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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월든 - 헨리 데이빗 소로우

by librovely 201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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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1854              이레




문학 카테고리에 넣었지만 철학에 넣어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읽은 지 상당히 오래 되었다
허리가 고장이 난 이후로는 독후감을 써보려고 노트북을 켜도 잠시 검색하고 훔쳐보는(?) 블로그 몇 개 구경
다니다 보면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여 다시 꺼버리게 된다



월든은 호수 이름이다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소로우가 살던 동네의 숲에 있는 그리 크지 않은 아름다운 호수의 이름
이 책이 좋다는 말만 어렴풋이 듣고는 책을 읽기 시작하던 그러니까 2006년 겨울 즈음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뽑아봤는데 시퍼런 표지나 제목 그리고 두꺼운 책의 분량 게다가 청소년 권장 도서 어쩌고 하는 것들이
어우러져 지루하기 짝이 없는 교훈적인 이야기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 놓았고 그후로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시민의 불복종을 읽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너무 좋아졌다
정말 정말 좋아졌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좋다 무조건 좋다는 심정....
40대의 나이에 죽었는데도 사진의 얼굴은 좀 나이들어 보이기도 하고 뭔가 코믹한데 그래도 멋지다....



잠시 히틀러스러운 생각을 써 보자면...
아쉽다...아니 이런 멋진 사람이 왜 결혼을 안했고 그래서 자손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지....
아이고 아까운 우월한 유전자....23세에 엘렌 슈엘이라는 여자에게 청혼했으나 그녀의 부모가 반대해서 계속 독신
으로 살았던 모양이다...아니 어쩌면 그가 독신이어서 숲에 들어가 혼자 살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이렇
게 멋진 책이 나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렇게 보자면 나에겐 잘된 일이구나....ㅡㅡ;;




분량은 470페이지 정도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앞부분의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물론 모든 내용이 다 훌륭했지만...



난 사실 시골 생활 자연 뭐 그런 것들에 대해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솔직히 자연을 보고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고 이런 나에게 누군가는 불쌍하다는 표현까지 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시골에서 살고 싶다고 할 때 이해가 안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나서 자꾸 나중에는 시골에 가서 직접 농사도 지어 보고 싶고 심지어 집도 가구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불가능한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하드코어로...숲 속에서 조용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지금도 어울리는 사람이 피하고 싶을 정도로 많은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 반대이지만...
하지만 그런거 저런거 다 치우고 그냥 사람 없는 곳에서 조용히 6개월 정도라도 지내다가 다시 세상으로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정말 그러면 어떤 느낌이 들까?



지금은 세계 어딘가로 나를 모르는 사람과 공간이 있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하지만....
언젠가는 저런 여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사람이 없는 곳으로의 여행~  그런 식의 여행상품이 나오지 않을까?
어떤 책에서 봤는데 일본에는 산 속에 멋진 숙박이 가능한 곳이 있던데....여기서 멋지다는 건 화려하다는 것이
아니고 단아하고 음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소박하면서도 깨끗한 그런 분위기던데....하여튼 그런 숙소에서 조용히
머무는 그런 여행...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뒷부분 조금 남겨놓고 거의 다 읽었는데 그 책의 내용 중 이런 내용이 있다
일조량과 자살에 관련이 있다고....아마 이러면 일조량이 길어야 자살률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일조량이 긴 여름에 자살률이 높아지고 겨울에는 낮아진다....
그 이유는 여름에는 일조량이 길어서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타인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따라서
자살이 더욱 촉발된다는 것....하여튼 1800년대에도 이미 사람들은 지나친 타인과의 접촉으로 지쳐가고 자살에
이르기도 했던 것이니 요즘이야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누구나 자살을 하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종류의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에 바로 저렇게 사람 피하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약간은 사이코스러운 생각이 든다....



