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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스페인 포르투갈

[스페인 포르투갈-10]시에르페스거리-마카레나교회당-카테드랄-버거킹-카페CATUNAMBU-시에르페스거리-오디토리오알바레즈퀸트로(?)플라멩코-카페DUQUE

by librovely 2011. 2. 27.



2011. 01. 08


느즈막히 일어나서 어제 사 둔 빵과 과일 주스를 먹고 나왔다
토요일 낮
사람들은 오늘도 다들 거리로 쏟아져 나와 쇼핑하고 커피 마시고 여전히 유쾌해 보였다




 

눈물 흘리는 성모상으로 유명한 마카레나 교회당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건 정말 재미있었다
버스가 좁은 골목을 다니는데 놀이기구 타는 재미 못지 않았다
좁은 골목 일방통행 도로를 구불구불 다니는데 신기했고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도 참 예뻤다
그렇게 10분에서 20분 정도 달리니 외곽의 어딘가에 도착...



다이어트용 과자를 몇 개 들고다니며 먹었다...
여기 거리에 추러스를 파는 노점이 있었다...난 너무 먹어보고 싶었고 동행인에게 추러스다~라며 말을 했는데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동행인은 가던 길을 갔고...조금 속상했다...나 혼자라도 먹어보고 싶은데...
여긴 괜찮을 것도 같은데...


추러스에 대한 미련은 바르셀로나에서까지 주욱 이어진다....
난 지금도 미련이 남았다...
어딘가에 있을거야 정말 맛있는 추러스~

 




노랑색 성당 건물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성당 건물처럼 보이기 보다는....역시 남쪽이라서 그런지 이슬람 문화 색이 강한 것 같다...
성당 보다는 이슬람 사원의 색상이 칠해진 외벽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또 지독하게 화려한 내부 모습에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살짝 다른 느낌이 드는 건 여긴 벽화로 화려하게 꾸몄다기 보다는 정말로 조각 장식이고 금색이 칠해져
있는 식...이전에 봤던 성당보다 이 성당이 더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히려 성스러운 분위기는 벽에
그림이 그려져 있던 그런 성당들...검소한 가운데에서 화려함이 느껴져서 그런걸까



눈물 흘리는 성모상의 얼굴은 아무리봐도 눈물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너무 옷이 화려하다....담요를 뒤집어 쓴 것 같다는 성스럽지 못한 무식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르겠다 나에게는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했고 그냥 그랬다...
차라리 돌아가는 길에 걸었던 골목들이 더 인상깊었다






돌아가는 길은 걸어가자는 동행인의 말에 그러기로 했고 살짝 방향을 거꾸로 가서 다시 돌아왔고 그 다음에는
그냥 주구장창 직진이라서...모르는 길을 열심히 걸었다...골목골목 예쁜 곳이 많았고 현지인들의 일상이 가끔
눈에 들어왔다


겨울이고 또 관광지가 아닌 골목을 걸어서 그런지 관광객은 거의 안 보였고 오로지 현지인들...
골목이 너무 좁아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멈춰서서 벽으로 붙어야했다
차가 지나갈 때면 바닥이 울툴불퉁해서 특유의 소리가 들린다
싫지 않았다




오래 걸었다
지칠 즈음 카테 드랄에 도착
정말 규모가 크다
그냥 밖에서만 봤다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주변에 광장이 있고 분수가 있는데 멋지다...
날씨 좋은 날 와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참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그러는 건 손발이 오그라들고 허세...(?)느낌이 들지만 여기에서는 부담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자주 쓰이는 말 중 허세...라는 단어는 왠지 재미있고 좋다...물론 신조어도 아니긴 하지만...
그러나 종결자..그리고 하의실종...은 어째 눈에 보일때 마다 짜증이 밀려드는건지...
그냥 그 단어가 참 싫다..어감이...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책에 나온 곳을 찾아가면 안전할 것 같았지만 그러기에는 또 다리가 아팠다...
그렇다고 아무 곳이나 가기에는 어제 간 곳의 충격이 너무 컸고...
그러다가 버거킹이 생각났고...입구에 가서 아..맥도날드가 더 좋은데...라며 중얼거리고 들어갔다...
난 불고기맛을 별로 안 좋아한다...간장맛...그래서 버거킹 와퍼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와퍼 세트를 주문하기로 했다...설마 그것도 짠 건 아니겠지...하며 줄을 섰다...아주 오래 섰다...
20분은 서 있었던 것 같다...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와퍼 세트는 가격이 거의 만원...한국보다 훨씬 비싸구나...


사람이 정말 많았다...
주말이라서 아기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이 많았고 하나같이 아내는 편하게 앉아서 먹고 있고 남자들이 아기를
돌보고 놀아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그래 평일에는 여자가 고생하니까 주말에는 남자가 돌봐야지...
여기도 맞벌이가 많을까?


