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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홍대] 비하인드 B-hind + 핸드폰 분실 스토리

by librovely 2012. 12. 20.

 

상태가 안 좋았다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기분이 엉망이었다  만나기로 한 약속도 그만두고 집에 처박혀서 잠이나 잘까 했었다

급하게 출장가다가 핸드폰을 어딘가에 잠시 올려둔다는 게 그냥 놓고 온 후 1시간 후에 알았다 없다는 것을

일이 꼬일 때는 그런 것이다 다른 때라면 이미 몇 번이나 핸드폰을 만지작 했을 시간에 난 이상하게 여겨질 만큼

핸드폰을 찾지 않았다...

 

어떤 경로로 내 핸드폰의 전원이 꺼졌고 지금 어디에 가 있는건지 그런 건 정확히 알 수 없다...

뭐가 되었든 확실한 건...누군가가 내 핸드폰을 고의로 가져갔다는 것...그건 확실하고 그게 너무 불쾌했다...

차라리 내가 눈앞에서 실수로 망가뜨렸다면 이런 뭔가 미묘하게 더러운 감정은 없었을 것이다...그냥 깔끔하게

속이 상했을텐데 이건 정말 기분이 이상야릇하게 나빴다...누군가의 못됨이...사악함이...너무 밉고 미웠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물건이 아닌 핸드폰...핸드폰은 좀 달랐다...그 안에 저장된 내 허섭쓰레기같은 것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을 아프게 했다..흡사 그것들이 인격이 있는 누군가나 되는 것처럼...다 읽고 독후감을

못 써서 발췌할 부분을 하나 하나 찍어둔 수많은 사진...어딘가에 가서 찍어댄 쓸모없는 사진들...우리 개 사진...

메모해 둔 책 이름들...엉엉엉....사실 그다지 중요한 건 없구나...ㅡㅡ;;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느낀건데 꼭 비번을 걸어두어야 할듯... 난 아주 쉬운 패턴으로 걸어두었는데...

그보다는 역시 번호로 걸어두는 게 안전할듯...하긴 이것도 푸는 방법이 있다고는 하던데...

그리고 또 하나...언제 잃어버릴 지 모른다...남이 보면 안될만한 사진이나 동영상은 절대 저장하지 말아야..

그게 뭐냐고? 그게 뭐 사람마다 다를텐데...내 경우에는 셀카 되시겠다...ㅎㅎ 이건 뭐 찍으면 무조건 19금

눈버림... 딱 한 장 있구나...그래도 괜찮아...360 카메라로 마법효과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했으니...

 

하여튼 잃어버림을 자각하고 나서 3시간은 찾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나서는 체념하고...주말이 지나기를 기다렸다가 월요일이 되자마자 재개통...

잊지 위해 똑같은 모델로 새로 하려고 했는데 음...아직도 3개월은 의무로 사용해야 하기에 공기계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3개월 전 내 핸드폰과 다시 재회했다...

 

안녕... 우리 다시 잘해보자... 어차피 난 핸드폰을 시계로 쓰는 사람이잖아~ 너 정도면 충분했어...

유심칩만 5500원 주고 사서 끼우면 된다...SK 기계로 KT에서 개통할 수 있다니 몰랐네...

이렇게 난 다시 우리나라 스마트폰 중 가장 오래된 모델로 돌아감...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사용한 지 며칠 되었는데 아무 문제 없다...그냥 계속 이거 쓸까 생각중...개성있고 좋잖아~

이게 바로 빈티 빈티지~ 

 

 하지만...네가 자꾸 생각나...사자마자 신나서 찍었던 사진....저 때는 내가 이 꼴 될 줄 몰랐지 뭐니...

 3개월짜리 인연이라고는 생각조차 안했어...난 그냥 너 정도면 더이상 필요없다며 끝까지 써보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그 끝이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끝까지 쓰긴 쓴거지...

