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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영국 2011

by librovely 2012. 7. 7.

 

 

난 기다렸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를...

그리고 보려고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일단 몇 곳 상영을 하지도 않고 게다가 구로 꼴라쥬에서는 낮 3시 그리고 밤 10시 35분

아무리 영화가 보고싶어도 낮에 나올 수도 없고...해서 볼까 말까 차라리 주말에 볼까 하다가 한밤중 영화를 보기로...

 

이런 밤에 영화를 보겠다고 구로 꼴라쥬에 갔는데...원래 구로에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지만 (극장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랬다...

한밤중 영화는 더 고요하게 볼 수 있는 거였어... 그것도 꼴라쥬는 더 그렇겠지...

조조는 늙은 후로는 피곤해서 안 보기 시작했고...(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처럼 금요일에 뻘짓하고 늦게 자니까 불가능)

심야영화는 연인들이 많이 온다길래 아예 볼 생각도 안 함...

 

몇 년 전에 한 번 봤구나...우주전쟁...

아니 그 때 말고도 언제더라 수원까지 가서 그것도 여자랑(!) 심야영화를 본 기억도...하여튼 다 피곤하고 연인 많고

별로였는데...

 

구로 그것도 꼴라쥬는 괜찮네...

사람이 없어...

이 아름다운 공간...

한 명도 없어...하하하

물론 좀 시간이 지나니 홀로 영화보러 온 20대 초반 꼴라쥬틱한 남자 한 명...

그리고 또 여자끼리 온 사람이 몇 명...

 

영화 시작할 때 쭈욱 스캔해보니...총 인원이 10명 남짓...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영화라서 그렇지 좀 지난 꼴라쥬 영화는 정말 극장 전세낸 기분으로 볼 수 있을듯...

 

영국 포스터는 이런가보다..

이래야 한다...

왜 저 여자를 저렇게 크게 포스터에 넣었느냐고...카야 스코델라리오? 이름이 뭐 이리 복잡해...맘에 안들어...

수현이의 이상형이라더니...음 솔직히 예쁘긴 하지만 그래도 난 너를 싫어할란다...싫어...수현이 이상형 ㅜㅠ

어쨌든 저 여자는 정말 많이 안 나온다...

 

안드리아 아놀드를 써 놓은걸 보면...이 감독이 유명한??

 

이 두명이 거의 대부분 연기하고...카야는 나중에 20%나 나오나?

난 폭풍의 언덕을 읽었다

중학교 때 제인에어와 함께 폭풍의 언덕을 아주 열심히 읽고 너무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근데 왜...

왜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건지...히스클리프라는 이름만 살짝 기억이 나고...흑인이 나온 건 전혀 기억이..

 

아빠가 데려온 고아 히스클리프...그는 고아고 흑인이고...그러나 캐서린은 허물없이 논다...그러다가 나중에는 이성으로

좋아하기도 하는데...나이가 들자 결혼도 해야 하고...때마침 동네에 이사 온 부자 소년...이 캐서린을 좋아하네...

그래서 결혼...히스클리프를 좋아하지만 현실은 현실인거지... 히스클리프는 속상해서 뛰쳐나가고 몇 년 후 뭘 했는지

돈을 벌어서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나 이미 캐서린은 결혼해서 임신까지 한 상태...

그러나 둘 다 흔들리기 시작...

 

한 장면 강하게 다가오긴 했다

임신한 캐서린에게 아이를 내가 내 아이처럼 키워줄테니 같이 도망가자고 말한 히스클리프...

음...대단한 사랑 아닌가?  히스클리프는 아무 것도 필요없는...조건 따위는 전혀 보지 않는 인물...

 

반면 캐서린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조건을 보지 않았으나 결혼이나 뭔가 엮이게 될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사회적 통념 안에서 행동...그러나 마음은 그렇지 않기에 나중에 히스클리프가 화가 나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캐서린의 시누이와 연애를 시작하자 병이 나고...그게 원인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캐서린의 죽음으로 히스클리프도 거의 정신을 못차리고....뭐 그런 내용...

 

제목이 폭풍의 언덕...

