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구로 CGV에 자주 가고 있다
극장에 가는 것도 어느 정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듯...
모모에 자주 가던 때가 있고 씨네큐브에 자주 가던 때가 있고 압구정CGV에 자주 가던 때가 있다...
지금은 절대적으로 구로 CGV...
구로 CGV는 근처 영등포와 신도림으로 빠져나가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물론 주로 평일에 가긴 했지만...하여튼 평일의 약간 외진 곳인 구로 CGV의 분위기가 좋다
특히 무비꼴라주 관에 혼자 들어오는 관객들이 좋다...
난 아직도 혼자 영화를 보러 가지 않지만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혼자 보면 또 어떤가...하는 생각도
읽고 싶은 책은 혼자 잘도 읽으면서 영화만 혼자 보러 못 가는 건 이상한 것...
어차피 영화 감상의 목적 달성에 옆 자리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이렇게 말하면서도 왜 난 여전히...ㅡㅡ;)
여럿이서 극장에 갔는데...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싫어하기 마련...
그래서 대강 아무거나 볼까 했는데 의외로 한 명이 이 영화 보고싶다고...해서 만세~하며 보러감
보러 들어가면서도 계속 이거 지루할지도 몰라요...이상한 내용일지도 몰라요...를 중얼중얼...
쓰리는 아주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물론 누군가와 보러 가기로 말도 해 놓았는데 막상 극장에
도착하니 기다리기 힘든 상황...당장 봐야겠다...대강 내용이 예상되긴 했다...둘 이서 하는 사랑이 아닌
셋 이서 하는 사랑...둘이 하는 사랑도 이해 못하는 나에게 셋이서 하는 사랑이 뭐 문제가 되겠는가~~
해서 보고 싶었다...영화를 보는 여러가지 이유 중 비중이 큰 하나는...못해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이 영화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그 생각들이 어쩌면 일반적일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영화가 좋다~ 틀에 끼워맞춰 놓았던 뇌가 개운해지니까 ㅎㅎ
독일 영화
지루할 줄 알았는데 아주 재미있다
영상 음악 스토리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나에게는 완벽한 영화
물론 살짝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도 있긴 했지만 그 영상이 그렇게 과하지는 않았고
초반부의 영화 내용을 암시하는 현대 무용도 인상적이었다...무용 공연을 많이 경험하진 못했지만 관심이 간다
무용만으로만 표현 가능한 특유의 그것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냥 자유롭게 움직이는
몸을 보고 있으면 감정이 정화되는 것 같은 요상한 기분도...
마지막 부분에서 아담이 미술관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도 묘한 감동을...
주인공들 나이가 좀 있어 보였고 영화상 설정도 그러하다...
그게 좋았다...왜 우리나라 영화의 사랑 이야기 주인공은 죄다 20대 아닌가...이렇게 40-50대가 나오는 경우
그건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다루기 위함이 아니라...다른 조잡한 스토리를 꺼내기 위한 것이고...
주인공 여자는 예쁘진 않지만 날씬하고 개성있고 묘한 매력이...남자 주인공은 한 명은 잘생겼고 또 한 명은
약간 그러니까 아주 약간 콜린퍼스 분위기...물론 콜린퍼스가 훨씬 멋지지만...콜린 퍼스 싫어하는 여자는 없...
첫 부분에 주인공 남자의 엄마가 암에 걸리고 스스로 정리 후 목숨을 끊는데...
장례식이 참 재미있었다...본인의 장례식을 스스로 계획한 후 홀연히 사라진...
장례식 분위기가 화기 애애...본인이 좋아한 공연도 하게 하고...저런 분위기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지도 않는 곡을 하느라 아이고 아이고를 눈물 한방울 없이 외쳐대던 우리나라의 문화보다는 더
발랄하고 좋지 않나? 죽었을 때 죽은 사람을 생각하며 다들 밝은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한나와 아담은 동거만 몇십년? 20년? 하여튼 그런 사이다...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는 생기지 않는다...
첫 장면에서 전깃줄이 나온다...왜 기차나 버스를 타도 여행할 때 창밖을 내다보면 전깃줄이 계속 달리는
느낌이 들지 않나...그걸 영화에서 오랜만에 보니...사람들도 다들 전깃줄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경험이
있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하여튼 그 전깃줄 두 선이 평행선을 이루다가 어느 순간 좁아들어
만나다가 다시 벌어지는데...그걸 아이가 생겼다가 유산되고 뭐 그런 설명의 배경으로 이용하니 묘했다
하여튼 둘은 동거중...그리고 아이는 두 번인가 생겼다가 자연유산이고...여자가 불임인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둘은 나이가 들었음에도 서로 신문을 보고 어떤 문제에 대해 토론도 하고 또 연극을 보러 가기도 하는데...
