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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뉴욕

[뉴욕-22]위키드로터리. 만다린호텔아시앗레스토랑. 카페랄로. 링컨센터뉴욕시티발레. 할렘레녹스라운지.

by librovely 2008.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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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다소 무리를 하긴 했지만 하여튼 또 어김없이 늦잠을...

일어나서 친구는 세탁하러 가고 나는 빨리 준비를 하고 나가서

위키드 로터리를 하기로 했다.

 

 

친구에게 위키드 공연장에서 만나자고 말하고는 먼저 출발했는데...

로터리 시간은 11시 30분인데 나는 11시58분에 도착...

12시까지는 받아주기에 재빨리 이름을 적어냈다...

 

 

위키드 로터리는 지난 주 토요일 낮에도 한 번 시도...했다가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서 평일이니까 이번에는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또 떨어졌다...100달러짜리 공연을 25달러에 볼 수

있는 로터리..그러나 뽑히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추운 날씨에도 밖에 서 있어야 하는 다소

굴욕적인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여튼 뽑히지 않아서 완전히 속이 상했다...

그리고 친구를 만나기로 했기에 기다렸는데...

12시 30분이면 충분히 오겠지... 했는데 안온다..

이상하다...

 

 

너무 늦어서 그냥 갔나?

내가 11시 30분이 넘어서 도착했을테니 그냥 못했을 것으로

알고 갔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기다렸는데...

1시가 가까워지자...약속이 어긋남을 느끼게 되었고...

혹시 모를 비난(?)을 염두에 두고는 핸폰 시각을 찍어두는

구차한 행동을 한 후 1-2분 더 서성이다가 에라~~모르겠다

하면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혼자 어디를 갈까? 하다가...

링컨센터에 가서 아무거나 하나 보자는 생각으로

링컨센터에 가기로 했는데...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도중 친구를 만났다...

 

 

그래서 링컨센터에 가기로 합의를 본 후

지도를 펼쳐서 표시해 둔 근처 음식점이 있는지 체크~

지도를 보니 링컨센터 한 정거장 이전인 콜럼버스 서클역

근처에 만다린 호텔 35층 아시앗 이라는 레스토랑에 표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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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간 트럼프 호텔의 장조지 레스토랑과도 매우 가까운 위치...

처음에 어딘지 잘 모르겠어서 친구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는데..

(어딜가든 난 항상 가만히~~~ ㅡㅡ;;)

묻는 것을 지켜보고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왜?

 

 

만다린 호텔을 매언데린~ 이라고 발음해서....

그리고 그렇게 발음하자 단번에 잘 알아듣는 외국인~~ㅎㅎㅎ

내가 웃자 친구는 민망하다고 굴리지 않으면 못알아 듣기에 어쩔 수 없다는... 

 

 

35층까지 엘리베이터가 매우 빨리 이동...

항상 예약없이 가기에 역시 나쁜 자리를....

그래도 장조지 레스토랑에서 바에 앉은 것 보다는 낫다는...

 

 

이 곳은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곳...

통유리창 근처에 앉았다면 볼만했을 것이다....

그런 자리에 앉으려면 예약이 필수인데...

으으음....

 

 

이 곳 프리픽스 런치는 원래 2코스만 나오고 더 비싼데

레스토랑 위크 기간이라서 3코스고 가격도 좀 저렴~

하다지만 세금이랑 팁까지 1인당 30달러가 넘는다....

 

 

음식을 주문하고는 친구랑 어이없는 웃음을~~

왜?

로터리 하겠다고 미친듯이 구두신고 뛰어다니며

추운 곳에서 벌벌 떨기를 두 차례나 하고서도 안 되었다고

공연 보기를 아예 그만두었으면서 점심식사는 이 가격에 한다고...ㅎㅎ

이 식사비면 로터리 안하고도 좋지 않은 자리겠지만

위키드를 볼 수 있기에...60달러면 나쁜 자리는 가능하니까...

역시 난 배부른 돼지였던가....???

추구하는 바는 허기진 소크라~인데..

 

 

이 곳의 음식은 내 취향~~

담백하면서 달콤~~했다...