옆 테이블에 귀여운 유아(?)가 있었고 동행인은 그 아이와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기랑 놀아주는 것...
난 사실 예전에는 아기가 있는 집에 가도 그냥 한 번 보고 귀엽네...하고 웃어주고 끝이었다...
그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왔는데 요즘에는 아기들에게 말도 걸고 나답지 못한(?)행동이 좀 나온다
내 성격이 달라져서? 그건 아니고...아마도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강아지와 놀다보니...
말 못하는 강아지와도 대화를 하는데 아기랑 대화를 못할까...
물론 이 날 난 아기랑 안 놀고 노는 거 구경하고 열심히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않던 와퍼를 먹었다
와퍼 맛은 똑같았다...



맨 아래 사진은 경보기와 눈이 매워지는 가루
스페인에 강도가 많다고 무서워하자 남자친구가 사줬다
물론 동행인의 남자친구가...내 것까지 산 모양이었다...
별로 필요 없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들고 다녔다...사실 강도를 만나면 저거 뿌릴 여력이 있을까?
그리고 무서워서 남에게 저런 걸 뿌리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차라리 돈을 주고 말지...



그런데 동행인이 한 번 저 눈이 매워지는 립스틱같이 생긴 걸 미리 뿌려서 잘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며 공중에 뿌렸는데 그 근처에 서 있다가 죽을뻔했다...눈이 매워....고추가루 성분이라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는데...아 정말 대놓고 뿌리면 눈을 뜰 수 없겠구나...


자주 들고다니지 않았는데 가끔 밤에 다닐 때 한 쪽 주머니에 넣고 다니긴 했다...
사용할 일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버거킹에서 나오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로 옆에...
바로 옆에 맥도날드가 있었다니...
에고에고....





또 시에르페스 거리에서 열심히 쇼핑을 했다
많이 사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구경하고 입어보고 쇼핑에 온전히(?) 몰입했다
그러다보니 다리가 아파서 안 가본 뒷골목으로 들어가봤다...
그냥 눈에 들어온 카페에 들어갔다



케이크와 카페라테를 주문~
치익~소리가 이젠 익숙해진다...잠시 후 커피가 나왔다...가격은 뭐 크게 신경쓸 필요 없을 정도...
우리나라처럼 가끔 심하게 비싼 그런 카페는 없다...여긴 카페가 일상이라서 가격이 심히 비싼 경우는 없는...
우리나라도 김밥이 비싸봤자 아니겠는가...


금방 일어날거라서 바에 앉았다...바에 앉으면 더 싸다...
바가 가장 싸고 그 다음은 실내 테이블 그 다음이 야외 테이블...야외 테이블이 가장 비싸다...
물론 아주 저렴한 카페는 바나 실내테이블이나 가격이 같은 곳도 있다...



먹고 일어나서 나오는데 젊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야외 테이블에 앉는다...쇼핑을 한가득 한 것 같았다
세비야 쇼핑몰에서 한국인을 상당히 봤다...그래봤자 몇 번 안되지만...
30%는 여자끼리...그리고 나머지는 남녀커플이고 20대 중반...하나같이 여자는 그냥 그런데 남자들이 착하고
순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린 나이에 참 잘 만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물론 그들은 남매사이일지도
그리고 남자가 착하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여자가 옷을 고를 때 옆에서 졸졸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어
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세비야 사람들은 정말 이 날 쇼핑을 많이 했는데 주헌절이 지나서 50% 세일을 하기에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어찌나 쿨하게 옷을 구경하시던지...보고 집어던지는 수준...내동댕이...바닥에 옷과 신발이 널려
있는 게 익숙해지기 시작...그리고 옷을 갈아 입을 때도 밖에서 보이든 말든 훌렁훌렁...
참 편하게 사는 사람들...무식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냥 싫지 않았다...
반면 당연하다는듯 직원들은 내동댕이 쳐진 옷과 신발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다...짜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카페에서 나와 또 쇼핑을 하다가 저녁 7시 즈음에 숙소로 돌아왔다
동행인은 예전에 세비야에 왔었고 그 때 플라멩코를 봤기에 이번에는 안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혼자 보고 나오라고 그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참 착하구나...난 절대 그랬을리가 없다...아마 너 보고 와...난 다른 곳 보고 올게~ 이랬을지도...
아니다...밤에 공연을 하니까 나도 기다려줬을지도 모른다...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일도 해볼만하고...



하여튼 그랬는데 비도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고 플라멩코에 관심이 없었기에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안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숙소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씻고 또 빵을 뜯고 널부러져 수다를 떨었다
세비야는 거의 쇼핑과 수다...관광지라고는 마카레나 성당 하나 봤구나...
그래서 그런지 뭔가 푹 쉰 느낌도 있고 그냥 기분이 좋았다....여유로운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앉아 있다가 갑자기 플라멩코를 보고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보러 가겠다고 했고
이미 씻고 옷까지 갈아입은 동행인은 아까 말하지 그랬냐며 혼자 조심히 다녀오라고 했다...
알겠다고 쿨하게 말했지만 공포심이 샘솟기 시작...
무서우면 가다가 돌아와야지 하면서 10시 공연을 보기 위해 준비했다...






