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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달쯤 로마 - 이주영

by librovely 2014. 1. 5.

한달쯤 로마                                                                    이주영                          2012                봄엔

 

40살의 여성 미혼 프리랜서인 저자가 로마에 한 달 정도 머무르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쓴 책

여행이라기보다는 생활...언어 학교에도 다니며 친구도 사귀고 로마 문화를 어느 정도 체험하고 와서 쓴 책

재밌다  가볼만한 레스토랑이나 젤라또 집에 대한 빼곡한 살아 있는 정보도 좋다

1년 정도 거주한 사람과 1달 거주한 사람의 차이일까?

이 책의 저자는 로마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걸~

어느 장소가 막 좋아질 때 한참 좋아진 상태일 때 떠나서 그런걸까?

 

 

 

 

 

 

 

벌써라고 해야할지 어느덧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생각하던 불혹의 나이가 내게도 왔다 그래서일까 조금 피곤하다

미혼에 직업은 프리랜서 꿈은 행복 나이는 마흔 그리고 사는 곳은 한국이다

이것으로 내 상황은 충분히 설명된 것 같다

 

로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사다

영어는 역사를 히스토리 이야기는 스토리로 구별하지만 이탈리아어는 역사도 이야기도 모두 스토리아라는

단어로 통칭한다  그들의 언어대로 역사는 방대한 길이의 이야기다

 

로마에서는 집 밖을 나가기 전에 몸단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마치 데이트를 하러 가는 기분으로

패션의 나라라서 이탈리아의 멋쟁이들에게 기죽기 싫어서가 아니다 잘 차려입고 다녀야 집시들의 접근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시내 어디에서나 쉽게 마주치는 집시들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소매치기의

달인이다 노련한 집시들은 여행객과 현지인을 귀신처럼 구분해서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데 현지인보다

여행자들이 뒤끝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이 아니면 카푸치노 주문을 받지 않기도 한다

이탈리아 인들은 아침으로 달콤한 비스킷 몇 조각이나 우리에게 프랑스어 크루아상으로 알려진 코르네토

한 조각에 카푸치노를 마신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둘 다 마시는 사람도 있다

 

카페테리아 페르디난도 첫눈에 반한 장소

 

일리 커피가 비싸기 때문에 일리와 캄보 라바짜등을 1:1로 섞어서 사용

 

도심 한복판 캄포 데 피오리 광장에서는 매일 아침 7시부터 장이 열린다

 

거리에서 앞뒤 안 가리고 벨라를 연발하며 직접대는 남자들

길바닥에서 윙크와 벨라를 날려대는 남자들 중 쓸만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

이곳에서도 제정신을 달고 사는 남자들은 절대 길 가는 외국 여자한테 너 정말 예쁘구나 이런 식으로

말을 걸지 않는다

 

폰타넬라(폰타나) 분수 물을 받아 마셔도 된다  SPQR 이라고 쓰인 것이면 안심

 

로마인들의 아지트 폼 나는 트라스테베레에서 쇼핑

지하철역에서 한참 걸어야 한다 버스나 트램이 좋으나 음성 방송을 안해서 정신을 차려야 함

지하철의 경우 B선 또한 음성 자막 안내를 하지 않음

 

언어학교에 등록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알게 된 사실인데 언어학교는 유럽형 바캉스의 한 유형이다

사실 이탈리어처럼 실용성이 떨어지는 언어를 가르치는 언어 학교일수록 학생들 수준이 높다

 

이탈리아의 모든 국립대학은 재학생이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학위를 받을 수는 없지만 수업을 듣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탈리아 대중교통은 대부분 5킬로그램 미만의 애완동물이라면 탑승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카르보나라는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부대찌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미군이 주둔했는데 이때 구호물자로 달걀이 대량 배급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로마 사람들이 달걀을 활용해 만든 음식이 카르보나라라는 것이다

 

작은 부당함이나 손해에도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고소를 하는 서울에서는 사소한 불편이나 상대방의 조그만

실수도 절대 참지 않는다 20대를 보낸 일본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약속을 잘 지키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 쉽게 속내를 보이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얼마나 피곤했던가?

다른 유럽 도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그것도 로마 사람들은 부당하고 짜증나는 일이 있을 때

화려한 이탈리아어 욕설을 다양하게 섞어 성질을 내지만 그 일을 가지고 신고를 하거나 따지지 않는다

버럭 화를 내지만 절대 오래 화를 내지 못하고 금세 잊어버리는 다혈질이 바로 이탈리아 로마 사람들이다

 

공사 개시일 : 2011년 6월 10일

공사 마감일 : 공사가 끝나는 날

좋게보면 여유롭고 지혜롭다고 할 수 있으나 나쁘게 보면 황당하고 코믹한 것이 바로 로마니 스타일

 

이탈리아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야 이탈리아인들만 없다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하지만 내겐 이탈리아인이 있어도 아름다운 나라다

신용은 없어도 의리가 있으며 질서의식은 없지만 양심은 있다

예의는 없지만 매너는 있으며 겸손하지 않지만 자만하지도 않는다

불만도 많지만 만족도 잘하고 말은 많아도 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