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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 서영인

by librovely 2022. 12. 11.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서영인                 2018                     서유재       

 

문학평론가가 쓴 수필같은 책

책 제목이나 표지나 30대 혹은 40대 초반 싱글 여자가 썼을 거라 예상했는데 읽다보니 묘하게 나이듦이

느껴졌다(그게 뭐 좋고 나쁨의 의미는 아니고) 그래서 찾아보니 음 나보다도 연장자였구나 

 

아무래도 문학평론가고 강사로도 일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당연히 문장은 깔끔하다

하지만 내용이 나에게는 크게 재미가 있거나 통찰력 뭐 그런 게 느껴지지는 않...

검색해보니 이런 저런 상 심사위원이기도 하니 당연히 글에는 한가닥 하시는 분일텐데

내 이해력이나 감성의 빈약함이 원인일지도...

 

망원동에 살고 있고 동네에 대한 애착도 많아 보였다 

이유가 뭐냐고 하면 딱 꼬집어 못말하겠고 내 헛소리겠지만 뭔가 내가 불편해하는 그게 좀 느껴짐

자기 자신의 삶에 취한 느낌....뭐지 이게... 난 경제적 여유가 없지만 홍대 사는 예술가...뭐 이런 늑힘? 

나 자신이 그래서 그런 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걸지도... 물론 내 삶은 아무리 찾아봐도 취할 요소가 없.... 

그리고 뒷부분에 음식과 근처 식당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들을 읽으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다...

그게 뭔지는 쓰지 않기로 한다... 어쨌든 그 동네에 가게되면 작가님을 추억하며 가보기로 한다 ㅋㅋ

 

 

 

 

 

 

 

 

기치조지의 이미지는 양면적이다 세련되고 여유 있고 한적하면서도 개성 있는 주택가

부동산을 찾는 손님들의 사연은 다양하고 그들이 살고 싶은 삶도 다양하다 그런데 그들은 집을 찾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다가도 마지막에는 하나같이 꼭 기치조지에 집을 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기치조지의 이미지와 그들이 원하는 삶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일은 현대 사회의 개인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교양이고

덕목이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허용된 욕망치 이상을 

욕심내지 않는 절제되고 금욕적인 삶 매일 몸을 씻고 화장을 하고 남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옷차림을 하는 것 역시 우리가 이른바 사회생활이란 것을 하면서 몸에 익혀 온 생활의 습관일지도 모른다 

 

단언컨대 세신은 내가 아는 한 이만 원으로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보람 있는 일이다

 

권여선의 소설 <이모>에는 오십 세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잠적한 이모가 암에 걸려 죽을 때까지 

매일 고요히 도서관에 출근하며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좋은 공원과 좋은 도서관이 있는지를 따지는 취향 돈을 벌기보다 소비를 줄이는 삶을 택해 매일

도서관에 가서 그 전날 읽던 책을 이어 읽는 일을 반복하는 삶

누구에게든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이라고 조용히 답해 준 뒤 고개를 돌려 하던 일을 계속하는

무심한 지속이 가능한 삶

 

노화에 따른 장애나 결핍을 노화를 핑계로 방기하는 것은 문제다 한 끗 차이로 꼰대가 된다

내 말을 듣는 사람이 알고 있는 단어의 범위 내에서 내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비판이나 풍자 혹은 거부의 목적의식도 없으면서 부정확한 말을 흘려 놓고는

그걸 나이탓으로 돌린다면 그건 끔찍한 일이다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루진>

 

망원동----

이치젠

커피가게 동경

박가네 동태찌개

청어라

고향식당

수창골의 추어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