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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 - 김현진

by librovely 2010.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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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                                                                          김현진          2009         레드박스



김현진
김카렌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도 운영했었는데 자세한 건 모르지만 무슨 사건을 계기로 폐쇄해버린 상태...
음...아쉽다...난 그녀의 블로그를 자주 들락거리며 자주 올라오는 그녀의 검열? 안 된 글들을 열심히 읽어대곤
했었는데... 그녀의 글은 일상적이면서 날카롭기도 했고 가끔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라서 약간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기도 하고 그래도 어리고 뭐 난 그녀의 무엇이든 귀엽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근데 왜 닫았
냐고...ㅜㅜ



김현진에 대해 가장 처음 접한 건 책을 통해서였다...직장에 꽂혀있던 불량소녀백서를 책 표지가 요상하다는 이유
만으로 뽑아서 읽기 시작했었는데 글이 뭔가 정신없고 또 나에게는 그다지 재미있게 다가오는 소재가 아니어서
읽다가 말았었다...그리고 잊고 지내다가 진중권이 한윤형 그리고 노정태와 함께 김현진을 언급하였기에 그 이후
로는 머리에 확 들어왔고...신문의 칼럼을 읽어보면 그녀가 글을 참 잘쓴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블로그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글은...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글보다는 사진이 참...



난 그녀의 블로그에 있었던 사진들을 보고 정말 세대차이를 느꼈다...나보다 10살까지는 아니고 하여튼 어린데...
난 외모가 단점 자체이기에 블로그에 사진을 잘 못 올리는데...그런데 그녀는 드레스 비슷한 느낌의 나풀거리는
옷을 입고 화장을 짙게 하고 묘한 표정을 지은 채 찍은 사진을 자주 올렸다...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녀의 당당함이
참 부럽기도 하고 태생적으로 나와는 다른 종류의 세대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었다...




잡소리만 너무 늘어놓는데...하여튼 그녀의 예전 블로그에서 그녀가 남자를 사귀고 있고 헤어지기도 했고 뭐 그런
사생활까지도 훔쳐볼 수 있었으며 그녀의 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서 그녀가 상당한 오픈? 마인드의 소유자임도
대강 느끼고  그랬다... 이 책은 연애에 대한 책...읽다보니 그녀가 블로그에서 어쩌고 이야기했던 그 상황도 글에
나오고...



제목이...연애 책임에도 불구하고..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음...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인가요?
딴 건 몰라도 그 말에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겠다....네~
김현진은 연애를 끊임없이 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하나의 연애가 끝나면 또 바로 시작되며 연애없는 삶은
불가능한 그런 여자라고 말하는데...나랑은 참 반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읽는 동안 어찌나 신기한지..
사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전혀 없었기에...나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그렇게 끊임없이 연애중인 인생
은 얼마나 흥미진진할까...그리고 그것도 능력이다...대단한 능력....



궁금했다...비결이 뭔가요...?  미모입니까?
물론 김현진이 이상한 외모는 아니다...사실 내가 남자라면 선호했을 외모는 아니지만...키도 크고 마르고...
김현진은 술김에 사귀기 시작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한다...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일이 쉽게 진행된다는 식?
그런 경향도 있겠지만 아무리 술이 도와준다고 해도 그게 다는 아닐듯...원래 호감이 있던 상태에서 술을 통해
마음을 열어보이는 것이겠지....근데 웃긴건 그녀는 술김에 시작하고 자신의 알콜홀릭으로 인해 깨진다고 한다



책의 중간 중간 남의 이야기처럼 나오는 글들이 많은데 남의 이야기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그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것도 몇 가지 있었는데...알콜홀릭 이야기는 본인의 이야기같은 느낌이 들었다...순전한 추측이지만..
하여튼 김현진은 이성적인 면도 있고 감성적인 면도 있고(이게 무슨 당연한 소리....) 그게 글마다 참 다르게 드러
나는 것 같다...어떤 글은 매우 논리적 어떤 글은 너무 감정적...하여튼 양 극단을 달리는 소녀?가 아닌지....
똑똑한 여자인건 분명하지만...감정적으로 좀 안정이 안 된 느낌이 든다...솔직해서 그럴까? 그냥 느끼는 대로
놔두는 것일까? 자제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슬프면 슬픈대로 그 감정에 빠져버리는 그런 성격 같기도 하고
하여튼 독특하다....하긴 그렇게 감정에 충실하니까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연애없이는 살 수 없는 거겠지...




그녀는 술 말고도 본인의 계속되는 연애의 원인에 대해 B급 남자만을 만난다고 언급한다...
제대로된 괜찮은 남자가 아닌 뭔가 이상한 남자...힘들게 만드는 그런 남자만 만난다고...
그리고는 헤어지지도 못한다고 불쌍해서 였던가? 하여튼....그런 그녀도 딱 한번 괜찮은 남자를 만났다고 한다
근데 왜 그와 헤어졌더라? 나이도 많고 안정적인 직업과 뭐...그런 남자였다고 하는데...이유는 기억이 안난다...
그렇구나...이건 정말 의외의 이야기였다...이건 아니라고 생각되는 남자임에도 뭔가 불쌍하다는 이유로도 사귀고
그래서 더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구나...



