 시대에는 경찰이 카페와 같은 공공장소를 철저히 감시하기도 했다



시골마을의 카페는 시골 가정집 스타일로 손님이 원하면 숙박도 가능했다



젊은이의 취미 생활
카페의 단골손님은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이런 분위기를 좋아했다 그들에게 카페는 작은 낙원이었다
가족의 단속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계였다



챙달린 모자
입에 문 담배
바짝 세운 푸른 깃
주머니 속에 찔러넣은 손
빈정대는 말투
서민의 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전형적인 특징이었다



사교계 르 카페 드 프랑스
카페는 사교계에서 유명해지기 위해 반드시 다녀야 할 장소였다
커피를 마시러 어딘가에 간다는 것은 세속적인 삶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카페는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장소였고
일부 부르주아에게는 결코 드나들어서는 안되는 곳이 되기도 했다


파리의 호화로운 카페는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말쑤간 옷차림이 아니면 오노레 드 발자크라도 들어갈 수 없었다
테이블에 앉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바라자크처럼 위대한 작가도 검은 옷을 입지 않으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 발자크는 커피없이 글을 쓰지 못한다 했으니 검은 옷을 입지 않으면 발자크도 글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수학 공식 같았다


안녕 자네 거기서 뭘 하나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건가
<파리는 축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


예술가는 어떤 계급에도 속하지 않았다 자유 정신에 불타는 사람들
예술을 위한 예술 이라는 단 하나의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예술적 영감과 아름다움이 있는 한 물질적 어려움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시를 썼고 색을 탐구했다 명성과 영광을 꿈꾸었다
그러나 그들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카페 드 플로로
샤를 모라스와 기욤 아폴리네르 덕분에 유명해졌고 나중에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서재가 되었다
이 둘은 카페에서 그들의 철학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영감을 주는 곳 그리고 작업실
예술가들이 카페를 자주 찾은 것은 무엇보다도 다채로운 삶을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전 처음 보는 얼굴 그러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저인 장면 그 모든 것이 연구대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그들은 군중과 하나가 되어 세사을 몸으로 체험할 필요가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이런 예술가의 전형이었다
이 카페 저 카페를 전전하며 독수리같은 눈빛으로 관찰하며 감수성을 키워갔다


즐거움이 있는 카페였다
깔끔하고 따뜻하며 인간미가 살아있는 카페였다
나는 낡은 비옷을 걸쳐두고 물기를 말렸다 색바랜 펠트모자는 긴 의자의 모자걸이에 걸었다
그리고 밀크 커피를 주문했다 주머니에서 수첩과 연필을 꺼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파리는 축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


우리는 대리석 테이블에 둘러앉아 새벽 두 시까지 미학을 논한다
<젊은 영국인의 회고록> 조지 무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목적이 무엇이든
카페는 누구에게나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와 비슷한 이들이 모이는 카페로 모여들었고
자연스레 직업벼 전문 카페가 생겼다


내 취향에 맞으면 들어갈 수도 있지만 좀 더 나은 카페를 찾아 길을 계속 걸을 수도 있다
마침내 내게 어울리는 카페를 찾아내기 마련이다
내 집처럼 편안함이 느껴지는 카페다
그때부터 매일 그 카페를 찾게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도 <파리는 축제다>에서 라 클즈리 데 릴라를 그래 이 카페가 내 카페야 라고 말했다


어쨌든 카페 앞에서 보낸 30분간의 한적한 시간
인간의 목소리로 채워진 10월의 감미로운 저녁시간은 내가 망스에서 가져온 가장 소중한 기념품이었다
<망스 여행> 헨리 제임스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거리를 물끄러미 지켜보는 것만큼 편안한 시간이 있을까
이는 너무도 강렬한 유혹이어서 때때로 사람들에게서 산책의 즐거움을 빼앗기도 했다


카페의 여왕이 음료였다면 카페의 왕은 언어였다
이 때문에 발자크는 비스트로를 민중의 의회라 칭했다


카페에는 시와 낭만이 있었다
허구는 윤곽을 두드러지게 강조해 민중을 놀라게 만들고 본연의 모습을 겉치레로 감출 수 있겠지만
진실보다 감동적일 수는 없는 법이다 인간의 진솔한 모습은 약간의 상스런 어투와 과장된 몸짓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카페도 바로 그런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