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좋은 사람 정이현 2014 마음산책
정이현 참 좋아했는데....(라고 쓰기 민망한 건 그녀의 책을 한 권도 사서 읽지 않았기 때문임이 확실하다...)
30대 초중반이었던 정이현이 쓴 책이 참 좋았었는데...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는 어떤 책은 별로였었다...
이 책은 단편인데 어떨까...하면서 빌려왔는데 생각보다 좋았으나 예전만큼은 아닌 느낌이... 그래도 좋았다
정이현 특유의 예리한 면이 이 책에서도 보였고 그게 뭔가 마음을 개운하게 만들어 줌
어쨌거나 정이현은 좋은 작가다(라고 쓰면서 내가 뭔데 무슨 자격으로 이딴 소리를? 하는 생각도 드는..)
남편 아이 내 소유의 아파트 같은 것 남 보랄 것 내세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여전히 어디로 가는지를 몰랐다
내가 확신하는 건 지금의 내가 실은 그때의 나로부터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절망적 사실뿐이었다
나쁜 사람이 아닌데 그녀가 나쁜 사람이 아닌 것도 내가 마음을 열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살다 보면 누구의 잘못이랄 수도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때껏 나는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 누워서만 울 수 있는 어른이 됐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급성 감기처럼 찾아오곤 하는 순간이 그때 나를 침범했다
세상이 온통 생소하게 느껴지고 귀와 목구멍이 먹먹하고 걸음을 뗄 적마다 운동화 밑창이 땅 밑으로
푹푹 빠져 들어가는 느낌에 대해서라면 나는 조금쯤 알고 있다
나의 여름이
장난처럼 끝났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영영 돌아오지 않을 여름이었다
언젠가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어
자신을 완벽하게 고백하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을 고백하지 않고서는 어떤 표현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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