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진중권의 이매진 Imagine - 진중권

by librovely 2009. 1. 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중권의 이매진 Imagine                                                      진중권           2008.12.25         씨네21북스




자...내가 책을 샀다
그것도 중고서점도 아니고 홍대 와우북페스티발 50% 세일 범우사 책도 아니고...신간을...
모두 묵념 아니아니 박수~ ㅡㅡ;;



연말에 교보문고에 구경을 갔는데
홍보 잘 되도록 통로쪽에 있는 누워있는 책들 가운데 한 쪽이 푹 꺼져있는 것을 목격했다
뭘까?  딴 책을 빼곡하게 겹겹이 누워 있어서 잘 보이는데 푹 들어가 있는 저 책은 뭐란 말인가?


뭐긴 뭐야...
진중권의 이매진이지...
금방 금방 팔려버려서 책을 못 채워놓았는지 진중권의 책은 딱 한 권 외로이 누워계셨다...
역시 잘 팔리나보다....이러면서 이 책이 언제 나온거지? 확인하니 12월 25일...
물론 출판일 찍힌 것보다 보통 더 빨리 시장에 나오긴 하지만...



하여튼 그렇게 구경한 후 한 권이라 잘 안 보이는 이 책을 떡 하니 가운데에 올려놓고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
10%할인과 10%적립금에 목숨거는 소시민이자 가난한 계층이기에 난 아주 가아끔 사는 책도 오프라인으로
신중히 구경한 후 며칠간 살까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집에 가서 심호흡 크게 하고 주문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먹는 거 입는 거는 별 생각 없이 카드를 긁기도 하지만 책은 한 권이라도 미친듯이 신중한 ...ㅍㅎ



읽기 시작했다
정확히 137쪽까지 읽고는 당분간 손에 잡지 않았다
이유는?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가 안 본 영화에 대한 설명은 물론 진중권의 글이라는 점은 무조건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지만 그래도 읽는 동안 뭔 소리지?? 하는 생각이 끝도없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기에...



그래서 관련 영화를 보고 난 후 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
물론 이미 본 영화도 있지만 하여튼 영화를 본 후 하나씩 찾아 읽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후 그만 읽었다
내용은 어땠는가?
내용은...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
물론 이해가 안되는 난해한 책은 절대 아니다...진중권이 대중을 갖고 노는 책을 쓸리가 없지...
쉽지 않다는 것이지 어렵다는 건 아니다...이해도 가고 재미도 있다...다만 워낙 생각 안해본 이야기들이고
또 꼬부랑 용어가 좀 나와서 그렇지...(외국어 이름조차 싫어서 난 그리스 로마 신화도 안 읽었다....)



진중권의 책 중 정치나 사회적인 책은 읽기 쉽다...어려워보이나 오히려 웃기고 읽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의외로? 만만해 보이던....
미학 오디세이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쉽게 머리에 박히지 않는다....나 좀 멍청한가봐...라는 생각이 종종
머리에 둥둥 떠오르고 그런다... 사실 이 책이나 미학 오디세이나 집중을 안했는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고
싶다...아님 진중권이 쓴 책이라 독서에도 사심이 들어가 정신이 혼미해져서 이해력이 떨어졌다...라고도 한 번
우겨보고 싶지만 음...아님 반복해서 읽으려고 일부러 집중을 안하려 한 무의식에 의한 집중력 저하???



무슨...
단순하지...멍청해서 그래...ㅍㅎㅎ
난 어찌보면 참 똑똑하다
멍청하다는 걸 잘 아는걸 보니 똑똑하다
소크라테스식으로 보자면 난 현인...
나 자신을 잘 알잖아...
난 지혜롭다...
개가 짖는다...



사실 이 책의 글은 인터넷상에 다 있다...
씨네21 관련 홈페이지에 있는지는 모르겠고...
어떤 블로거가 이미 이 주옥같은 글들을 자기 블로그에 열심히 올려놓으셨다....
그러나 내용이 쉽지 않기에 아마 모니터상으로 쳐다보고 있기는 좀 아니다 싶고...
그러니 별 문제 없다고 보인다...즉...이 책 꼭 사서 보시라....내가 샀으니 당당하군,..ㅋ



책꽂이에 꽂아도 제목 거창하니 (진중권 이름 석자면 충분히 거창하다) 여자 낚기에도 그만이고...
지하철에서 펴들고 읽어도 은근히 폼난다....?  종이가 갱지? 하여튼 가볍고 좋다~
진중권의 책은 어설픈 책은 없으니 무조건 사도 후회는 안할거다...
누군가는 어설픈 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글자로 찍어냈다고 그 가치가 증명되는건 아니다...
뭔가 책...글...이러면 맹신하는 분위기가 좀 있는거 같은데...형식이 중요하겠니? 내용이 중요한거지...
(근데 어디선가 진중권이 오히려 내용 아닌 형식이 중요한 의미라는 말을 한거 같은데...물론 그 형식이
이 형식이 아니겠지만...ㅡㅡ;;)



