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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ART ROAD - 천성훈

by librovely 201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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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ROAD                                                                     천성훈                   2008             넥서스BOOKS



읽은지 열흘 정도 지났다...
기억이 잘 안난다...


책을 급하게 빌렸었다...여행 분야에 가서 그냥 눈에 보이는 걸 뽑아온건데...
제목이나 표지에서 느껴지는 건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그런데 읽어보니 어려운 책이 아니다...무슨 예술에 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여행기~


천성훈이라는 저자를 포함하여 6명의 젊은이...그러니까 20대의 남자4 여자2의 1년 4개월?간의 여행기
특이한 점은 제목에서 묻어나듯 예술의 길?을 개척하자는 여행 목적?
각 지역의 예술가들을 만나며 동시에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연을 겸한다는 특징
이를 위해서 1년간 합숙하며 사물놀이와 기타 등등을 몰입해서 익힌 모양이었다



천성훈을 비롯한 대부분이 서울예대 출신인 모양이다..재학중인 경우도 있고 여자 한 명은 이 여행을 위해
직장을 과감하게 그만두고....그렇게 6명은 비행기표를 제외한 총 경비 200만원 들고 여행을 나선다...
황당한 금액이다....200만원....
그러나 처음 도착한 미국에서부터 이렇게 저렇게 공연을 해가며 숙식과 여행경비가 해결되기 시작한다...
중간에 돈이 없어서 차에서 잠을 자는 고통을 당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일정을 보면 일이 잘 풀린듯 하다...



물론 저절로 잘 풀린 건 아니고 힘든 경우 각국의 한인교회에 도움을 요청한 것 같다...4명은 기독교인인 모양이고
그들은 이 와중에도 십일조를 떼기도 한다...돈이 잘 해결된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는 분위기
가 책에 넘쳐 흐른다...



여행경비 잘 계산해서 마련해 두고도 뭔가 불안하게 여행을 떠나며 가서도 이 걱정 저 걱정에 시달리는 범인들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무전여행 세계편...정도...물론 그들에게는 무기가 있긴 했지만...1년을 준비한 공연....



천성훈이라는 사람이 팀장이고 그가 이 책을 혼자 썼는데...공연기획자로 일하고 있다는데 글솜씨가 좋다~
무덤덤하면서도 솔직하고 그래서 약간은 웃기기도 한 독특한 문체...진행이 빠른 것도 마음에 든다...
이 이야기를 지루한 사람이 썼다면 이만큼 재밌지는 않을 것 같다...이 책 재미는 확실히 있다...
책을 읽기 전 장윤주가 여태껏 본 소설책 여행책보다 재미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쓴 걸 봤는데 그렇다
재미있다...다만 중반부에 살짝...후반부에 살짝 지루하긴 하다...워낙 긴 여행이니까...?



그들의 아트로드 개척이라는 취지는 음...솔직히 내가 느끼기에는 별 의미 없어보였다...
그냥 한국을 알리는 방향으로는 음...괜찮았다고 생각~
청춘남녀 6명의 1년4개월 세계무전여행기로는 상당히 재미있다는 생각 (중간중간 지루하기는 하다...)



사실 처음에 남녀 6명이 여행을 떠난다니 대강 감이 오긴 했다...청춘사업이 벌어지리라...
근데 이미 1년간 합숙생활을 했는데도 별일 없었다니 아닐지도 모르겠거니 했는데...
읽다가 내 예감이 적중했음을...그것도 심하게 적중했음을 알고는 너무 웃겼다....
역시 여행가면 그렇게 되는 모양이다...들떠서 그런걸까? 아님 이것저것 신경 안쓰고 사람만 보게 되서 그런걸까?



팀장이자 저자는 절대 팀내 연애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음에도...여행간지 얼마 안 지나서 한 쌍의 커플 탄생
그것도 연상연하...이 일로 팀장은 불같이 화를 내고 그럴수록 둘은 더 간절해지고 갈등이 심화된다...
그리고 한 명은 원래 알던 외국계 여자와 재회하고 그녀와 사귀게 된다...그는 한국에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여기까지면...남자 2명 연애중 여자1명 연애중인셈...