사람은 보통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에 만연해 있는 정신에 익숙해지고 거기에 맞게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각과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제대로 세상을 보고 제대로 살다가 죽을 수 있을 것
이다  소로우는 바로 그런 사람.... 하버드 대학을 나왔고 세상적인 성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음에도 그건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학교를 운영해 보기도 하고 여행도 하고 글도 쓰고 인두세 납부 거부도
하고 숲에 들어가 혼자 살기도 하고 강연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자신이 생각하는 의미있고 행복한 삶을 살다가
겨울에 숲에서 나무 그루터기들의 나이테를 세다가 독감에 걸리고 그게 기관지염으로 악화되고 나중에는 폐결핵
에 걸려 45세의 나이에 죽음에 이른다...독감이 폐결핵과 관련이 있는건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안타깝다....
그가 오래 살았다면 멋진 책도 많이 나왔을텐데 하는 악독한 생각으로 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냥 이렇게 멋진 인간
이 단명했다는 것 자체도 너무 슬픈 일이기도 하고....




지나친 물질 만능주의....너무 듣다보니 이 말마저 식상할 지경....
유행 패션을 따르지 않으면 루저....부끄러운 것이고....하여튼 가난이 인간적 무능함으로 돌변하여 부끄러움을
유발하는 이 시대...라고 한탄하곤 하지만 그렇지만 나 또한 그런 시대의 구성원이다...나도 그런 사람이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생활을 떠올리면 지루하고 비루하고 그런 느낌이 드는데...
월든을 읽으면 그게 또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또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독립적? 아니 자유롭다??



어떤 면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느꼈냐면....일단 돈이 필요하면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제공해 주는
회사건 인간이건 하여튼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어떤 면에서든 종속될 수밖에 없는 것...
그 주체가 아무리 나에게 잘해준다 하여도 그래도 완전한 자유로움을 누리고 살 수는 없다는 것...
그러나 월든의 소로우처럼 자급자족하고 산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로우가 이건 이렇게 내가 만들었고 이게 필요해서 내가 갖고 있는 뭔가를 팔아서 그 돈으로
그걸 샀고 어쩌고 저쩌고 꼼꼼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니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돈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여러가지 종속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있겠지만 돈도 큰 요소...
여자들에게 재산이 상속되지도 않고 여자가 배울 수도 없고 일 할 수도 없었던 그 버지니아 울프가 살던 불과
200여년 전만 봐도....그래서 버지니아 울프가 여자에게 필요한 건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라고
하지 않았겠는가....그런데 소로우는 한 수 위다....그 따위 돈과 방도 필요없다...내가 그냥 숲에 들어가서
집을 짓고 약간의 노동으로 다 만들고 안되는 것만 잉여물을 만들어 팔고 교환하면 된다~  아 쿨하다~~



소로우가 그렇게 혼자 생존하는 방법에 대해 세밀하게 나열하면서 결국 하는 이야기는 물질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물질의 노예가 되어 돈을 더 벌 방법만 생각하고 일을 더 많이 할 생각만 하고 뭔가를 끊임없이 소비할 생각
에만 빠져들며 살다가 죽는 건 너무 불쌍하다는 것...일은 최소한으로 하고 자연을 느끼고 여가를 누리라는 것
이 얼마나 당연한 소리인가....그러나 이 얼마나 실천하기 힘든 소리인가....ㅡㅡ;;



소로우의 글은 특이하다
번역본을 읽은 주제라서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지도 모르지만....
논리적이면서 동시에 감성적인 글은 그야말로 소로우가 단연 최고라는 생각...내가 읽어본 책 중에서는....
어쩌면 이리도 감수성이 예민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tv보고 낄낄댈 시간에 내가 스모그낀 하늘을 쳐다볼 시간에
소로우는 아름다운 호수와 숲과 동물들을 바라보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 그의 감수성이 출중했기에 자연을 제대
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겠지...하여튼 문장 하나 하나가 예술이다....번역자도 월든에 빠져들어 그 곳에 직접 가보
기도 했다던데 그런 마음으로 번역을 해서 더 문장이 빼어난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독후감을 써보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글이 난잡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소로우의 책은 그래도 된다는 생각...
굳이 여기에 요약 정리하고 내 느낌을 주절 주절 쓸 필요가 없다....
그냥 누구든지 스스로 직접 읽어봐야만 하는 책....
나도 책 내용을 다시 음미하고 싶으면 블로그에 써 둔 글을 다시 읽을 것 없이 책을 다시 뽑아 읽으면 될 일
아니 그래야만 하는 책....여러 번 다시 읽어도 좋은...곁에 두고 종종 뽑아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니까...




