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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벨아미 - 모파상

by librovely 2012. 3. 15.



벨아미                                                                              모파상                1885           민음사



소설
소설을 잘 못 읽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래도 현대 소설보다는 고전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소설 자체의 수준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나의 이해력을 기준으로 하는 이야기...
그런데 의외로 문학 카테고리에 글은 좀 있구나....어쨌든 소설을 읽다보면 앞 내용이 기억이 안나거나
사람 이름이 헷갈려서 읽다가 내던지는 경우가 많은데...그래도 그래도 난 소설 읽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설을 읽으면 좋은 점은...일단 감정이입이 잘 된다면 읽는 행위 자체가 대단히 즐거운 것이 될 것이고
또 하나뿐인 내 인생만 경험하는 게 아닌 다양한 인간의 삶을 경험하여 일회적일 수밖에 없는 내 인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또 그 결과 삶이란 무엇인가...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겠지....
근데...그게 알면 더 즐거워질지는...글쎄다...알면 알수록 삶은 허무하고 인간은 속물적이고 그런거면....
인간이 속물이건 어떻건 간에 인식하는 게 중요한거겠지...알고 속물로 사는 것과 자신이 속물인 것도 모르고
사는 것은 좀 다르겠지...난 내 속물 근성을 인식하고 그나마 덜 속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찾았다...면서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벨아미 이야기로 넘어가기로...



솔직히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스탕달의 <파르마의 수도원>을 앞부분 읽다가 내동댕이 쳤음을 고백한다...
앞부분은 재밌었는데 또 그 병이 도진 것이다...50페이지 정도 읽었을까...정신을 차려보니 난 글자만 읽고
있었고 앞부분이나 캐릭터가 정리가 안되었고 포기...


근데 이 책은?
음...아무 문제 없었음...
고로 이 책은 소설 입문자들에게 자신있게 강추할 수 있는 책....
게다가 다루는 내용 또한 대놓고 연애~이기에 전세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심있기 마련인 소재를 다루기에
뭐 흥미가 떨어질 일이 없을 듯...또 이야기 진행 속도도 빠르다...이야기도 오르락 내리락 끊임 없이 사건이 발생...
한 마디로 작품성이고 뭐고 그런 거 상관없이 봐도 그냥 가치가 있다...재미로만 봐도 그렇다는 말...
토요일에 100쪽 일요일에 400쪽 이틀만에 다 읽었으니 더 이상 말 할 필요가 없다...내가 소설을 이렇게 빨리...ㅡㅡ;



벨 아미란 미남 친구라는 의미...
우리가 잘 아는 모나미가 몬 아미...나의 친구.... 미녀 친구는 벨르 아미인가? ㅡㅡ;
그럼 추남 친구는 뭘까? 추녀 친구는? 
...


제목으로까지 정한 그 잘생긴 남자 설정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이 소설은 정말이지 조르주 뒤루아가 잘생겼다는
설정에서 사건이 시작되고 끝이 난다...예쁜 여자가 얼마나 인생을 즐겁게 사는 지는 뭐..영화나 주변에서 봐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돈 많은 남자가 즐겁게 사는 건 좀 익숙했어도 잘생긴 남자가 얼마나 삶이 풍요(?)로울 수 있는 지는
이 소설을 통해 비로소 느껴볼 수 있었다...정말 풍요롭기 그지 없다...여자 풍년....넘치고 넘쳐 감당이 안된다...


그냥 존재함 자체가 유혹과 같은 의미
나타나면 여자들은 저마다 다 사랑에 빠져든다
거기에 말 한마디 혹은 눈길 한 번 주면 게임은 끝이 나는 셈이다...
어쩌면 예쁜 여자보다 잘생긴 남자가 외모 덕에 더 큰 즐거움을 느끼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한 명의 남자에게 집중하는 편이니까...그리고 많은 수의 남자 욕심도 없는 편이고...이게 다 진화 심리학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지...여자가 평생동안 임신할 수 있는 횟수는 정해져 있고 잘 길러낼 수 있는 남자 한 명이 중요하니까...


