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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대학로] 카페 쇳대

by librovely 2012. 10. 29.

 

 

 

 

 

 

대학로에는 잘 안가는데... 몇 년 전에 일산에 사는 친구를 자주 만날 때는 종종 갔었는데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로는 갈 일이 아예 사라져버린 곳...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내고 불꽃놀이도 함께 보러가고 그렇게 좋은 사이였는데

남자친구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일시에 전락...해버릴 수밖에 없는 가혹한 현실...

내가 먼저 그 가혹한 현실을 느끼게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능력에서 밀려버려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비극이구나...

 

그 때 갔던 괜찮았던 카페에 다시 가볼까해서 가보니 문을 닫았다...인테리어는 멋졌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너무

착한 거 아닌가 했는데 역시 뭔가 안맞았던 모양...그래서 어딜갈까 하다가 다나루이의 책에서 보고 한 번 가봐야지

했던 쇳대박물관이 생각났고 박물관은 안 궁금하고 카페만 궁금해서 그래서 갔는데 찾기 아주 쉽다...

 

대학로 분위기가 뭔지 알 수 없지만 막연하게 대학로의 카페다운 그런 느낌이...

벽면을 장식한 사진집이었나? 그런 것도 그렇고 노출 콘크리트 벽도 그렇고 미니멀한 천장과 조명도 그렇고

뭔가 촌스러운 일회용 컵의 그림도 그렇고...쇳대라고 한국적인 글씨체로 글자가 쓰여져있는 티슈도 그렇고

 

왠지 허한 마음 그리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좀 떨다가 들어간 곳에서 수다를 심히 떨다가 멍하고 있다가를 반복하고

정신차리고 나왔었는데 그게 워낙 오래 전 일이라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간건지도 기억이 안난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얘기했던 것 중 기억에 남기고 싶은 것을 다시 여기에 쓰려던 그런 이유도 있는데...

바로 바로 쓰지 않으면 아예 기억이 안난다...

 

그래도 기억나는건...

이 카페가 상당히 괜찮았다는 것...뻔해보이지만 알 수 없는 개성도 있고 들락거리는 사람들도 뭔가 일반적인

체인 카페 사람들과는 다른 아우라가 느껴졌다는 건 내 기분탓일까?

가격도 착하다...샌드위치와 커피 세트도 있고 역시 착한 가격...

앉아서 오래 떠들어도 눈치도 안 보이고 뭔가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좋은 곳이고 아마도 여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곳...

 

대학로는 이상하게 겨울과 어울린다...거의 겨울에만 갔었고 또 연극도 뭔가 겨울과 어울리지 않나?

좁은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기에는 겨울이 딱인 것 같다.. 연극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볼만한...

연극을 거의 안보다가 언제더라... 회사생활한지 3년차되던 해에 만난 동료와 붙어다니며 한참 많이 봤는데...

이듬해에 그녀에게도 남자가 생겨서 난 또 일시에 버림받은 존재가 되었었고 그와 함께 나의 연극보기 취미생활도

접어버렸었는데...그녀와는 다른 이유로 사이가 틀어져 이젠 연락도 안하는데... 인간 관계라는 건 참 쉽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맺어지고 쉬 끊어진다... 근데 누군가와 잠시건 몇 년이건 친하게 지내면 그 사이가 그 이후로 유지되건 끊기건 간에

난 조금은 변하는 것 같다...어떤 점이든 분명 영향을 받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뀌어 있다...

그렇다면 연애를 해도 그런걸까? 남자와 사귀다가 헤어지고 나면 그 남자로 인해 어느정도 다른 사람이 되어 있게 될까?

갑자기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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