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정전
이름은 아주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영화는 못봤다 왕가위 감독...예전에 아주 인기가 많았던 매니아 층이
있었던 감독인데...나도 좋아했었던 것 같다...타락천사 동사서독을 봤던 것 같고...중경삼림은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인가 극기훈련인가 하여튼 어딘가에 다녀온 아주 피곤한 날 집은 비었고 중경삼림 비디오 빌려놨다는
소리를 듣고 누군가의 집에 가서 봤던 기억이... 18세 이상 관람가였으니까 또 누군가가 어른인척 하고 빌렸구나
학교 다닐 때는 이상하게 보고 싶은 영화는 죄다 19금이었고 그래서 비디오를 빌리는 것도 일이었다...
딱히 불법을 저지른 느낌이나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건 내용이 전혀 19금이 아니었기에...우린 그냥 작품성있는
영화를 보고싶었을 뿐이라고....(라고 쓰고 넘어가자...)
하여튼 그 이후로 잊고 있다가 에로스라는 왕가위 영화를 보고 좀 실망했던 것 같고 그리고 그나마 최근 영화는
케이블에서 종종 방영하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이 영화는 괜찮았다...왕가위스러운 묘한 분위기도 있고...
어쩄거나 거의 한 달 전쯤? 곰플레이어 무료 영화 목록에 들어가봤다가 아비정전을 봤고 맘잡고 봤다
이 영화는 장국영이 혼자 맘보(?) 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으로 유명했던 듯...그 장면을 따라서 한 CF도 있었고
역시 처음부터 어두침침하며 묘하다
더운 여름 늘어지고 나른한 낮 극장에서 일하는 장만옥...아 장만옥은 정말 묘한 매력이 터진다...
신동엽 부인과 허지웅의 전부인과도 얼굴이 상당히 비슷한데...그들도 장만옥을 좋아해서 그런 여자랑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장만옥은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묘하게 매력적이다...개인적으로 얼굴이 뾰족한
것을 좋아하는데 장만옥 얼굴형은 내 취향도 아닌데도 예쁨...거기에 길쭉길쭉하고 어깨선이나 팔 라인이나 다
시원하게 예쁘다...
장만옥이 마음에 든 장국영은 저런 멘트...로 뻐꾸기를 날림~
촌스럽고 너무 고전인데 뭔가 진심임...ㅎㅎ
순간...
이 순간
4월 16일
3시 1분 전...이라는 그 순간
순간을 기억하게 만드는 순간....
이런 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하나 있다... 시간은 모르겠고 날짜는 있다... 그 날짜가 내 비밀번호 여기저기 들어가 있음...
강렬한 순간은 영원한거지...라며 잠시 감성터져봄...ㅋㅋ
저렇게 뻐꾸기를 날려 장만옥의 마음을 다 훔쳐가놓고는 저렇게 또 선을 그음...나쁜놈...
보통 남자들이 나는 독신주의라고...하는 소리는 너랑은 결혼하기 싫어의 다른 말인데...
영화를 보니 장국영은 정말 독신주의자같다...아마 자신을 버린 진짜 엄마에 대한 분노...가 그렇게 만든듯...
어찌보면 이 영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찾아 삼만리 스타일...
영원을 말하지 않음에 상처받고 이미 헤어졌고 장국영은 또 다른 여자에게 뻐꾸기를 날려 동거중인데...
거기에 찾아간 장만옥...은 저렇게 너무나 단순하지만 진리인 이야기를 함...
언니... 그 미모로 왜....
그래도 차가운 장국영에게 날리는 또 하나의 고전적인 대사...
날 사랑하긴 했니?
이 대사는 김민희가 연애의 온도에서 했던 말이기도 하며 대부분의 연인들이 헤어질 때 하는 말이기도 함...
그렇게 장만옥은 두 번 차이고도 정신을 못차림...
순간은 짧은 시간이지만 그 순간이 순간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
우연히 장만옥을 알게 된 경찰...유덕화...
홍콩 남자 배우들 대부분이 예전에도 내 눈에는 전혀 멋져 보이지 않았다 여자들이야 예뻤는데 남자는...
장국영 유덕화 주윤발...다 별로... 너무 진해서...그런데 내 눈이 변한건지 아니면 역할이 좋아서 그런지 괜찮네~
무너진 장만옥과 거리를 걸으며 택시비도 빌려주고 하여튼 기억이 안나는데 잘해주는 유덕화...
그러다가 장만옥이 좋아진 것 같다...장만옥은 유덕화에게 이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겠다고 했었나?
그걸 안 올 줄 알면서도 기다리는 유덕화...
이 장면이 가장 애틋했음....
사실 이 영화는 별다른 디테일한 스토리가 없다...이야기가 진행되긴 하는데...뭔가 자세하게 연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툭툭 부분부분만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서 약간 시 같기도 하고... 여운이 더 남는 느낌이...
이미 스토리 기억이 안남...
하여튼 유덕화와 장국영은 만나게 되고...유덕화는 장만옥을 힘들게 만든 게 장국영임을 안다
아마도 장국영은 그러하였겠지...
시계가 또 등장...
어떤 한 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하려는 의도인듯
유덕화가 기다리던 공중전화박스...
마지막 부분에서는 생뚱맞게 양조위가 어딘가에 가려고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옛스러운 재즈였나? 하여튼
음악과 함께 나오는데... 이 영화에 장국영의 두 번째 여자로 유가령도 나온다...둘은 아마 사귀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찍을 때 유가령이 납치되었었고...그랬던 것 같다... 양조위는 그냥 봐도 뭔가 남다른데...연애사도 참
그 이미지와 일치하는...상남자임...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어떤 면을 슬쩍 본 것도 같다고 하며 대강 마무리...
왕가위의 예전에 본 다른 영화도 지금 다시 보면 뭔가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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