온라인 서점에서 대부분 50% 할인중이다  무조건 구입~~
무조건 누구든지 읽어야만 하는 책 (중학생 이상이면 읽기에 무리가 전혀 없는 쉽고 명쾌한 책)
특히 세상에 혹은 사람에 질리거나 지쳤을 때 진정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면 책을 펴들고 소로우와 만나면 된다
괜한 허풍이나 가식 혹은 상처주기... 이런 것이 전혀 섞여 있지 않은 진짜 대화가 나누고 싶을 때도 역시...
그리고 외로움이 처절하게 느껴질 때도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바쁘게 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다...진정한 무언가가 필요할 뿐이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집 한채를 손수 지어 홀로 살고 있었다
지극히 자연스럽고 적절한 생활


현재처럼 그렇게 비참해야만 하는지 또는 그것이 개선될 가능성은 없는지
마을 사람들이 천 가지의 희한한 방법으로 고행을 치르고 있는 모습


농장 주택 창고 가축 및 농기구들을 유산으로 물려받는 것
소유물들을 앞으로 밀고 가면서 어렵사리 한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병들 때를 대비하여 돈을 벌려고 무척이나 애를 쓴다
그러나 돈을 벌려고 너무나 무리를 한 결과 끝내 병이 들고 마는 것이다


유희나 오락 밑에는 무의식적이나마 판에 박힌 절망감이 숨겨져 있다


아무리 오래된 사고방식 혹은 행동방식일지라도 증명되지 않은 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


필수품이 무엇이며...
문명의 한가운데서나마 원시적이고 개척자적인 생활을 해보는 것은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주거지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새들로부터 둥지와 가슴털을 훔친다


사실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대부분은 신체적 냉기 이상으로 사회적 냉기에서 기인한다


대부분의 사치품들과 이른바 생활 편의품 중의 많은 것들은 꼭 필요한 물건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인간 향상에도 방해가 되고


가장 현명한 사람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을 해왔다


자발적 빈곤이라는 이름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지 않고서는 인간 생활의 공정하고도 현명한 관찰자가 될 수 없다


오늘날 철학교수는 있지만 철학자는 없다


지혜를 사랑하고 그것의 가르침에 따라 소박하고 독립적인 삶 너그럽고 신뢰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바로 먹고 사는 것을 마련하는 투박한 일에서 여가를 얻어 인생의 모험을 떠나는 것


나는 오래전에 사냥개 한 마리와 밤색 말 한 필과 비둘기 한 마리를 잃었는데 지금도 그것들의 행방을 찾고 있다


해가 뜨는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 아니었던가


그것을 남이 살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팔지 않아도 될 것인가를 연구했다


무엇이 진실로 존경할 만한 것인가 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존경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염두에 둔다
우리는 사람은 몇 알지 못하나 외투나 바지는 무던히도 많이 알고 있다
유행의 여신을 숭배하고 있다
파리에 있는 두목 원숭이가 어떤 여행용 모자를 쓰면 미국에 있는 모든 원숭이들은 그와 똑같은 모자를 쓰는 것이다


인간은 원래 자기 세계를 스스로 좁히거나 자신에게 알맞은 공간에 담을 쌓고 들어갈 필요를 느낄 만큼 기골이
장대하고 강인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집의 기본 요건만 갖춘 간소한 집은 어떤 것인가
어떻게 하면 정직한 방법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동시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할 자유를 가질 수
있을까


나는 철로변에 놓여 있는 큰 상자를 바라보곤 했다
나는 그것을 보고 형편이 아주 어려운 자는  한 1달러쯤 주고 상자를 사서 구멍을 두어 개 뚫어 공기가 통하게
하고 비가 올 때나 밤에는 그 속에 들어가 뚜껑을 내리면 영혼 깊숙이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최악의 방법은 아니며 멸시할 방법도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보다 더 크고 호화로운 상자를 빌려서 살며 그 대금을 치르느라 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


새는 둥지를 가지고 있고 여우는 굴을 가지고 있으며 미개인들도 오두막을 가지고 있건만 현재의 문명사회에서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가정은 반수도 안 된다


한 계급의 호화로운 생활은 다른 계급의 궁핍한 생활로 균형이 맞추어진다


인간은 이제 자기가 쓰는 도구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 고작 50 페이지 정도만 발췌했는데....더 이상은 못하겠다....
   다시 읽어봐도 역시 주옥같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