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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뉴욕

[뉴욕-13]사라베스브런치. 자연사박물관. 모마. 반스앤노블스타벅스.

by librovely 2008.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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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어제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월요일에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니다. 늦게 일어나서 천천히 준비를 하니 11시가 넘었다...

그래서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사실...

처음 뉴욕에 왔을 때 동행인과 나는 상당히 달랐다.

어떻게 달랐냐면?

물론 둘 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고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은

같았다. 그런데...

 

 

나는 일단 쇼핑을 많이 한 후 미술관에 가길 바랐고

또 유명한 음식점을 찾아다니고  싶어했다.

반면 동행인은 일단 미술관을 다 둘러본 후 쇼핑을 하러 다니고

싶어한 것...음식점도 그거 찾아다니느니 그냥 근처에서 먹고

찾아다닐 그 시간에 관광지나 미술관을 가고 싶어했던 것...

 

 

또 달랐던 것은...

나는 카페나 레스토랑이나 아님 그냥 일반 델리를 가건...

달달하고 느끼한 음식을 먹고 싶어했고

동행인은 밥을 먹고 싶어한 것...단 것을 잘 못 먹고...

커피도 안 마시고 나는 커피를 마시고~~

 

 

 

그런데 뉴욕에 온지 한 열흘이 지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정반대가 되어 있었다...ㅎㅎ

아침에 눈을 뜨면 어디에 가서 뭘 먹을지를 동행인이 먼저 찾아보고

나는 미술관에 연연하기 시작한 것....

나는 갤러리 무료 입장이나 위치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고

동행인은 유명한 곳에 가서 식사를 하자고 재촉하기 시작...ㅡㅡ;;

 

 

게다가 단 것과 커피를 안 즐기던 동행인이...

치즈 케익과 타르트에 맛을 들이고 와플과 팬케익도 잘 먹고

이런 단 음식에는 어쩔 수 없이 커피가 필요하다며 커피를

먹기 시작...

 

 

그리고 쇼핑도 그렇다...

나는 초창기에 쇼핑을 하려고 애쓰고 다녔는데....

어느새 동행인이 쇼핑에 애를 쓰고 다니기 시작하고

나는 그냥 갤러리나 다니려는 마음이 생긴 것...

그래서 둘이 헤어져서 못만나는 날에는 나는 갤러리를 구경하고

동행인은 어김없이 소호에 들러서 쇼핑백을 들고는

참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숙소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준게 아닐지..

 

 

근데 내가 왜 쇼핑에 흥미를 잃었을까?

일단 사려던 아니 별 생각도 없었던 화장품을 한 번

게이??남자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후 그 라인으로 주욱 사서

마음이 채워졌고? ㅎㅎ 그리고 옷은.....

옷은 참 애매하다....

명품은 너무 비싸고 그냥 옷은 한국 백화점 옷가격보다 저렴하지만

뭐랄까? 나에게는 극단적으로 느껴졌다.

어떤 면이?

 

 

기본적인 디자인은 너무 기본적이다....

완전 베이직...

어느정도 라인을 잡아줄 수 있는 옷도 그냥 뚝뚝 떨어지는 선...

그리고 장식이 들어간 옷은 지나치게 요란맞다?

즉 지극히 극단적이다.

 

 

그렇다면 청바지는?

청바지 모양도 괜찮은 것이 가격도 10만원 안으로 구입이 가능...

근데...

입어보고 사야하는데 여행자인 나에게는 그 일이 상당히

귀찮게 느껴진다....

 

 

신발은?

나이키...ㅎㅎ

나이키 운동화도 10만원 안으로 충분히 구입이 가능하다.

한국보다 훨씬 싸다...

근데 별로 사고싶은 맘이 안 생긴다...

여기는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운동화를 신은 사람을 보면

대부분이 나이키.. 즉 너무 흔해서 별로 매력이 안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지름신의 도래로 마음이 울렁거리는 아이템도

있긴 하였다...그건 바로 바로...

주방용품들....ㅡㅡ;;

뉴욕에는 주방용 도구들과 식재료 전문점이 아주 많다.

규모도 크고 들어가면 구경만으로도 한 두 시간은 보낼 수 있다.

얼마나 다양한 도구가 지독하게 예쁘게 구비되어 있는지...

정신을 잃을 정도다....

 

 

가격도 뭐 저렴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구입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간혹 가격도 착한 이쁜 것들도 많고...

문제는...

무겁고 깨진다...들고가기 힘들다...

 

 

 

커피 메이커나 와플 기계도 저렴하며 이쁜게 있는데

무거워서 가져갈 수 있을지...

사실 한국보다 저렴한 건지도 잘 모른다...

어쨌든 진열된 테이블 세팅들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다...

 

 

 

이야기가 요상하게 흘렀는데... 동행인의 요런 변화들은

어쨌든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론은...

사라베스 브런치를 먹으러 가게 된 것도 동행인의 적극적인

유명 음식점 방문 모드에 힘입은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늦잠을 자는 나의 문제로 항상 늦게 출발하기에 낮에

최고 부촌인 어퍼웨스트(같은 업타운도 이스트보다 웨스트가 부자란다...)의

사라베스를 찾아간 것..