근데 남자의 경우 많은 여자...그러니까 오는 여자 막을 생각 전혀 없는 게 솔직한 욕구일 것이고...
이 또한 숱한 진화 심리학책에서 말하듯 남자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했듯이 하늘의 별만큼의 자손을 만들어(?)
내고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으니...그런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는가...
하여튼 예쁜 여자의 경우 맘에 드는 남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불필요한 인간들까지
끊임없이 꼬인다는 번거로움이 있겠지만 잘생긴 남자의 경우 그냥 끊임없는 여자의 꼬셔짐은 축복 자체일 뿐이겠지?



조르주 뒤루아의 그 멋진 외모...를 만약 내가 상상해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런 기회는 이미 책을 손에 들자마자 박탈당했다고 봐야 한다...책 표지의 저 남자가 조르주 뒤루아로 머리에
들어와버림...딱히 소설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상상해보는 그 재미를 놓쳐버리게 되었다....
영화로 보기 전에 책으로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시각화된 것을 보면 거기에서 벗어나기 힘들기에 일단
상상하고 나서 영화로 보려고 한건데...사실 책 표지에 어떤 그림이 있건 신경을 안 쓰면 될 일이긴 하지만 이 책은
그게 힘들었고 그 이유는 책 표지의 저 묘한 남자가 너무나 조르주 뒤루아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딱 저랬을 것 같아... 난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 표지의 남자 얼굴을 들여다보곤 했다...정말 잘 어울린단 말이야....


군대에서 나온 조르주는 별볼일 없는 직업으로 얻은 적은 돈으로 하루 하루 목숨을 유지하는 정도로 살아가고 있다
너무나 박봉이기에 아침을 굶을지 저녁을 굶을지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고 그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하고 그렇게 지루하고 답답한 생활을 하다가 군대에서 함께 있었던 포레스티에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상류층의 삶에 한 발 다가가게 된다...아마도 보통의 남자라면 한 번 정도 포레스티에를 통해 상류층
모임을 구경하고 나서 내동댕이쳐 지는 것이 보통이겠지만...조르주는 벨아미인 것이다..그에게는 출중한 외모가 있고
뭔가 타고난 우아함 따위가 있던 것이고...사실 우아함이고 나발이고 다 외모...거기에서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포레스티에의 인맥은 고스란히 조르주의 인맥이 된다...여자들의 경우 조르주의 인맥이 된다는 표현보다는 조르주의
연인이 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 되겠다...가장 먼저 조르주의 연인이 된 여자는 마렐 부인...남편은 한 달에 일주일 정도
집에 들를 뿐...일 때문에 고맙게도(?) 집을 비우고 돈은 많이 버는건지 원래 있는건지 하여튼 풍족한 가정...
마렐은 조르주를 좋아하고 그를 연인으로 삼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찾아가 남편이 채워주지도 못하고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던듯한 연애 감정을 조르주에게서 다 해소하곤 한다...예쁜 외모의 마렐의 의외성은 인테리어를 거의 하지
않은 집...왜 그런 설정을 했을까?  돈도 많고 예쁜 여자인데 하는 행동도 여성스럽기 그지 없고 근데 왜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는...음...가만히 생각해보니 가정 생활 자체에는 무심한 캐릭터를 만들려고 그랬을까? 어쨌든 마렐은 외모는
여성스러울지 몰라도 행동 패턴은 약간 남자답다...어떤 점이 그러하냐면...이기적인 면이 다분하다는 것...
자신은 가정도 아이도 다 누리면서 조르주가 그런 것을 누리는 것을 생각도 안하고 그냥 자신의 연인으로만 존재하길
바라는 이기심...이런 이기심은 보통 남자들이 보이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 시점에서 왜 난 갑자기 신정아가 생각나지?
신정아의 상대남도 자신의 가정은 견고하게 두고서 결혼 시기를 이미 놓쳐가고 있는 신정아를 몇 년이나 붙잡고 있지
않았던가...그 마음은 진심이었을지 모르나 이기적이라는 생각은 어쩔 수 없지...