브라질....
그 곳은 과연 정열의 나라였던 것일까?
그 나라에 가서 남은 두 남자가 동시에 사랑에 빠진다...브라질 여인과~~ 그러나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고....
왜냐하면 그 나라를 떠나와야 하기 때문에....찢어질 듯 아픈 마음은 역시 안보면 시들~


그럼 다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연애를 안하고 있는 셈....
그 다음은? 예상하기 쉽다...한 여자가 팀장에게 먼저 살짝 마음을 표시...팀장도 그럴 생각이 있었으나 자신의
위치와 책임감으로 인해 포기...그런데 또 한 명의 남자가 그 여자에게 마음을 표시...둘은 청춘사업 시작....
이 때 팀장은 가장 불같이 화를 낸다...그럴만도 한 것이 그도 그 여자에게 마음이 있었기에....
이 상황을 묘사한 내용이 정말 코믹했다~~ 당사자들이야 죽을맛이었겠지만....


이들이 여행가서 사랑에 빠지리라는 예상만큼이나 쉽게 드는 생각은 이들은 분명 한국으로 돌아오면 깨진다였다..
그 예상도 적중...그런데 신기한 건 이미 알고 있던 외국계 여자...그녀 부모 중 한 명만 한국인...와 사귀기 시작한
남자는 그녀와 결혼을 했다는 것...나이도 어리고 또 한국에 사귀던 여자도 있었다는데...음...정말 좋았나보다...



다소 개인적인 내용들이 있다는 것이 좀 신기했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팀장이자 최고령자라서 가능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ㅡㅡ;;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지루한 부분만 좀 빼서 분량을 줄이면 훨씬 읽기 좋았을 것도 같고....)







나를 포함한 3명은 제주도도 못가봤으며 그 중 한 명은 비행기도 못 타봤다
(별 의미 없는 말인데 너무 웃겼다...내용이 아니라...이런 말투....이거 초등학교 때 많이 하던 말투 아닌가..ㅎㅎ)


남들은 사랑이 아니라 말해도 좋다 우린 사랑이었고 그건 사랑일수밖에 없었다(브라질 여인과 사랑에 빠진...)
여자 멤버들은 점점 불만이 쌓여갔다
남자들의 잦은 외출과 무관심에 대한 불만이었다
그 어느때보다 남자들은 단합이 잘 되었다 여자 멤버들에게 들려 줄 알리바이를 서로 만들어주고 그렇게 구두쇠
였던 우리가 서로 내겠다고 아우성인 아름다운 모습들까지


예술이 뭐라 생각하냔 질문에
추우면 얼어 죽는 것이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대부분의 불법체류자들은 배삯이 없어 헤엄치거나 뗏목을 만들어 건넌다
그 중 삼분의 일은 상어 밥이 되거나 삼분의 일은 국경에서 잡히는 신세가 된다
고작 삼분의 일 정도만 탈출과 입국에 성공한다


사람의 일생이란 끊임없는 오해를 푸는 연속의 과정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다


"형이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어 나 형이 무슨 짓을 해도 다 용서할 수 있어 하지만 다른 건 다 돼도 절대 지혜는
 안 돼 제발 지혜만 허락해줘"
"다른 건 다 돼도 절대 지혜는 안 돼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다른 거 다 인정해줄게 이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하지만 지혜만은 절대 안 돼"
태성이 무릎을 꿇는다
예술 그딴 것 필요없어 너랑 지혜마저 떠나가면 난 누굴 믿고 누굴 의지하고 여행을 해 니들마저 자기 살겠다고
사랑 쫓아가면 난 어떡하라고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도 못하는 바보 멍충이 같은 난 어쩌라고 이럴 바엔 같이 죽자
그래 그냥 여기서 다같이 죽자
세계에서 가장 유치찬란한 대사들이 쏟아진다
유치해도 너무 유치하다
여자 앞에서 20년 넘는 우정도 소용없다
사랑. 깊으면 깊을수록 지극히 유치하다
(정말 웃으며 읽은 그야말로 신파~~)


힘들거라 예상했다
길거리에서 잘 거라 예상했고
대판 싸울거라 예상했다
경찰에 붙잡혀 갈 거라 예상했고
소매치기 도둑을 맞을 거라 예상했고
물갈이 설사 고산병도 올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숨기고 그 사랑이 다시 삼각관계가 될 거란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결국 이것이 여행의 참된 즐거움인가?
그렇다면 우린 그 즐거움의 절정을 만끽하고 있는 걸까?