맛이 아기자기~~

내가 레스토랑에 기대하는 그런 맛의 음식들...

 

 

친구는 장조지 음식이 더 좋았단다...

아... 난 거기 음식은 생각하기도 싫다....

 

 

간만에 인종타령~~

처음 뉴욕에 왔을 때는 좋은 곳은 다 백인~

저렴?한 곳은 다 흑인~ 이라서 이 곳 인종차별 못쓰겠구만~

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살짝 생각이 바뀌었다...

 

 

인종차별이 아니라 그냥 돈의 차이....

돈이 있는 흑인이라면 뭐 딱히 차별 받을 일이 그리 많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즉...흑인이라서 살기 힘든 것이 아니라

흑인이 돈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핵심이 아닐지...

 

 

아니...아직도 인종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일단 눈엣가시였던  커플들만 봐도 같은 인종이 대부분...

그리고 카페나 레스토랑에 가면 가끔 백인 직원이 있긴

했는데 백인은 백인 손님에게만 서비스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한

느낌이...

 

 

누군가는 그런 차별보다는 현지인과 관광객을 다르게 대우하는

일은 확실히 있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그런가?

뉴욕은 관광객으로 인해 돌아갈만큼 관광수익에도 많이 의존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반면 관광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확 갈린다나?

 

 

그들...그러니까 뉴요커들의 눈에는 관광객이 서울구경온 시골사람

정도로 느껴지는 걸까? ㅎㅎ

뉴요커...라는 말이 나오니 어디선가 본 말이 기억난다...

사라 제시카 파커가 미드에서 사는 방식으로 화려한 삶을 사는

뉴요커는 뉴욕 시민의 1%라고....

내 생각에도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은 그다지 많을 것 같지는 않다...

드라마란...어딜가나 참....

 

 

 

다시 레스토랑이 이야기...

맛도 좋고 전망도 좋고~

낮에도 멋있지만 밤에는 예술이겠다....야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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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앞 홀~

레스토랑 바로 옆에는 음료를 마시는 카페?가 있다.

이 곳도 통유리창으로 매우 전망이 좋다.

 

 

그 다음 사진은 1층 로비 사진...

로비도 예쁘구나~ 로비의 의자에 잠시 앉아있었는데...

부러운 인생들이 돌아다녔다...

출장을 온건지 여행을 온건지....

어쨌든 이런 호텔에 숙박하며 지내다니 아...부러워~~~

 

 

화장실 사진도 찍었다...

참 깨끗하고 손을 씻은 후 사용하라고 준비된 헝겊 타월...

종이가 아니라 1회용 헝겊이라니....

물론 빨아서 재사용하겠지만....그래도 너무 감동적~~

계속 손을 씻고 새타월을 쓰고 또 씻고 또 타월쓰고...를

반복하고 싶었지만 꾸우욱 참았다.

 

 

친구 말로는 그 곳에 놓여진 핸드워시와 핸드로션이

상당히 고급제품이었다고 한다...

그럴줄 알고 듬뿍 발랐는데~~ㅡㅡ;;

화장실에 걸린 미술작품?도 매우 맘에 들었다...

 

 

호텔은 나서는데 앞에 가던 남자가 문을 잘 잡아주었다.

뉴욕 남자들은 정말 문을 잘 잡아준다...

자기만 나가고 획 닫히게 하지 않는다...

그게 아주 당연한 듯...

그런데 이 호텔을 나설 때 본 남자는 표정도 여유롭고~

행동도 뭔가 보기 좋았다...

 

 

여유있는 사람이야...라고 지레 짐작하고 봐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시간이든 돈이든 여유가 있으면 사람의

행동이나 성격도 여유로워 지는 것이 아닐지....

아니...꼭 그런 것도 아니지만...모르겠다...

이런 분위기의 사람은 사실 어퍼웨스트...가장 부촌의

개끌고 산책나온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느껴졌던 것...

그런 사람들을 보고 친구나 나나 비슷한 느낌을 나누었었는데...

 

 

갑자기 얼마 전 모 드라마에서 본 장면이 생각난다...

난 드라마를 잘 못 보는데...재미가 없어서...단지....재미...