마렐은 내가 보기에 조르주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이다...둘은 뭔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그걸 조르주도 느끼는 것 같고
나중에 조르주도 결혼을 하는데 그 후에도 마렐과는 연인관계를 지속한다...그리고 둘은 질리거나 하지도 않고 그런
상황을 힘들어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사실 첫 부분에 마렐에게 조르주가 다가갔을 때 그녀의 돈이나 뭔가를 원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
었던 것 같다...마렐이 조르주에게 돈이 없고 그래서 그가 데이트를 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그의 주머니에 금화를
몰래 넣고 가는 귀여운 짓을 하곤 하는데 조르주는 정말 자존심도 상해하고 그걸 굳이 갚을 생각을 한다...물론 갚지는
않았지만...그리고 둘이 만날 집을 빌릴 때도 마렐이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좀 상심하기도 하고 나중에 자신도 결혼을
해서 돈이 생기자 바로 자신이 비용을 지불하기 시작한다...뭐 돈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돈을 보면 진심도 좀 엿볼 수
있다는...하여튼 마렐을 향한 조르주의 마음은 진짜였던 것...(이랬던 조르주인데 나중에는 돈을 보고 여자를 고르는..)


둘의 데이트는 다소 영화적이다...?
귀부인 마렐은 비천한 인생이 어떤건지 궁금하다...그리하여 그에게 가난한 사람들이 가는 카페나 노는 곳에 가자고
끊임없이 요구한다...그리고 그곳에 가서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한다...조르주야 원래 그런 인생이었기에 새로울 것도
없고 돈도 없고 에너지만 떨어지는 행동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렐이 좋으니까 어느 정도 맞춰주긴 함...
어쨌든 둘은 유부녀와 싱글의 만남이라는 점만 빼면 소설 속의 연애 중 가장 노멀~한 모습을 보여준다...


조르주의 여자 관계는 마렐이 처음은 아니구나...여자 꼬심의 능력은 매춘부에게 먼저 작용하는데...
돈도 별로 없는 조르주도 남자기에 여자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어떤 매춘부가 다가와 보통 받는 비용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도 가능하다며 조르주를 꼬신다...그녀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었던 모양...그냥 조르주가 좋았던거다...기가 막힌...
그래서 조르주도 몇 번 응하지만 마렐을 만난 후에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무서운 존재감....그냥 존재하기만 하면 끝...



조르주는 포레스티에 덕분에 신문 기자가 된다...근데 글 쓰는 능력이 부족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는 부인에게
일단 먼저 도움을 받으라고 권한다...그렇게 미남친구에게 부인을 내주는 너그러움을 보여주심....ㅡㅡ;
포레스티에의 부인인 마들렌...그녀는 마렐과 또 다른 매력을 풍기는 여인이다...그녀에게는 지적인 매력이 있다...
물론 외모도 어느 정도 기본으로 깔아주고...어느 여자건 외모는 기본인거다...거기에 무슨 매력이 얹어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지...마들렌은 조르주에게 신문 기사를 불러주다시피 도와주고 그 기사로 그는 인정을 받는다
마들렌과는 포레스티에의 병세가 악화되고 장례를 치르기 직전에 무르익기 시작한다...타이밍 참 좋구나...ㅡㅡ;;


포레스티에가 병이 들고 죽음이 목전에 오자 연락할 지인이 마땅치 않던 마들렌은 조르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남편은 죽어가지만 원래 호감을 갖고 있던 조르주가 마음을 넌지시 보여주자 마들렌도 거부하지 않는다...
조르주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어느 여자건 조르주가 먼저 한 마디 운만 띄워주면 네네 감사합니다~ 분위기...
사실 조르주는 그냥 저 여자도 괜찮네...정도로 접근했을 뿐이었다...하긴 어떤 여자건 아이러니하게도 단번에 조르주가
미친듯이 끌리던 여자는 없다...다만 이 사람도 괜찮고 저 여자도 그럭저럭 괜찮은데 어라 이 여자도 있었구나~ 이런 식