케이스도 없이 보호필름도 안 붙이고 막 쓰다가 잃어버린 게 좀 미안하구나...

 

 

핸드폰 분실 시 대처법 (사실 아무 도움 안됨...그저 내 맘의 위안을 위한 행동임)

1. 통신사에 전화해서 분실신고하고 발신 금지 시키기

2. 대리점이 아닌 통신사 직영 하여튼 그런 곳에 직접 신분증 들고 가서 위치추적 허용 신청하기

   (이거 미리 신청해두어도 된다고 들었다...안 잃어버렸을 때에도 조회 가능하게 해둘 수 있다고...)

3. 우체국에서 만든 분실 휴대폰 찾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분실 등록

4. 경찰서 사이트에 들어가서 분실 등록 하기 (직접 갈 필요가 없다)

  이걸 등록해 놓아야 내 핸드폰으로 누군가가 개통하려다가 걸렸을 때 내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나.. 그런데 그럴 일 없음...분실폰으로 개통하려다가 업체 직원이 분실 등록되어 있다고 말해

 주면 그 사람은 그걸 들고 다시 조용히 나가면 그만...직원이 당신 도둑이야? 라고 물을 리 없음...

 

천사를 만났다면 3번에서 희망을 걸 수도 있는데...그게 아니라 이미 나쁜이의 손에 들어갔다면 못 잡는다...

내 경우 분실 후 계속 배터리 가득했던 핸드폰이 꺼짐 상태였기에 의도가 뻔히 보여서 더 기대 안함...

누가 가져갔는지 모른다면 전화해보면서 기다려보기도 괜찮을듯...난 그게 아니라서 바로 접고 재개통...

 

핸드폰은 외국으로 팔아버리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게 아닌 경우에도 그냥 집에서는 인터넷이 되니까

전화기능만 빼고 집에서 갖고 노는 해맑은 아해들도 많다고...

 

처음에는 잃어버림이 속상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기껏 핸드폰 하나에 이렇게 기분을 망쳐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짜증났다...그런데 그게 짜증이 나면서도 맘대로 안되는 것이.....

어쨌든 잃어버리지 말자....

그게 답이다....

 

 

라고 마무리 하려는데 옛날 생각이 난다... 이거 좀 억울하네...

예전에 버스를 탔었다...대학생 때... 근데 내 앞자리에 핸드폰이 떨어져 있었다...아르바이트 하러 가는 길이라서

어쩌지...하다가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것 보다는 주인 찾아줄 내가 줍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주웠다.

그리고 얼마 후 전화가 왔고 그 사람과 내 중간 위치에서 만나기로...나중에 만나려면 더 번거로우니 빨리 주고

내 갈길 가고 싶었다...그래서 버스 다시 타고 되돌아 가서 돌려줬는데 그 30대 초반 정도로 보인 남자는 핸드폰을

받자마자 인사도 없이 휙 돌아서 급하게 가는 거였다...난 멍~ 기가 막혔음...내가 사례를 요구할까 걱정된걸까?

난 단지 고맙다고 웃어주면 만족했을건데...황당... 그때 결심했던 게 다시는 줍지 않으리...그냥 둘거야...

 

하여튼 난 그랬는데 왜 내가 잃어버리면 누군가가 찾아주지 않느냐고~ 아 억울해~~

근데 잃어버려보니 다른 사람 것을 보면 다시 내가 챙겨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근데 이거 잘못하면 누명을

쓰기도 한다고...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안다...분실 등록하다 알았는데...우체국에 가져가는 것...

가져가면 기념품도 준단다...우체국에서 대신 주인을 찾아주니 저런 씁쓸한 일 당할 일도 없고...

 

 

홍대에서 어디에 갈까 하다가 동행인과는 한 번도 안왔다길래 비하인드에 가기로...

홍대스러운 것이 뭔지 모르지만 하여튼 내 생각에 비하인드는 참으로 홍대스러운 카페...