하여튼 그런 편인데 어머니가 보시던 드라마를 잠시 함께

앉아 봤는데 여자 주인공이 힘든 가운데 열심히 사는 역할..

하는 일도 종이를 보는 종류가 아니라 몸으로 뛰는 그런 일..

근데 그 여자의 옷이나 행동이나 표정...그리고 말투가 정말

무식함을 강조하는듯한 극단적인 설정...

그게 상당히 거슬렸다....

 

 

왜?

왜 몸으로 뛰는 일...즉 고학력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그런식으로 표현하는지...못마땅....

청소부는 클래식을 들으면 안되고 책을 많이 읽으면 안되나?

노동을 하는 사람은 음식을 좀 차분히 천천히 먹으면 안되나?

왜 드라마에서는 꼭 그렇게 이상하게 표현하는지....으음...

 

 

난 사회적으로 좋은 지위의 직업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 직업의 사회적 위치에 맞는 그런 수준의 교양만

갖추고 살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나는 직업보다도 못한 밑바닥 교양수준을 지닌...ㅍ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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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덜 한 듯한...

이 아쉬움의 근원은 무엇일까를 곰곰 생각한 결론은...

바로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 관람의 부재...

아무래도 이 곳의 공연을 안 보고 가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내가 뭐 클래식이나 오페라를 즐기는 사람이라서 그랬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다...난 생각보다 무식하다...

아니 다들 무식한 것을 알고 있는지도...하여튼....

뭘 알아서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뉴욕 필하모닉이나 뉴욕발레공연이 최고?수준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었기에...(책에서 본건가?)

 

 

그래서 난 링컨센터에 가야만 했다?

사실 친구는 내가 느끼기에는 크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링컨센터 공연에 대해...하지만 가자고 하니 좋다고는 했다.

 

 

막상 가자고 했지만 사실 공연비가 비쌀 거 같아서 좀 걱정도...

하지만 뭐 언제 이런 공연 보겠어~ 하는 생각도 있어서...

링컨센터는 건물이 3개가 마주보고 있다...

하나는 발레, 하나는 오페라, 하나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장

멋지다~~~

 

 

링컨센터 앞의 모습을 찍은 사진에 찍힌 3명의 남자...

멋지다~~ 저런 신체비율의 사람이 많으니 뉴욕이라는 도시가

멋질 수밖에... 특히 링컨센터 부근은 어느 이유에선지 몰라도

잘생긴 젊은이?들이 많았다...

 

 

 

발레 공연장에 들어서니 잠시 후 사람들이 쏟아진다...

공연이 끝난듯...

친구가 한국인으로 보이는사람에게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그 사람 대답이...

자기가 본 공연은 리허설이고 예약해서 무료라고....

그러면서 우리에게 1인 15달러에 끊을 수 있는 티켓을 줄테니

오늘 저녁 공연을 싸게 보라고....ㅎㅎㅎ

 

 

그래서 신이 나서 친구랑 예매를....

그런데 가격이 1인 15달러인데 12달러 학생티켓을 주겠다고 한다.

아~~~저렴해~~ 이 아름다운 숫자....12달러....

 

 

저녁 공연이기에 이번에는 오페라 공연장으로 가 보았다.

거기 가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예쁘고 세련된 여자가...보였다.

동행인이 또 말을 건다...ㅎㅎ

말을 걸으니 매우 친절하게 답을~ 무용하시냐고 하니

오페라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한다...역시 외모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두 가지 오페라 표를 구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우리에게 오페라를

꼭 보라고 권한다...그러면서 팜플렛을 손수 들고와서 보여주며

이건 어떻고 이 지휘자는 정말 대단하다고 ~~ 솰라솰라~~

음...내용은 귀에 안 들어오고 이 분 정말 오페라를 좋아하시고

그 즐거움을 정말 알려주고 싶으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 밤의 공연이 피가로의 결혼이라는데 ...

발레 예매를 이미 했고 환불도 안되는 거라서 그냥

내일  헨젤과 그레텔 표를 예매하기로....

이 여자분이 자기 학생증을 빌려줘서 ㅡㅡ;;

장당 25달러로 아주 저렴하게  표를 구했다....