어딜 갈까 하다가 세비야에 온 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받아 둔 플라멩코 공연장에 가기로 했다
식사나 음료를 하면서 공연을 보기도 하는데 혼자서 그러느니 차라리 공연장에 가는 게 나을 것 같았고
그런 센터에 있던 곳이니 수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물론 내가 봐서 뭘 알기나 하겠느냐 만은...



그렇게 가려던 곳을 길 이름을 보고 찾아 가다가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어딘지 알 수 없었고...
사람도 별로 없고 깜깜하고 무서웠다....물론 내 미모(?)때문에 무서운 게 아니라...돈을 목적으로 한 강도를
당할까봐...물론 깜깜해서 얼굴이 잘 안보이는 상황도 더 위험한 상황을 조성하는 건 맞다...







길을 몰라서 좀 서성이다가 한 명을 골라 물어봤다...그는 어...나도 스페인어 잘 못하는데...라는 말을
영어로 혼자 중얼댔다...그러더니 서 있으라고 하고는 여기 저기 골목에 뛰어가 길 이름을 확인하더니
없는지 다른 스페인 사람에게 가서 물었고 걷기 시작....그렇게 졸졸 따라가는데 가다가 다시 물어보니
스페인 사람이 저 쪽 골목 끝으로 가라고 했다...피날(?)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으니..아마도...
그러자 같이 와주던 사람이 저 쪽이라고 가리키며 웃는데 어이없게도 좀 원망스러웠다....
아니 저 골목을 혼자 가라는건가...사람은 참...바라는 게 끝도 없는 것 같다...염치도 없지...
억지로 고맙다는 말을 던지고 열심히 걸었더니 금방 목적지에 도착...






공연비는 17유로...25000원 정도로 플라멩코 공연 치고는 아주 저렴한 편이다
대신 무용수도 한 명...
공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런 거 였구나.... 보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연주 노래 춤 이렇게 3가지가 어우러지는 공연인데...기타 연주도 어찌나 빠르고 듣기 좋던지...
그리고 남자의 노래...는 정말 온 몸의 힘을 다 사용해서 내지르는 느낌이...가사의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슬펐고...그러면서 나도 뭔가 감정이 정화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과장을 해본다...ㅡㅡ;


그리고 여자의 춤은....
바닥이 부서질 듯 구르며, 손가락을 튕기며 추는 춤은 절도 있었고 빠르게 움직이다가도 갑자기 멈추기도 하고
손끝까지 힘을 준 동작들이 너무 인상적...겹겹의 치마를 휘두르는 모습도 정말 아름다웠다...
물론 무용수의 너무 잘 단장한 얼굴과 머리도 보기 좋았다....춤을 다 추고 난 무용수의 얼굴에는 땀이 심하게
흐르고 있었다...어쩜 저렇게 온 힘을 다 써서...


한....
한국의 한...과 비슷한 것이 담겨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스페인은 정말 한국과 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1시간 20분의 공연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며칠 더 머문다면 다른 플라멩코 공연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은 더 적막했다...
11시가 넘었고...게다가 비도 오고...
그렇게 낮에는 활기에 찬 거리였는데 상점도 문 닫고 사람도 없으니 다른 분위기가...
무섭지만 훨씬 운치있었다...


걷는데 바이올린 소리가 한가득 울려퍼졌다...
어떤 음악인지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분명 잘 아는 곡이었고 그 곡이 너무 슬프고 아름답게 들렸는데..
걷다보니 한 남자가 혼자 바이올린을 열심히 연주하고 있었고 그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게 너무 좋았다
가서 돈을 조금이라도 넣을 것을 그랬다는 후회가....충분히 그럴만했는데...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서 동네 카페에서 카페라테 한 잔...
엘 코르테 잉글레스 바로 옆의 작고 허름한 바르
스페인에서는 카페를 바르라고 부르지...
바에 앉아 주문하니 금방 준다...1.2유로...1800원의 커피


아직은 어색하다...
날 아는 사람도 없는데 어색하다...
괜히 바 자리에 앉았구나...순식간에 마시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그래도 좋았다...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숙소...
안전하게 도착해서 좋았고 플라멩코 공연이 안 보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독특하고 좋았기에 기뻤다...


내일 스페인을 마무리하고 포르투갈로 이동해야 한다...
물론 마지막에는 다시 바르셀로나에 머물거지만...


세비야에서 바로 리스본으로 가기에는 버스를 너무 오래 타야해서 내일 파루로 이동해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파루로 가는 버스는 정말 아침 일찍 타기로 했고...그래서 빨리 씻고 잤다..그래봤자 12시가 넘은 시각...
유쾌한 세비야는 그렇게 끝이 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