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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모리나가 쿠키

by librovely 2010.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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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안 좋았다
집을 나서려던 찰나 반갑지 않은 누군가에게 걸려온 3분 가량의 통화가 기분을 완벽히 망쳐놓았다
멍청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지껄였고 그래서 상대방이 기분이 나빠졌음도 파악하지 못한다
하긴 알면서 그런 소리를 늘어놓기는 쉽지 않겠지



어떻게든 기분을 다시 돌려놓으려 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고가도로 공사로 인해 차도 엄청나게 막혔고 그래서 결국 예약했던 건 10분 늦어서 하지도 못했다
예약이 밀려 있어서 불가능하다고 했고 뭐 별로 하고 싶던 것도 아니고 하자고 해서 얼떨결에 그러자고 하고
약간 후회도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서 크게 기분나쁠 일도 아니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가 있듯이 오늘은 정말 정신 상태가 안 좋았다
그 통화를 하기 전에도 사실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뿐...
왜 그랬을까...



그래서 그런지 역시 오늘은....
자신은 이러이러해서 힘들었고 이런 인간들 때문에 속상했고 뭐 그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동행인에게...
난 그냥 들어주면 되는 거였다...그런데 또 몹쓸 말들이 쏟아졌다... 너만 힘든 거 아냐...무슨 일이든 힘든 면은
있는거고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도 모든 사람과 마음이 맞을 수는 없는거야 그냥 받아들여...억울한 일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면 되잖아 근데 넌 너의 착한 이미지에 손상이 갈까봐 그러지도 못하니까 속에 자꾸 쌓이는 거잖아
뭐 이딴 소리를 주절대고 앉아있는 나를 발견....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고...그냥 들어주기를 바란 동행인에게
나는 더 못질을 해대고 있었다....나 왜 이러지....



이거 말고도 더 심한 말도 했다
완벽히 레이스로만 이뤄진 상의를 입은 동행인에게 옷이 왜 그렇게 느끼하냐...는 인간말종스런 소리를 한 것...
우리는 원래 선호하는 옷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말이 너무 심했다...
동행인은 이게 요즘 유행이야...라는 말로 웃으며 대답을 했으나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결국 나의 우중충한 표정은 동행인에게까지 퍼지게 되었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때는 늦었고...
상처를 주려고 그런 게 아니라 할 말 안 할 말을 신중하게 체크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냥 내뱉는 이상한 짓을 해대다니...
난 좀 쉬어야했다....?



물론 나의 요상한 말로 기분이 상한 동행인이 어느새 내 속을 긁을 수 있는 몇 번의 멘트를 던진 것도
난 정확히 알고 있다...뭐 그렇게라도 반응을 보이니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래 그렇게라도 풀어....내가 잘못했어...라는 마음가짐으로 담담하게 긁혔다....



그래도 식품 코너 구경을 하면서 엔돌핀이 샘솟기 시작
동행인은 초컬릿 세트를 집어 들면서 다시 미소를 짓기 시작했고 나도 모리나가 쿠키믹스를 집어 들면서 다시
사라진 개념을 주섬주섬 주워 섬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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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로 적혀 있다
이 정도는 번역할 수 있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라고 적고 싶지만 다행히도 옆에 한글 설명이 스티커로 붙어 있었기에....



쇼트닝과 가루로 구성되어 있는데 쇼트닝은 해로운 것 같았지만 버터가 없어서 그냥 들어있는 것을 사용했다
트랜스지방 함유는 전혀 없었는데 쇼트닝은 원래 트랜스지방 포함이 아니었던가?
계란을 두 개 풀었더니 너무 질퍽해서 가루를 두 통 다 뜯어서 넣은 것 빼고는 별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쇼트닝은 한 봉지만 쓰고 나머지 한 봉지는 버렸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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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에서 13분 정도 구우니 쿠키가 완성
칼로리는 어마어마했다



한 개를 먹으니 그럭저럭
두 개를 먹으니 으으음
세 개를 먹으니 토할 거 같았다 느끼해서....



절대 두 개를 초과해서 먹으면 안되는 그런 쿠키
빵도 그렇지만 쿠키는 정말 건강에 해로운 것 같다
쇼트닝이나 마가린이 아니라도 버터라도 들어가야 하니까
버터 없이도 쿠키를 만들 수 있을까?



믹스로 굽기만 하면 되는 요리 말고 건강에 좋은~
심심할 때 가끔 먹는 간식 말고 식사가 되는~
그런 진짜 요리....
진짜 요리...
진짜 요리를 해 봐야 하는데....내 취미는 요리일 예정인데 아주 오래 전부터.....





인격 도야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니
그런 경지가 못된다....
그냥 정신개조??



갑자기 옛날에 삼청교육대를 보고 S대라고 말했던 개그 코너 대사가 떠오른다
그때 참 심하게 웃었었는데....
아 이 지긋지긋한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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