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 터키 이집트

[터키 이집트-25]사라인 호스텔-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터키 아타튀르크 공항-인천 공항-현대카드 에어라운지

by librovely 2013. 1. 5.

 

2012. 01. 17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카이로 공항에서 찍은 사진의 오묘한 빛깔과 같은 기분

우울...체념...

 

 

한국에서 여행을 시작할 때와는 반대의 기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마냥 행복한 건 아니었다...

어떤 여행기를 읽어보니 여행도 처음에는 즐겁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집이 그리워진다고 하던데...

난 한 6개월쯤 여행하면 그런 생각이 들까?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중국 패키지 여행을 간 경우 빼고는 집으로

돌아가길 기다린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났다...4시간이나 잤을까?

일어났는데 여행 중 아픈 일이 전혀 없는 내가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토할 것 같았다...속도 이상하고 머리가 너무 아픈

어제는 멀쩡했는데 몇 잔 마신 술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과도한 죄책감?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뭔가 잘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든건지 어쨌든 알 수 없는 이유로 몸과 정신이 피폐...

 

아침식사는 여전히 부실...그리운 로마펜션...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래도 힘을 내기 위해 립톤 홍차에 설탕을 넣어 마셔보려 했지만 이것도 힘들구나...

아무것도 못 먹자 동행인이 호스텔 식당의 메뉴 중 쥬스라도 먹어보라고 해서 사서 마셔봄...

이게 밖에서는 300원이면 될텐데...여기에서는 1000원~

하여튼 마셔보려는데 이것도 힘들다... 물 조차도 들어가지 않는 난생 처음 겪는 이상한 상태...

정말 하루만 더 남았다면 눕고 싶었다...누워도 빙빙 도는 상태...어떻게 집에 가야할지 막막했다...

 

짐을 끌고 어질어질한 상태로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너무 아파서 뭐 아쉽고 어떻고 생각도 안 들었다...단지 한국까지 무사히 가면 좋겠다는 바람뿐...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

택시비가 안 비싸다..이집트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그냥 택시를 타는건데....그 캐리어를 들고 버스를 오르내리고

지하철을 타다니..미련한 짓이었다...편하게 오고 하나라도 더 보고 즐기고 올 것을...첫날 그렇게 고생해서 아쉬움...

택시비는 기억이 안나네...어쨌든 짐이 많다면 무조건 택시~

 며칠 전 혼자 들어가서 잡다한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낸 아라파??

 이 거리도 마지막....

 

공항에 도착했다...빙빙 돌았다...앉아있기도 힘들었다... 

여기 도착하니 뭔가 도와주겠다고 사람들이 붙는다...잘 피해야한다...도와줄 것도 없는데 괜히 도와주는 척하고

아마 팁을 달라고 할거다...아님 말고...

 

술 갯수가 걸렸나? 그래서 뭐 어떻게 했더라 기억이 안나는데...어쨌든 산 술은 다 안전하게 들고 옴...

하나도 구경하지 못했고 동행인만 혼자 좀 구경....

 

 공항 탑승구 근처의 버거킹... 이집트 돈이 좀 남아서 사용하기로...

일어서 있기도 힘들어서 짐 지키며 앉아있었고 동행인이 뭔가 사오기로...

사실 거의 눕다시피 엎드려 있었다...아 이때 생각하면 아찔하다...정말 죽을 것 같았다...

동행인이 걱정할까봐 티는 못 냈지만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닐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벌 받나보다...라는 생각도 사실 좀 했다...ㅡㅡ;

 

 나를 위한 선데이 아이스크림

왜 이름이 선데이 아이스크림인가요? 일요일에 먹는 아이스크림? 그런 전통이라도 있나?

아이스크림하니까 안네의 일기가 생각난다..안네가 숨어살기 전에...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는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던 당시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이야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뭔가 달달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이건 달고 시원하니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안 들어감..도저히 먹을 수 없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엉망인 몸상태...

 원래 이집트 물가와는 상관없이 이런 외국계 체인은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다만 선데이 아이스크림은 더 비싸군... 근데...sunday가 아니라 sundae네...

이집트 밖보다 공항 안이라서 더 비싼 것...

와퍼 주니어 버거 세트는 6000원 선데아이스크림은 3200원  아이스크림 가격 왜 이래요??

어쨌든 현지인들에게 이런 햄버거 먹는 건 상당히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셈... 물가가 한국과 3~5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느꼈으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버거 세트를 2만원 정도 주고 먹는 셈이고 게다가 여긴 더 가난하니까...

아무나 못 먹겠구나... 안타깝...아니 몸에도 해로운데 잘된 거 아닌가요~ ㅡㅡ;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에 없던 그 중요한(?) 것들은 한국에서 전시중...

적절한 때에 여행을 간거지...ㅡㅡ;

하늘은 예쁘고 구름은 깨끗하다...

