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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크로아티아 블루 - 김랑

by librovely 2010.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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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김랑               2009                나무수




뉴욕에 가고 싶어지게 만든 책이 아마 <뉴욕에 미치다> 였을 것이다
그 전에도 몇 권의 뉴욕에 대한 책을 읽긴 했지만 와 좋다...가 끝이었지 내가 가봐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했다
근데 뉴욕에 미치다를 읽고는 내가 직접 그 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 때는 말도 안되는 바람
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말도 안되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다....그냥 안하는 것일뿐...



같은 작가의 오랜만에 나온 책...
크로아티아라니...처음 들어본 장소... 몇 명의 평을 읽어보니 좋은 말도 있지만 너무 우울한 분위기라는 말도
있었고... 읽고 나면 또 그 장소에 가보고 싶어질 것 같아서 나중에 읽어야지 하다가 이번 여행지에서 읽을 책으로
골라서 들고 갔는데... 예상했지만 역시 여행 중 읽을 수 없었다... 앞부분 50페이지 정도 읽었을까? 나머지는 모두
집에 다시 와서 읽었다



작가가 감수성이 남다르게 예민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뉴욕에 미치다의 문체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기억하기에
그리고 나중에 알게된 블로그의 글들을 보고도 한참 이 사람이 여자였는지 남자였는지 헷갈렸었고 여자라고 결론
을 내렸었다... 하여튼 상당히 섬세한 문체라고 느꼈는데 이 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그러나 다른 것도 있었으니..



뉴욕에 미치다는 애니라는 스튜어디스와 공동 집필한 책...그녀가 아마 쇼핑 부분을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책은 발랄하기 그지 없다...이보다 맑은 날씨일 수 없다...였는데 내 예상에는 둘은 연인관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그러나 이 책은 반대로 저자가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다가 떠난 뭐 그런 여행에 대해 쓴 책이기에...제목의 블루
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초반부는 상당히 우울한 느낌이 든다...



그리워 하던 연인이란 프랑스인인가? 그 부분은 대강 읽어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여행지에서 만나 함께 여행을
하고 그렇게 방학때만 만나다가 결국은 마지막 여행을 끝으로 연락이 끊긴 그런 사연인 모양이다...음....
하긴 외국인과의 관계란 참 애매하긴 하겠다...그래도 그냥 연락하고 그렇게 가끔 만나며 사귀면 안되는 것이었을
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굳이 연락하지 않을 필요가 있을까? 연애문제는 도통 감정이입이 안되어서 잘 모르겠
지만 하여튼 그 헤어짐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고 함께 여행하였던 장소에 찾아가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나보다
근데 내 생각에 그런 행동은 정리라기보다는 더 추억을 새록새록 기억나게 하여 힘들게 할 것 같은데...



난 여행을 별로 못했지만 그 기간 중에도 눈 마주치는 외국인도 드문데 누구는 여행하면서 연인도 만들고 그러는
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우리나라건 외국에 나가건 빈익빈부익부 현상과 항상 소외되는 인간 문제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생각에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크로아티아...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소인 모양이다...
하긴 사진만 봐도 좋긴 했다...나의 똑딱이 카메라로 손떨림 옵션을 작동해가며 발로 찍은 사진에 눈이 피로했는데
이 책의 사진들은 확실히 안구정화 효과가... 지명이 긴 꼬부랑 말이라서 영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이야 말과 사진보다는 직접 봐야 제대로 느껴질 것 같았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참고할만한 책이다...간략하게 교통편과 숙소도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내가 느끼기에는 뉴욕에 미치다처럼 누군가에게 읽혀질 것을 우선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저자 자신을 위해서 쓰여진 책 같았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이 책을 쓰면서 복잡했던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솔직히 뉴욕에 미치다와 같은 책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약간은 아쉬운 책이었다...내용도 별로 와닿지 않고
그래도 7년간 사귄 남자와 헤어지는 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온 일본인 여성 사연이나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내 생각에 그 일본여자와 헤어진 남자는 정말 실수한 것 같다...그렇게 자신을 좋아할
여자가 또 존재할까?



실연의 상처를 안고 어디론가 훌쩍 떠날 계획이거나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
동병상련의 위로를 받지 않을까....
나처럼 별 생각없이 별다른 일 없이 지루지루한 인생을 나홀로 연명?해 나가는 사람은 솔직히 많이 공감하며
읽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테면 헤어진 연인이 그립다...라는 내용이 있으면...
그러면 왜 헤어졌어...연락을 하지 먼저....혹은 나한테 연락도 안하는데 뭘 그리워...이딴 반응이 나오곤 했으니...



아...일요일 저녁이다...
예전에는 일요일 저녁이 두렵다는 말을 들으면 뭐 그렇게 까지야...했는데....
요즘은 좀 다르다....왜 이렇게 된거지....









거리에 비가 내리듯 내 마음에 눈물이 내리네



우리는 종종 어떤 것 가운데 있을 때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잊을 때가 있다
절대 그럴 수 없을 것 같지만 사랑도 그럴 때가 있다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사랑인 줄 깨닫는 미련하고 멍청한 사랑



여행에서 많이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때로는 향기든 기억이든 마음이든 무엇인가 남겨두는 편이 훨씬 더 좋을 때가 많다



여행이 끝나면 그리울 풍경
그리고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 돌아가는 필름처럼 차곡차곡 감긴다



진짜 여행은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 시작되는 걸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