내가 젊은 시절?에 연애를 제대로 못한 이유는 나의 못남이야 더이상 설명해서 무엇하냐 이기에 그건 그만두고...
별로 맘에 안 드는 남자는 안 사귀어서 그런걸까? 그냥 사귀고 그랬어야 했나? 그리고 아주 가끔은 괜찮은 사람도
있긴 했을지도...사실 사귀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을 정말로 본 일은 없다...그러나 눈앞에 있었다고 해도
아마 뭐 어떻게 진전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이러니 방법이 없다...난 눈이 높긴 독하게 높다...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한 것 같다....이상형이 진중권인 것만 봐도 뭐...ㅎㅎ 이 정도이니 어디서 맘에 드는 사람을...
이젠 나이도 많고 사실상 연애에 대한 꿈은 접은지 오래...그냥 이렇게 적적?하게 살다가 죽어야지...라는 마음....



사람을 보는 눈....
이성 동성을 떠나 사람을 보는 눈....
김현진은 여러가지 이유로 비난을 받기도 하는 것 같은데...난 김현진이 참 괜찮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런 비난의 글들을 읽고는 음...그건 좀 그렇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 사람 속의 의도?는
참 순수하고...이 책도 인세를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에 기부한다고 하니...일반인?보다 몇 배 훌륭한 인간이다...라는 생각...스스로를 도시 빈민이라고 칭하고 반지하의 정돈안된 집에서 독립해서 사는 모습을 보고 난 김현진을
볼 때마다 허지웅이 떠올랐다...물론 허지웅은 지하를 벗어났고 방도 나름 예쁘게 정돈했지만...하여튼 둘이 만나
면 잘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ㅡㅡ;;  뭔가 비슷해....



책은 재미있다....
남의 연애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왜 재미가 없겠는가....물론 어떤 글은 좀 과장같기도 했고 또 어떤 글은 고개가
끄덕여지게 공감이 되기도 했다...뭔가 심오한 책은 아니다...그래도 재미도 있고 생각도 좀 변하고 그랬다~
다 읽고나니 공지영 말이 맞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들이여 젊을 때 죽어라 연애해라~~~
그렇다고 내가 20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뭐 또 똑같을 것이다...사실상 연애란 가진자들의 축제가 아닌가...
김현진과 공지영...당신들도 가진자들이잖아요...이 시점에서 필요한 책은 연애를 거부하는 쿨한 독신주의자
고솜이의 올드미스 자유열전....그 책을 부여잡고 견뎌야 할 것 같다...




참 이 책 그림 탄산고양이 전지영이 그렸던데 그녀는 지금도 싱글일까...??












슬프게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어리지 않은 여자들이 남자를 고르는 기준은 최선 혹은 최고의 선택이 아니라
적어도 혹은 그나마일 경우가 많다
쾌적한 쇼핑센터에서 상품을 고르는 우아한 쇼핑객의 모습이 아니라 당장 허기를 면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는 길고양이처럼 괜찮아 아주 썩은 건 아니야 그나마 아직 먹을 순 있겠어 라는 식



사실 그녀가 그렇게 주위를 놀래킬만큼 끝없이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특별히 매력적인 구석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완벽한 주정뱅이였다는 사실에 그 원인이 존재했다 



그녀가 그토록 술을 사랑했던 이유는 그것이 자신에게 야단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과 있어주는 단 하나의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술을 마시면 그녀는 좀 누그러졌고 자신의 여러가지 역겨운 면들을 좀 용서도 할 수 있고 참아줄 수도
있었다



여자의 나이는 서른 살이 넘자마자 25일이 지나면 헐값으로 떨어진다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취급을 받고 그래서
괜찮은 놈 있으면 일찌감치 대학 때 점찍어 놓으라는 어른들의 충고는 2000년대가 저물어 가는 지금까지도
짜증스럽게 유효하다



나라면 비록 이삼천 원짜리 리어카표이더라도 너 생각나서 샀어 하는 말과 건네주는 귀여운 귀걸이처럼 마음이
담겨있는 거라면 좋겠다
(이건 김현진의 생각이다...내가 알기로는 이런 선물 좋아할 여자 거의 없다...ㅡㅡ;; 차라리 책을 한 권 사길...)



쉽게 얻은 건 쉽게 간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몸매로 얻은 놈은 다른 몸매 때문에 가게 마련이죠
평범한 남자에게 목숨걸지 마라
모든 남자는 다 평범하다



보잘것없는 발바리를 데리고 산책하는 스타일리시한 남자는 생각만 해도 너무 시크하다
그런 남자가 공원에 있다면 염치 무릅쓰고 말을 걸어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