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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8)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by librovely 2009.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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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꼭 봐줘야 할 영화가 아닌지...ㅍㅎ 
한국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가 아니라 정말로...ㅡㅡ;



이 영화에 대해서는 몇 달 전에 동생에게 들어서 대강 알고 있었다
교수님이 언급하셨다던데 꼭 보라고... 늙어서 태어나 점점 젊어지며 죽을 날이 다가온다고...
크게 끌리지는 않았다...그 설정이 뭐 그다지 의미가 있고 재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서서히
잊혀져 가던 중이었는데 delic님의 강추천 날리시는 글을 보고 바로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동행인은 별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래도 이 영화는 대중성있는 영화잖아~ CGV에서 왕창 상영하니
보러가자고 하기에 문제가 없다...흠...



인간의 평이한 삶에 단 하나의 설정만 바꿔놓은 것인데...왜 이리 생각거리를 많이 던지는 영화로 느껴진걸까?
점점 어려져가며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설정도 이유가 되겠지만 일단 한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어지는 그
과정을 보여주기에 단편적일지라도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기에 그랬던 것 같다...



케이트 블란쳇은 늙었다...죽기 직전인 느낌인데 그녀의 곁에서 딸이 일기장 하나를 들고 앉아 누워있는
엄마에게 읽어준다...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그 일기장은 벤자민 버튼의 일기장...



버튼을 생산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벤자민 버튼...
그러나 불행이도 그의 엄마는 벤자민을 낳고는 바로 죽는다...죽기 전 그녀는 남편에게 애처롭게 당부한다...
아이를 잘 키워달라고...그러나 엄마 마음과 아빠 마음은 역시 차이가 있는건지 노인과 같은 외모의 아들을
보고 아빠는 기겁하고 급기야 아기를 안고 달려나가 강에 던지려고 한다...그러나 보는 눈이 있기에 그냥
안고 양로원으로 향한다...우는 아기에게 돈 몇 달러 끼워넣고는 양로원 앞에 놓고 도망가버린다...



엄마에게는 자기 자식이 무조건 소중하다
그러나 아빠에게는 자식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소중해진다?
극단적인 말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약간은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에리히 프롬도 사랑의 기술에서 그런 말을
했다...왜 그런 경향이 있는 걸까? 유전자는 반반 똑같이 섞인걸텐데...아마도 엄마는 인생 최고의 고통이라는
산고를 겪은 후 아이를 안게 되어서 그런걸까? 왜 사람은 자신이 많은 것을 희생했을 때 그 대상에게 더욱 집착?
비슷한 것을 하게 된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여자들에게 데이트 시 과도한 돈을 쓴 경우 남자가 그 여자의
마음이 변해버려도 쉽사리 집착이 가시지 않는 것이 아니겠는가...ㅍㅎ 



벤자민의 엄마는 아기를 낳다 죽는다.
근데 대체 산고는 왜 느끼게 한걸까?  그것도 아주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한 이유는 뭘까?
아기를 만드는 과정에는 쾌감을 느끼게 만들어 놓고 만들어진 아기를 낳는 과정에는 극단적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인간이 이 세상에 번성하길 바란 신은 아기 만드는 과정에는 쾌감을 넣어서
많이 많이 만들게 하였고 낳을 때는 산고를 느끼게 하여 이 고생을 해서 낳은 내 2세~ 이러면서 집착을 하게
만들려고 그런걸까? ㅡㅡ;;  낳자마자 버리면 아이는 죽어버릴테니까...근데 왜 인간은 유독 성장과정이 이리도
긴걸까? 어찌보면 성장이 다 되기도 전에 늙어 죽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여튼 그리하여 벤자민은 양로원에서 일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 흑인여자 손에 의해 키워지는데...
그 흑인여자는 불임이며 흑인남자와 연애중인데... 벤자민을 발견한 날 남자는 여자를 한참 꼬시는 중이었다...
뭐 별다른 행동이나 말을 한 건 아닌데...근래에 그렇게 낭만적인 장면도 처음이라는 생각이...그 짧은 순간이지만
흑인남자의 표정이 정말 리얼~했다...?  하여튼 흑인 남자들의 눈빛은 정말 그윽하다....남자는 노인외모의 아기를
맡아 키우는 것에 대해 좀 망설이지만 여자는 단호하다...그녀는 외모보다도 마음이 정말 아름답다...멋진 여자다..