 

 

지하철에서 내리니 한국인 여자 둘이 쪼잘쪼잘 수다를 떨며 사라베스

어쩌고 하길래 동행인에게 저 애들만 따라가면 된다고 조용히 말하고는

음침하게 뒤를 밟았고 사라베스에 도착...

가서 줄을 서서 30여분 기다린 후 문 근처에 앉았다.

안쪽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앉았는데 문 앞이라서 엄청나게 추웠다..

 

 

데이트하는 여유로운 연인들이 꽤 보여서 속이 쓰리긴 했지만

달달하고 이쁜 와플과 팬케이크에 행복감이 쏟아졌다...

여기 메이플시럽은 특별히 만든 것인 모양인데 정말 맛있다.

 

 

가격은 각각 12달러에 팁과 세금을 하면 1인 15달러 정도다.

맛이나 분위기를 생각하면 적절한 가격이고...

내부 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하니 괜찮다.

음악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나는 이 안타까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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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베스에서 나온 후 근처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에 걸어갔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라는 아주 지독하게 재미없고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에 나온 그 장소...

 

 

항상 기부금입장이 가능하기에 1달러라는 거금을 기부하여

미국의 자연사 연구에 공헌을 한 후 입장을 하였다! %@#%&^%*

 

 

 

규모가 상당히 크다.

어른이 보기에도 뭐 자연에 관심이 많다면 유용할 듯하다...

당연히 영어로 쓰여진 설명들을 유창하게 읽을 수 있다면 훨씬

즐거웠을 공간...

 

 

어린이들이 가기에 상당히 좋은 장소다.

자녀의 손을 잡고 설명을 해주러 온 훌륭한 아버지들이 상당히

많았다. 보기 참 좋았다...

애들이 오는 장소라서 그런지 플래시 터트려가며 사진을 찍어도 되는

유일한 박물관~~

 

 

나는?

솔직히 재미 없었다...

난 재미 없었다...

재미없어...

다만 인간의 조상??이라는 원숭이같은 조형물을 볼때만

혼자 피식피식 웃어대는 소소하고 무식한 즐거움이 살짝 있었을 뿐..

 

 

그리고....

또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뉴욕에 와서 여러 인종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ㅎㅎ

자꾸 인종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조상이라는 옛날의 진화덜 된 인간은 딱 히스패닉계처럼

보이는 외모...검은 머리...살색 피부...

 

 

근데 모던 인간이라며 현대의 진화된 인간은 어김없이

백인이 등장하는 것...

웃기지 않나?

백인은 호모 사피엔스가 사시던  시대 이전에는 없었나??

 

 

 

이곳은 상당히 넓다...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래서 동행인을 잃어버렸다...

보석이랑 돌멩이 따위?를 보던 곳에서 놓쳤는데...

찾기는 불가능한 규모다....

 

 

그렇게 놓쳐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기 저기 전전하고

기웃거리다가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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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이동할까 하다가 만만?한 모마에 갔다...

또 현대카드를 제시하고 공짜표를 받아서 들어갔다.

뉴욕에 와서 바로 들어왔던 그 시기에는 시차적응이 안되어서

제대로 못 보고 졸았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봤다~

2층을 봤는데 문닫을 시간이 고작 1시간 남아서 2층도 다 못보고

쫓겨?났다...

 

 

하여튼 혼자 아주 천천히 마음가는대로 느긋하게 구경~하는데

미술관을 지키는 사람이 말을 건다...

모마를 지키는 사람은 심심해서 그런지 잘 그런다.

 

 

첫 질문은 내가 아알~트 하는 사람이냐는 것...

그래서 당황그런 웃음을 보이며 그냥 취미로 보는 것이고

예술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여행온거냐는...

그래서 그렇다니까 얼마나 왔냐고...

또 직업이 뭐냐고...내가 배운바로는 외국인들은 사적인 질문

그러니까 직업이나 나이를 초면에 막 묻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그거 다 거짓말인 모양이다...

 

 

직업을 묻길래 그냥 예술과는 무관한 직업이라고 슬쩍 빗겨나가니

다시 무슨 일을 하는거냐고 또 묻는다...직업 알아서 뭐할려고 저러나

싶기도 하고 얼마나 심심했으면 그럴까 싶기도 하고 또 내가 이상하게

보여서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기고 했고 그 짧은 시간에 노숙자라고

대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ㅍㅎ~

 

 

사실 뉴욕의 거지?들을 만나면 자꾸 속으로 상상하게 된다.

어떤 상상?