결혼 아니 동거를 시작하면 잡은 물고기(?)라는 표현처럼 여자에게 더이상 공연을 보러 가자고도 안하고
꽃도 사주지 아니하는 우리나라의 평범한 남자들과는 다르게 이 커플은 여전하다...그게 당연한건데...
돈과 시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그냥 우선순위에 들어있지 않은거고...또 그렇다고 그게 순전히 개인의
문제도 아니다..야근과 술문화로 점철된 한국의 기업 문화도 문제지...하여튼 둘의 그런 관계가 괜찮아 보였다
괜히 선진국이 아니야...인간답게 살잖아 저 사람들은....뭐 이런 생각...
그런데 그 약속을 시몬이 지키지 못하고...그 순간 아담이 나타나 한나의 표를 받아 둘은 같이 연극을 보게 된다
한나는 뭔가 들뜨고...둘은 식사도 하고 어울린다...그러면서 한나는 마음을 연다...그렇게 놀다가 늦은 시각에
도착했는데 그 자리에서 시몬의 어머니는 암 말기를 알리고...또 시몬은 시몬대로 병에 걸렸고...시몬이 수술을
하던 때 한나는 그걸 모르고 그 날 아담과 시간을 보낸다...그리고 뒤늦게 수술사실을 알고 달려간다...
일단 한나는 둘 다 좋아한다...아담도 시몬도...음...가능할까?
친구는 그러니까 동성 친구는 여럿을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이성인 경우 가능할까?
원래 사랑의 감정에는 독점욕이라는 것도 포함된 게 아닐까...하긴 한나가 시몬도 독점 아담도 독점했다면
그것도 가능하긴 하네...
어쨌든 한나는 계속 아담을 만나고...아담은 좀 묘한 캐릭터...이 사람은 한계란 것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
일단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있었고 지금은 아마 싱글...그 상태에서 어린 남자도 만나고 또래 여자도 만나고
또 그 여자의 남자도 만나고...그렇게 뒤섞인다... 그는 일상도 자유롭다...이것저것 취미생활도 다양하게 즐기고
운동도 이것 저것...그리고 자신의 일도 잘하고...어디에 얽매이지 않은 그런 사람...하고 싶은 대로 하는 캐릭터..
시몬과 아담은...시몬이 수술로 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하여튼 남성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를 떼 내었고... 안 좋아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수영장에 가는데...
거기에서 아담을 만나...자신이 양성애가 가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
음..어떤 상징적인 것일까? 자신의 몸에서 남성적인 것을 도려낸 후 또 다른 남자를 한 명 만나서 하나가 되는?
왜 아담과 하와도...아담의 갈비뼈 하나를 빼내어 하와를 만들고 둘은 하나가 되고...
나중에 셋은 미술관인가? 어딘가에서 만나게 되고...시몬과 한나는 들킬까봐 정신이 없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한나는 아담을 찾아가고...그 자리에서 셋은 만나게 되고....
혼란스러워진 한나는 시몬의 집에서 나와 몇 달 지내게 된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우리나라였다면 시끄럽게 싸우고 울어댔을텐데...일단 피하고 조용히 생각하는?
아마 한나가 가장 정신없었겠지...자신이야 물론 바람을 피운 셈이지만 시몬과 아담은 남자니까...
한나는 쌍둥이를 임신...
한 명은 시몬 한 명은 아담의 아이...
하루에 두 명의 아이를 임신한 한나...원래 불임 상태였는데...갑자기 임신이 가능해진 것도 신기했다...
아마도 마음의 문제였던 모양...아담을 통해 마음이 열리자 시몬의 아이까지 임신이 쉽게 된걸까...
마지막에 셋은 함께 지낸다...
그렇게 끝난다...
영화 내용도 특이하지만...
한나와 아담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의 설레임...그런게 좋았다...
물론 아담과 시몬도 설레이는 사이지만...그건 아무래도 감정이입이 힘든...ㅎㅎ
멋진 영화다...
그 내용 자체가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도...뭐 안 받아들여도 영화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나도 못 받아들일 내용이지만 영화는 너무 낭만적이고 좋았는걸...사랑이야기도 그들의 일상도 낭만적...
앞서 말했지만 대사도 영상도 음악도 모두 좋았고 흥미진진한 빠른 전개도 좋았다...
같이 본 사람 반응도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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