그 흑인 여자 즉 벤자민의 양모는 벤자민을 불쌍하게 보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너는 너대로 소중해~라는
자세로 대한다...벤자민은 그래서 자존감에 별다른 손상을 받지 않고 잘 자라게 된다...우리나라에서는 멀쩡한
심신을 갖고 태어나도 세상에 대해 만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난 못난이...라는 생각에 그대로 노출되는데...
자존감이 참 중요한건데...그걸 부모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수시로 비교하고 압박하고....막말에 가끔 때리기도
하고...그렇게 자라니 자존감보다는 열등감...열등감이라는 건 상당히 마음을 꼬이게 만든다...극단적인 범죄자들
의 경우 그들은 아마도 어릴 때부터 자존감에 상당한 손상을 입을 것이 아닐지...



벤자민은 할아버지같은 외모이지만 마음은 어린아이다...속은 어린이...그래서 그런지 그는 또래의 여자아이를
보고는 반해버린다...그녀가 자라면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블란쳇은 중성느낌이 드는 여배우...예쁘다라기
보다는 멋있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고...이 영화 속의 발레리나보다는 왠지 아임낫데어의 밥딜런이 더 잘 어울
리는 느낌이...인디아나 존스에서의 단발머리 포스~도 매우 잘 어울렸고...영화마다 참 많이도 변신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하나는 눈동자? 케이트 블란쳇의 표정은 살아있고 특히 눈빛이 참 많은 것을 담아내는듯...



초반부에 죽음을 목전에 둔 긴 삶을 살아온 노인들이 잔뜩 나온다...
그들은 여유롭게 보드게임도 하고 피아노도 치고 책이나 신문 따위도 보고 대화도 나누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기거나 흔들의자에서 오수를 즐기기도 한다...늙는다는 것...노인이 되는 것...
요즘처럼 나이드는 것에 대해 공포심을 갖고 발버둥치던 시대가 있었을까?  나이드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주름 때문일까 아니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아마도 둘 다가 아닐까...



늙음에 대해 생각할 때는 까마득하면서도 목전에 있는 것도 같고 별로 즐거운 생각이 아닌듯 하여 그냥
눌러놓고는 했는데 영화 속의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노인들의 일상을 바라보자 마음이 좀 달라진다..
그렇게 평화롭게 지내다가 진정한 평화? 휴식인 죽음에 다다르는 것...죽음은 공포의 대상일까 아니면
쉼?  아니면 새로운 세상의 시작?  난 기독교인이니까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생각해야
마땅하지만 믿음이 엉망인 상태라서 머리는 그렇다고 생각하나 마음은 영 두려움을 느낀다...
하여튼 지금은 지금대로 살듯이 나이들면 또 나이든대로 뭔가 삶은 흥미롭고 계속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벤자민은 할아버지 외모지만 실제 나이 10대 후반이 되자 엄마 품을 떠나 배를 타고 나간다...
그리고 전쟁도 겪게 되고...그렇게 속은 계속 성장해간다...케이트 블란쳇을 좋아하나 그녀는 눈 앞에 없기에
벤자민은 눈 앞에 있는 한 여자와 잠시 사랑에 빠진다...그녀와의 시작은 대화....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만나
밤새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그 여자는 나이가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보인다...벤자민은 외모는
나이가 60대는 되는 것 같고 실제 나이는 20살 왔다갔다 정도? 물론 그 중년의 여성은 그의 실제 나이를 전혀
모른다...둘은 몇 번을 그렇게 밤새 대화만 나누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잠도 자고 그런다...



나이...
연애할 때 서로의 나이...
이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ㅡㅡ;;
만약 그 중년의 여성이 벤자민의 실제 나이를 알았다면 사랑에 빠지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했지 않을까?
물론 간혹 그런 일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나이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곤 하지 않는가?
십여년 전에만 해도 연하남과 연상녀의 조합은 상당히 이상한 일이었고...이젠 예전보다는 남녀 나이가
그렇게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30-40살 나이차이가 나는 두 이성이 사랑에 빠진다는 건
여전히 상상이 안가는 일이다...그러나 이건 어쩌면 편견일지도....벤자민이 그걸 잘 보여주지 않는가...