하여튼 포레스티에가 죽은 후 둘은 결혼을 한다...
마들렌은 마렐과 다르게 다소 절제하는 성격...이고 그게 오히려 조르주에게 불을 지피고...
동시에 남편의 죽음 후 바로 자신과 결혼해 준 마들렌에게 그는 고마움보다는 뭔가 묘한 마음으로 의심을 하기 시작...
(남편을 배신?했듯 나에게도 그럴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어떤 의심이냐면 포레스티에와 결혼했을 때 다른 남자도 만났느냐는...그녀는 아마도...그랬으리라는 뉘앙스를 남기고
조르주는 불같은 질투에 휩싸이는데...아...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뭐가 이유였더라...하여튼 마들렌에게 그다지 큰
정열을 갖고 있지 않던 조르주인데 그녀가 좀 행동을 제한하고 또 뭔가 질문에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자 심각하게
질투하고 힘들어 하는데...그것도 잠시...이 여자 따위로 감정소모를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는 순간에 이르게
된다...아마도 이 시점에서 그의 연애는 심히 불순한 것으로 전환되는 것 같다...더 이상 감정을 다 쏟아붓지도 않고...
수단화 시키기도 하고....그렇게...



마들렌과는 신문 기사를 함께 작성하고 취재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만나가며 그렇게 동료이자 부부로 그럭저럭
살아간다...그러면서도 애틋한 연애의 즐거움은 마렐에게서 해결하고...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두 딸의 어머니이자
독실한 신앙으로 단 한 번도 남편 이외의 연인을 만들지 않은 열녀(?) 왈테르 부인...그다지 외모가 아름답지는
않지만 연인을 따로 만들지 않은 곧은 성격의 여인이라는 것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물론 그녀를
통해 일에서도 도움을 받을 계산도 있고...그녀는 자신의 신문사 사장의 부인이기에...실제로 그녀를 꼬신 후
그는 그녀의 도움으로 더 인정받게 된다...


하여튼 호기심에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그 방법이 순진한 여인에게 접근하는 매뉴얼을 충실히 따른다...
과유불급...그렇게 겨우 그녀의 마음을 여는데...열어보니 그녀는 이미 1년 전부터 조르주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번 열린 마음은 걷잡을 수 없다...집착하고 거의 미치다시피 조르주를 괴롭히는 지경에 이른다...
사실 단순한 호기심에 다가갔을 뿐 나이들고 별 볼일 없는 외모의 왈테르 부인과는 더이상 엮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조르주에게 이 상황은 끔찍할 뿐이고...


프랑스...는 스탕달의 연애론을 보면 조건보고 결혼하기가 일반화되었던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상류층
그러니까 능력이 되는 부류들은 각자의 연인을 따로 마련하여 몰래 연애를 하며 즐겁게 살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왈테르 부인은 무슨 순진하기 그지 없는 여자가 처음으로 연애를 하는 듯 조르주에게 의미부여를
하고는 한다...내가 여태까지 이렇게 유혹을 참아왔는데...이제서 너 때문에 마음을 열었다...이런 식...



그리고 나중에 조르주는 자신의 부인인 마들렌이 예상은 했지만 다른 남자들과 연인관계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녀는 지적인 여자이었기에 그에 걸맞게 아는 것 많고 나이도 많았던 ㅡㅡ; 남자와도 가깝게 지냈고 그가 죽으며
유산을 모두 그녀에게 물려준다...이 일로 조르주는 화가 났지만 그 유산의 반을 자신에게 주도록 하면 넘어가겠
다는 식의 뻔히 속이 보이는 행동을...그리고 나중에는 또 다른 지식층과 함께 있던 마들렌을 경찰과 함께 찾아가
간통죄로 신고...자신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음에도 뻔뻔하기도 하지... 그리고 이혼....


