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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붉은색의 베르사체 회색의 아르마니 - 최경원

by librovely 2009.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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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의 베르사체 회색의 아르마니                                          최경원                 2007                  길벗



패션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유별나게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패션 관련 책은 상당히 재미있게 읽는다  패션잡지도 즐겁게 보는 편이고...
중학교 다닐 때 용돈을 모아서 쎄씨나 에꼴 등의 한국 패션지를 사서 몇십번은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 들고가서 아이들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그 무거운 잡지를... 생각해보니 잡지 가격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주 큰 차이가 없구나...그 때도 3000-4000원 정도였는데...하긴 잡지가 잡지 판매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광고수익으로 운영되는 것일테니까 뭐...



스타일북도 재밌게 읽었고 급기야 남자 패션에 대한 책도 재밌게 읽었으니 이 책도 재밌을거야 하며 집었는데
이 책은 종류가 좀 달랐다... 패션 전반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여타의 책처럼 옷을 골라서 조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아니 맞긴 맞다...단 그 대상이 색에 한정되어있다.  옷의 색상에 대한 책이다.
그래서 초반부에는 좀 당황스러웠고 살짝 지루해지고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이냐면 색을 이러이러하게 조합해야한다고 하는데 사실 나같은 일반인들이 옷의 각 아이템을 색상별로
소유하고 있을리 없지 않은가...그러나 읽다보니 뭐 있는 옷의 색이라도 잘 조합해보면 써먹을만한 내용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옷이 색상별로 많았으면 색 조합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사실 옷보다 더 중요한 건 입는 사람의 몸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ㅍㅎ



일단 몸이 단단하게 정비?되어 있어야만 옷이 살아나니까...여자든 남자든 말이다...
아무리 옷으로 몸을 가렸다고 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몸의 관리 상태?는 이상하게도 잘 드러나는 법이니까...
이런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하여튼... 사실 키가 크고 타고나길 잘 타고난 몸인데 운동을 안해서 앙상하거나
아니면 복부비만이거나 기타 등등의 경우보다 타고나길 키가 작고 비율이 좀 별로라도 주어진 상태에서
열심히 운동을 해서 잘 다져놓은 몸이 훨씬 보기 좋은 것 같다...사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어떤 생각?
사람들이 잘 관리된 몸을 보고 그 사람에게 좋은 느낌을 받는 것이 물론 일단 보기 좋은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도
그 사람의 삶의 자세를 드러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내 주제에 이게 무슨 말인가....



아름다운 색상 조합의 비결은 뭐 대충 이런 것이라고 한다
일단 색상환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인접색과 보색 준보색 관계의 색을 잘 활용하라는 것
그리고 같은 색이라도 명도와 채도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끝!   간단하지?



왜 명품 옷의 색을 보고 고급스러움을 느꼈는지도 이 책을 읽으니 대강 설명이 가능했다
명품 옷을 구입할 주제는 못 되지만 명품 패션쇼나 사진은 참 흐뭇하게 감상하곤 하는데 보면서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옷 색상이 다 칙칙한 색인데 왜 이상하게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까? 왜 일반 옷들에서 느껴지지
않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일까?  색이 뭔가 다르다....이런 생각....



그 비결은 일단 대단히 세밀하게 계산된 색상의 조합
물론 그것만으로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기 힘들다...
거기에 명도대비와 채도대비가 곁들여져야 한다..명도와 채도에 고급스럽고 신비로움 느낌이 달려있다