난 정말 궁금했다...도대체 둘은 무슨 이야기를 그리 밤새워 한 것일까?
물론 살짝 보여주긴 한다...여자는 수영으로 바다를 건너고 싶다고 했나? 여행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고...
벤자민은 들려줄 이야기가 별로 없었으니 아마도 여자의 풍부한 경험에 대해 즐겁게 듣고 있지 않았을까?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여자가 나이는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갈 시기이지만 그녀의 정신만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나이가 아니었을거라는...외모에도 노안 동안이 있듯이 생각에도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생각이 젊은가..아니면 늙었는가...운동을 열심히 하면 어린 신체를 오래 유지하듯이 정신도 풍부하게 만들면
쉽게 생각이 늙지 않는 것 같다...아니...어쩌면 정신이 늙는다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육체야 나이들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한계가 있지만 정신은 점점 풍요로워지고 흥미로워지고 그러는게 아닐까?
다만 그것을 거스르고 난 이제 늙었으니 나태해지고 생각도 많이 하지말고 그냥 흘러가자~ 해서 !%#@^



그녀는 무슨 스파이였나? 맞나? 하여튼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고 벤자민은 별로 상처를 받지는 않는 모양...
둘은 좋아했지만 집착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벤자민은 좋았는지도 모르고 또 대화를
밤새워 했으니 그녀가 자신을 떠나야만 한다는 것을 미리 짐작해서 더 초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첫사랑은 끝이 나고 뉴욕에서 발레 공부하던 어릴 때부터 주욱 반한 상태 유지중인 케이트 블란쳇과
다시 만나게 된다...둘은 사랑에 빠지고....아니 이미 그런 상태였다...어릴 때부터... 근데 벤자민이야 그렇다
쳐도 케이트 블란쳇 그러니까 데이지는 어린 시절에 어떻게 할아버지 외모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그녀는 그의 외모를 본 것이 아니다...그의 본모습 정신...뭐라고 해야하나..하여튼 그걸 본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 말이다...그녀는 나중에 베자민이 사실 어린 나이임을 알고는 역시 그랬구나 라는 반응을
보였었다...이런 대단히 영리한 캐릭터이지만 케이트 블란쳇의 살아있는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그럴만한
여자로 보인다...



하여튼 재회한 둘은 서로 좋아함을 확인하고 케이트는 달밤에 체조하며 벤자민을 유혹하는데 벤자민이 도통
넘어가질 않는다...실망한 데이지...벤자민은 싫다고 한다...자신의 나이든 몸을 보여주기 싫다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의미인듯...물론 정신이야 어른이지만 그의 몸은 여전히 늙은 상태이기에...이상한건....
호텔에서 함께 밤을 새워 대화를 나누던 그 여자에게는 몸을 보여주고는 데이지에게는 거부...
그녀가 중년여성이라서 같이 늙은 몸이니 부담이 없었던걸까? 그건 아닌 것 같고 데이지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강하여 최고의 모습만을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다...여자가 아닌 남자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인상적...



그러나 이런 행동을 데이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이미 그의 외모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으니까...더 늙었던 모습의 벤자민도 사랑하던
그녀가 아니었는가...그런 그녀니 벤자민의 이런 반응이 어찌보면 실망스러웠을 수도 있는데 극단적인 그녀는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떠나버린다...그리고는 발레단 남자와 사귄다....



벤자민은 그렇게 그녀를 보내고 나서 여전히 양로원에서 일상을 보내고...가끔 그를 한 사람이 찾아온다...
그는 벤자민의 생부...생부는 다리를 절며 다가오더니 자신이 병에 걸렸고 생부임을 밝힌다...버튼 공장을
운영하고 있음도 이야기하고 자신의 재산을 상속시켜주겠다고 말한다...얼마 후 생부는 죽고 벤자민은
생부의 집을 처분하여 돈을 얻는다...돈도 생겼고 외모도 젊어지자 그는 자신있게 꽃을 사들고 데이지의
공연장을 찾지만 그녀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고 그날따라 모임이 있어 벤자민을 잘 반기지 못하고...



그렇게 지내다가 데이지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다...
그런 그녀 곁을 벤자민은 지켜주고 그녀는 발레를 잃은 대신 벤자민을 얻는다...
다리 부상으로 발레를 못하게 되자 비통해하는 데이지에게 벤자민은 어차피 나이들면 못하는 것이고...
변하지 않는 것을 없다는 말로 위로를 한다...벤자민은 이미 늙어보았기에 젊음이란 쉽게 지나가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둘은 집도 사고 여행도 다니며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그러다가 데이지는 임신을 하고 그런 그녀를
마냥 맘편히 바라보지 못하는 벤자민...아기가 자신처럼 거꾸로 나이를 먹을지도 걱정이 되고 자꾸 어려져가는
자신도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결국 아이 두 명을 키우게 만들 수는 없다는 말과 많은 돈을 남기고 벤자민은
떠나버린다...