마지막으로 그는 갑자기 이러저러해서 엄청난 부자가 된 왈테르 부인의 어린 딸을 꼬시기에 이른다...
이미 마들렌 덕분에 돈이 많았으나 돈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다...유산을 생각해도...어린 나이를 생각해도...
예쁜 외모를 생각해도 왈테르 부인의 딸이 참 눈에 들어왔을 뿐이고...그는 사실 어린 여자아이에게도 통하는
외모...마렐 부인의 딸 또한 도도하지만 은근히 조르주의 매력에 허우적거렸었다...그 어린 소녀도...
하여튼 그는 왈테르 부인의 딸을 꼬셔내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된다...그에게는 이제 어리고 예쁜 부인도 돈도
좋은 직업도 있는 셈이다...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렇게 상승곡선을 타다가 초라하게 끝이 날 줄 알았는데 조르주의 말년이 어떨지 알 수 없으나 어찌되었든
그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손에 넣어가더니 결국 끝까지 다 얻은듯한 분위기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어쩌면 이게 현실인걸지도...탐욕적인 사람은 결국 그 탐욕을 잘 채워가며 행복하게 살다 죽는다?



조르주가 추구한 여자와 돈과 명예...는 인간이 존재한 이래 사라지지 않는 욕망...의 대상...
이 이야기를 통해 뭘 느껴야 할까?
사실 조르주 말고도 마렐도 마들렌도 조르주처럼 돈 명예 남자를 추구했던 것이고...남녀 따질 필요가 없다..
훈장이나 귀족적인 이름을 만들어대는 것도 그렇고...사실 그런 것들이 무슨 필요일까?
무슨 필요이긴...남들 눈에 보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남의 눈에 내가 행복하고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그러니까 연인은 따로 두고 결혼은 조건보고 하고...조르주처럼 더 나은 여자로 계속 갈아타기도 하고
결국 조르주는 마지막 여자에게서 만족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냈을까?



소설의 처음 부분에서 조르주는 자기 외모가 매력적임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애초에 인식하고 있던 건 아니라는 것...사람들의 남다른 반응으로 자신의 매력적인 외모를
깨닫는다...외모는 그런 것이다..주어진 것...그 자신도 자신의 외모에 특별한 인식이 없이 살아올 만큼 그의
노력 여하에 혹은 그의 내면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그게 당연한 사실인데 어쨌든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벨아미
멋진 외모...외모는 나 자신의 만족감보다는 일단 남들 눈에 의한 반응으로 스스로에게 환류되는 특징이 어느정도...
남들 눈을 의식하며 평생 좀 더 나은 삶으로 보이기 위한 코스프레에 인생을 걸고 사는...것도 외모와 뭔가 통하는?
난 잘 모르겠지만 남들이 멋지게 보는 것 같은 방향으로 인생을 끌고 다니는...가식적인 삶?
모르겠다..이 소설의 주제가 정확히 뭘까?  남의 독후감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하여튼 재미있게 읽었다는 거 하나는 확실한 소설...
모파상은 40대 초반에 정신병원에서 죽었다...그 이전에 자살 시도도 했던데...자살로 마감한 것일까?
그렇게 예민한 정신에 어떻게 이런 소설을 썼을까? 예민한 정신이기에 쓰는 게 가능할지도...
범인들보다 더 잘 보고 더 잘 느끼기에 예술가가 되는거겠지...
이 소설은 정말 정밀하다...내용은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은데....아주 세밀한 묘사...그리고 의미심장한 대화...


멋진 소설이다...
모파상의 다른 소설도 한 번....