사람이 많을까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빈 테이블이 있었다... 주중 런치도 한 번 먹으러 와야지...한 겨울에....

 

 토스트는 먹어봤는데...아 팬케이크~  2000원만 추가하면 커피도 주니까 가격도 괜찮고...올데이 메뉴구나~

 동행인도 음식 메뉴에 미련을...이런 메뉴 있다고 말 안했다고 꾸중하셔서...난 파스타같은 게 없다는 말이었다고 함...

 혼내지 마...안그래도 피폐한데..ㅜㅜ

 

 독하게 단 게 필요한데 커피는 마시고 싶고...해서 뭐가 달아요? 라고 물어보니 직원이 이게 달다고...

 모카치노였나?  하여튼 휘핑크림 올라간다고...그래서 주문~

 근데 휘핑크림을 깜빡해서 따로 주신다고...음...왜 깜빡해요~~ 깜빡하지마....잊어버리는 거 그만 그만~~ ㅡㅡ;

 하여튼 마셔보니 달다...한 모금 마시고 휘핑크림 퍼먹고 초콜릿 가루도 들어가서 묵직하니 괜찮구나...

여기 커피 참 괜찮다... 퍼먹다보니 금방 동이 난 휘핑크림을 한 번 더 가져다 주심...

그건 좋았는데...근데 동행인 핸폰 충전 부탁하려고 했는데 여기 핸폰 충전은 안해준다...

이거 안해주는 카페 처음 봄...왜 안해주지...?

 동행인이 앉아서 애니팡만 하길래...

배두나 여행책이랑 이거 저거 뽑아서 읽으려고 자세를 잡자 얘기 안하고 뭐하는 거냐고 또 꾸짖음...

아니 너님이 먼저 애니팡 안하셨세요? 만나기 전에는 핸드폰 잃어버린거 속상한 거 풀어주신다더니...

계속 혼내고 계신거 아시는지요...

 

동행인과 여행도 같이 가고 친했던 이가 결혼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낄낄대며 너님은 나랑 더 돈독해지도록 노력하셔야겠다...나랑 여행다녀야겠네 이제~ 라고 즐거워하자

상당히 심기 불편... 결혼과 상관없이 그 관계가 비슷하게 유지될 수 있는 친구는 불가능한걸까?

난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난 자신있는데 결혼 자체가 안되니 증명할 수가 없네...

 

 인테리어는 여전히 다시봐도 멋짐...저 쪽 자리는 괜찮은데...

우리가 앉은 자리는 바로 옆에 커플 석이 있어서 그들이 나란히 앉아 우리들 테이블을 바라보게 되어 있고 그게 좀...

그들은 우릴 쳐다도 안 보지만 난 신경쓰임...

 

(아니 왜 우는거야...)

긴 테이블...에는 혼자 온 사람들이 넷북 혹은 독서...

난 저런 게 멋져 보이는데 나는 영 못하겠다... 나답지 않음...

 

여긴 음악도 좋고 커피도 괜찮고 다 좋은데...담배연기는 좀 심하다...

이대 부에노 커피에 물어봐서 거기서 사용하는 담배연기 없애는 그 기계 좀 들여 놓으시면 완벽할 듯...

다른 카페에 비해 남자 비율도 높다..단지 그들이 여자와 동행했다는 건 좀 거슬림...ㅎㅎ 농담이다

 

 

가장 홍대스러운 카페에 가장 홍대스럽지 못한 내가 다녀왔다...

앞으로도 종종 가볼 생각임...

가다보면 스노우캣도 보고 그럴 지 알아?

여기 스노우캣 단골이라던데...그래서 난 들어가자마자 누가 스노우캣일까 혹시 안왔나 쓱 둘러봄...

안왔던 것 같다...언제 오시나요... 스노우캣 얼굴 한 번 보면 소원이 없겠음...궁금해 궁금해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