내 몸은 엉망이다...

 비행기.....~~

앞 좌석에 멋진 젊은이 두 명이 탔다...예쁜 선글라스와 티셔츠로 어지간한 여자보다 더 열심히 멋을 낸 모습을 물끄러미

구경했는데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익숙한 향이...이건 어제 그 향수다...똑같아...

기억났을 때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기내식이 나왔다...먹어봐야지...

 아무리 참고 먹으려고 해도 도저히...이게 최선이었다...

저 땅콩도 못 먹겠더라...이런.... 

 2-3시간 남짓 날아서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

이젠 몇 시간이더라? 5시간 정도 되었나? 대기 시간을 버텨야 한다... 너무 힘든 상태...

먹은 건 없고 머리는 지끈거리고...설명할 수 없는 상태...

 

그 와중에 남자 향수 코너에 가서 그 향수가 뭔지 알아봄...그럼 뭐해...지금은 기억도 안나니...

불가리였나요? 캘빈 클라인이었나요? 동행인이 이것들 중 하나일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 중 하나였는데 기억 안남...

불가리도 여러 종류가 있고...캘빈 클라인도 여러 종류가 있고...결정적인 문제는 내가 이젠 아예 그 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잘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려고 했는데...그 필요한 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지만...

 

 상태가 엉망이라서 짐 지키며 의자에 다리 쭉 뻗고 민폐 자세로 앉아 있다가 못 견디겠다고 하니 동행인이 테이블 있는

곳으로 가서 엎드리라고...해서 온 카페테리아...

한 쪽에는 주루룩 사람들이 노트북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동행인은 또 뭔가 먹었고 난 단거라도 먹어볼까 했는데...이것도 실패...

 뜯지도 않았다...못 먹을 것이 뻔해서...

물만 좀 마시고 엎드렸다가 등을 펴고 널부러졌다가...아 죽을 것 같았다...

여기 있을 때 엉망인 상태는 정점을 찍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앓다 자다 반복하며 살아 있는 건지 뭔지 알 수 없이

보냄...

 

그 다음에 비행기를 탔고 상당히 긴 시간을 비행하며 몇 번 나온 기내식은 사진도 찍지 못하고 입에 대지도 못하고...

동행인이 나중에 한 말이 생각난다...

사진도 찍지 않는 것을 보고 아 정말 심각한 상황이구나...생각했다고...ㅎㅎ

그랬다...나 정말 심각했다...너무 아팠다....

시계로 얼마나 더 버텨야하는지만 카운트해가며 그 끔찍한 시간을 버팀...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는 법이지...한국에 도착...짐을 챙기고 출국 수속을 함...

나와서 짐을 찾는데...내 캐리어가 부서져 있었다...뉴욕 여행 때부터 줄곧 들고 다닌 캐리어...

그래서 그 손잡이가 빠진 캐리어를 절룩거리며 질질 끌고나오는데 세관원이 다가와서 짐 열자고 할까봐 심기 불편하게

왜 오는거야...나 힘들어주겠는데...하며 쳐다봤는데...캐리어가 고장났으면 항공사에 찾아가서 어필 해보라고 조언을...

 

그래서 터키 항공을 찾아가서 뭔가를 작성하니 현금 5만원과 캐리어 24인치 중 고르라고 한다...

캐리어를 선택하니 몇 달 후에 집으로 배송될거라고...

그렇게 하고 나오니 동행인이 그냥 돈으로 받고 추가해서 맘에 드는 걸로 사지 그랬느냐는 말을...그러게....

괜찮아...캐리어가 꼭 예쁠 필요 있을까? 라며 애써 합리화시키며 마음을 추스림...ㅡㅡ;

현대카드 에어라운지는 나올 때도 들를 수 있다...좋구나...

그래도 좀 괜찮아짐...쥬스는 먹을 수 있었다...커피랑 쥬스 열심히 마시며 좀 쉬었다... 1시간 정도 널부러짐...

 

잇 워터...

현대카드의 마케팅...쿨 터지는 마케팅...

예쁘다...왜 이런 디자인의 생수를 못 만드냐고요... 

캐리어를 끌고 다닐 손잡이가 빠짐...

보면 뉴욕 여행이 떠오르던 캐리어인데...이렇게 안녕 하게 됨...

뭐든 끝은 있는 법이지...

 

 

 

한 달 후?

두 달 후?

 큰 상자가 배달되었다...

 잠금 장치 좋고~

패트리어트?

터키에서 만든 것 같았다...어쨌든 가볍고 뭐 맘에 들었다...이걸 들고 여름에 상하이에 잘 다녀왔다...

이걸 들고 더 많은 곳에 다닐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많이

아주 많이...

 

 

 

 

터키와 이집트 여행,  가길 정말 잘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