트와일라잇의 흡혈귀 남자 로버트 패틴슨이 벨아미로 나오는 모양인데...내가 느끼기에는 딱히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한데...모르겠다..나라면 아담 브로디로 캐스팅~~











옷이 없다고?
파리에서는 정장이 없는 것보다는 침대가 없는 편이 낫다네
(남의 눈을 의식하는 파리 분위기가 드러나는 대화....)


만약 어떠한 일이라도 일어난다면 당장에라도 그녀에게 자신의 몸을 바치고 그녀를 보호하여
자신의 참다운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에게 대답하는 말이 자꾸 늦어지는 것도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
뒤루아는 돌아가기 위해 일어섰다
애써 해 온 일을 지금 겨우 시작한 정복을 어쩌다 실언으로 망쳐 버릴까 두려웠던 것이다
(마렐 부인과의 이야기...이때만 해도 그는 순수했구나....)


출세하고 싶다는 욕망이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했다
매일 밤 그는 공상을 쫓기 시작했다
은행가나 대귀족의 딸을 거리에서 만나 첫눈에 정복하여 결혼한다든가 하는 그런 것


북부 철도의 검사관(마렐의 남편)이랍니다 그래서 매달 일주일씩 파리에서 지내요
부인은 그 일주일을 의무적인 봉사 일주일간의 고역 성스러운 주간이라고 부른답니다
(마들렌이 마렐부인에 대해 뒤루아에게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말...)


뒤루아는 깜짝 놀랐다 정말이지 그녀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마렐)


도대체 그런 델 누가 데려가 주었소?
뒤루아는 비로소 이 여자의 과거를 자신이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생각에 잠겼다
물론 많은 애인이 있었겠지만 어떤 종류의 어떤 계급의 남자였을까?
여자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질투가 적의와도 같은 질투가 일어났다


이 여자는 확실히 먼저 여자보다 나아
그는 성공할 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손을 내밀기만 하면 과일을 따듯이 자기 것이 될 것 같았다


찾아뵙지 않은 것은 그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막연한 공포가 뒤루아의 마음을 무겁게 누르며 덮쳐왔다
모든 존재를 이토록 신속하게 또 처참하게 끝없이 파괴하는 그 한없는 피할 수 없는 허무의 공포
그는 시신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돌렸다


아무튼 인생의 즐거움이란 이것뿐이다 연애뿐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품에 안는다 그것이 인간 행복의 극치다


저에게 결혼은 속박이 아니라 공동생활입니다
이랗게 말씀드리는 것은 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무엇을 하든 어디에 가 있든 완전히 자유롭고 싶어요
저의 일에 대해서 일일이 지시한다거나 질투하거나 잔소리를 한다면 참을 수 없어요
(뒤루아의 청혼에 대해 승낙하며 마들렌이 하는 말)


마들렌은 아주 총명하고 눈치가 빠르고 쉽게 보아 넘길 수 없을 것 같아서 함부로 덤빌 수가 없었다
그는 수줍고 둔하다든가 또는 난폭하고 성급하다든가 어느 쪽이든 그런 인상을 줘서 바보 취급을
받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당신은 그 불쌍한 샤르을 속이고 다른 남자를 사랑한 일이 있소?


가슴을 찌르는 듯한 기괴한 질투
거기에 갑자기 마들렌에 대한 증오가 끼어들었다
전남편을 속였다면 난들 어떻게 이 여자를 믿을 수 있겠는가


여자란 모두 매춘부다
써먹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진짜로 마음을 주어서는 안된다
이런 일로 화를 내는 건 쓸데없는 일이다
야심과 부귀를 노리는 이기주의는 여자와 사랑을 쫓는 이기주의보다는 낫다


나는 너 때문에 다시 고문당하는 일은 없을 게다
(마들렌에 대한 말)


사장 부인은 쉽게 정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항상 남자의 마음을 끄는 새로운 맛으로 그의 욕망을
부추겼다


그렇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도 드 마렐 부인의 입에서 나오니까 재미있지 왈테르 부인이였다면
짜증났을 것이다
사랑의 속삭임은 언제나 같지만 나오는 입술의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