아름다운 숫자의 향연~~ 오페라가 25달러라니...

 

 

뉴욕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이렇게 저렴하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정말 좋은 제도이다....

돈없는 학생도 문화를 즐길 수 있다니...

한편으로는 좋은 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대학 때부터 즐긴 공연생활이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 하니까...

 

 

오페라 표도 구했겠다 내친김에 필하모닉 공연까지 예매를

할까 해서 또 한국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친구가~

젊은 남자라서 그런지 친구는 일상적인 질문을 한 후 망설이는데

뻔뻔한 내가 나서서 우리 표도 사다주시면 안되나요? 라는 추접한

멘트를 날렸고 그 학생은 알겠다고 하면서 갔는데...

오늘 표밖에 안된다고 미안하다는 답을 가져왔다....

 

 

그 남학생은 유학을 온 학생...

우리가 공연이라도 추천해 달라고 하니 자기가 예매한 아리스트가

매우 훌륭하다며 눈을 빛내며 추천을~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커피라도 사주자며 돌아보니

이미 학생은 어디론가 사라졌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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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까지 두어시간이 남아서 유명한 카페라는 카페랄로에 갔다.

유브갓메일에 나온 곳이라는데...

난 그 영화를 대강 보긴했는데...이 장소에 대한 기억은 없다..ㅡㅡ;;

세렌디피티도 그랬고 여기도 그렇고...

그냥 유명하다기에 찾아간 곳....

 

 

가다가 위치를 물어보니 매우 밝은 빛이 나서 찾기 쉽다는 답이..

걷다가 이 곳을 발견하고는 왜 그렇게 이야기 했는지 이해가 갔다.

너무 전구가 많아...밝고도 밝았다....

 

 

들어가보니...실내도 참 조악하면서 화려....

계속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 하나...키치....

번잡스럽고 오바스러운 이 실내 인테리어.....윽

 

 

직원의 추천을 받아 주문한 레몬어쩌고케이크...

그리고 책에 추천되어 있던 메뉴인 무슨쉐이크...

쉐이크 이름이 뭐더라? 크다는 의미였던거 같은데...으음...

 

 

레몬케이크는 처음에는 이거 맛이 왜이래?

했는데 먹다보니 맛이 독특하고 괜찮았다...

쉐이크는 친구가 먹더니 보드카가 섞인 것 같다고...

나는 모카맛이라고 주장을....

근데 보드카가 맞았다...친구는 빨대로 맨 아래 가라앉은

보드카를 죽 마셨기에... 난 마시다보니 이게 술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나의 미각은 엉망이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쉐이크가 거의 10달러 케이크도 8달러??

인테리어는 별로지만 맛은 독특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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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링컨센터에 갔다.

밤에 가니 더 아름다운 공간...

나는 이런 건물이 너무 좋다...왜? 예쁘니까~~

예술의 전당이 좋듯이 링컨센터 건물이 좋다~

 

 

젤리를 샀는데 저 꼬마곰?이 3달러...3천원...헉...

좌석이 3층...아주 최고 꼭대기..끝자리~

그래도 잘 보였다.

 

 

아주 생각없이 먼저 들어가 앉고 친구가 그 다음 자리에 앉았는데

이건 정말 큰 실수....ㅎㅎㅎ

잠시 후 저 쪽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실루엣이...

그 멋진 인간은 우리 좌석 줄에서 들어오기 시작....

내 옆에 앉아라를 무한반복했는데...지나쳐서 친구 옆에 앉는다...

앞이 깜깜해지는 순간...

 

 

정말 완벽한 외모의 흑인이었다...

이뿌고 여리여리한 백인 꽃미남을 좋아하는 친구의 눈에도

이 남자는 너무 멋졌단다...

내가 아쉬움을 토로?하자 친구가 자리 바꿔줄까? 했는데...

음...그건 너무 민망한 행동이기에 그냥 눈물을 머금고...

 

 

발레 공연은...아주 좋았다...

그렇게 평가할만한 안목이야 당연히 없지만....

고작 호두까기 인형을 한 편 본 것이 나의 발레공연관람 이력의 전부이니..

