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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터키 이집트

[터키 이집트-20]투르고만 버스 터미널-바하리아 오아시스-사막 투어 흑사막 백사막 사파리

by librovely 2012. 5. 31.

 

2012년 1월 12일

사막투어를 하러 간 날

일어나서 또 짐을 챙기고 맡긴 후 단촐한 짐을 들고 버스터미널로 출발...하는데 뭔가 두려웠다...

끝내야 할 일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번거롭고 귀찮은 느낌이 들었으나 예약을 이미 했으니 방법도 없고...

나중에 사막 투어 아줌마에게 들어보니 투어 예약만 해놓고 안 오는 경우도 많다고...음...

 

 

 

4시간 정도 가야하는데 12시 정도에 바하리아에 도착해야 하니까...나름 이른 시각에 도착

사람들도 피곤한 모습들...

터미널 분위기가 우울하다...

짐과 함께 버스 기다리는 중...

낡은 버스 도착...

탔는데 아...정말 더럽다...

아주 심하게 낡았고

버스 안에서 본 모습...

매언다륀~

중간에 선 휴게소...

2시간 정도 가다가 섰는데...

이런 모습...

많이 보던 과자를 3-4배 비싸게 팔고 있었다

다시 2 시간 정도 간 후 도착한 동네....

내리니 투어를 진행하는 아줌마의 남편이 나와 있었고 차를 타고 이동

 

주인 아줌마는 한국에서 살다가 이집트에 여행을 갔고 그러다가 이 동네에서 남자 한 명을 만났고 몇 년에 걸쳐 여러 번

방문하며 지켜보다가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여기로 와서 결혼하고 투어를 진행하며 사는거라고...

 

신기했다

 

어떤 숙소에 도착...식사를 위해 빌린 것 같았다...식당만...

우리가 올지 확신을 못해서 한식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동행인에게 전화했는데 동행인이 모르는 번호라며 안받아서 이런 오해가...그래서 한식~노래 부르며 왔던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는데...

한국인 단체 여행객이 왔다 갔다며 도시락을 줬는데...얼마만의 한식....ㅜㅜ

그리고 닭고기...이것도 괜찮았다...

홍차까지....그냥 좋았음...

사막이고 뭐고 쉬고 싶었다...

 

외국인도 보였는데 동행인이 망했다고 했다...외국인과 같이 가면 재미없다고...음..

그런데 저 멀리 한국 여자 2명과 외국 여자 1명이 보였고 그들과 같이 가는거라고..

자세히 보니 어제 기자지구에서 지나가는 것을 또렷하게 봤던 여자애들 두 명...신기하다...

애들이라고 해서 이상한데...한 명은 29살 한 명은 30살...근데 오히려 29살이 더 어른스러웠다...하여튼 그녀들은

좋은 의미에서 나에게는 아이들로 느껴짐...이건 비하가 아니라 칭찬이 섞인 표현~

 

 

 

같이 차를 타고 출발...아직은 서먹했다... 다섯명과 운전하는 베두인 아저씨 한 명...

동네 가게....

어느 곳에 가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가게...그냥 어느정도 그림이 나오니까...

 

같이 가게 된 한국 여자애들 2명과 말을 해보니...음...나와는 뭔가 다른 부류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쉽사리 구경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난 좋았다...마음에 들었다...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영 섞이기 싫거나 어려운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나와 맞는다 안 맞는다는 비단 남녀관계에서만 따지게 되는 건

아니다...여자끼리도 마찬가지...

 

하여튼 그애들 중 한 명이 슬쩍 싸온 것을 보여줬는데 그 안에는 술병이...터키에서 이집트로 넘어올 때 면세점에서

샀다며 즐거운 표정...그래서 우리도 술 가져올걸 그랬다 후회를 하는데...가다 보니 술파는 곳이....

 

와인을 물어보니 너무 비싸게 부른다...이집트 다른 지역보다 4배는 비싸게 부름....

그래서 맥주를 샀다...

미리 사올걸...비싸게 판다...ㅜㅜ

본격적으로 사막으로 출발...

벌판...아무것도 없다...

이런 길을 빠르게 달리니...아 이제 드디어 사막 여행하는구나...하는 기분이...

그러나

흑사막

별 감흥 없음...

 

내가 상상한 사막은 샌듄이라는 것이고...사막이 꼭 그런 고운 모래 사막만 있는 건 아닌거였다...

 

잠시 차를 세우고 흑사막 구경...사막으로 들어와서 차가 달릴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뭔가를 놓고 왔었는지 한국인 아줌마 남편이 와서 뭔가 실어주고 돌아갔다....

 

예쁜 하늘~

그리고 샌듄~

이거구나...