색의 조합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릴 때 즉 케이블 초창기 시절에 봤던 안나 몰리나리의 블루마린 패션쇼~
그 때 본 회색과 분홍색의 환상적인 어울림은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너무 예뻤기에....
이 책에는 다양한 런웨이 사진이 등장하는데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일단 인형같은 모델도 멋지지만
색상 어쩌고 내용을 계속 읽다보니 완벽하게 어울리는 색상의 조합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색상환 보색 준보색 인접색 이딴 것을 언제 기억하고 써먹기나 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거리의 간판의 색상이나 TV 연예인 옷을 보고는 저건 인접색 조합이네 보색이네...하는 생각 따위를 떠올리는
것을 보니 이 책 은근히 실용적인 모양이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꼭 패션 어쩌고 때문이 아니라
그냥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색상들이 좀 더 잘 보이기 시작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니까....
(대단히 복잡한 색상 관련 지식을 전수해 주는 책은 아니다...상당히 간단한 몇 가지 원리에 대해 지독하게
반복적으로 말하는 책이다...예도 꼼꼼하게 들어가며...괜찮은 책이지만 매우 실속있는 내용은 아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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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나 프랑스 사람들이 멋쟁이로 소문난 것은 일반화된 문화적 소양과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상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이러한 소양을 갖출 기회가 거의 없다
모르기 때문에 자신감을 잃기 쉽고 자신이 없기 때문에 유행이라는 남의 기준을 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유행과 명품에 집착하는 데는 이처럼 교육과 훈련의 부재라는 명백한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색상환을 잘 이해한다면 한결 수월하니 색상환표를 눈에 잘 새겨놓도록 하자



청록색은 녹색과 파란색의 장점 즉 시원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여기에 준보색이라 할 수 있는 보라색을 첨가하면 화려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만들어진다



다양한 색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을 경우 혼란을 피하고 전체 질서를 세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 명도이다
명도만 잘 조절하면 아무리 색이 많더라도 조화시킬 수 있다



명도 차이가 크면 뚜렷하고 명쾌하고 시원하다
명도 차이가 균일하면 차분한 느낌
명도 차이가 거의 나지 않으면 신비로운 느낌



보색보다 대비감이 큰 것이 검정색과 흰색이다



색상이 차이가 많이 나도 명도차이가 별로 나지 않으면 그 차이가 잘 안느껴진다
대비감과 일치감이 뒤섞여서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런 배색은 프라다 구찌 아르마니 같은 브랜드에서 많이 활용한다
브랜드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데 이런 접근이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만 좋은 색인줄 알았던 눈이 슬슬 철이 들면서
그렇지 않은 색이 더 좋아지기 시작할 때 비로소 다가오는 색이 칙칙해 보이는 색이다
밝고 맑은 색이 화려함을 주었다면 칙칙한 색은 우아함과 신비로움을 준다
이 칙칙하고 탁한 색을 내 것으로 만든다면 보통 사람들과 차원이 다른 멋쟁이가 될 수 있다



패션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디자인 명가일수록 눈을 파고드는 화려함보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화려함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더 많다
걸레 빤 물같이 보인 칙칙해 보아는 색을 보며 아름답다고 느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맑은 원색이 얼마나 추해 보일 수 있는지 길거리응 나뒹구는 전단지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하는 것인데 탁한 색의 아름다움은 주로 모호함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색이 혼합된 색은 일견 칙칙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붉은 색인지 파란색인지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모호함은 원색이 보여주지 못하는 독특함이며 묘한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에 풍경이 더 신비로워 보이는 것과 흡사하다



옷의 색깔에 채도라는 마술을 걸면 평평하던 색에 깊이감이 생기고 차분하면서도 화려한 모순되는 색감이
실현된다
중간 정도의 채도를 가진 색들은 화려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묘한 우아함을 발산하는 특징이 있다



색의 명도차이가 미세하면 경계가 흐릿흐릿해 보이고 채도가 낮으면 우아함이 극에 이른다
밝은 명도에 채도가 많이 낮아지면 옷이 주는 느낌이 상당히 신비로워진다
명도차이만 낮아져도 신비롭지만 채도가 함께 낮아지면 더욱 강화된다



진정한 고수들은 파란색을 쓰더라도 빨간색처럼 보이게 만든다
장 폴 고티에는 어떤 색을 쓰더라도 고동색처럼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고동색의 느낌 안쪽에서 숨쉬고 있는 수많은 색들의 화려함은 총천연색을 넘어선다



유행에 상관없이 그러나 누구보다도 우아하고 화려하게 보이고 싶다면 회색을 잘 활용해보자
단 회색의 말문을 막아버리면 정말 칙칙해 보이니 주의해야 한다



노출과 숨김이 균형을 이루면 더욱 섹시해 보이며 세련되고 지적 분위기가 연출된다



크림색은 화려해 보이면서도 신비로워 보이는 전형적인 명품색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이 색상은 피부가 하얀 백인에게 잘 어울리니 주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