하지만 뭐 현대무용도 몇 번 보긴 했으니...ㅎㅎ

 

 

발레는 발레인데 고전발레가 아니라 현대발레~

현대무용을 발레로 공연한 느낌...

4가지 제목의 각기 다른 발레 공연이었는데...

아주 동작이 매끄럽고 아름다웠다...

 

 

발레와 같이 무용공연을 보면 그들의 가벼운 동작에서

뭔가 자유로움을 느끼곤 한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그냥 움직임 자체의 아름다움도 느껴지고~

 

 

링컨센터에서는 매일 발레 오페라 그리고 클래식 공연이

있다고 한다...돈만 넉넉하다면 정말 뉴욕은 살기좋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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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나니 시간이 거의 10시....

이젠 여행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뉴욕이 좀 익숙해졌다고 겁도 사라져서 밤에 다니는 것이

그다지 두렵지도 않고...

게다가 할렘...에 대해서도 별 두려움이 없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

우리는 무식하게 그 밤에 수요일에는 커버차지가 없다고

웃으며 할렘의 레녹스 라운지로 향했다.

 

 

125번 스트리트...

위쪽으로 지하철이 향하면서 점점 흑인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 그윽한 눈동자들... 흑인 얼굴은 봐도 봐도 흥미롭다...

막 입은 허름한 옷도 그들의 완벽 신체비율을 가리지 못한다.

 

 

무섭다는 생각이 아주 약간 들긴 했으나...

계속 드는 생각이..거기도 사람사는 곳인데 위험해봤자....아닌가...

지하철에서 내리니 다소 횡~한 거리가 나온다...

근처를 둘러보니 흑인들이 좀 서있는데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우리에게 관심도 없다...

안전한걸~ 이라고 혼자 생각하고는...

레녹스 라운지를 찾는데...바로 옆에 두고 길을 잘못 건넌 후

물어보니 친절히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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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근처다...아주 가깝다...

들어서니 공연중....

유명 재즈 아리스트가 거쳐간 전설적인 장소라는데

생각보다 허름하다~

사람들이 대부분 흑인...안 쪽테이블을 보니 관광객으로 보이는

백인도 좀 있었는데 11시가 되자 다들 나갔다...

 

 

공연은 너무 좋았다...

연주자를 찍으면 안된다기에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흑인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의 공연이었는데....

음악이 너무 좋았다~~

그들의 음악이라서 들어본 적 없는 곡이었지만 참 좋았다.

 

 

연주곡을 마친 후 그 다음에 바에 앉아 있던 어린 여자 흑인이

노래를...한 곡

그 다음에는 엄청난 글래머의 흑인 중년 여인이 일어나 노래를...

둘 다 노래를 참 잘한다.

이 곳은 누구나 노래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ㅎㅎ

 

 

칵테일을 주문했는데 칵테일 이름이 유명 재즈 뮤지션 이름...ㅎㅎ

친구는 빌에반스 나는 엘라 피츠제랄드를 시켰다.

그리고 씨저 샐러드를 주문하니 금액이 40달러가 좀 넘는다.

커버차지까지 있었으면 여기도 비쌌겠다....

수요일에 오길 잘했어~라는 생각이...

 

 

음악을 감상하는데 한 노인이 들어왔고 뭔가 자꾸 쳐다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난 생각보다 이런 시선에 매우 민감하다...

당연히 나는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ㅡㅡ;;

 

 

공연이 끝나자 노인이 다가온다...

자신의 83번째던가? 하여튼 자신의 생일이란다.

그래서 우리에게 음료를 사고 싶다고 한다.

인상을 딱 보니 전혀 느끼하지 않다....^^;;

그래서 계속 들어보았다.

 

 

자신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전화번호건 뭐건 그런건 전혀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생일이라서 술을 한 잔 사주고 싶고 그게 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좀 재밌다는 생각이...

나이가 80이 넘었는데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면 누가 줄까?

하여튼 자신의 의도는 그런 것이니 뭐든 주문해서 마시라고

하고는 사라졌다.

 

 

친구는 노인에게 불쌍하게 뭘 얻어먹냐며 그냥 있자고...