영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언급되는 영화는 지나 엄마가 추천했다는데 아마도 영화평론가 유지나??
유지나는 중딩 때 듣던 영화음악에 대한 라디오에서 가끔 들어본 사람인데...
스크린이라는 잡지에도 가끔 사진과 함께 글을 실었었고 얼굴이 생머리에 여성스럽고 프랑스에서 유학?
하여튼 이래저래 유일하게 이름을 알던 평론가인데...물론 그녀의 평론에 대해서는 하나도 기억 안난다..ㅡㅡ;
얼마 전 TV 방과후학교라느 프로그램에 유지나가 나오던데 상당히 페미니즘에 심취하신듯....
그녀가 독특해서? 그건 아니지...우리 사회가 워낙 여성에게 독특하니까 제정신으로 생각 좀 하고 살다보면 뭐..
세계 평화에도 관심 많으신거 같고...미모는...음 예전의 그 미모는 아닌...나이가 좀 드신...생각보다 상당히
작고 외소한 몸이었고..근데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다시..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책이다...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영화에서 시작하여 이것 저것 들려주니까...
영화평 그런건 절대 아니고...
영화 해석?  영화를 소재로 진중권 특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내용이 어디서 쉽게 접할 내용이 아니니까
상당히 의미있고 그 자체로도 그냥 재밌고 그렇다~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하여튼 좋은 책이다.  ㅡㅡ;;



저자 진중권 = 좋은 책
뭐가 더 필요한가?
끝!



참...베냐민...
발터 베냐민...
이 사람 책 좀 읽어보고 싶다...
진중권이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은 듯...
근데 읽으면 이해가 되긴 할라나...ㅡㅡ;;








지극히 일부분 발췌 -----------------------------------------------------------------------------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우연히 주어진 소재들을 가지고 담론의 놀이를 펼치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
(이 책의 성격을 참 잘 드러내는 말이다!)



발터 베냐민은 예술에서 혁신은 내용도 아니고 형식도 아니고 기술에서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마노비치가 말하기를
우리 현실을 열등하게 재현한 것이 아니라 다른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
복제에서 생성으로
합성 리얼리즘



블루벨벳
다의적 해석
모든 이는 같은 영화를 보면서 각자 다른 영화를 보게 된다



자크 데리다 말하기를
시선의 권력
미디어는 신체를 재조직화하는 동시에 사회를 재구조화한다



필립 아리에스 말하기를
정물이라는 장르는 부르주아들이 제 소유물을 그림으로 다시 반복해 가지려는 욕망에서 탄생했다



몽타주야말로 영화의 모든 것



영화에 대한 이해는 지금 그것의 두 번째 문학적 단계로 들어섰다
언어의 상징학에 접근하는 단계로 말이다
한 마디로 영화는 회화가 아니라 언어에 가깝다는 것이다
(난 이런 느낌을 현대미술을 보고도 느끼는데...미술작품이 회화가 아니라 언어에 가까운 느낌...)



이미지와 텍스트는 각각 비결정성을 갖고 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다는 텍스트는 해리와 샐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주지 못한다
반대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는 이미지는 그들의 이름이 해리와 샐리라는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다
이미지와 텍스트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



디지털 시대는 새로운 상형문자의 시대
다원주의 시대에 지성적 몽타주의 해석적 모호함은 외려 미적 매력이 될 수 있다



숭고는 설득하지 않는다 도취시킨다
위 롱기누스의 <숭고론>



이미지는 설득하지 않는다 그저 도취시킬 뿐이다
이성은 마비되고 그래서 황홀하다



인간 유사성은 친밀감을 높인다
그러나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혐오감을 준다
부키미
언캐니
운하임리히
언캐니밸리(혐오감으로 변신하는 그 선)



죽은 뒤에도 우리 뇌는 12초동안 깨어있다 (생뚱맞은 발췌 되겠음...)



연극배우의 연기는 전체적이나 영화배우의 연기는 파편적이다
베냐민은 파편적 연기를 하는 영화배우들이 느끼는 공허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허감이 생겨나는 까닭은 그의 육체가 자신에게서 떠나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순간적으로 사라지며 또 그의 실체 그의 삶 그의 목소리 그가 불러일으키는 소음 등도 자신에게서
이탈되어 스크린에서 명멸하다가 다시 정적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느낌"
디지털은 이 사라짐을 완벽으로 끌어올린다



이미지가 뜨거우면 상상력은 식는다
중세의 목판화는 차갑다
관객에게 앙상한 뼈대의 빈틈과 간극을 스스로 채우라고 요구한다
이미지가 차가울 때 상상력은 뜨겁다



                            
   / 137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