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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지고잉

by librovely 2012. 5. 15.

 

난 정말이지 캥거루가 이렇게 낮잠을 즐기는 줄 몰랐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주무시는 중...

 저렇게 자다가 3초에 한 번씩 코끝을 찡긋하는데 너무 웃기다...

 곰 우리를 지나가는데 이상한 스댕~소리가...나서 보니 다른 곰들은 놀고 있는데 식탐 돋는 곰돌이 하나가...

빈 밥그릇과 씨름을 하고 계셨다...

 

빈 스테인리스 그릇을 물고 뜯고...함께 뒹굴고...

어디에나 식탐의 노예는 있는거였어...동물과 진정한 동질감...교감을 한듯...

 오랑이...

운동화 신고 밀리터리룩을 뽐내며 간식 통에 빼빼로 초코송이 등등을 담아 먹는 중...

단 걸 좋아하는 걸 보니 나와 입맛이 비슷... 구경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릇으로 손이 갈 뻔...

 

보다가 동행인이 이지고잉 이라고 해서 심하게 낄낄댔다...

다 누워서 잠만 잔다... 미동도 없이...

이지고잉...

 

 

 

 

요즘 좀 힘들었다

뭔가가 내가 할 일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고 그렇다고 그걸 내 맘대로 제거할 수도 없고...

여러가지가 답답하게 만들었고 난 내 일을 방해하기에 속상해 한건데 자신만 잘났고 남들은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인간의 종류로 보이는 한 사람이(나도 마찬가지로 색안경을 끼고 그를 본 것일지도...아니야...행동으로 판단한거야...)

그런 내 반응을 놓고는 또 저 사람 자기 일인데 왜 저래...하는 뉘앙스...난 잘해보려고 하는데 그걸 못하게 하니까

화가 난건데 화가 난 이유를 이지고잉~하는 데에 지장이 생겨서 그러는 줄로 아는 그 분...때문에 더 짜증이...

나이는 숫자일뿐...이라는 말은 정말 진리..

 

하여튼 퇴근 후 직장에서의 일을 싹 잊고 잘 쉬는 편인데...요즘 자꾸 생각나고 또 생각나고 그랬다...

운동하며 몸부림을 쳐도 정신차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생각 중...

주말에는 가끔 잊기도 했지만...그래도 내 마음 속 저 깊은 구석 어딘가에서 그 생각이 존재하긴 했다...

 

연인과의 헤어짐...실연에도 극복의 단계가 있다더니...

나의 답답함에도 단계가 있었나보다...

내가 떠들어댈수록 내 이미지가 좋아질리 없지만 속상해서 떠들어대던 단계...

그러다가 혼자 분노하던 단계...

지금은...어느 정도 인정...받아들이는 단계...그래도 하루 종일 귓가에 맴도는 파리가 있는 것 처럼 뭔가가

윙윙 거리는 느낌...이 들게 끊임 없이 신경이 쓰이는데...뭐든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방법을 찾을테고 적응이

되겠지... 어쩌면 색안경을 끼고 본 그 분의 안경에 색이 있는 게 아니라...내가 진짜 그 색의 인간일지도...

내가 문제인걸까..하는 생각도...

 

어쨌든 이래 저래 골치아픈 시간을 보냈는데... 이런 고충을 옆에서 지켜봐서 잘 아는 한 분과 수다를...

내 마음 아는 이는 당신밖에 없어요...라고 말하자 안그래도 퇴근 후 집에 가서도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음...그 말을 듣자 눈물이 핑~ 돌았지만 질질 짜기 시작하면 정말 몇 달치 속상한 게 눈물로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웃으며 넘어갔는데... 그 분이 나보고 웃기다고 했다...그 말을 듣자 기분이 좋아졌다...이게 좋아할 말일까?

 

그 말을 듣고 기분 좋아진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사실 난 그다지 웃기지도 농담을 많이 하지도 않는...)

웃기다는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그런 사람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농담을 잘 못하거나 하다못해 농담을 던져도 진지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정말 별로인데...

듣고 싶은 칭찬을 혹은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아진 칭찬의 종류를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추구하는 상이

나오는듯... 내가 전지영의 글에 마음을 확 뺏긴 이유도 웃겨서...~~

특히 난 자조적인 농담이 좋다.. 전지영의 글이 얼마나 자조적인지....