주문도 안하고 그냥 있으니 노인이 직원에게 이야기를

한 모양...직원이 와서 음료를 하나 시키란다...

그런데 안 시키고 그냥 있었다...

 

 

공연이 끝나니 아주 좋은 최신 팝이나 힙합음악이 흘러나왔다.

너무 듣기 좋았다...

뉴욕의 재즈바에 갈 때마다 느낀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는 어느 장소에 모이는 연령대가 비슷한 것에 반해

뉴욕은 클럽이 아닌 이상 전연령대가 섞여있다는 것...

그게 정말 신기했다....

 

 

80이 넘은 노인도 최신 대중가요를 즐기는 것일까?

크리스 브라운의 키스키스가 짱짱하게 흘러나오는 공간에

젊은 사람들과 섞여 앉아있는 나이든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나도 나이가 들어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공연이 끝나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아쉬워하고  있는

그 때... 키가 엄청나게 크고 마른, 얼굴은 잘생긴 것과는 거리가 먼

허술하기 짝이 없어보이는 웃기게 생긴 흑인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레녹스 라운지로 걸어 들어왔다.

그 모습은 참 우스꽝스러우면서 재밌었다...

영화에서 공부못하는 생각없는 흑인이 흑인음악에 맞춰 건들건들

나타나는 그런 모습처럼 보였다...ㅎㅎ

친구는 크게 소리내서 막 웃으며 쳐다봤다. ㅡㅡ;;

 

 

그리고는 그는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잠시 후 그 흑인이 우리 테이블로 와서 앉는다...

근데 그가 자리에 앉아서 말을 걸자 공연을 한 팀의 매니저 정도로

보이는 흑인 여자가 이 남자에게 뭐라고 따끔한 한 마디를 했다.

잘 못 들었는데 아마도 왜 그애들에게 말을 거냐...뭐 그런 의미였던...

 

 

친구는 원래 흑인을 별로 안 좋아하고? 또 이 흑인은

꽃미남보다는 코미디언에 가까운 외모라서 별로 안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너무 귀여웠다...ㅎㅎ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을 나는 열심히 듣고 안되는 영어로 대답도

해가며 호의를 보였는데...친구는 계속 나는 너의 말을 못알아

듣고 있다며 대화를 거부... 나는 이렇게 대화해보는 것 자체가

상당히 즐겁다고 생각했는데...친구는 이 사람이 별로 였단다...

음...나는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허술해 보여서 웃기기

까지 한 이 사람과의 대화가 재밌었는데...

 

 

그런데 아까 그 노인이 다시 와서 왜 음료를 주문하지 않냐며

물었다...뭘 원하냐고 그리고 또 그 레파토리를 다시 시작...

나는 너의 번호도 필요없고 뭐도 필요없고 어쩌고저쩌고~

그러자 앞에 있던 흑인이 비속어를 써가며 노인의 의도를 설명..

ㅎㅎㅎ 그래서 아무거나 좋다고 맘대로 주문해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샴페인을 ~~ 먹어보니 음 맛있다....

노인은 할 일을 마친듯 다시 제자리로 가서 하던 대화를....

 

 

테이블에 앉은 그 흑인은 다시 떠들기 시작...

여기는 좀 있으면 문을 닫는다...

클럽으로 이동하는게 어떻겠느냐...

미드타운에 잘 아는 곳이 있다...

뭐 이렇게 말하는데 친구는 냉담~~

나야 당연히 클럽에 갈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대화 자체가

나에겐 즐거운 일이니까....열심히 대답을...

 

 

클럽에 대한 말에 반응이 안 좋아서 그런지 그럼 당구를 치러

가자고...그런데도 반응이 미적미적하자 자기 아이디 카드를

꺼내서 준다... 말이 안 통해도 뭔가 의심스런 눈초리를 느낀

모양이다...

 

 

말하다가 음악에 맞춰서 슬슬 춤을 추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아직도 스눕독의 노래에 맞춰 율동?하던 웃긴 모습이 떠오른다.

옆 테이블의 흑인 여자들이 이 사람은 굿댄서라고 말해줘서

더 웃겼다...이 곳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로 아는

사이인 모양이다. 이 흑인의 친구라고 인사를 건네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몇 명 있었고... 공연팀 매니저 여자도 아는 사람인

모양이었고...