그러나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그래도 좋았음

 

우리가 타고 온 차...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한국인 여자애 둘

 

이게 뭐였더라...기억이....

 

해가 지기 시작....

 

언덕 정상을 정복한 같이 간 여자애~

해는 점점 지고....

이렇게 환상적인 모습으로 사라짐

금방 깜깜해졌다....

이렇게 해지는 모습은 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깜깜~

차 전조등으로 불을 밝히고....

 

베두인 아저씨는 재빠르게 자리를 만들고

모닥풀을 피워준 후

열심히 요리 요리 요리~

 

우리는 모닥불 근처에 모여 앉아서

술을 마셨다

이 빨간 옷은 23살의 어리고 순진한 그러나 키는 나보다 훨씬 큰 스웨덴 소녀...

한국 여자애들이 우연하게 숙소에서 만나 같이 다니기 시작했다고...너무 순진해서 혼자 이집트에 돌아다니게 할 수는

없었다고 했고 이 아이를 그녀들은 정말 살뜰하게 챙겼다...신기할 정도로...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은 외국인 상대하는 가이드...그래서 영어를 아주 잘했고 그녀가 스웨덴 친구가 심심하지 않도록

배려...물론 나도 가끔 영어인지 뭔지 단어 나열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주워섬기며 대화를 시도하긴 했었다...

보드카는 돌려가며 마셨는데...

마시다보니 보드카를 사온 아이가 좀 취하기 시작...그러더니 갑자기 술을 자기만 먹을거라고 잡고 놓지 않아서

웃겼다...귀엽구나....그러나 우린 뺏어서 계속 마셨다...

그리고 순식간에 술을 다 사라짐...맥주까지... 술을 많이 준비해올걸...후회가...

 

살면서 술 마시고 싶을 때가 그리 자주 찾아오지 않는데...이때는 정말 술 마시고 싶었다...

기분 나빠서가 아닌...그냥 분위기가 너무 아름다웠다고나 할까...사막...이 이렇게 낭만적일 줄이야...

죄다 여자들이지만 분위기는 아주 낭만적...

 

술에 살짝 취한 여행 가이드를 한다는 여자애는 계속 중얼거렸다...베리 로맨튁~ 베리 로맨튁~

그 말이 나올 때마다 뭔가 미안해지는 이 기분...

같이 온 우리가 여자라서 뭔가 미안해...ㅡㅡ;;

 

아저씨는 계속 고기 굽고 요리 요리

닭고기가 익어갔다....

그리고 고구마도 익어갔다....

그러는 사이 녀석이 나타남...

아~~ 어린왕자에서 말로만 아니 글로만 봤던 너는 사막여우~~

과학 시간에 환경 적응 어쩌고 하며 배운 귀가 큰 너는 사막여우~~

 

너는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먹을 것을 훔쳐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그래도 난 네가 좋다...그냥 좋아....

아...맥주는 다 안 마셨구나....여기 찍힌 걸 보면...

맛있었다....

식사 중에 누군가 다가옴...이젠 대놓고 접근....

그러나 자기 욕심을 채우고는 재빨리 사라짐...

너무 비싸게 굴었다....

그리고 또 나타나고....

한 마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동작이 아주 빠르다...민첩 그 자체....

꼬리가 아주 크고 한 번만 만져봤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하나 그건 불가능...

정말 빠르게 사라진다...

귀엽고 귀엽고 귀엽다

이젠 아예 다가와서 앙~하고 물고 감....

사막에 사는 동물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어린왕자에 사막 여우가 등장하는 건...사막 여우는 그냥 동물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

이상하게 좋다...왜 이렇게 좋지?

근데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좋은 동물이 한 두 가지인가...

펜더

펭귄

미어캣

...

 

사막여우....에게 길들여지고 싶은데...아니 내가 길들여보고 싶은데...

현실에서의 사막여우는 기회 조차 주지 않는다...

그런거지...동화와 현실은 다른거야...ㅡㅡ;

 

 

식사를 끝내고 남은 많은 음식들을 베두인 아저씨는 여기 저기 흘리고 다녔다...사막 여우가 먹을 수 있게 배려...

그리고 모닥불을 두고 타악기 하나를 꺼내 연주 시작...

술에 살짝 살짝 취한 우리는 술에 취한 것도 있지만 또 아저씨가 연주를 하니 신나는 척 해줘야 한다며 일어나서

강강술래 비슷한 것을 했다....

 

그리고 앉아서 대화....

여자들끼리 있으니 역시 수다 수다...

몇 시간을 그렇게 떠들다가 1시인가 2시인가가 다 되어 잠자러 작은 텐트 안으로 들어갔는데...