생각해보니 나를 색안경끼고 보신 그 분도 농담을 좀 하는데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농담은 하나같이

남을 까~는 농담...자신의 멍청함을 놓고 농담을 하는 걸 본 일이 없다...그래서 내가 더 싫어하는 듯...

 

아니...이젠 안 싫어할거야....

그래도 더 써보자...이상하게 그 분과는 잠시만 대화를 나누면 기분이 상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한 번은 내가 그 분 말투때문에 자꾸 상처받는다고 말하자 동료가 대답하길...

너랑 말투 비슷해... ㅡㅡ;;  정말 패닉 상태... 난 말투가 딱딱하긴 하지만 남에게 톡톡 쏘지는 않는데...

쏴도 그 방향은 나를 향하지....

 

오늘 퇴근 길에...한 선배님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말하기를....

나를 몰랐을 때는 엄청 치밀하고 그런 성격으로 알았는데 알고보니 허술하다고 했다

그러더니 한  번 더... 많이 허술해~ 라고 말해서 맞아요...저 전혀 안 치밀해요...완전 허술하죠...

제일 자주 듣는 말이 알고보니 깬다...거든요~ 라고 했는데 그 분과 헤어진 후 자꾸 생각난다...

허술하다...내가? 내가 왜 허술해?  내가 뭐 일을 잘 못했나? 음... ㅡㅡ;

 

집에 와서 답답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엄마에게 툴툴 거리며 어쩌고 저쩌고 맞지?

하고 물으면 그냥 그러네...라고 하시면 될텐데 엄마는 종종 나는 모르겠네...그 말만 듣고는...

이라고 대답하신다...음... 간혹 엄마와의 대화를 친구에게 들려주면 너랑 똑같다 성격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친구가 회사에서 답답한 일 혹은 사람에 대해 떠들면 듣다가 그래 그 사람 이상하다...

라고 해주면 될 것을 다른 이유가 있는거 아냐?  혹은 내가 회사 일을 다 알 수 없으니 뭐라고 말 못하겠는데..

라고 대답하곤 했구나...이런...

 

오늘 커피를 마시러 갈까 하다가 선배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것을 포착하고는 내가 바로 오늘은 그냥

가고 다음에 마셔요~ 라고 했고 선배님이 그래 오늘은 별로다...라고 하고 먼저 들어갔는데...그 후  한 명이

오늘 커피 마시고 싶어한 거 아니었어 라고 했고 난 표정 변화를 봤다 그래서 그렇게 한거다...라고 말하자

한 명이 아니 왜 여자들은(자신도 여자면서 ㅋㅋ) 말과 마음이 달라? 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하고 싶은 대로 말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너는 네 맘을 그대로 말하지..하기 싫은 건 절대 안하지...너는 좀 덜 솔직해질 필요가 있어...

라고 말하자 깔깔대기 시작... 그리고 또 한 명...에게는 넌 눈치보며 행동하지? 라고 하자 자기 정말 그런다고....

그래서 내가 뭔가 하자고 말을 그동안 못 꺼냈다고 했다...거절 못하고 따라올까봐...라고 하자 그건 아니란다...

음...정말 사람마다 다양한....

커피 마시러 갈까? 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인거다....

한 명은 마시기 싫은데도 표정만 살짝 드러내며 그럼 마시러 갈까? 했고...아마 그냥 가자고 끌고 갔으면 갔을듯...

한 명은 마시고 싶으니까 그러자고 했고...

한 명은 아마 눈치보고 적당히 따라갔을거고 너무 가기 싫으면 완곡어법으로 거절했을 것이고

난?

나는 가고 싶으면 갔을거고 가기 싫으면 완곡어법은 아니고 직접적인 이유를 그대로 드러냈을듯...

오늘은 운동 가야해서 빨리 가야할 거 같다...혹은 피곤해서...그냥 난 솔직한 게 좋다...

이래서 자꾸 나보고 직설화법..어쩌고 하는듯...

 

 

 

5월의 반이 지났고...

벌써 2012년도 중반부에...

시간은 너무 빠르고 한 것도 나아진 것도 없는 것 같다...

 

나아진 게 하나 있긴 하구나....

몸무게... ㅡㅡ;

다이어트를 이젠 정말 시작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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