나도 구걸을 해보면 어떨까? ㅎㅎㅎ

그냥 맥도날드 콜라컵 하나 놓고 지하철 바닥에 앉아있으면 된다.ㅎㅎ

가장 퍼펙트한 모습을 보이려면 노숙자용 더럽고 불쌍한 눈망울의 애견

한 마리를 대동하면 된다...ㅎㅎ

 

 

그리고 거리나 지하철에서 노래나 연주를 하고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볼때면 나도 이상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아니면 그릇

몇 개 뒤집어 놓고 막대기로 치고 앞에 돈통을 놓아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ㅍㅎㅎㅎ

 

 

모마에 가서 이 날 많은 느낌을 받았는데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마는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어서 맘에 드는

작품들은 사진으로 열심히 찍었다.

 

 

화면에 작은 점들이 움직이는 영상은 제목이 천사 어쩌고 였는데

정말 천사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저런 식으로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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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나이테가 그려진 긴 종이의 작품 제목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무슨 시간과 관련된 것이었다.

아니면 기억이나 추억이었나?

하여튼 제목과 작품의 느낌이 딱 맞아떨어져서 좋았던..

 

 

그 아래의 아주 힘있어 보이는 나무는 뒷 배경으로 옅게 그려진

묘지의 묘비들과 대비되어 있는데...

삶과 죽음...

짧게 살고 죽는 인간과 오랜 시간을 그 자리에서 살아나가는 자연...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액티브 히스토리즈는 페미니즘 관련 코너에 있는 것 같았는데...

고대의 스포츠 벽화같은 것을 남자가 아닌 여자로 대신 그린 그림들...

공감이 가는 내용...

 

 

나이든 여자의 얼굴 영상은 기억이 잘 안난다...

저게 뭐였더라....

슬픔에 찌든 모습이었던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은데 영상이 있고 그 영상에 얼굴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그런 겹쳐진 영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것을 보면서 자신의 본래 내면과 일치하는 표정과 밖으로

드러내려는 표정의 차이에서 오는 슬픔? 비극? 이런 것을 느꼈던 것도 같다...

 

 

그 아래의 사진은 어떤 여자의 나체 사진이다.

사진의 농도가 점점 짙어져서 어두워지는데 음....

기억이 잘 안난다...

 

 

그 아래 돌인데 머리카락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제목도

돌머리여서 혼자 킥킥댔던 것이고...

 

 

제목이 수염을 깎은 후 였던 사진은...

수염을 깎은 후 살이 함께 잘려져 나가 피가 난 사진인데...

뭘까...의도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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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아주 유명한 사람인 모양이다.

뮤지엄 북코너에서 꽤 이름을 많이 본 작가이다.

재료는 보통 나무를 사용...

규모가 큰 조형물들을 전시...

문제는 이 사람의 미술에 대해 정말 모르겠다는 것...

 

 

그래도 그냥 보는 것은 뭐 좋았다...

근데 정말 왜 대단한걸까? 어떤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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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가 문을 닫고 숙소에 들어가긴 시간이 너무 이르고...

그래서 걸었다...

걷다가 보이는 옷가게에 하나씩 들러서 대강 구경을...

미드타운이건 아니 어디건 옷가게 특히 여자 옷가게에서 일하는

점원들은 정말 외모가 깔끔하다.

여기서 말하는 점원은 여자가 아닌 남자 점원을 말한다...

 

 

옷을 구경한건지 점원을 구경한건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렇게 어색하게 몇 군데 구경하다보니 또 브라이언파크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패션쇼도 한다는 그 장소를 보니

정말 그래도 될만한 장소처럼 보였고 또 가장 물이 좋다는

그 공원인데 이 죽일놈??의 추위 때문에 아무도 없는 공간을

보니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걷다가 반스앤노블에 이르렀다.

처음 뉴욕에 와서 갔었던 그 지점 반스앤노블...

책을 대강 구경하다가 2층의 스타벅스에 가서 베이글과

커피를 시켜서 혼자 앉아 먹었다...

조용히 그렇게 여유를 부리려고 했는데 잠시 후 여유가 깨졌다.

 

 

왜?

한국인 4명... 그것도 커플들이 와서 옆 테이블에 앉아서

큰소리로 떠든다... 영어면 참 좋을텐데 하필 한국어이니

안들으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그들의 대화를 듣고 앉아있다...

불쌍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한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뉴욕의 반스앤노블 스타벅스에 앉아서

들고 간 "한국어"로된 여행의 기술을 읽었다...ㅡㅡ;;

다른 사람들은 반스앤노블 책을 왕창 집어와서 읽고 있는데...

이 곳은 바구니에 책을 담아서 계산을 안하고도 읽어볼 수 있다.

참 퍼펙트~한 방법... 우리나라 서점도 카페가 들어가 있는건 아는데

계산하지 않은 책도 반입해서 읽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9시에 문을 닫기에 책을 좀 읽다가 음반코너에 가서 이것저것

아무거나 집어서 바코드를 찍어서 츄라이~~해보는 장난을

좀 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반스앤노블....참 좋은 장소다...

내가 영어에만 능숙했다면 퍼펙트한 장소였을텐데...

 

 

영어 능통 욕심이 마구 마구 샘솟는 장소는....

서점과 미술관이다....

서점의 책과 미술관의 작품 옆에 빼곡하게 쓰여진 설명문구를

볼때면 정말 마음이 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