폭풍이 몰아치던 날 히스클리프가 나타났고 폭풍이 몰아치던 날 캐서린이 결혼하게 될 남자의 집에 가게 되고

배경으로 나오는 곳의 날씨는 폭풍도 자주 치고 안개도 끼어 뿌옇고 바닥도 진흙이 질척거리고...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관계와 뭔가 비슷한 분위기...

 

영화는 그렇게 세세하게 뭔가를 들려주지는 않는 것 같다...원작이 어떤지 기억이 전혀 안나서 모르겠지만...

둘이서 별 말도 없이 뛰어다니고 진흙에서 놀고 하얀 뭔가를 나눠 먹고 히스클리프가 구박받으면 캐서린이

위로해주고...나중에 아버지가 죽은 후 캐서린의 오빠가 종처럼 대하고 때리기도 하는데 그 때린 상처의 피가 맺힌

곳에 캐서린이 침을 바르나? 하여튼 그랬는데...그게 뭔가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하여튼 둘이

그냥 같이 논 사이같았기에 나중에 불같이 화를 내고 서로 좋아하다 못해 증오하고 병이 나고 죽고 하는 것들이

좀 어색하게 느껴지고 감정이입이 잘 안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둘이서 좋아한 것이 잘 표현이 안된 것 같다...난 그런게 잘 안느껴졌다...라고 말하자

동행인이 히스클리프의 절박한 상황에서 그렇게 잘해주는 소녀의 존재가 어땠을 거 같냐고...삶의 목적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는 설명...역시 내가 생략된 것들을 잘 상상해내거나 추측해내지 못한 것 같다...

 

영화는 영상미?  미까지는 모르겠고 하여튼 영상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특히 반복되어 나오는 나방이 날개를

파르르 떠는 장면이나 나뭇가지가 창문을 두드리는 장면...벌레들...풀잎...의 확대된 모습...초점이 여기였다가

저기였다가...(뭐라고 하지 이런걸...ㅜㅡ;) 그러나 나에겐 그냥 그랬다..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별로 대사도 많지 않고 살짝 지루할 수도 있다...역시 나에게는 그냥 견딜만...괜찮았다...

 

다만 거슬리는 건...

자꾸 어린 시절의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곤 하는데...그게 상당히 식상...보다보니 이젠 그만해라...라는 생각이...

또 거슬린 건 아역과 성인 배우 연결이 좀...소년은 너무 못생겨졌고 소녀는 너무 예뻐졌네...이미지도 다르고...

 

좋았던 건...

영국 시골의 옛날 생활 모습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

오만과 편견처럼 밝고 화려한 장면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아니 이 영화는 그런 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날 것의 생활이 나온다...그런 걸 구경하는 건 재미있었다...아 저렇게 살았구나...

 

물론 토끼 사냥 장면과 살아있는 염소의 목을 찔러 죽이는 장면은 아...보고 있기 힘들었다...정말로...

잔인한 장면을 잘본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게 다 가짜이기에 가능한 거였다....

염소 죽이는 건 아...지금도 자꾸 생각나고 불쌍해 죽겠네...

 

영화를 보고 집에 오니 새벽 1시가 훌쩍 넘었다...

그렇게까지 볼 영화는 아니었다...나에게는...사실 이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오만과 편견과 같은 영화는 아닐거라는...그러나 아주 심하게 아니었다...

 

딴건 모르겠고...

영화보다는 소설이 나을 것 같다...나에게는...

 

두 시간이 세 시간처럼 느껴진 영화였다...

지루한 만큼 뭔가 남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안 봐도 별 문제 없었을 영화...나에게는...

물론 봐서 후회까지 한 건 아니었다...

 

 

박평식 전문가별점6.0    어릴 적 풍경만 또렷이

김혜리 전문가별점8.0    정념을 만지다

이동진 전문가별점8.0    바람이 탄식하고 들풀이 호소하는 멜로

이용철 전문가별점9.0    앞선 버전들을 모두 능가하는 격렬한 심리극

 

 

음 평론가 평점은 괜찮네....

내가 무식해서 이해를 못한건가보네...ㅜㅡ

감성이 떨어지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