 

 

친구가 계속 팔짱을 끼고 무섭게 앉아 있어서 내가

왜 그러냐고... 그냥 대화나 하고 말면 되는거 아니냐고...

내가 보기에 얘는 전혀 위험하지 않고 정말 착해보인다고

말하니 친구가 갑자기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

그러자 또 클럽에 가자고 하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떠들다보니 그리고 슬금슬금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정말 클럽에 가서 춤추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칵테일에 샴페인까지 다 마셔서 그런지 취기가...

그래서 그럼 가자~ 클럽에...라고 말하고 가기로 했다.

(우리는 둘이고 그는 혼자라는 것도 이런 행동을 부추긴..

그의 친구는 우리의 애매한 반응에 이미 자리를 뜬 상황~)

그리고는 일어섰는데 바로 옆 테이블의 흑인 여자들이

나를 부른다...가니까 질문을 시작....

 

 

불러서 대화를 하니 나는 반가웠다...

와~ 흑인 여자들과도 대화를 해보네~~이러면서~

대뜸 하는 질문이 남자친구가 있느냐....

나는 아무 생각없이 없다라고 이야기..

그러자 흑인 남자를 좋아하느냐?

이 질문에도 아무 생각없이 그렇다~고 대답...

 

 

그러자 그 남자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냐고 질문을....

그래서 조금 그렇다고 말하자 위험한 애는 아니다.

자신은 그와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였다...라고 설명을

그러면서 다시 흑인남자를 좋아하고 흑인과 데이트 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을...데이트?라는 단어를 듣고는 이런...

 

 

데이트가 뭘 의미하는지 들은 기억이 있어서 요상한 답을..

나는 흑인 남자가 좋고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데이트는 안할거다...ㅍㅎㅎ~

그러자 흑인 여자들이 다시 그는 착하다...하지만 술을 좀

많이 마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대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까 그 노인이

오더니 집에 갈거면 택시를 잡아주고 택시비를 미리

지불해주겠다고...말하면서 그 레파토리를 또 시작...

번호도 필요없고...단지 그냥 그러는거다....

 

 

이러자 듣던 흑인 여자가 말리기 시작...

나도 말리기 시작...그러지 말라고....

그러자 노인은 신용카드를 꺼냈고 흑인 여자는

이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

분위기가 요상해서 빨리 레녹스 라운지를 빠져나왔다...

 

 

나오니 음...검정색 승용차 한 대가....

클럽에 가려고 흑인 택시를 부른 모양이었다...

음...흑인여자와의 대화에서도 뭔가 이건 아니가 싶었는데...

승용차라니...절대 탈 수가 없다....

친구랑 지하철 역으로 가니 뭐가 문제냐고 계속....

정말 미안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ㅡㅡ;;;

그는 혼자 택시타고 갔다...ㅎㅎㅎ

 

 

뭔가 재즈바에서 공연을 볼 때까지는 안정감있는 하루였는데...

끝은 좀 요상한 하루...지만 뭐 재밌는 하루였다.

 

 

전화번호도 적어주고 자기 생일 파티에도 오라고 하고

'삼성' 핸드폰으로 우리 사진을 찍어댄 웃기고 순수하게 보인

(실상은 모르지만 어쨌든)  천진한 웃음이 떠오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렘은 위험한 곳이라는데...

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날 행동은 참 겁없는...

사실 이 날보다 더 겁없는 날도 이후에 있긴 했구나...ㅡㅡ;;

 

 

 

하여튼 할렘은 위험한 곳이긴 하지만 블루노트나 기타 유명 재즈바보다

더 제대로 흑인 재즈를 맛볼 수 있는 곳 같다...

이 곳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폴로 씨어터는 수요일마다 아마추어

경연대회가 있는데 아주 아주 유명한 곳...

이것 때문에 레녹스 라운지가 수요일만 커버차지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 곳도 뉴욕 보물창고라는 책을 보고 찾아간 곳이다.

 이 책은 정말 여행갈 사람에게 강추~

장소에 대한 내용이 나의 느낌과 너무나 정확히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