데이지는 재혼을 하고 딸을 낳아 기른다.... 이 딸이 영화 내내 벤자민의 일기를 읽는 그 딸이다.
점점 중년이 되어가고 노년이 되어가는 데이지...그녀 앞에 벤자민이 한 번 나타난다...
딸과 새남편도 보게 된 벤자민....그게 벤자민과 딸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
이 영화 내용 중 가장 슬펐던 부분은 딸을 임신한 데이지를 놓고 벤자민이 떠나는 부분....
데이지와 헤어짐 때문이 아니라 딸이 커가는 것을 바라볼 수 없음에 대한 내용이 정말 슬펐다...
하여튼 중년이 된 데이지는 청소년기의 외모인 벤자민을 찾아가 마지막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대역을 쓴 것 같은데...젊을 때 거침없이 유혹하던 데이지가 이젠 옷을 입을 때도 뒤돌아 조용히 입는다...
뭔가 감추고 싶어하고 의기소침한 자세로...나이든 몸을 보여주기 싫었던 모양...그럴 필요 없는데....
벤자민은 젊음이란 쉬 지나가고 그게 그렇게 큰 의미가 없음을 알고 있는데...노년도 그리 나쁘거나 별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을텐데...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벤자민의 뭔가 슬픈 눈빛은 그녀의 나이든 몸이
원인이 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이든 외모였을 때 벤자민이 그녀의 유혹을 거부한 것도 그럴 필요 없었고
나이든 데이지가 벤자민 앞에서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었다...역시 그 말이 정답이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ㅎㅎ 정말 그럴 필요 없는데...ㅡㅡ;;



그렇게 둘은 다시 헤어지고...
어느 날 데이지에게 연락이 온다...
어떤 이상한 아이 가방에서 연락처가 나왔다면서...
찾아가니 한 소년이 넋이 좀 나간 표정으로 앉아있다...보자마자 그녀는 그가 벤자민임을 알아차린다...
치매 증세를 보이는 벤자민...그런 벤자민을 나이들어 할머니가 되어가는 데이지는 손자 키우듯이 열심히
키운다...벤자민은 점점 어려지고 아기가 된다...그리고 데이지의 품에서 갓태어난 아기의 외모로 눈을 감는다...



아기 상태로 눈을 감는 그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인상적이었는가...
평생을 사랑한 이의 품에 안겨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슬픈 것이었다...
뭐랄까...한 사람의 인생이란 어쩌면 이리도 허무한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
심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개구리의 한살이 혹은 강낭콩의 한살이처럼....인간의 삶도 뭐...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너무나 뻔하고 좀처럼 의미를 찾기 힘들어 보이는 그냥 하나의 자연현상처럼 다가왔기에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점점 어려져서 아기가 되어갈 것을 알고있던 벤자민이 짐이 되기 싫어 홀로 떠나버리는 것도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했다...이 영화에서는 외모가 정말로 아기로 변하지만 사실 인간은 나이가 많이 들면 정말로
아이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아기처럼 잘 걷지 못하고 판단력이나 암기력도 떨어지며 소화도 잘 안되고
병에도 잘 걸리고 심한 경우 치매 증세로 정신이 아예 아이가 되어버린다...정도에 차이는 있겠으나 누구나
이런 방향으로 다가가는 것이고 결국 홀로 존재하기 힘들고 배우자나 자식에게 의존해야만 한다....
그럴 경우 본인이 느낄 감정이란 어떤 것일까...슬프다...슬픈 일...상대방이 잘 해주고 못 해주고를 떠나
본인이 느낄 낭패감...짐스러움이란...



이 외에도 선장 캐릭터가 인상적~
너 하고 싶은 걸 해라...라는 메시지인가?
본 지 며칠이 지나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중간 중간 하여튼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주었던 것 같다...



감독인 데이비드 핀처....
이 분은 브래드 피트를 정말 좋아하는 모양이다...
세븐,  파이트 클럽 그리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는 일단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고 진행이 빠르며 생각거리가 많은 것 같다...
세 영화 모두 아주 괜찮았는데...  파이트 클럽 정말 재밌었는데...




동행인은 아주 조금 지루했었다고 하는데...
난 괜찮았다...재밌었다~  내용도 나름 심오하고...
데이비드 핀처 영화는 무조건 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영화였다.
나이듦에 대해서는..
영화 초반부에서는 좋은 이미지였다가 후반부에서는 아무래도 주인공의 죽음을 목격해야 해서 그런건지 좀
슬픈 느낌이...오락가락...오락가락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한 건 난 죽는다는 것이고 그게 그리 먼 일도 아닐거라는 생각....




** 꼭 보고 싶은 영화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