 

스웨덴 여자아이에게는 이케아 안다고 얘기했고 Let the Right One In 영화 너무 좋았다고 하자 자신은 영화는

안봤고 소설만 읽었는데 좋았다는 답이...그리고 더 유명한 것이 곧 개봉한다는 말을 했고 난 그게 밀레니엄임을

알아챘고 그런 대화가 오고 갔다...나중에 화장을 지울 때 물이 없어서 클렌징 티슈와 물티슈로만 닦아냈는데...

한국 여자애들은 뽑아주는대로 잘 받아썼는데 스웨덴 여자애는 절대 안 쓰겠다며 자신의 것을 사용...음...

뭐랄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또 본인 것을 뭔가 주려고도 하지 않는...나쁜 의미는 아닌...개인주의 성향이

확실히 느껴졌다...고작 저 일 하나로 하는 말이 아니라...순간 순간 그런 느낌이 좀...

 

한국 여자애들과는 이런 저런 재미있는 수다를 떨었는데...

그녀들 중 한 명이 친하게 지내는 게이 오빠가 있다고 하였고...그녀의 입을 통해 설마 설마 했으나 확실하게 알게 된

연예인이나 디자이너의 성 정체성에 다소 아쉬움을 머금기도...물론 그게 나랑 무슨 상관...그래도...

물론 나는 그런 게 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닌거니까...주어진 거라고 생각하니까...

 

얘기하면서 술에 살짝 취한 한 명이 한국에 가서도 꼭 만나자고...하더니 술을 만나서 마시자 그리고 클럽에 가자...

그녀들은 이태원 클럽에 자주 가는 듯...그래서 난 좋다...꼭 데려가 줘라...뭐 이랬는데...난 다 진심이었는데....

원래 난 빈말 따위는 하지 않는데...하여튼 더 나아가서 자신들이 사는 방에서 자고 아침에 가면 된다까지 디테일하게

이야기도 했는데...게다가 다음 날에는 새우 구이던가 그걸 먹자 잘 아는 곳이 있다 라고 말도 했고...난 저장하지

않았으나 동행인이 두 명의 번호를 저장했는데...그리고 헤어지면서도 한국에서 꼭 보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으로 돌아와서 동행인에게 묻자 몇 번 대화를 하고 만나긴 해야지 했다는데... 이 때 동행인이 소개팅으로 바빴고

아마도 그게 원인? 나는 이야기 나온 김에 바로 보자고 날 잡아라...이번 주 금요일에 보자고 해라...하였으나 중간에서

어떻게 전달이 된건지 안한건지 조용히 흐지부지됨... 물론 다시 만나도 그 때처럼 어색하지 않게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그래도 난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끌렸는데...재미있게 느껴졌는데...착하기도 한 것 같고....

그래서 동행인에게 연락을 잘 하지 왜 그런거야....라고 하자 동행인이 말하길....그러게 내가 제대로 연락을 못했던 거

같아...그리고 원래 여행에서 만난 사람은 거기에서 끝인게 좋은거야...그냥 추억으로...라는 종종 내뱉곤 하는 말을

다시 하였다...

 

정말 그런걸까?

동성인 여자도 그런걸까?

하여튼 그녀들이 있어서 사막 여행이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다...

동행인에 비해 말도 더 섞지 못하였으나 난 그래도 좋았다고~~

 

그녀들은 자주 담배를 피웠는데...말할 때는 귀엽다가 갑자기 담배 피러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이 뭔가 재밌었다

동행인이 햄버거에 맥주를 마시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그것이 느껴짐...뭔가 안 어울리는듯하면서 웃긴....

 

 

사막에서 누워서 보는 별은 정말 많고 아름다웠다...

카메라가 나빠서 사진을 찍어도 나오지 않는...어쨌든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한 반구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그 예쁘고 낭만적인 하늘을 스웨덴 여자애랑 누워서 보다니....둘 다 불쌍하네...ㅎㅎ

 

밤이 되니 엄청나게 추웠고 정말 고생스럽긴 했다...

춥기도 했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였고...그래도 후회는 없다...해볼만하긴 함...

그렇다고 반드시 해보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고...그래도 좋긴 좋다...

 

똑딱이 디카를 살 때 사막 모래에도 강한 방진 기능이 있다는 설명에 그게 뭐 필요하겠어? 했는데...

사막에 정말 갔다는 게 신기했다....그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긴 하다...

사막에서 잠을 자다니...

 

새벽 1-2시에 잠을 자러 텐트로 들어갔고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갔다....

저 날 뭔가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이미 4개월이 넘게 흘러서 기억이 잘 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